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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2. ‘알파세대 소비자’ 제대로 이해하려면

‘10개의 포켓’을 장착한 VIP 소비자
가족 내 구매 결정까지, 자본주의 키즈의 힘

최지혜 | 355호 (2022년 10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세대의 특성을 해석하는 데는 3가지 효과가 작용한다. 연령 효과, 코호트(집단) 효과, 트렌드 효과다. 알파세대는 아직 미지의 세계에 존재하지만, 특히 코호트 효과와 밀레니얼 부모의 특성을 고려해 알파세대의 소비자로서의 정체성을 얼마간 파악할 수 있다. ‘디지털이 전부(Digital-Only)’인 알파세대는 어려서부터 ‘10개의 포켓’을 장착한 VIP 소비자로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고, 그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도 빨라지는 추세다. 하지만 ‘알파세대 구별하기’에만 집중하면 편견과 고정관념에 사로잡히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알파세대는 여전히 성장 중이며 세대 연구의 가치는 ‘세대 공감력’을 확보하는 데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초등학생 딸을 둔 지인이 들려준 일화다. 딸아이에게 ‘숙제해라, 제때 씻어라’ 같은 말을 했더니 엄마 잔소리를 영상으로 찍어 유튜브에 올리면 안 되냐고 했다고 한다. 얼핏 당돌하게 느껴지지만 아이의 논리도 나름 합리적이다. 유튜브에 영상을 올려놓고 본인이 수시로 보면서 행동을 고쳐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제 자녀와 유튜브로 소통해야 하는 시대가 멀지 않은 듯하다. 다소 극단적인 사례일 수 있지만 이제껏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대가 등장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알파세대는 2022년 기준으로 초등학교 고학년까지 해당된다. MZ세대가 PC와 스마트폰의 영향을 받으며 성장했다면 알파세대는 태어나자마자 스마트기기를 접하고 인공지능(AI) 스피커와 대화하며 자랐다. 이들은 글자를 배우기 전부터 화면을 넘기거나 버튼 클릭하는 법을 먼저 체득하며 기술을 직관적으로 습득한 기술친화적 세대다.

알파세대는 소비자를 연구하는 입장에서 호기심을 자극하는 미지의 세계다. 아직 성인으로서 독립된 경제 활동과 소비 생활을 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소비자로서의 특징이 명확히 정립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 소비자로서의 알파세대를 향한 시장의 관심은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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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정의와 분석을 위한 3가지 효과

본격적으로 알파세대를 탐구하기 전에 ‘세대’의 정의를 알아보자. 세대란 ‘공통의 체험을 기반으로 공통의 의식이나 풍속을 전개하는 일정 폭의 연령층’으로 정의된다. 세대의 어원은 ‘genos’라는 그리스어에서 비롯됐는데 genos는 ‘새로이 출현하다’는 의미를 지닌다. 그렇다. 세대는 새롭게 출현한, 이전과 다른 사고방식과 가치관을 갖는 집단이다. ‘이전과 다른’ 사고방식과 가치관을 갖는다는 것은 기업의 대응도 달라져야 함을 의미한다. 새로운 세대가 등장할 때마다 세대 연구가 관심받는 이유다.

세대 연구에서는 세대의 특성을 해석하는 데 있어 세 가지 효과를 구분한다. 첫 번째는 연령 효과다. 연령 효과는 특정 세대 집단의 특성을 해당 연령층이 가지는 생물학적•사회적 요소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본다. 예를 들면, 시니어 소비자는 신체적 노화에서 비롯된 독특한 특징을 갖는다. 굽이 낮은 신발을 선호한다거나 시각적 자극이 분명한 컬러를 선택하는 등의 성향은 해당 나이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특징이다. 이러한 성향은 지금의 알파세대가 시니어가 됐을 때도 비슷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는 코호트(cohort, 집단) 효과다. 이는 특정 세대 집단이 가지는 공통 경험으로 형성된 가치관 및 생활양식이 해당 세대의 특성을 정의한다고 본다. 예를 들어, X세대는 한국이 정치적, 경제적으로 발전하던 시기에 청소년기를 보냈으며 서울올림픽이 열리는 것을 본 다음 해외여행 자유화를 경험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자란 세대 집단은 과거의 40대와는 다른 독특한 특성을 지닌다.

