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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1. Interview: 조지프 파인 2세 『경험 경제』 공동 저자

팬데믹 이후 ‘의미 있는 경험’ 더 소중해져…
고객의 변화 의지가 곧 사업 기회

배미정 | 339호 (2022년 02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기업은 고객 개개인의 트랜스포메이션을 유도하는 가이드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

1. 트랜스포메이션이 경험과 차별화된 별도의 경제재이며 가장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음을 이해한다.
2. 고객의 열망을 진단하고, 트랜스포메이션에 필요한 경험을 연출하고, 이를 지속시키는 마무리 단계를 설계한다.
3. 고객의 선호를 파악하고 회사가 고객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역량을 조정하는 고객 관리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4. 트랜스포메이션의 가장 큰 장애물은 마인드세트이다. 상품과 서비스, 경험 중심에서 탈피해 트랜스포메이션의 목적을 명확히 정립하고 전 구성원의 업무를 정렬해야 한다.



누구나 더 건강한 사람, 더 생산적인 사람, 더 경제적인 사람 등등 더 나은 내가 되길 바란다. 하지만 아무리 큰 희망과 포부를 품더라도 혼자서 이런 변화를 이뤄 내기는 쉽지 않다. 우리 주변에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될 만한 상품, 서비스, 경험들이 넘쳐나지만 정작 개인이 원하는 바를 달성하는 데는 역부족인 경우가 많다. 예컨대 각종 운동 기구를 사고, 헬스 트레이너에게 교습을 받고도 탄탄한 몸을 만드는 데 실패하거나 온갖 책을 사고 좋은 수업을 듣고도 원하는 역량을 갖추는 데 실패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일까? 기업이 상품의 품질, 서비스의 편의성, 기억에 남을 만한 경험 등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수단’에만 신경 쓴 나머지, 정작 고객 개개인이 추구하는 목표가 무엇인지를 간과하기 때문이다.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솔루션을 찾는 것은 여전히 고객 개인의 몫이다. 조지프 파인 2세(B. Joseph Pine Ⅱ) 스트래터직 호라이즌스 공동 창업자는 2022년 1-2월 호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공동 기고한 글 1 에서 앞으로 고객 개개인의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을 완벽하게 지원하는 비즈니스가 가장 큰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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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고객에게 도움이 될 만한 상품과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고도 고객을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결과적으로 고객이 진정 원하는 바를 해결하는 ‘솔루션’을 디자인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업은 고객의 ‘변화(Transformation)’를 지원하는 파트너 역할을 함으로써 경험보다 더 큰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조지프 파인 2세는 1999년 제임스 길모어(James H. Gilmore)와 공저한 책 『경험 경제』에서 ‘경험 경제’란 용어를 최초로 사용하면서 유명해졌다. 그는 경험 경제 다음으로 미래에는 ‘트랜스포메이션 경제’가 도래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동아비즈니스리뷰(DBR)가 그와의 e메일 인터뷰를 통해 변화, 즉 ‘트랜스포메이션’ 비즈니스의 의미를 물었다.

왜 지금 ‘트랜스포메이션’이 중요하다고 얘기하는가?

트랜스포메이션의 아이디어는 『경험 경제』를 쓸 당시, ‘경제적 가치의 발전(DBR minibox Ⅰ 참고)’을 얘기할 때부터 머릿속에 있었다. 당시에는 기업도, 소비자도 모두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였다.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했는데, 특히 최근 팬데믹 사태가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 선진국 소비자들은 더 이상 그들이 더 많은 ‘물건’을 필요로 하지 않음을 깨달았다. 사람들은 삶에 의미를 주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예컨대 가족, 친구뿐 아니라 심지어 모르는 사람과 함께하는 경험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달았다. 사람들은 이제 단순히 기억에 남을 만한 경험이 아니라 의미 있는 경험, 나 자신을 변화시키는 경험을 추구한다.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열망이 커진 것이다.

