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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기술과 교육

실제 같은 경험과 팀 간 효율적 협업, AR/VR이 기업의 교육 전략 바꾼다

김성완 | 237호 (2017년 1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AR과 VR 기술을 활용한 기업교육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디바이스가 사용하기 불편하고 비싼데다 아직 교육 콘텐츠가 충분히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향후 AR이나 VR 기술이 기업교육에서 폭넓게 활용될 것임은 자명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인 창의적 문제해결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AR 및 VR 기술을 활용한 교육은 아래와 같은 장점이 있다.

1) 다양한 상황에서 실제와 유사한 사용자 경험(Experience) 제공

2) 언제든 다양한 사람들과 협업을 할 수 있어 문제해결 능력이 향상

3) 학습활동에 대한 데이터 축적으로 학습자에 대한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인적자원관리 가능

4) 교육 몰입도가 높고 학습 결과물의 현업 전이가 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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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Augmented Reality·증강현실)과 VR(Virtual Reality·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한 기업교육은 어떤 모습일까? AR과 VR 기술이 적용된 팀장 후보자 교육 모습을 상상해 봤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에 다니는 김 과장은 올해로 과장 5년 차다. 회사로부터 팀장 후보자에 선정됐다며 팀장 후보자 리더십 역량강화 교육에 참가하라는 안내 메일을 받았다. e메일을 열자 교육에 대한 자세한 사항들이 안내돼 있었다. 교육은 사전 학습-본 교육-사후 학습으로 구성돼 있었다. 사전 학습은 온라인 과정으로 재무/회계, 마케팅, 조직관리 등의 과목을 중심으로 구성된 20시간짜리 프로그램이었다. 일과 시간을 쪼개 틈틈이 사전 온라인 학습을 마친 김 과장은 학습결과 분석표를 e메일로 받았다. 과목별 점수뿐 아니라 개인별 역량분석과 미흡한 부분에 대한 추가 학습 안내까지 제시돼 있다.

본 교육에서는 3명이 1조가 돼 2박3일 동안 프로젝트 중심 학습(Project-based learning)을 진행했다. 본 교육에 참석한 김 과장은 개인별 역량과 직무를 고려해 배치된 좌석에 앉았다. 김 과장은 먼저 온 같은 조의 동료들과 인사를 나눴다. 각 교육생에게는 ‘스마트 글라스(Smart Glass)’가 지급됐다. 김 과장은 스마트 글라스를 통해 상대방의 인사기록 및 경력사항 정보를 훑어볼 수 있었다. 이 스마트 글라스는 AR 모드와 VR 모드가 모두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본 교육에 앞서 교육 담당자가 교육과정에 대해 소개하고 조별 과제를 안내했다. 스마트 글라스 화면을 통해서는 각 과제에 대한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사내외 전문가들의 세부 경력과 과거 수행했던 프로젝트들이 나타났다. 스마트 글라스를 활용하면 따로 시간을 내지 않아도 언제든 이 전문가들에게 다양한 조언을 구할 수 있었다.

안내가 끝나고 3인1조 팀 구축 시간을 가졌다. 먼저 자신에 대한 소개와 수행했던 업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인사가 끝나고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각자의 역할을 정했다. 이번 교육의 과제는 ‘미래형 자동차 개발’이었다.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리더(영업 담당), 개발 및 디자인 담당, 생산 및 관리 담당으로 각자 역할을 나눴다. 김 과장은 제품 디자인과 개발 담당의 중책을 맡았다. 현업에서 차체 설계 업무를 담당하는 영향이 컸다.

역할 분장이 끝난 조들은 3일 동안의 학습 플랜을 짰다. 프로젝트 수행 중 필요한 학습 정보나 지식은 개인별 스마트 글라스에 표시됐다. 상황에 따라 개인별로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스마트 글라스로 그때그때 확인하며 활발한 토론이 진행됐다. 팀 전체가 새로운 정보에 대한 학습이나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면 스마트 글라스의 VR 모드를 활용해 가상현실 속으로 들어가 3명이 함께 직접 체험해보며 학습과 활동을 수행할 수 있었다. 김 과장이 속한 조는 1일 차에 신규 사업 아이템 발굴과 시장조사, 2일 차에 아이템 콘셉트 구체화, 3일 차에 제품 모델링 제작의 순서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후 본 과정 학습결과를 토대로 현업에서 3개월 동안 과제를 수행하기로 했다.