세 번째는 트렌드 효과다. 이는 시기(時期) 효과라고도 하는데 특정 세대의 특성은 현상이 발생한 시기적 배경으로부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사태는 2022년을 살고 있는 누구에게나 영향을 미친다. 초등학생부터 시니어 소비자까지 마스크를 쓰고 언택트 소비에 적응한다. 코로나19라는 동일한 사건을 겪은 인구 집단이 고유한 특질을 지니게 됐을 때 이를 트렌드 효과라고 할 수 있다. 이를 그림으로 표현하면 [그림 1]과 같다.

세대를 분석할 때 이 3가지 효과가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분석하고자 하는 세대의 특징을 이야기할 때 해당 특징이 연령에서 기인한 것인지, 코호트 효과인지, 특정 시기에 의한 것인지 구분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에서 세대를 탐구할 때는 3가지 효과의 구분은 매우 유용하고도 필수적인 프레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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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세대의 특징을 구성하는 두 개의 축

이제 본격적으로 알파세대의 특성을 알아보고 기업의 대응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살펴보자. 알파세대 분석에도 앞서 언급한 3가지 효과는 유용하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특정 세대를 분석한다고 할 때 코호트 효과를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 타 세대와 구별되는 독특한 특징을 찾아내기 위해서다. 알파세대를 분석할 때 또 한 가지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이들이 라이프스타일 전반에서 부모의 영향을 많이 받는 나이라는 점이다. 알파세대의 부모는 대체로 밀레니얼세대다. 밀레니얼세대의 특징이 알파세대 양육 방식이나 소비 습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결국 알파세대의 특성은 세대적 공통 경험(표 1)과 밀레니얼 부모라는 두 가지 큰 축에 의해 도출된다. 앞서 말했듯 알파세대는 아직 성인 소비자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한 세대다. 따라서 소비자로서 알파세대를 본격적으로 타기팅하는 기업이나 브랜드는 많지 않다. 하지만 분명 알파세대는 미래 소비자로서 시장의 지형도를 조금씩 바꿔나가고 있다. 알파세대의 영향력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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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1 학습도, 놀이도 디지털로 하는 테크 키즈

알파세대는 디지털 퍼스트(Digital-First) 세대가 아니다. 디지털이 전부(Digital-Only)인 세대다. 아기 때부터 자연스럽게 놀이와 학습을 디지털로 받아들였고, 더 나아가 AI와의 상호작용이 낯설지 않다. 한 외신에 따르면 영국에선 18개월 아이가 처음 한 말이 엄마, 아빠가 아니라 아마존 인공지능 스피커의 호출 신호인 ‘알렉사’였다고 한다. 앞으로 이런 일은 평범한 일상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알파세대의 특성을 반영해 테크와 결합한 교육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2015년 출시된 천재교육의 ‘밀크T’, 2016년 시작된 단비교육의 ‘윙크’ 같은 온라인 학습지가 대표적이다. 이후 기술력으로 무장한 스타트업이 가세하며 알파세대를 위한 혁신적 교습법이 쏟아졌다. 2012년 미국에서 설립된 에누마는 수학, 영어 학습에 게임적 기법을 접목한 ‘토도수학’과 ‘토도영어’로 돌풍을 일으켰다. 수학 문제 풀이 애플리케이션(앱) ‘콴다’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문제 풀이로 글로벌 월 사용자(MAU) 1300만 명을 확보했다.

교육 시장 못지않게 육아 시장도 테크와의 결합이 활발하다. 알파세대를 키우는 30대 밀레니얼 가구의 맞벌이 비율은 2020년 51.3%로 2013년 41.5%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부모 모두 일하는 사이 육아 부담을 덜어주고 지원하는 서비스가 성장하고 있다. 자란다나 째깍악어 같은 학습 교사나 보육교사 연결 서비스가 대표적인 예다. 특히 육아 키즈 플랫폼을 표방하는 자란다는 올 4월 310억 원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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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육아 및 교육 서비스는 밀레니얼 부모에게 보다 데이터에 기반한 과학적 육아가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계기가 된다. 핏비트는 어린아이들의 걸음걸이, 잠버릇 및 기타 다양한 활동을 추적하고 기록할 수 있는 ‘핏비트 에이스(Fitbit Ace)’를 출시했다. 핏비트 앱의 가족 계정을 통해 자녀와 교류하는 대상은 누구이고, 자녀가 어떤 정보에 노출되는지도 관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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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디지털과 AI에 익숙한 알파세대는 프로그래밍의 고수다. 미국은 2019년부터 AI 교육 개편을 본격화했다. 미국 초등학생들은 학교에서 레고 로보틱스나 스크래치 등 기초 코딩 프로그램을 배우는 등 컴퓨터 과학 탐색의 시기를 거친다고 한다. 또 중•고등학교에서는 관심 있는 학생을 중심으로 파이선 등 실제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며 앱을 개발하고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등의 커리어로 이어지도록 하고 있다.