1999년 책 『경험 경제』에서 경험 경제의 시대가 수명을 다하면 뒤이어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 경제가 도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즈니스가 트랜스포메이션을 추구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경제적 가치 발전의 마지막 단계가 ‘트랜스포메이션’이다. 기업은 경험을 재료로 고객이 변화를 통해 자신의 열망을 성취할 수 있도록 안내(guide)해야 한다. 헬스케어, 교육, 피트니스센터, 자산 관리 등 모든 종류의 코칭 비즈니스가 그 자체로 트랜스포메이션 비즈니스라고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기업은 우선 고객이 진정으로 열망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객이 현재 열망을 달성하는 변화의 여정에서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진단해야 한다. 가장 간단하게 ‘∼로부터 ∼되기(from-to)’의 서술로 진단하는 방법이 있다. 예컨대 연약한 몸에서 탄탄한 몸으로, 우울함에서 정상적인 상태로, 퇴원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 등으로 서술해보는 것이다. 이는 고객이 원하는 변화의 방향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나서 이 같은 변화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일련의 경험을 디자인하고 설계한다. 마지막으로 그 경험을 지속시킴으로써 트랜스포메이션을 마무리하는(follow-through) 단계가 이어져야 한다. 이 단계에서 변화가 일시적이지 않고 시간이 지나도 지속된다는 점을 보장해야 한다.

DBR mini box I

경제적 가치의 발전 단계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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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길모어와 조지프 파인 2세는 책 『경험 경제』에서 경제재(economic offering)가 범용품(commodities), 재화(goods), 서비스(services), 경험(experiences) 순으로 발전하면서 더 큰 경제적 가치를 발휘한다고 주장했다. 간단히 말해 범용품은 ‘대체 가능한’ 상품, 재화는 유형적 상품, 서비스는 무형적 상품, 경험은 기억에 남을 상품이다. 저자들은 경제적 가치의 발전 과정을 생일 파티를 예로 들어 설명한다. 과거 엄마가 직접 구운 케이크의 순수 재료(버터, 설탕, 달걀 등)가 범용품이라면 기업이 인스턴트 재료를 섞어서 만든 혼합 재료(인스턴트 믹스 등)가 재화이다. 베이커리에 주문해 받은 케이크가 서비스라면 이벤트 회사에 의뢰한 생일 파티를 경험이라고 볼 수 있다. 상품의 가치는 순수 재료(범용품), 혼합 재료(재화), 완성품 케이크(서비스), 파티 개최(경험)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크게 높아진다. 기업은 이 과정에서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바(예: 재밌고 쉽게 생일 파티를 개최하기)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으며 상품을 차별화함으로써 가격에 프리미엄을 더하고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경제적 가치는 차별화를 통해 높아지는 반면 범용품이 되면 즉, 다른 상품으로 대체 가능한 상황이면 감소한다.

저자들은 경제적 가치 발전을 완성하는 마지막 단계로 트랜스포메이션을 제시한다. 트랜스포메이션은 비즈니스의 결과로 변화한 개인이나 회사 자체를 의미한다. 즉 개인 혹은 회사든 ‘(변화한) 고객이 곧 제품’이 되는 셈이다. 생일 파티의 예에서 생일 이벤트 회사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 이벤트 경험도 비슷비슷하게 범용화되면서 제공하는 상품의 가격이 저렴해질 위험이 있다. 이 상황에서 기업은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고객 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다. 예컨대 그해의 파티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부모가 아이들의 성장 과정에 어울리는 생일 파티를 선물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파티뿐 아니라 선물, 손님 등 다양한 요소를 세심하게 연출해야 한다. 예컨대 아이가 성장 과정에서 배워야 할 메시지를 담은 카드를 작성해 선물과 함께 주면서 의미를 부여하거나 파티 손님으로 아이가 롤모델로 삼을 만한 인물을 초대할 수 있겠다. 이런 특별한 경험을 연출하기 위해 다른 장난감 제조사, 육아 전문 회사 등과 협업할 수도 있다. 기업은 생일 파티를 통해 ‘아이에게 의미 있는 생일 파티를 선사하고 싶은’ 부모 고객의 열망을 충족시키고 아이의 성장과 변화를 종합적으로 지원, 관리함으로써 더 큰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사람마다 목표, 열망은 다 다를 것이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트랜스포메이션을 대량 맞춤화(mass customization)2 하는 게 어떻게 가능할까?

