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Case Study: 부동산 정보 앱 1위 ‘호갱노노’의 성장 전략

실제 거주자 이야기… 은행 대출 계산…
아파트 사고파는 모두가 디테일에 만족 2

304호 (2020년 9월 Issue 1)

<이 기사는 부동산 정보 앱 1위 '호갱노노'의 성장 전략 1화에서 이어진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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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하고 보기 불편한 실거래가를 한눈에,

‘호갱노노’

심 대표는 호갱노노 앱을 만들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오픈돼 있는 실거래가를 보기 쉽게 구현했다. 그는 부동산 중 타깃이 많고 사람들의 수요가 높은 아파트 정보에 집중하기로 했다. 앱을 켜면 지도부터 나오게 하고, 지도에 매물로 나온 아파트들의 평수와 최근 실거래가를 ‘말풍선’처럼 한눈에 볼 수 있게 구현했다. 각 매물을 누르면 최근 실거래가들의 평균가와 전·월세 가격 등을 수치로 나타냈다. 이를 그래프로도 구현했다. 이와 함께 예상 거래가와 세금, 중개보수 정보 등도 제공했다.

이때 이미 여러 부동산 관련 서비스들이 사업을 확장하고 있었다. 직방(2012년 창업)과 다방(2013년 창업), 네이버 부동산 등이다. 2015년 말 직방은 골드만삭스PIA로부터 380억 원을 유치했다.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쓰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용자가 급속도로 늘어났다. 이 해에 직방 매출액은 100억 원을 넘겼다. 네이버 부동산은 네이버라는 든든한 플랫폼이 있었다. 사실상 호갱노노는 한참 후발주자였던 셈이었다.

심 대표는 그럼에도 비전이 있다고 생각했다. 해당 서비스들이 부동산과 관련된 정보들을 제공하긴 했지만 집을 사는 데 필요한 정보는 아직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서비스들은 대부분 집 내부 사진이나 호가 등에 정보가 집중돼 있었다. 중개업소를 찾아가 이것저것 설명을 들은 뒤 집을 구매하는 과거의 패턴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무엇보다 집을 살 때 가장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는 ‘실거래가’를 제대로 쓰는 곳이 없었다. “자동차도 시승하고 한 달 고민해보고 사는데 집은 생각보다 쉽게 구매를 결정하는 것 같았다. ‘정보 비대칭’ 때문이었다. 특히 실제 거래된 가격인 실거래가가 공공 데이터로 공개돼 있었는데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더라. 이 부분을 공략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심 대표)

실거래가 정보는 국토교통부 사이트에서 모두 볼 수 있는 공개된 정보가 아닌가. 이것만으로 사업이 될 수 있을까. 데이터가 오픈돼 있었지만 이용하기에 굉장히 불편한 게 문제였다. 해당 사이트에서 서울시를 선택하고, ‘구’와 ‘동’, 아파트를 순차적으로 고른 다음, 분기별로 기간을 설정하면 3달 치 실거래가가 표로 나왔다. 옆 아파트의 실거래가를 보려면 같은 과정을 반복해야 했는데, 그렇게 되면 시세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확인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렇게 실거래가는 호갱노노의 비즈니스 기반이 됐다.

잘못 짚은 ‘페인포인트’

물론 호갱노노도 사업을 시작하고 여느 스타트업처럼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다. 직원은 회사를 떠나고 대표는 줄 게 없어서 밀린 월급 대신 가지고 있던 컴퓨터를 준다는 눈물겨운 스토리를 이 회사도 갖고 있다. 시작부터 삐걱댔다. 처음 심 대표는 실거래가를 전달하는 동시에 허위 매물 이슈에 집중했다. 부동산 매매 시장에서 가장 큰 문제는 허위 매물 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매물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중개소를 찾아가면 “이미 그 물건은 팔리고 없으니 비슷한 것을 소개해주겠다”는 답이 돌아오곤 했다.