특징 2 생활 속에서 경제 배우는 자본주의 키즈

방송인 홍진경 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딸에게 용돈을 주고 가족 외식을 할 때는 더치페이를 한다는 경제 교육관을 밝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알파세대의 밀레니얼 부모는 성인이 되기 전 IMF 외환위기를 겪으며 일찍이 경제 교육의 필요성을 체감한 세대다. “우리는 ‘금융맹’이지만 자녀는 ‘돈에 밝은 아이’로 키우고 싶다”는 게 밀레니얼 부모의 바람이다. 자녀가 필요로 하는 물건을 대신 구매해주기보다 용돈을 충분히 주고 자녀 스스로 직접 예산을 관리하며 소비하도록 해 이 과정에서 생활밀착형 경제 교육이 이뤄지기를 바란다.

따라서 알파세대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전 세대에 비해 상당한 소비력을 가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호주 재무계획협회에 따르면 알파세대가 받는 용돈이 Z세대에 비해 40% 이상 많다고 한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더라도 꽤 높은 수치다. 최근 국내 금융권도 10대 고객을 타깃으로 한 다양한 금융 거래 서비스를 선보이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토스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사용할 수 있는 충전식 유스카드를 출시했다. 청소년 전용 카드는 기존 금융기관도 판매하고 있지만 대부분 14세 이상으로 발급이 제한됐다. 토스의 유스카드는 이용 연령을 만 7세로 낮추며 알파세대를 소비자로 직접 타기팅했다는 특징을 갖는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어린이용 모바일 직불카드를 선보인 스타트업 그린라이트(Greenlight)가 3조 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고 유니콘 목록에 오른 사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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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스스로 용돈을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의 성장도 흥미롭다. 하나은행은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위한 체험형 금융 플랫폼 ‘아이부자’를 출시했다. 부모와 자녀가 각자 앱을 설치한 뒤 용돈을 주고받고, 자녀는 저축, 결제 등의 용도로 앱을 사용할 수 있다. 아이부자는 주도적으로 소비 계획을 세우고 금융 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예를 들면, ‘계획하기’ 기능을 통해 정해진 기간 동안 스스로 용돈 사용 계획을 세우고 부모에게 필요한 만큼 용돈을 요청할 수 있다.

국내 핀테크 스타트업 레몬트리는 퀴즈를 풀면서 경제와 금융 생활의 노하우를 터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앱을 서비스한다. 예를 들어, 레몬트리 앱에서는 예금자보호 한도(5000만 원),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신용의 중요성, 보험 상품의 역할 등 실생활과 밀접한 수백 개 금융 퀴즈를 만날 수 있다. 올 하반기에는 앱을 통한 간편 결제 및 소액 주식 투자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우선 알파세대를 고객으로 붙든 뒤 ‘가족 금융’으로 확장해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더 나아가 알파세대는 직접 돈을 버는 주체가 되기도 한다. 유튜브와 틱톡 등 소셜미디어에는 이미 상당수의 구독자를 지닌 키드플루언서(Kidfluencers)1 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러시아 출신 8살 소녀 나스티야(Nastya)는 2021년 2800만 달러(약 343억5000만 원)를 벌어들이며 전 세계 유튜버 수입 6위에 올랐다. 올해 10살인 미국의 라이언 카지(Ryan Kaji)는 4살 때부터 장난감을 갖고 놀고 리뷰하는 영상으로 지난해 기준 2700만 달러(약 385억 원)의 수익을 거뒀다. 온라인 쇼핑몰의 설립 및 운영을 지원하는 쇼피파이(Shopify)는 흥미로운 서비스를 제공한다. 쇼핑몰을 운영하고 싶은 9∼12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비즈니스 스타터 키트(Business Starter Kit)를 발간하고 있다. 해당 키트는 아이디어를 어떻게 실제 비즈니스로 연결할 수 있을지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담은 일종의 실전 전략서다. 타깃 고객을 설정하고, 로고를 만들고, 브랜드를 알리는 방법에 대해 알파세대가 직접 고민해볼 수 있도록 페이지가 구성돼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알파세대가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발전시키는 과정을 일종의 놀이처럼 학습할 수 있도록 교육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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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3 N개의 포켓을 가진 골드 키즈