본 교육 기간 동안 학습시간과 휴식시간, 취침시간은 조별로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었다. 전체가 다시 모이는 시간은 3일 차 오후에 본 교육 결과 발표시간으로 정해졌다. 이때 조별 과제결과에 대한 자유로운 토론과 상호 피드백을 진행하기로 했다. 학습 진행 과정 중에는 별도의 강의나 전체 대상 수업은 없다. 지식이나 정보가 필요하면 개인별 스마트 글라스를 통해서 정보를 찾거나 영역별 전문가를 연결해 조언을 들을 수도 있고, 토론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본 교육은 팀 중심으로 진행되지만 학습은 맞춤형이면서 자기주도적 방식으로 진행한다.

김 과장 조는 토론을 통해 미래 자동차의 핵심 요구사항을 선정했다. 교통 체증에서 자유로운 공간 이동, 자율주행에 의한 운전 편의성, 실용적 디자인 등이 선정됐다. 이러한 요구사항을 반영한 미래형 자동차의 콘셉트는 ‘비행 자동차’로 정했다. 비행 자동차는 자동차와 드론이 결합된 트랜스포머형 자동차에 초점이 맞춰졌다.

먼저 드론의 구조역학에 대한 학습을 VR로 진행했다. 모두 스마트 글라스를 VR 모드로 전환하고 3차원 영상 속에서 드론의 구조와 세부 내용에 대해 공부했다. 비행 자동차의 핵심은 날개 부분이 접히면서 펼쳐지는 구조설계, 비행을 위한 차체의 무게와 안전을 위한 차체 강도 구현에 달렸다. 비행 엔진은 전기자동차의 전력을 이용하며 운전은 자율주행방식을 채택했다. 비상시 수동 운전 모드로 전환이 가능하며 위기 상황에 대비해서 전후방에 낙하산을 부착하기로 했다. 차체의 강도와 무게를 구현하기 위해 특수 알루미늄 합금소재에 대한 학습도 추가로 진행했다. 이를 통해 알루미늄 합금이 강도가 높으면서도 변형, 용접, 내식성이 용이함을 알 수 있었다.

비행 자동차의 날개는 윙 타입의 드론 날개가 4개의 차 문 안에 들어 있다가 나오면서 펼쳐지는 방식을 선택했다. 드론 형태의 비행이 되기 위해서는 양력과 추진력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날개가 최소 4개는 있어야 한다는 것을 VR 교육을 통해 배웠다. 또한 차체의 무게를 이기고 날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마력을 낼 수 있는 배터리의 성능이 확보돼야 한다는 것도 터득했다.

김 과장 조는 1일 차 학습을 마무리면서 학습 계획에 따라 2일 차에는 각자의 역할을 분담해 개별적으로 학습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는 시간 부족을 해결하고 작업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각자 작업을 진행한 후 저녁식사 1시간 전에 모여 작업의 결과를 공유하고 보완하기로 했다. 2일 차에는 이 과장이 비행 자동차에 대한 경쟁 제품 조사와 시장조사, 타깃 수요층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제품 개발 담당인 김 과장은 제품에 대한 초도 설계를 진행하고 윙 타입의 문이 드론 날개로 변형되는 부분의 기계적 메커니즘을 구체화하는 작업을 맡았다. 생산 및 관리 담당인 최 과장은 재료의 구입, 필요 기술의 소싱, 생산을 위한 자사 생산라인 활용 방안 등에 대해 검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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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차 학습을 마치고 보니 시계는 벌써 새벽 1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1일 차 학습 결과와 2일 차 학습계획을 단말기의 학습 노트에 정리한 후 저장 버튼을 눌렀다. 조별 학습결과와 계획은 교육담당자의 단말기에 자동으로 표시되고 학습자의 직속상사에게도 자동으로 전달된다.

2일 차 아침, 참가자들은 개별적으로 식사를 하거나 운동을 한 뒤 조별 학습룸에 모였다. 조별 학습룸은 사면이 전자칠판이어서 언제든 펜으로 무언가 쓸 수 있고 이렇게 작성된 메모들은 자동으로 저장된다. 또한 각자의 스마트 글라스 화면을 칠판에 디스플레이할 수도 있다.

