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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Case Study: 뇌 건강관리 앱 ‘데카르트’의 차별화 전략

치료제 아닌 ‘뇌 비타민’으로 포지셔닝
5060 남 모를 치매 고민, 게임으로 해결

배미정 | 354호 (2022년 10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뇌 건강관리 앱 데카르트가 5060 여성을 타깃으로 시장성을 검증하는 데 성공한 비결은 다음과 같다.

1. 시장에서 시니어를 위한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의 공백을 발견하고 고객의 지불 의사 가격(Willingness To Pay)과 브랜드 확장성을 고려해 ‘뇌 건강’을 키워드로 잡았다.

2. 뇌 건강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을 바꾸겠다는 목적으로 데카르트 앱을 치료제가 아닌 뇌 건강에 좋은 ‘비타민’, ‘피트니스 서비스’로 포지셔닝했다.

3. 게임 개발에 최적화된 인력과 플랫폼을 활용하고 게임의 문법을 적극 도입함으로써 뇌 건강에 유익한 동시에 시니어 세대도 재밌게 꾸준히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했다.

4. 5060세대가 별다른 도움 없이도 혼자서 쉽고 편하게 쓸 수 있도록 유튜브와 카카오톡의 기본 기능 범위에서 벗어나는 사용자 경험(UX) 디자인은 과감하게 제거했다.



인구 고령화로 전체 인구에서 5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이들 시니어 세대를 타깃으로 한 비즈니스가 각광받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1년 6월 말 주민등록 기준 50대 이상 인구 비중은 41.2%로 앞으로 몇 년 안에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50대 이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자녀 세대에 의존해 노후 생활을 준비해온 기존 시니어와 달리 자기 부양 능력을 갖추고 취미와 소비를 활발하게 즐기는, 일명 ‘뉴시니어’의 비중이 커지면서 이들이 초고령화 사회의 핵심 소비 주체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런데 이처럼 시니어 산업이 각광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시니어를 타깃으로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는 스타트업은 많지 않다. 왜 그럴까? 창업가 대다수가 20∼30대로 상대적으로 시니어 세대의 니즈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시니어 세대는 모바일 중심의 새로운 디지털 서비스에 쉽게 적응하지 못할 것이란 고정관념도 여전하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새 50∼60대는 모바일 서비스에 굉장히 빠르게 익숙해지고 있다. 2021년 한국소비자원의 한국의 소비생활 지표 조사 결과에 따르면 60대의 디지털 소비 경험률은 57.6%로 2019년 5.6%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다. 또한 한국갤럽의 2021년 미디어 •콘텐츠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이용률 조사 결과에 따르면 50대의 90% 이상, 60대의 60% 이상이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와 유튜브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트업 데카르트는 최근 디지털 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한 5060을 타깃으로 뇌 건강관리 앱 ‘데카르트’를 만들었다. 건강/운동 카테고리 앱 중에서 5060을 타깃으로 삼은 앱은 데카르트가 유일하다. 2021년 3월 출시된 앱 데카르트는 차별화된 타깃층을 대상으로 꾸준히 인기를 얻은 덕분에 출시 1년이 채 안 돼 2021년 구글플레이 선정 ‘올해를 빛낸 숨은 보석 앱’에 선정됐다. 유료 앱인데 결제 고객의 70%가 5060 여성이다. 데카르트는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2022년 7월 미래에셋벤처투자, 우아한형제들, 인사이트에퀴티파트너스로부터 50억 원의 프리A 투자금을 유치했다. 불과 7명의 팀원이 이뤄낸 성과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벤처 투자 시장이 보수적으로 돌아섰음에도 불구하고 데카르트는 제품의 객관적인 시장 검증 데이터를 바탕으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었다. 주종호 우아한형제들 투자팀 이사는 “초기 제품인데도 불구하고 완성도가 높을 뿐 아니라 향후 스케일업을 위한 발전 단계별로의 비전과 실행 계획이 객관적이고 구체적이어서 실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데카르트 앱이 5060 여성을 타깃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그들의 호응을 이끌어낸 배경과 실행 전략은 무엇일까? DBR(동아비즈니스리뷰)가 이제빈 데카르트 대표를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데카르트 앱의 차별화 전략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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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컨설턴트에서 창업가로

데카르트를 창업한 이제빈 대표는 이공계 출신으로 컨설팅 업계에서 7년간 일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카이스트 전기전자 공학부 석사 과정에서 반도체 설계를 전공한 이 대표는 동기와 선후배들이 유학 아니면 창업의 길을 택할 때 대기업으로 향했다. 시장과 산업 전반을 이해하고 싶은 호기심이 컸기 때문이다. 전문연구요원제도로 삼성전자에서 국내 최초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인 갤럭시A를 만드는 데 참여한 그는 뒤이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소비재와 기술, 미디어 및 통신(TMT) 대기업들의 전략을 컨설팅했다. 고객이 의뢰한 문제를 논리적으로 분석해 해결책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컨설턴트의 일은 이 대표 본인이 ‘천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즐거웠다. 하지만 주변에 창업한 동문들을 지켜보는 마음 한편에는 언젠가 나도 창업을 하고 싶다는 갈증이 있었다. 그렇게 7년간 컨설턴트로 일한 그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생각에 본격적으로 창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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