기업은 ‘아픈 사람이 건강해지기’ ‘흡연자가 비흡연자가 되기’ ‘살찐 사람이 균형 잡힌 몸매를 갖기’같이 일반적인 변화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런 변화에 담긴 개개인의 열망은 제각기 다 다르다. 예컨대 의사들은 모든 환자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해지길 바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환자들의 열망은 ‘씻은 듯이 완치되는 것’ ‘완치된 상태로 업무에 복귀하는 것’ ‘빨리 퇴원하고 집에 돌아가는 것’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의사는 환자가 가장 관심을 갖는 것이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춰 적절한 절차를 디자인해야 한다. 진단 단계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 고객의 열망을 포착하기 위해 질문을 반복하는 “5번 ‘왜’ 묻기(5 whys 3 )” 기법이 유용할 수 있다.

트랜스포메이션의 핵심은 경험을 맞춤화하는 것이다. 대량 맞춤화는 경험과 이런 경험을 지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모듈화(modularizing)함으로써 가능하다. 예컨대 레고 블록을 조립하면 누구나 내가 원하는 것을 뭐든지 만들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블록은 크기와 모양, 색상이 다양하고 단순하면서도 정교한 형태로 누구나 쉽게 조립할 수 있게 돼 있다. 기업은 고객의 요구사항을 해소하는 일련의 모듈과 그것을 단단하게 결합하는 연결 시스템으로 구성된 모듈 구조를 만듦으로써 경험을 대량 맞춤화할 수 있다. 고객 개개인을 위한 상호작용을 디자인함으로써 고객 니즈를 쉽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파악하고 특정 고객의 요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모듈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각 모듈을 기업이 직접 만들 수도 있고, 외부에 맡길 수도 있다. 고객이 바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경험뿐 아니라 상품과 서비스 등을 종합해 ‘솔루션’으로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기업이 대량 맞춤화보다 쉬운 방법으로 ‘다양화’를 추구한다. 예컨대 다채로운 제품을 대량으로 유통시킴으로써 구매자들 스스로 제품을 선택하게끔 공급 사슬을 관리하는 것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이런 선택 사항을 하나하나 검토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과 가까운 항목을 골라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시간이 낭비되고 때론 불쾌함도 느낀다. 이와 달리 대량 맞춤화는 기업이 특정 고객이 원하는 대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회사는 고객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특정 고객이 필요한 순간에 원하는 것을 독점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제품, 생산 공정, 인력, 기술 개발 등에 엄청난 선행 투자가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결국에는 대량 맞춤화에 드는 비용이 일반적 대량 생산을 위한 비용보다 더 저렴해질 것이다.

정작 고객 자신도 스스로 무엇을 바꾸고 싶은지 모를 수 있다. 어떻게 기업이 먼저 고객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그것을 추구할 수 있을까?

어려운 일이다. 기업은 반복적으로 ‘왜’를 물으면서 고객의 열망을 파악하고, 고객 본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일종의 코치, 가이드, 내비게이터, 조력자 역할을 해야 한다. 또 기술을 활용하면 고객을 더 잘 이해하고 고객에게 특정 행위 혹은 수정을 제안하는 등 고객이 변화하는 데 필요한 콘텐츠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코치가 제 역할을 잘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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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메이션 비즈니스의 성공 사례를 소개한다면.

