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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가 일깨운 기업 회복탄력성의 원칙

어떤 재난에도 지켜야 할 핵심 기능 결정
충격 번질 길목 찾아 대체 경로 마련하라

이호준,류종기,정리=김윤진 | 450호 (2026년 10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기후 위기는 기업이 사업을 영위할 때 마주하는 위험의 조건 자체를 바꾼다. 지역별 영향이 다르고, 장기간에 걸쳐 위험의 양상이 변하며, 과거의 경험만으로 미래를 판단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2026년 네팔·티베트 접경의 빙하·암반 붕괴와 연쇄 홍수는 기후 위기 시대에 단 한 번의 물리적 충격이 인프라와 사회경제 시스템을 따라 전이되면서 피해를 키울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렇게 기후 위기로 발생하거나 증폭된 충격은 사회기반시설을 거쳐 생산과 물류, 공급망과 시장으로 전달되며 기업의 경영 활동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기업은 무엇을 지킬지 정하고, 어디가 위험한지 파악한 뒤 충격이 번지는 경로를 찾아 차단·대체하고 이상 징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는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2026년 8월 26일 네팔과 중국 티베트 접경의 히말라야에서 거대한 얼음과 암석이 계곡 아래로 무너져 내렸다. 빙하 하부의 붕괴로 발생한 산사태는 토석류와 돌발홍수로 이어졌고 급류는 마을과 도로, 교량, 수력발전시설을 휩쓸었다. 피해는 최초의 붕괴에서 끝나지 않았다. 토사와 암석이 물길을 막으면서 형성된 호수는 추가 범람 위험을 낳았고 도로와 교량의 파괴는 구조와 물자 수송을 어렵게 했다. 수력발전과 관광을 비롯한 지역 경제에도 충격이 이어졌다. 하나의 자연현상이 인명과 시설의 피해를 넘어 교통과 에너지, 산업의 문제로 확산된 것이다.

이번 재난의 직접적인 원인을 기후변화 하나로 단정할 수는 없다. 빙하와 암석의 붕괴에는 지질학적 조건과 기온, 강수와 적설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다만 기후변화가 재난이 발생하고 증폭되는 조건을 바꾸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IPCC 제6차 평가보고서도 기온 상승과 빙하 감소, 영구동토층 해빙 등이 산악 지역뿐 아니라 하류의 사람과 인프라에 새로운 위협을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기업이 이 사례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기후변화 자체만이 아니다. 더 본질적인 질문은 과거의 경험만으로 미래의 충격을 예측하기 어려워지는 시대에 기업의 위험 관리는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다. 기후 위기는 이러한 변화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같은 기후 현상이라도 공장과 공급업체, 시장이 어디에 있는지에 따라 충격이 달라지고 위험의 조건도 시간에 따라 변한다. 역사적 데이터만으로 미래를 판단하기 어려운 데다 일정한 임계점을 넘으면 피해가 비선형적으로 커질 수 있다. 그렇게 발생한 충격은 전력과 교통, 통신과 공급망 등 연결된 시스템을 따라 예상하지 못했던 곳까지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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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호준

    성균관대 방재안전공학과 겸임교수

    이호준 교수는 前 KBS 재난방송전문위원으로 일본 도호쿠대에서 지진해일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국립방재연구소 토목연구관과 삼성화재 삼성방재연구소 수석연구원을 역임했다. 현재 KIT밸리㈜ 전문위원 및 실장으로 재직 중이다. 지진·지진해일과 자연재해 분야의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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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종기

    류종기

    UNIST 지구환경도시건설공학과 겸임교수

    류종기 교수는 Deloitte, EY, IBM 등에서 기업의 위기관리와 재난 대응 분야의 컨설팅을 수행했으며 관련 분야의 연구·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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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리=김윤진 truth311@donga.com

    동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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