허위 매물을 걸러내는 방법은 간단하다. 직접 매물이 있는지 확인하면 된다. 심 대표와 동료
3명은 출근하면 모여 앉아서 하루 종일 전화를 돌렸다. 중개소마다 전화해서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매물이 실제 존재하는 것인지 확인한 다음 이를 공개했다. 2달간 ‘전화상담사’가 됐던 개발자들은 더 이상 전화 돌리기를 포기했다. 4명이 매물을 하나하나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동료들 사이에서 ‘허위 매물을 걸러내는 것이 의미가 있는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이 제기됐다.

일반 제품과 다르게 아파트 매입 희망자들은 ‘진짜 구매 예정자’였다. 실질적으로 집이 필요한 사람들이 대다수다 보니 변심 가능성이 거의 없다. 허위 매물을 보고 중개소에 전화를 했다가 해당 매물이 없다고 화를 내는 사람은 드물었다. 중개사가 같은 동네에 비슷한 물건들을 보여주면 그중에서 고르는 경우가 많았다. 거래의 목적 관점에서 보면 허위 매물이 ‘페인포인트’가 아니었다. “실제로 거래소에 갔을 때 허위 매물보다 더 저렴하고 인테리어가 잘돼 있는 매물이 있을 수도 있다. 중고차 시장의 거래 방식과는 차이가 있었다.”(심 대표)

그렇다면 허위 매물 이슈는 왜 발생했던 것일까. 이는 누군가의 고의성이라기보다 시스템상의 문제에 가까웠다. 보통 집주인은 하나의 중개소에만 물건을 내놓지 않는다. 이때 중개소들이 포털 사이트 등 여러 곳에 제각각 광고를 내는데 중개소마다 광고비를 다르게 책정하다 보니 광고 기간도 제각각이다. 문제는 거래가 성사됐을 때다. 집주인이 중개소마다 “우리 집 계약됐다”고 전화를 돌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설사 그렇게 했다고 쳐도 중개소가 광고를 일일이 내리는 일은 더더욱 없을 것이다. 중개소 역시 이왕 돈을 내고 광고한 것, 매물이 많아 보이는 편이 좋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거래는 끝났는데 매물만 남는 상황이 생기는 경우가 많았다.

호갱노노는 초심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실거래가를 중심으로 이용자들이 집을 살 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보릿고개에 나타난 투자자

호갱노노가 몇 달간 시행착오를 겪는 사이, 처음 투자받았던 돈은 동이 나 버렸다. 직전 회사에서 과장급 이상이라 억대 연봉을 받던 개발자들은 그때서야 현실에 눈을 떴다. 심 대표와 동료들은 투자자들을 만나러 뛰어다녔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았던 데서 부정적인 의견을 들었다. 바로 이름이었다. 부정적인 의미의 ‘호갱’에다가 ‘노노’까지 붙어서 사업하기 적합한 이름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투자자들과의 미팅은 50회가 넘어갔지만 별 진전이 없었다. 투자자들은 사람들이 한번 집을 사면 다음 집을 살 때까지 공백기가 길기 때문에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때만 해도 실거래가를 보기 위해 호갱노노에 접속하는 사람들이 10만 명 정도로 적지 않았다. 그래서 집으로 투자하겠다고 찾아오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하지만 비슷한 이유로 결국 투자를 포기했다. 심 대표는 자신감이 점점 쪼그라들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동업자 한 명이 두 손을 들었다. 디자인의 틀을 만들고 현재의 로고까지 만든 15년 경력의 디자이너였다. 월급이 이미 여러 달째 끊긴 상태였다. 말릴 명분이 없었다. 심 대표는 월급 대신 회사의 유일한 자산인 애플의 맥컴퓨터를 줬다.