HBR 아티클4 에서 소개한 샌퍼드 프로파일(Profile by Sanford)은 개인별 맞춤형 식이요법을 통해 체중 감량을 돕는 회사다. 이 회사는 고객의 체중 감량을 위해 3단계의 접근법을 취한다. 먼저 고객의 열망, 예컨대 얼마나 체중 감량을 하고 싶은지, 왜 그런지 등을 진단한다. 그리고 고객이 약속을 지키도록 실제로 손을 들고 서약문을 낭독하게끔 시킨다. 이 서약문의 내용에 언제까지 체중을 몇 ㎏ 감량하겠다는 약속은 없다. 고객은 단지 매주 일정 시간 코치와 미팅을 하면서 체중 감량 과정에 헌신적으로 임하겠다는 내용을 약속한다. 실제 연구에 따르면 코치와의 미팅 약속을 지키지 않을수록 체중 감량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샌퍼드 프로파일의 사례는 변화의 경험과 그것을 지속시키는 과정을 효과적으로 결합시켰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트랜스포메이션이 B2C뿐 아니라
B2B 비즈니스에도 중요할까.

물론이다. 컨설팅 비즈니스뿐 아니라 은행, 기술 관련 모든 아웃소싱 비즈니스들이 B2B 영역에서의 트랜스포메이션 비즈니스라고 볼 수 있다. 트랜스포메이션 비즈니스의 기회는 B2C보다 오히려 B2B에 훨씬 더 많다. B2B 거래에서 클라이언트가 직접 해당 상품을 원해서 구매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클라이언트의 구매는 결국 다른 목적을 위한 수단인 경우가 많다. B2B 기업이 클라이언트에게 수단이 아닌 목적을 팔고자 한다면 클라이언트를 변화시킴으로써 더 큰 경제적 가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B2B 트랜스포메이션 비즈니스의 대표적인 사례로 모바일 기반 코칭 플랫폼 베러업(BetterUp)이 있다. 2013년 설립된 베러업은 세계적인 수준의 코칭 전문가와 AI 기술, 행동 과학을 결합해 개인과 기업이 지향하는 성장을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예컨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같은 중요한 변화를 추구하는 기업에 맞춤형 ‘트랜스포메이션 코치 플랫폼’을 제공한다. 관리자와 경영진 개개인을 프로파일링한 결과를 바탕으로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그들에게 가장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3명의 개인 코치를 추천하고, 개인별로 코칭을 진행한다.

트랜스포메이션이 별도의 경제재이기 때문에 트랜스포메이션, 즉 회사의 활동이 아니라 고객이 달성한 변화 결과에 요금을 청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트랜스포메이션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가 어려울뿐더러 소비자도 지불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것 같다.

골프에서 싱글 플레이어가 되는 것, 대학을 졸업하고 좋은 직업을 갖는 것 같은 성과는 평가하기 어렵지 않다. 또 비용을 줄이고 수익을 늘리고 싶은 기업은 컨설턴트가 얼마나 기업의 시장 가치를 높였는지를 보고 비용을 지불하고자 할 것이다. 목표와 관련해 사전에 여러 가지 지표를 정해서 나중에 평가할 때 활용할 수 있다. 물론 변화 성과를 두고 컨설턴트, 대학, 코치 등이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기가 쉽지는 않다.

한 예로 스타라이즌 스튜디오(Starizon Studio)는 제조사 혹은 서비스 회사들이 최고의 경험을 연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컨설팅 업체다. 이 회사는 전체 요금의 25%를 ‘변화에 대한 보증금’으로 내걸었다. 클라이언트는 컨설팅 결과 자기 관점에서 열망한 트랜스포메이션을 달성했는지 여부에 따라 25%를 전부 지불할 수도 있고, 한 푼도 내지 않을 수도 있고, 일부를 지불할 수도 있다. 지난 15년 동안 딱 두 곳의 고객만 보증 금액을 한 푼도 지불하지 않았다고 한다. 스타라이즌은 자체 비용을 들여서 두 고객이 결국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때까지 지원했다.