알파세대는 역사상 인구수가 가장 많은 세대다. 2025년 전 세계 인구의 25%를 차지하게 된다. 그러나 한국의 사정은 다르다. 초저출산으로 2025년 한국의 알파세대 비중은 11%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이렇게 귀한 한국의 알파세대는 부모의 소비 활동에 미치는 영향력이 오히려 더 절대적일 것으로 보인다. 부모와 양가 조부모, 삼촌, 이모까지 총 8명이 한 아이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뜻으로 흔히 쓰이는 ‘에잇 포켓(여덟 개의 주머니)’을 넘어 심지어 부모의 비혼 지인들까지 가세해 한 아이에게 소비를 집중한다는 의미의 ‘텐 포켓(열 개의 주머니)’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성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사업을 하던 기업 및 브랜드들이 기존 사업 영역을 토대로 알파세대로 타깃을 확장하는 추세다. 대표적인 예로 무신사가 올 2월 오픈한 어린이 패션 전문 편집숍 ‘무신사 키즈’가 있다. 무신사는 그간 쌓아온 큐레이션 역량을 담아 어린이 고객에게 상황별 스타일 제안이나 신규 브랜드 소개 등의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에슬레저(스포츠 의류와 일상복의 경계를 허문 패션) 업계 1위 젝시믹스도 최근 ‘젝시믹스 키즈’를 출시했다. 업계에서는 젝시믹스의 아동복 시장 진출에 대해 현재 젝시믹스의 주요 소비자층인 MZ세대가 부모가 되면서 결국 키즈 라인의 주요 소비층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근거한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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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에게 소비가 집중되는 추세는 VIP 아동 시장의 성장을 이끈다. 올 상반기 국내 백화점 3사(현대•신세계•롯데백화점)의 아동복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몽클레르 앙팡, 버버리 키즈, 베이비 디올 등 해외 명품 브랜드가 매출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밀레니얼 부모의 보복 소비 욕구가 키즈 시장에서 발현된 셈이다. 명품 패션 플랫폼들도 골드 키즈 수요 잡기에 바쁘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 캐치패션도 올 8월 키즈 카테고리를 신규 오픈했다.

키즈 여가 시장에도 프리미엄 바람이 분다. 특히 놀이와 체험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부모는 자녀를 다양한 경험에 노출시키고 싶어 한다. 서울연구원에서 발간한 ‘알파세대 탐구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월 1∼2회 민간 실내 놀이 시설을 이용한다는 응답은 51.7%, 1회 평균 이용 요금이 2만3001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놀이 시설로의 차량 이동 시간은 평균 23분으로, 알파세대의 부모가 자녀의 놀이와 문화 활동을 위해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을 들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최근에는 실내 키즈카페에서 더 나아가 어린이 풀장을 갖춘 대규모의 키즈 테마파크나 놀이터가 밀레니얼 부모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는 추세다. 인기 있는 곳은 예약 경쟁이 치열해 몇 달씩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여가 액티비티 플랫폼 야놀자는 지난해 키즈 카테고리 ‘아이야 놀자’를 선보였다. 키즈 액티비티 플랫폼 ‘애기야가자’는 올 상반기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1000% 이상 증가했다.

특징 4 오프라인이 신기한 하이퍼링크 키즈

알파세대의 일상은 온라인과 가상 세계에 있다. 평생 실물 지갑이나 손목시계를 가질 필요가 없는 세대다. 친구와 놀고, 관계를 맺고, 쇼핑하는 일련의 활동이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상황 자체가 알파세대 삶의 기본 세팅이라는 뜻이다.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이 더 익숙하다’는 표현은 Z세대까지만 유효하다. 알파세대는 온라인이 디폴트다.

온라인에 상시 연결돼 있는 알파세대의 특징은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바꾼다. 일례로 할머니를 직접 뵈러 멀리 가는 일이 매우 특별해질 수 있다. 영상통화, 줌(Zoom), 유튜브 등 알파세대에게 사람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기 때문이다. 알파세대는 장시간 차멀미를 하며 비탈길을 돌아 할머니 댁에 가는 것보다 할머니에게 여러 영상 앱 사용법을 가르쳐 드리는 편이 더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이라고 여길 것이다. 유튜브에 엄마의 잔소리 영상을 올려놓고 싶다는 사례도 마찬가지다. 온라인에 상시 연결돼 있다는 것은 곧 글보다 영상 자극에 익숙하다는 뜻이다. 일반 동영상을 넘어 증강 기술과 가상 현실(virtual reality)까지 활용하는 시대에 엄마의 잔소리가 ‘귀’에 들어올 리 없다.