“투자받으려고 뛰어다니다 보니 일이 진행이 안 됐다. 그래서 나중에는 IR를 하러 저 혼자 다녔다. 계속 거절당해서 안 그래도 위축됐는데 중요한 동업자 한 명이 그만둔다고 하니까 정말 손이 떨렸다.” (심 대표)

그래도 포기할 마음은 없었다. 무엇보다 심 대표는 투자자들의 반대 의견에 반대했다. 그는 아파트가 주식과 똑같은 자산이라고 생각했다. 일단 집이 없는 사람은 집을 사려는 수요가 대부분 있고, 집이 있어도 큰 집으로 옮기고 싶어 하기 때문에 호갱노노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꾸준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통계로 보면 국민 자산 중 80% 이상이 부동산 자산인데 이 중 60% 이상이 아파트다. 나머지 40%도 아파트를 대부분 구하고 싶어 한다. 아파트는 중요한 자산이기 때문에 집이 있는 사람도 집값 변동에 신경을 쓸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다가 심 대표는 호갱노노와 마찬가지로 프라이머에서 초기 투자를 받았던 ‘당근마켓’의 김재현 대표와 우연히 점심을 먹게 됐다. 김 대표는 “우리는 마케팅비를 많이 써서 간신히 월 사용자 10만 명을 채웠는데, 무슨 비법으로 돈도 안 쓰고 10만 명을 모았느냐”고 대뜸 물었다. 이후 호갱노노의 사정을 듣던 김재현 대표는 “그렇다면 내가 투자하겠다”며 나섰다. 스타트를 끊은 김 대표 덕에 간을 보던 벤처캐피털(VC)들도 손을 내밀었다. 이를 통해 호갱노노는 총 2억5000만 원을 투자받을 수 있었다.

후발 주자의 역전, 비결은 ‘속도’


“속도전으로 승부, 최소 1일 1업데이트”

먼저 투자받은 돈으로 판교에 12평짜리 사무실을 구했다. 그러고 나서 개발자 2명을 뽑는 데 나머지 돈을 ‘올인’했다. 이미 개발자만 있는 회사에서 개발자를 추가로 뽑은 이유는 단순했다. ‘개발 말고는 살길이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심 대표는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고 생각했다. “아무리 투자를 많이 받아도 직방보다 많이 받을 순 없었을 거다. 그렇기 때문에 광고에 쏟아붓는 건 의미가 없었다. 동료들끼리 ‘애초에 돈을 쓰지 말자’ ‘바퀴벌레 같은 생명력으로 버티자’고 했다.” (심 대표)

호갱노노는 개발자 2명을 뽑기 전부터 강점을 더 뾰족하게 만드는 일에 열중하고 있었다. 심 대표는 당시 동료 2명과 10개월 동안 집에서 거의 나가지 않다시피 하며 개발에만 몰입했다. 후발주자가 살아남는 방법은 다양한 제품을 신속하게 선보이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하루에 한 번꼴로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거나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 하루에 몇 번씩 앱을 업데이트하기도 했다. 보통 기업들은 서비스를 한 번 업데이트 하는 데 2주에서 한 달 정도를 쓴다.

이와 관련된 아이디어나 피드백은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활용했다. 클리앙, 뽐뿌 같은 사용자가 많은 커뮤니티에 “이런 기능을 만들었다”고 매번 글을 올렸다. 심 대표는 “제가 2000년대 초반부터 활동한 커뮤니티 초창기 멤버라서인지 다행히 홍보 글로 안 보더라. 글마다 댓글이 수백 개 달렸는데 누군가 ‘이런 기능 있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댓글이 달리면 ‘만들게요’가 아니라 ‘만들었어요’라고 대댓글을 달았다. 그 정도로 속도감 있게 개발에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2∼3년 전만 해도 호갱노노의 직원 10명 중 6명이 개발자였을 정도였다.

호갱노노는 현재까지 이 같은 개발 속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 덕에 지난해 한 해 동안 500번 이상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직관적인 UX•UI


속도 못지않게 중요시한 것이 바로 앱 화면 구성이었다. 호갱노노는 최대한 직관적으로, 한 번에 봤을 때 고객들이 정보를 이해할 수 있도록 앱의 UI•UX를 디자인했다. 예를 들어, 공원 면적을 표시할 때 ‘몇 ㎡’로 표시하면 읽는 사람은 확 와 닿지 않을 것이다. 대신 ‘여의도의 몇 배’ 또는 ‘축구장의 몇 배’로 표현하면 이용자들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호갱노노가 각종 데이터를 엑셀 형태보다 화살표나 각종 그래픽으로 나타내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개발자들이 스스로는 예술을 한다는 자세로 임한다. 단 하나의 정보도 그냥 노출하지 않는다. 각 기능의 정보 하나도 직관적으로 읽힐 수 있는지 항상 점검한다.” (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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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스킨라빈스보다 다양한 호갱노노의 기능