책 『경험 경제』의 초판을 내면서 앞으로 더 많은 경험 연출가가 경험에 대해 ‘입장료’를 청구하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를 두고 당시 많은 사람은 미쳤다고 했다. 하지만 현재 리테일러, 레스토랑, 관광지, 심지어 제조 현장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미래에는 트랜스포메이션을 유도하는 기업은 고객이 달성한 입증된 결과에 대해 비용을 청구하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 기업은 고객이 가치 있게 여기는 것, 즉 경험하는 데 소비한 시간이나 트랜스포메이션의 결과를 요금과 연결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기업의 수익이 고객의 트랜스포메이션 성과에 따라 결정될 때 그 기업은 진정한 트랜스포메이션 비즈니스를 추구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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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이 주장하는 ‘트랜스포메이션’이란?

트랜스포메이션은 고객의 변화된 모습 자체를 의미한다. ‘아픈 사람이 건강해지기’ ‘흡연자가 비흡연자 되기’ ‘살 찐 사람이 균형 잡힌 몸매를 갖기’ ‘레거시 회사가 디지털 전환하기’ 등등 트랜스포메이션의 구체적인 내용은 고객마다 제각기 다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환자가 고객일 경우를 놓고 보면 트랜스포메이션의 구체적인 모습은 ‘씻은 듯이 완치되는 것’ ‘완치된 상태로 업무에 복귀하는 것’ 등으로 제각기 다를 수 있다.

기업은 고객의 변화된 모습을 비즈니스화해 별개의 상품으로 제공할 수 있다. 고객이 열망하는 변화하고자 하는 모습, 즉 트랜스포메이션을 안내함으로써 큰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고객 입장에서 인생의 변화를 경험할 수 있는 트랜스포메이션은 경험 중에서도 최고의 경험을 의미한다. 파인 2세는 경제적 가치 발전의 과정에서 트랜스포메이션이 최상위 단계에 있다고 설명하면서 경험 경제의 시대 다음으로 트랜스포메이션 경제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트랜스포메이션 비즈니스가 성공하려면 조직 구조와
문화도 달라야 할 것 같다.


프로덕트 푸시(Product-Push)5 , 상품의 표준화, 명령과 통제 중심의 내부 구조 같은 구식의 마인드세트는 개인에게 초점을 맞추는 트랜스포메이션 비즈니스에 효과적이지 않다. 회사의 모든 업무는 살아 숨 쉬는 한 사람, 즉 개별 고객이 원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 고객이 열망을 성취하는 데 필요한 경험, 서비스, 상품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고객 관리자(Customer Manager)의 역할이 누구보다 중요하다. 고객 관리자는 개인 고객의 욕구 및 필요를 확인하고 이를 충족하기 위해 기능 모듈을 설계하는 역할을 맡는다. 기존 마케팅 조직에서는 제품 관리자(Product Manager)가 시장을 조사하고 표준화된 요구 사항을 파악해 마케팅 플랜을 세우고 시행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런 방식은 대중 마케팅에는 유리하지만 개별 소비자의 진정한 필요와 욕망을 파악해 그런 요구를 충족시키는 상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 PM이 회사가 만들어 놓은 제품을 팔기 위해 고객을 발굴하는 역할을 했다면 고객 관리자는 반대로 고객을 위해 회사가 만들 상품을 발굴하는 역할을 맡는다. 고객 관리자는 고객의 선호를 파악하고 회사가 고객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즉 트랜스포메이션 비즈니스를 추구하도록 코치하는 문지기 역할을 한다. 그와 더불어 역량 관리자(capability manager)는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는 데 필요한 역량을 회사 혹은 회사 밖에서 찾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역량 관리자는 고객 관리자와 협업해 회사가 필요한 역량을 갖추고, 그것이 효과적으로 발휘되도록 이끌어야 한다.

