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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 분석해 질병 진단하는 시대 온다

차원용 | 19호 (2008년 10월 Issue 2)
인간이 호흡할 때 빨아들이는 공기는 218개의 장기를 돌아 체외로 빠져나온다. 이때 장기와 세포 속에 포함돼 있는 1000여 가지의 신진대사 결과물이 숨과 함께 배출된다. 이것들은 고유의 ‘에너지와 파동’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의료진이 그 에너지나 파동의 특성을 분석하면 어떤 물질이 빠져나왔는지 알아내는 것이 가능하며 나아가 암이나 천식 등 질병에 대해 진단할 수 있다. 간 질환 환자의 경우 메틸아민이, 당뇨와 신부전 환자의 경우는 암모니아가 많이 검출된다.

이번 글의 주제는 바로 호흡을 통해 질병을 진단·분석하는 기술 개발에 관한 것이다.
 
레이저로 날숨 속 분자화합물 식별
호흡을 통해 병을 진단하면 주사바늘로 피를 빼거나 내시경을 이용하는 등의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다. 또 질병이 본격적으로 발현되기 전인 초기 단계에 문제를 발견, 사전에 차단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그러나 호흡에 포함된 작은 물질을 완벽하게 분석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몇몇 검사법과 장비가 이미 나와 있기는 하지만 아직 완전한 실용화와 거리가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검사법은 상당히 모호하고 부정확하며, 상대적으로 높은 정확도를 가진 기기는 크기가 크고 복잡하며 매우 비싸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표준연구소와 콜로라도대 연구원들은 최근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정확한 호흡 진단기기를 개발했다. 이 기기가 상용화될 경우 집에서도 호흡을 통한 질병 진단을 할 수 있게 된다.
 
예쥔 물리학과 교수 등 연구진이 개발한 기기의 명칭은 ‘광학 주파수 빗(optical frequency comb)’으로 이 기기는 단 1,2초 안에 날숨 속에 있는 수천 개의 분자 화합물을 식별해 낸다.
 
광학 주파수 빗’은 날숨에 레이저 빛을 쏜 뒤 분자화합물에 반사된 레이저 빛의 주파수가 변화하는 것을 측정한다. 앞에서 지적한 대로 이 주파수, 즉 파동을 분석하면 호흡 가운데 들어있는 물질이 무엇인지 알아낼 수 있다. 천식은 산화질소와 메탄계 탄화수소인 펜탄, 면역거부 반응은 탄화수소 등의 측정량을 통해 각각 알아낼 수 있다.

연구팀 논문은 미국 광학협회가 발간하는 학술지 ‘옵틱스 익스프레스’ 2008년 2월 18자에 실렸다.
 
향후 연구 과제
광학 주파수 빗’은 기존의 기기들보다 한 단계 앞선 기술이다. 크기가 작고, 별도의 운영기사가 필요 없으며, 사용이 쉬워 의사는 물론 일반인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정확도가 높다는 것도 장점이다.
 
반면에 아직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 약점이다. 또 인간이 걸릴 수 있는 3000여 종의 질병의 징후를 모두 잡아내려면 더욱 자세한 생물학 및 광학 분야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각각의 질병을 나타내는 분자 고유의 에너지와 파동 값을 알아내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10년 안에 ‘광학 주파수 빗’이 상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기 집 거실에서 숨을 한 번 내뱉는 것만으로 위암을 진단하고, 당뇨를 초기에 잡아낼 수 있는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정말 멋지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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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원용

    - (현) 아스팩미래기술경영연구소 소장
    - (현) 숙명여대 정책산업대학원 겸임교수
    - (현) 고려대 교양학부 겸임교수
    - (현)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융합팀 과제기획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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