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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시대가 브랜드에 묻는다

김현진 | 315호 (2021년 02월 Issue 2)
경영학 교과서 『마케팅 관리론(1967)』을 펴내는 등 과거엔 생소했던 마케팅 개념을 알리는 데 앞장섰기에 ‘마케팅의 아버지’로 불리는 필립 코틀러 노스웨스턴대 켈로그경영대학원 석좌교수는 2015년, 저서 『다른 자본주의(Confronting capitalism)』를 통해 자본주의의 모순을 비판했습니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그는 2018년, 『브랜드 액티비즘(Brand Activism: From Purpose to action)』을 펴내면서 브랜드가 사회적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현상을 ‘브랜드 행동주의’로 개념화했습니다. 브랜드의 윤리적, 사회적 역할에 대해 강조한 이 책에서 코틀러 교수는 브랜드 행동주의의 탄생 배경이 “각국 정부가 인류가 직면한 시급한 문제에 솔직하고 신속히 대응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라면서 이렇게 강조합니다.

“소비자들은 이제 정부가 아닌 비즈니스 리더가 경제뿐 아니라 사회를 이끌어주길 원한다. 이런 브랜드만이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한편, 이에 따른 ‘보상’도 맛볼 것이다(rewarded).”

브랜드 액티비즘은 사실, 개념마다 약간씩 차이는 있어도 코즈 마케팅(사회적 이슈를 기업 경영과 연계하는 활동),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과 결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어쨌거나 핵심 정신이 ‘선의(善意)’에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브랜드 액티비즘은 사회적으로 좋은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뿐 아니라 밖에 드러나지 않는 내부 전략에서도 선한 가치를 일관성 있게 따라야 한다는 점에서 기업으로 하여금 더욱 결연한 각오를 요구합니다. 이런 모습이 결국 마케팅적 효과를 내게 될 수 있을지언정 ‘마케팅스럽지’는 않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즉, 기업을 알리는 데 효과적으로 쓰일 수는 있지만 인위적으로 이미지를 ‘기획’하면 망합니다.

또한 착한 기업을 소비하며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을 드러내는 ‘미닝 아웃(meaning out)’에서 한발 더 나아가 기업이 실제로 착해지기를 바라는 적극적 소비자를 그 배후 세력으로 삼는다는 점도 기존의 ‘마케팅적 선한 활동’보다 더 큰 진실성을 요구받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달라진 시대정신을 반영해 브랜드가 더 정의로운 역할을 수행하길 바라는 소비자의 기대는 한결 더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 올해를 겨냥한 각종 트렌드 서적들에도 빠짐없이 등장하는 가치, ‘브랜드 진정성’은 너무 착해서 진부하다고 치부하기엔 그 어느 때보다 ‘핫’한 키워드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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