호갱노노는 다양한 기능을 앱에 담아냈다. 호갱노노의 기능은 직원들도 숫자를 헷갈릴 만큼 많다. 먼저 호갱노노에 접속해 지도에서 특정 아파트를 누르면 이 아파트가 언제 지어졌고, 몇 세대인지, 용적률과 건폐율은 얼마인지, 최근 실거래가 추이가 어떻게 되는지, 공시 가격은 얼마인지 등 기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전세 가격 변화와 주변 대중교통도 보여준다. 또 주변 입주 예정인 아파트와 각종 편의시설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공공 데이터 가공

호갱노노는 여기에 하나둘씩 서비스를 늘려나갔는데 크게 공공 데이터와 필터링, 인포그래픽 등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호갱노노는 정부 부처나 정부 기관에서 제공하는 공공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대표적인 것이 가장 처음 제공한 ① 보육 데이터다. 앱에 지역별로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표시하고, 정부에서 공개한 자료를 통해 월별로 비용이 각각 얼마나 들어가는지 표시했다.

②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정보도 담았다. 혁신 초등학교를 표시해주고 학급당 학생 수도 보여줬다. 속도를 강조한 만큼 어떤 데이터를 보여줄지를 고민하는 데 시간을 쓰기보다는 직관적으로 판단해서 가능한 한 빨리 제공했다.

③ 집을 구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이용하는 ‘은행 대출’도 계산해줬다. 호갱노노의 은행 대출 계산기를 쓰면 자본금이 최소 얼마나 있어야 고객이 선택한 아파트를 살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최소 자본금을 설정하면 가장 낮은 금리의 시중은행 상품을 추천해주고, 대출금과 이자 총액, 금리 등도 알려준다. 데이터는 금융감독원에서 제공하는 부동산 담보 대출의 금리 공시와 은행별 대출 상품들을 끌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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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터링 기능

둘째, 필터링 기능이다. 아파트를 사려는 고객이라면 나도 아직 정하지 못한 특정 아파트의 정보보다 ‘내가 원하는 아파트’가 무엇인지 찾는 게 우선순위일 것이다. 그래서 호갱노노는 실거래가에 다양한 필터링 기능을 붙여나갔다. 고객들이 원하는 아파트를 콕 집어낼 수 있도록 검색 기능을 강화한 것이다. 아파트 평수와 가격부터 세대수, 입주 연차, 용적률, 건폐율, 전세가율, 갭 가격, 임대사업율, 월세 수익률, 심지어 주차 공간 및 현관/난방까지 다양하게 설정을 바꿔가면서 ‘내가 사고 싶거나 살 수 있는 아파트’를 찾아낼 수 있게 만들었다.

여기서는 단순히 아파트 특징만 걸러낼 수 있는 게 아니다. 지역별 특징이나 최근 가격 변동 추이로도 필터링할 수 있다. 호갱노노 앱에서 ‘분석’ 항목을 누르면 신고가, 가격변동, 인구, 공급, 경사/고도, 출근, 거래량, 학원가, 개발 호재, 분위 지도, 외지인 비율 등을 설정할 수 있다. 신고가를 누르면 각 구나 동별로 신고가 아파트 개수가 나오고 이를 다시 한번 선택하면 신고가를 기록한 아파트들이 지도에 떠오르는 식이다. 가격 변동은 ‘%’와 ‘그래픽’을 활용해 나타낸다. 학원가 기능은 동네마다 몇 개의 학원이 있는지를 표시해준다.

 
<본 기사는 3화에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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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비즈니스리뷰 329호 Fly to the Metaverse 2021년 09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