김 과장은 자동차 문의 날개 부분 설계를 위해 드론 전문가에게 대화 요청 메시지를 보냈다. 그에게 오후 3시에 대화가 가능하다는 답신이 왔다. 우선 자신이 궁금한 사항을 정리해 e메일로 송부했다. 그 사이 차체 설계와 날개 부분의 기체변경 설계 초안 작업에 들어갔다. 구조설계를 진행하면서 자사 구조해석 분야의 전문가와 실시간으로 차체 구조에 대해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전문가도 김 과장의 스마트 글라스에 내장된 카메라가 보여주는 작업 현황을 직접 보면서 적절한 조언을 해줬다.

3명의 조원들은 각자가 작업한 결과를 정리해 오후 5시에 모였다. 스마트 글라스 덕분에 작업의 진척 속도가 빨랐다. 모두 각자의 결과물을 공유한 뒤 보완 사항은 식사 후에 진행하기로 했다. 이 과장의 시장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직은 비행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충분하지 않았다. 그 때문에 초기에는 얼리어댑터를 중심으로 한 주문 제작 방식이 적절한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또 이 과장은 초기 프로모션을 위한 비행 자동차 경주대회도 제안했다. 이 과장은 이어 자동차와 항공기 산업에 대한 법규와 규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과제로 제시했다. 최 과장은 제조원가를 낮추기 위해 설계를 모듈식으로 하고 제작 방식은 일체형 구조로 하자고 제안했다. 현재 자사의 생산라인 중 고급 승용차 라인 중에서 제작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좋은 소식도 있었다.

2일 차 학습을 마치면서 3일 차에는 각자의 학습결과를 모아서 함께 보고서를 작성하기로 했다. 또한 비행 자동차의 3D 모델링과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한 제품 디자인 시안을 제작하기로 했다. 3일 차 작업은 함께 모여서 진행하기로 했다.

3일 차 중식 후 본 교육에 참가했던 개별 조원들이 전체 미팅룸에 모였다. 조별로 수행한 과제 결과물을 발표하는 시간이었다. 이 보고회는 참가자의 직속 상사들이나 회사의 경영진, 시청을 원하는 직원 누구에게나 개방돼 있었다. 참가자들은 각 조의 과제 결과물 프레젠테이션을 보면서 제품의 시장성, 기술성, 독창성과 실현가능성을 중심으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흡사 스타트업의 데모데이 같았다. 영상을 시청한 사람들은 각 조의 발표를 보면서 평가도 할 수 있다. 전체 평가 결과 우수한 평가를 받은 조는 별도의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평가 결과에 따라 과제 수행에 필요한 지원이 차등 지급되는 것이다.

김 과장 조가 발표한 비행 자동차는 우수등급인 A등급을 받아 3개월 동안 500만 원의 개발 지원금을 받게 됐다. 이 지원금은 실제 프로토타입 개발에 쓰인다. 교육 과정에서 배운 것들을 실제 현장에서 성과물로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자원을 제공하려는 의도다. 각 조원들은 현업으로 돌아가 원격으로 작업 결과를 공유하면서 프로토타입 개발과 사업화 과제를 수행한다. 3개월 후 전체 발표에서 통과된 우수 아이템은 회사의 중장기 과제로 등록돼 본격적인 제품 개발과 사업화를 추진할 기회를 갖게 된다.

이상 AR/VR 기술을 적용한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을 살펴봤다. 아직 AR/VR 기술이 실제 기업 교육 현장에 깊숙하게 자리 잡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 사례보단 여러 사례들을 바탕으로 가상의 교육 모습을 그려봤다.

AR/VR 기술을 활용한 기업교육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교육에서 경험해 보지 못한 실제와 유사한 경험을 실시간으로 가능하게 해준다는 점이다. 여기에 IT와 인공지능(AI) 기술이 병합한다면 교육의 몰입과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다. 다음에서 AR/VR 기술을 활용한 기업교육의 현황과 기대효과, 그리고 장애요인을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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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완 김성완 | 통코칭 대표

    필자는 중앙대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고 미국 텍사스대에서 조직 개발 내부 컨설턴트 과정을 수료했다. LG디스플레이 HRD 현업지원팀 파트장을 지냈다. 현재 통코칭 대표로 리더십과 조직 개발, 기술 창업에 대한 코칭을 하고 있으며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자문교수를 겸임하고 있다. 저서로는 『리더의 마음혁명』 『리더십 천재가 된 김팀장』 『팀장의 품격』 등이 있다.
    coach@tongcoach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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