업종을 불문하고 트랜스포메이션 비즈니스에 뛰어드는 기업은 다음의 다섯 가지 핵심 역할을 갖춰야 한다. 회사가 고객을 위해 변혁적일 수 있도록 구성원 사이에 에너지, 흥분과 행동을 촉발하는 기폭제(catalyst), 회사의 역량을 활용해 조직과 협력해 그것을 트랜스포메이션 경제재로 구체화하는 디자이너(designer), 운영의 다양한 요소를 조정해 개별 고객에게 대량 맞춤화하는 데 필요한 기능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조정자(orchestrator), 고객의 필요와 욕망을 위해 싸움으로써 회사의 상품이 개개인에게 가치를 창출하고 있음을 보장하는 챔피언(champion)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회사 스스로 내부적으로 변화하도록 인도하는 가이드(guide)도 필요하다. 가이드는 기업이 지속적으로 새로운 경제재를 재생산하는 능력을 갖춤으로써 최고의 트랜스포메이션 유도자가 되도록 이끈다.

기업이 기존 사업을 트랜스포메이션 비즈니스로
전환할 때 직면하는 가장 큰 장애물이 무엇일까?

마인드세트이다. 예컨대 제조 혹은 서비스업의 마인드세트를 갖고 트랜스포메이션 비즈니스에 접근하면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다. 기업은 트랜스포메이션 비즈니스를 추구하겠다고 분명하게 노선을 밝혀야 하며,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기업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의미 있는 목적, 즉 기업이 지켜온 유산과 연관되면서도 기업이 추구하는 비즈니스를 명확히 밝히는 목적을 세우는 데서부터 출발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의미 있는 목적을 북극성 삼아 전 구성원의 업무를 정렬해야 한다.

실제로 내가 같이 일한 수많은 헬스케어 회사는 비즈니스의 북극성, 즉 의미 있는 목적을 재정립하고 실천했다. 예컨대 오리건주 달레스에 있는 MCMC(Mid-Columbia Medical Center)는 30년 넘게 동일한 목적, ‘(환자를) 개인화하기(Personalize), 인간화하기(Humanize),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기(Demystify)’를 실천하고 있다. 특히 셀릴로 암 센터(Celilo Cancer Center)에는 설립 초기, 2개의 카운티 환자들이 주로 오다가 현재는 20여 개 주에서 환자들이 방문하고 있다. 이곳은 생물학적, 사회적, 지적, 환경적, 영적 등 5가지 치료 방법을 활용해 스트레스를 완화함으로써 병세를 개선시킨다. 미주리주 세인트 조셉에 있는 하트랜드헬스(Heartland Health)는 스타라이즌 스튜디오의 컨설팅을 받고 목적을 ‘Live Life Well’로 바꾼 뒤 헬스케어 대신 라이프 케어로 비즈니스를 전환했다. 이름도 모자이크 라이프케어(Mosaic Life Care)로 바꾸고 업무, 프로세스와 건물까지 재설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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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책 『경험 경제』를 출간한 이후 지난 23년간 어떤 변화가 있었다고 보는가?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경제적 가치의 발전’에 세 가지 중요한 변화를 가져왔다. 첫째, 인터넷이 재화와 서비스의 범용화(commoditization)를 촉진했다. 전통적 시장에 존재하던 인적 요소의 마찰이 사라지면서 고객은 판매자의 가격을 즉시 비교할 수 있게 됐고 가격이 점차 하락하면서 기업은 차별화를 통해 경제적 가치를 발전시켜야 할 유인이 더욱 커졌다. 다음으로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없애는 디지털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디지털 경험이 가능해졌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대량 맞춤화(mass customization)가 전 산업에 걸쳐 활발해졌다. 이런 변화는 내가 주장한 ‘경제적 가치의 발전’ 양상과 일치한다. 상품의 맞춤화가 서비스로 발전했으며 서비스의 맞춤화가 고객에게 기억에 남는 ‘와우’ 이벤트, 즉 경험으로 발전했다.

DBR mini box III

트랜스포메이션 리더십의 7가지 덕목

트랜스포메이션은 곧 쇄신(regeneration)을 의미한다. 기업이 지속적으로 비즈니스를 쇄신하지 않으면 평범해지면서 결국 실패하게 된다. 파인 2세 경영 쇄신에 필요한 리더의 덕목으로 다음의 7가지를 제시했다.