상시 연결을 위해 알파세대에게 스마트폰은 필수재다. 스마트폰 없이 산다는 것은 옷을 입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다. 한 초등교사는 수업이 끝난 후 벌겋게 익은 얼굴로 운동장에서 공을 차는 아이는 보기 어렵고, 대신 그늘에서 유튜브를 보며 깔깔대는 아이 몇 명만 눈에 띌 뿐이라고 말한다. 초등 고학년만 돼도 대부분 개인 스마트폰을 갖기 때문에 알파세대의 소원은 언제나 최신 스마트폰이다. 그 어떤 세대보다 스마트폰 기종과 버전마다의 기술적 차이를 훤히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오래된 스마트폰은 부모로부터 사랑받지 못한다거나, 가난하다거나 혹은 무식하다는 증거로 통한다고 한다. 알파세대에게 스마트폰은 사랑과 역량과 능력의 지표인 셈이다.

대부분의 일상생활이 스마트폰과 각종 스마트 기기를 통해 온라인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오프라인은 오히려 이색적인 경험이 된다. 올 6월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앞에 100m 넘는 긴 줄이 늘어섰다. 쇼핑몰 러블리마켓이 주최하는 플리마켓 ‘러덕플리’에 입장하려는 10대 소비자 인파였다. 코로나19 이후 화상 수업에 익숙해진 세대가 오프라인 강의에 더 매력을 느낀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온•오프라인 클래스 플랫폼 탈잉이 최근 3년간 진행된 3800여 개 클래스를 수강자 연령별로 분석한 결과 Z세대 회원의 56%가 오프라인 수업에 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플리마켓에 놀러 가고 오프라인 강의를 수강하는 이들이 모두 알파세대는 아니다. 하지만 Z세대와 알파세대 모두 디지털에 익숙한 세대이기에 오프라인을 특별한 경험으로 여기는 Z세대를 통해 알파세대 역시 향후 오프라인을 어떻게 인식할지 가늠할 수 있다.

오프라인이 알파세대에게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실제 기업과 브랜드의 마케팅으로 이어지고 있다. 키즈 시장에 지속적으로 힘을 쏟고 있는 뉴발란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뉴발란스 키즈는 올 1월 경기 하남 스타필드에 면적의 30%를 체험 콘텐츠로 채운 콘텐츠 스토어 ‘스페이스앤’을 열었다. 엄마들이 쇼핑하는 동안 아이들이 놀 수 있도록 매장에 간이 키즈카페를 구현한 것이다. 알파세대의 눈높이에 맞춰 매장 한편에 스펀지 풀장을 만들었고 비즈 만들기, 색칠 놀이 등을 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쇼룸처럼 꾸며진 탈의실과 벽에 설치된 스팽글 그림도 인기다. 브랜드를 체험하는 공간으로 오프라인을 활용하는 최근 유통의 트렌드가 키즈 시장으로 확장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국내선 10조 원 규모의 ‘뉴맘코노미’

알파세대가 아직은 기업의 메인 소비자라고 할 수 없지만 시장의 관심만큼은 이미 이렇게 뜨겁다. 기업은 왜 알파세대에게 관심을 갖는 걸까?

우선 밀레니얼 부모의 소비력이 알파세대에게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 포브스는 알파세대를 겨냥한 육아, 서비스, 앱 경제 규모를 약 55조 원으로 추산하며 ‘새로운 맘 이코노미(The new Mom Economy)’라고 명명했다. 한국을 기준으로 알파세대의 부모 세대 인구는 약 300만 명, 시장 규모는 약 10조 원으로 추정된다. 초저출산 문제가 늘 지적되지만 오히려 초저출산으로 인한 한 자녀 쏠림 현상으로 인해 알파세대의 소비력은 더 강력해진 셈이다.

기업이 알파세대를 분석하고 대비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이들이 결정권을 가진 소비자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소비자학에서 분석하는 ‘소비자’는 성인을 기준으로 한다. 성인만이 독립적인 경제 활동이 가능하고 주체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파세대는 영유아기 때 미디어에 노출돼 정보 습득 능력이 뛰어나고 자기 의견도 똑부러지게 밝힌다. 본인의 소비를 스스로 결정할 뿐만 아니라 가족 내의 구매 결정에 미치는 영향력도 상당하다.

