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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4. 기존 유통산업, 패러다임 대전환 없인 미래 없어

유통업 지각 변동 몰고 온 언택트
쌍방향 소통 ‘라이브 커머스’에 올라타라

정연승 | 297호 (2020년 5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재난은 언제나 사회•문화•경제 등 전반의 변화를 야기했다. 이번 코로나19 역시 마찬가지로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를 촉발하고 있다. 특히 유통업계의 경우 그 어느 때보다도 큰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의 핵심 키워드는 바로 ‘언택트(Untact)’다. 특히 코로나19의 장기화가 예상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기술과 언택트 트렌드가 결합한 다양한 형태의 과감한 실험들이 진행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라이브 커머스의 대중화와 D2C(Direct to customer) 전략의 확산이다. 이는 기존 유통업체들에는 큰 위기가 될 전망이며 이에 대한 대응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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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유통산업, 패러다임 대전환 없인 미래 없어

2003년 사스(SARS) 발병으로 인해 중국은 사회 전반에 걸쳐 큰 변화를 겪게 된다. 특히 소비자들의 외출 자제와 비대면 선호로 인해 온라인 쇼핑 분야가 본격 성장하는 계기가 만들어졌다. 중국의 e커머스를 주도하고 있는 알리바바(阿里巴巴)와 징둥(京東, JD닷컴)이 본격적으로 성장한 것도 이 무렵부터다. 이후 중국 유통시장은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급속히 발전해 왔다.

일본 역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유통업계의 패러다임 변화를 경험했다. 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 내 주요 사회 인프라들이 무너지면서 사회적 혼란이 발생했다. 이때 근거리 생활 수요 해결형인 일본 편의점은 시민들에게 화장실과 온수를 제공했고 지진 피해 지역에 상품 공급을 늘렸다. 일본 편의점은 대지진을 겪으며 이익이 크게 늘었고 이후 일본을 대표하는 유통 채널로 성장했다. 이처럼 재난은 한 나라의 사회와 문화, 그리고 경제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친다. 코로나19 역시 전 세계적으로 ‘언택트(Untact) 열풍’을 불러왔다. 그리고 소비자들의 언택트 성향 증가로 인해 국내 유통시장은 온라인 중심으로의 시장 재편,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의 성장, 라이브 커머스와 D2C의 발전 등 새로운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유통의 메가트렌드로 부상한 ‘언택트’

언택트(Untact)란 ‘접촉’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 ‘Contact’에 반대를 의미하는 접두어 ‘Un’이 결합한 신조어로 ‘비대면(非對面)’ 정도로 번역할 수 있다. 즉, 소비자가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원하지만 기업의 직원 등 서비스 제공자와의 접촉은 원하지 않는 현상을 의미한다.

언택트(Untact) 트렌드는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최근 국내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YOLO, 소확행 등의 트렌드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이들 트렌드는 모두 1인, 개인화, 자기중심, 타인과의 소통 등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언택트 현상이 빠르게 증가하는 데는 최근 발발한 코로나19가 트리거(Trigger) 역할을 했지만 사실 최근 국내에서 점진적으로 언택트가 하나의 트렌드로 확산되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1인 가구 증가, 초혼 연령 상승 등 인구구조의 변화, 혼밥•혼술 등의 인기, 높은 청년 실업률 등으로 인해 언택트 문화는 이미 우리가 모르는 사이 우리 사회에 깊숙이 들어와 있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코로나19 이전의 언택트는 2030 중심의 ‘불필요한 대인관계 회피’를 위한 언택트였다면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언택트가 전 연령층으로 확대되면서 이제는 언택트를 선호하는 이유가 편의성과 안정성 중심으로 넘어가고 있다. 그 때문에 언택트 트렌드는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로 인해 유통업계는 이미 언택트를 중요한 미래 소비시장 트렌드로 인식하고 소비자들의 언택트 성향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미래 유통기술 발전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유통가에 등장하기 시작한 무인 계산대, 모바일 주문 및 결제 시스템, 무인점포, 드라이브스루, 챗봇 등이 언택트의 구체적 예다.

O2O(Online to Offline)1 에서 O4O(Online for Offline)2 로의 진화 역시 언택트 트렌드를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O2O는 기업과 고객의 접촉을 유도하는 방식이었지만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O4O의 경우 기존의 오프라인 고객들에게 온라인을 활용한 무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타인에게 간섭받기 싫어하는 소비자 심리를 만족시키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오프라인 대면 직접 구매가 주를 이루던 가전, 가구 등 내구재와 신선식품 등도 최근에는 온라인 구매 비중이 대폭 증가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무인 편의점, 무인 계산대 등 무인점포 방식의 출점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완전 무인점포를 보기 어렵지만 미국의 경우 아마존이 기술력을 앞세워 아마존고(Amazon Go)라는 무인 편의점을 세계 최초로 선보인 바 있으며 최근에는 아마존고 그로서리(Amazon Go Grocery)라는 중형 사이즈의 슈퍼마켓도 선보였다. 또 매장을 방문하더라도 사람 간의 직접적 접촉을 피하는 드라이브스루 판매 역시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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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중심으로 유통시장 재편 가속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이후 생필품을 중심으로 중년 세대의 온라인 유입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다양한 상품 카테고리에의 경험이 확대되면서 온라인 쇼핑이 전 연령대로 확산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오프라인 유통을 주로 이용하던 5060세대에게 코로나19가 온라인 쇼핑의 편의성을 경험하고 학습하는 계기가 됐으며 생필품은 물론 신선식품, 가전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의 온라인 구매가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2월부터 3월 초까지 한 달간 50대 이상의 온라인 구매 증가율은 생필품, 생활용품, 식품에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장보기는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소비 행태로 향후 중년 세대의 온라인 장보기가 일반적 생활패턴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만약 5060세대가 비대면 소비에 편의성을 느끼고 특정 온라인 플랫폼과 특정 브랜드의 충성고객이 된다면 온라인 쇼핑 시장의 성장세는 더욱 촉진될 것이다.

반면 코로나19 이후 식품 소비와 시니어 세대 소비가 e커머스로 일부 전환되면서 현재 힘든 시간을 맞이하고 있는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기존의 오프라인 점포를 폐쇄하고 새로 론칭한 통합 온라인 쇼핑몰로 자원을 어떻게 이전시킬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 만약 온라인과 오프라인과의 연계전략을 효과적으로 진행한다면 온라인 전문 업체들 대비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 미국의 월마트가 자사의 수많은 오프라인 점포를 고객 체험과 물류 배송을 위한 거점으로 재활용하는 전략을 통해 수익성을 회복하면서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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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연승

    정연승jys1836@naver.com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

    필자는 서울대 경영학과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연세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비스마케팅학회장을 맡고 있으며 한국유통학회장을 지낸 바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마케팅, 유통채널전략, B2B, 서비스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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