1. Infuse meaning
의미를 부여해 구성원들을 독려하고, 기업을 인도하고 인류를 번영하게 하라.

2. Unleash potential
구성원이 최대한의 역량을 기여할 수 있도록 잠재력을 펼치게 하라.

3. Embrace individual customers
개별 고객을 포용해 그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고 욕망하는 것을 제공하라.

4. Liberate creativity
창의력을 해방시켜 기업 전반에서 본능적 혁신이 일어나도록 북돋아라.

5. Orchestrate vitality
활력을 조율해 새롭게 등장하는 기회를 잡고 가치 창출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라.

6. Effect creative destruction
창조적 파괴를 통해 기업을 조직적으로 쇄신하고 고유한 가치를 창출하라.

7. Achieve coherence
일관되게 기업의 활력을 창출하라.

최근 삼성전자가 DX(Device eXperience)라는 새로운 사업부를 신설하는 등 한국에 고객 경험을 강조하는 대기업이 늘고 있다.

삼성이 고객 경험을 강조하고 각 디바이스를 활용해 어떻게 경험을 형성할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바람직한 방향이다. 삼성은 이미 삼성 익스피리언스 스토어(Samsung Experience Store)에서 경험 경제의 핵심 원칙을 실천하고 있다. 고객이 관심을 갖고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하는 경험을 연출함으로써 제품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다. 다만 삼성이 아직 물리적 상품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 DX뿐 아니라 DT, 즉 디바이스가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트랜스포메이션을 고민한다면 더 앞서 나갈 수 있다. 소비자의 경험에 따라 디바이스를 다르게 설계했듯 소비자가 디바이스를 수단으로 이루고 싶은 열망이 무엇인지를 분석한다면 디바이스를 더 새롭게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트랜스포메이션은 헬스케어와 메디컬 장비 분야에서 특히 더 중요한데 이런 장비들은 트랜스포메이션이 기대되는 경우에만 사용되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은 경제적 가치 발전의 어느 단계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트랜스포메이션 비즈니스를 꿈꾸는 한국 기업에 조언을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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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경제적 가치 발전의 역사를 밟았다. 한국은 농업과 광업을 기반으로 발전했으며 1960년대 초 늦었지만 신속한 산업화로 ‘아시아 호랑이’라고 불리며 산업 경제로 이동했다. 초기에는 의류, 이후에는 전자제품 제조, 최근에는 삼성을 필두로 최첨단 기술에 강점을 가진 모든 재화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 다른 아시아 호랑이들처럼 금융 서비스의 중심이 되지는 못했지만 서비스 섹터도 제조업, 건설업과 더불어 발전하고 있다.

현재 한국은 다른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경험 경제로 이동하고 있다. 영화, 콘서트, 연극, 스포츠 이벤트, 박물관, 테마파크같이 전통적인 경험 산업을 어디서든 접할 수 있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인구는 27위, 육지 면적은 93위지만 스무 번째로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는 국가다. 전 지역에 모바일 브로드밴드를 구축하고 전 인구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등 첨단 기술력을 자랑한다. 비디오 게임과 e스포츠 분야에서 세계 선두이며 K팝이라는 독특한 경험을 창조했다.

많은 한국 기업이 현재 트랜스포메이션 경제의 초기 단계에 와 있을 것이다. 여러분 스스로 우리 기업이 어떤 종류의 경제적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지 물어보길 바란다. 트랜스포메이션에서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려면 경험뿐 아니라 트랜스포메이션도 상품이나 서비스처럼 개별적인 경제재라는 것부터 이해해야 한다. 기업이 재화를 소품으로, 서비스를 무대로 삼아 고객과 개인적인 추억을 형성하는 것이 경험이라면 트랜스포메이션은 이런 경험을 활용해 고객이 자신의 열망을 달성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이 경제재는 아직 아무도 건드리지 않은 어마어마한 기회이다. 트랜스포메이션 비즈니스를 통해 사람들의 삶과 비즈니스에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배미정 기자 soya111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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