마지막으로, 이들의 현재 특성에 기반해 알파세대가 성인이 된 후 사회의 변화 방향을 유추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이 존재하지 않았거나 제한된 상황에서만 온라인 접속이 가능했던 유선 인터넷 시대를 경험한 이전 세대와 달리 알파세대는 언제 어디서든 현실 세계와 온라인 세계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성장한 최초의 세대다. 이들이 성인이 되면 가상 세계와 실제 세계의 구분은 무의미해질 것이다. 이에 대해 기업은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미완성 세대’라는 점 또한 기억하자

“모든 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복잡하고 다음 세대보다 단순하다.”

인지심리학 분야의 석학인 마이클 토마셀로 듀크대 심리학과 교수의 조언이다. 새로운 세대를 연구하는 것은 이전 세대 연구보다 더 어려운 일임을 유념해야 한다는 뜻이다.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탐색하기 위한 기업과 브랜드의 알파세대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활발한 최근 분위기를 고려해 주의해야 할 점 또한 짚어 보기로 하자.

우선 서두에 강조했듯 연령 효과와 코호트 효과를 구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알파세대는 게임 콘텐츠 시장에서 중요한 소비층이다. 실제로 2020년 1분기 샌드박스네트워크의 조사에 따르면 50% 이상의 알파세대가 게임을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이필성 샌드박스네트워크 대표는 “0∼10세 아이들이기 때문에 게임 콘텐츠를 가장 즐겨보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Z세대가 해당 나이였을 때도 콘텐츠 소비 장르는 비슷한 양상을 보였을 가능성이 높다. 게임 선호를 알파세대만의 콘텐츠 소비 특징으로 생각할 수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기업은 소비자의 나이 효과에 기반한 전략을 세울 것인지, 알파세대의 독특한 코호트에 기반한 타깃을 겨냥할 것인지 명확하게 목표 설정을 해야 한다.

다음으로 알파세대를 동질적 집단으로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이 글에서 여러 번 지적했듯 알파세대는 성인 소비자에 비해 세대적 코호트를 충분히 경험하지 못했다. 이들의 코호트적 특성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향후 어떠한 동시대적 경험을 하느냐에 따라 세대적 특성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또한 급격한 디지털화와 데이터 기반의 시장 환경에서 자란 알파세대는 집단 정체성보다 개인의 독특성에 기반한 아이덴티티를 존중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코호트에 기반한 세대적 특성은 큰 틀에서 알파세대에 대한 힌트를 제공하는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이 되지 못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기업은 알파세대 소비자 전략을 수립하는 데 있어 세대 내에서 점점 다양해지는 개인의 독특한 니즈를 어떻게 측정하고 대응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세대 연구는 특정 세대에 대한 깊은 관심과 애정에서 시작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2021년 7월 소비자를 연구하는 모든 사람이 주목했을 법한 소식이 하나 들려왔다. 사회학자인 필립 코언 메릴랜드대 교수가 사회학 연구자 150여 명의 서명을 모아 퓨처리서치센터에 공개서한을 보냈다. 퓨처리서치센터는 미국의 대표적인 여론 조사 기관이자 세대론을 활발하게 전개해 온 회사다. 코언 교수의 논리는 “세대를 명명하고 탄생 연도를 고정하는 것이 특정 세대에 대한 대중의 고정관념을 만든다”는 것이었다. 코언의 지적은 세대론을 무력화시킨다기보다 세대를 해석할 때 경계해야 할 태도를 짚어준다. 세대 담론이 세대를 구별하고 구획하는 것에만 집중한다면 고정관념이나 편견을 조장하기 쉽다. 세대 연구의 목적은 세대를 통해 사회 변화를 파악하고 다른 세대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힘으로써 세대 공감력을 확보하는 것이란 점을 기억하자.


최지혜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 snucjh@snu.ac.kr
필자는 이화여대 언론정보학을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소비자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며 서울대에서 ‘소비자심리’ ‘트렌드 분석’ 과목을 강의하고 있다. 소비자의 신제품 수용, 세대별 라이프스타일 분석, 제품과 사용자 간의 관계 및 처분 행동 등의 주제를 연구하며 삼성•LG•아모레•SK•코웨이•CJ 등 다수의 기업과 소비자 트렌드 발굴 및 신제품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현재 인천시 상징물위원회 자문위원을 맡고 있으며 TBN 울산방송 ‘스튜디오1041’ 트렌드 인사이드에 고정 출연 중이다. 저서로는 『트렌드코리아』 시리즈, 『더현대서울 인사이트』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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