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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gotiation Letter

상대방에게 조언 구하는 행위 협상의 고수로 가는 지름길

최두리 | 219호 (2017년 2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협상 고수가 되는 5가지 기술

1. 긴장을 기대감으로 전환시켜라

2. 계약서의 초안으로 논의의 기준을 잡아라

3. 침묵 효과를 활용하라

4. 조언을 구하라

5. 최종 중재를 고려해 공평한 제안을 던져라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대 로스쿨의 협상 프로그램 연구소가 발간하는 뉴스레터 <네고시에이션>에 소개된 ‘The Next Step to Mastering Negotiation’을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NYT 신디케이션 제공)



당신이 기본적인 협상 기술을 모두 익혔다고 치자. 당신은 항상 철저하게 준비하고, 친밀한 관계 형성을 위해 공을 들이며, 협상의 범위를 꼼꼼히 파악한 후 첫 제안을 건넬 것이다. 여러 쟁점들을 포괄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현명한 거래(trade-offs)의 중요성도 알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는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의 기술을 배울 때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지만 그 효과만큼은 확실해 모든 전문 협상가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주제와 기법이다.



1. 긴장을 기대감으로 전환시켜라.

협상 준비 단계에서 우리는 종종 유쾌하지 않은 경험을 한다. 흥건하게 땀이 고인 손, 빨라진 심장박동, 감출 수 없게 경직된 몸 등이 그 예다. 전문 협상가들에게도 이런 일은 흔하게 발생한다. 하지만 앨리슨 우드 브룩스(Alison Wood Brooks)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에 따르면 이런 마음가짐은 잘못된 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협상에서 비롯된 긴장감을 해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이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으로 브룩스 교수는 긴장에서 오는 강한 심리적 흥분 상태를 기대감으로 바꾸는 방법을 추천한다. 그는 연구를 통해 흥분을 긍정적인 것으로 여기는 이 교묘한 방법이 기대감을 증가시키고 협상의 성과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2. 계약서의 초안으로 논의의 기준을 잡아라.

협상에서 먼저 조건을 제안하는 측이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논의를 이끌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심리학자 아모스 트버스키(Amos Tversky)와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이 최초로 사용한 용어로 ‘기준점 편향(anchoring bias)’이라고 알려진 이 현상 때문에 협상에서의 첫 번째 제안은 노련한 협상가들에게도 강력한 기준점이 될 때가 많다.

이 현상이 좀 더 강한 효과를 내기를 원한다면 법무 담당자나 팀 내 의사결정자와의 논의를 거쳐 준비된 계약서 초안이나 양식을 갖춘 제안서로 실질적인 논의를 시작하라. 미국 메사추세츠주에 있는 터프츠대(Tufts University)의 제스왈드 살라쿠제(Jeswald Salacuse) 교수에 따르면 때때로 부적절한 경우도 있겠으나 초안을 활용한 접근은 협상에 미치는 당신의 영향력을 키우는 효과가 있다. 표준 양식을 사용한 계약서는 대화를 유리한 쪽으로 이끌어가는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양측의 시간과 비용도 줄일 수 있다.



3. 침묵 효과를 활용하라.

다른 대화에서와 마찬가지로 협상에서도 우리는 설득이나 반론 등에 동반되는 적막을 메우려고 서두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구한 수브라마니안(Guhan Subramanian) 하버드경영대학원 및 하버드 로스쿨 교수에 따르면 이는 실수일 수도 있다. 상대방이 얘기를 마친 후 이어지는 몇 초간의 침묵은 당신이 방금 상대가 말한 것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침묵은 자기 주장을 펼치고 싶은 본능을 억제하고 경청하려는 마음을 확대할 수 있는 힘을 줍니다.”

수브라마니안 교수는 또한 침묵은 우리가 기준점 편향에 휩쓸리지 않도록 도움을 준다고 주장했다. 그는 “상대가 과감한 발언으로 협상을 주도해나가려고 할 때(기준점을 세우려고 할 때) 당신의 놀란 듯한 침묵은 항의보다 훨씬 더 세게 그 기준을 약하게 만드는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4. 조언을 구하라.

전문 협상가들은 상대방에게 조언을 구하는 행위가 나약함이나 경험 부족, 혹은 두 가지 모두를 드러낸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최근 앨리슨 우드 브룩스 교수와 머라이스 슈바이저(Murice Schweitzer) 와튼스쿨 교수, 프란체스카 지노(Francesca Gino)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가 진행한 한 실험에 따르면 상대방이 조언을 구하면 참가자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상대방을 더 능력 있는 사람으로 평가했다. 연구자들은 조언을 구하면 상대방을 치켜세우면서 그의 자신감을 고조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따라서 필요한 경우 협상 상대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을 고려해보라. 유용한 조언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관계를 우호적으로 만드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5. 최종 중재를 고려해 공평한 제안을 던져라.

소송에서 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을 할 때 상대방이 합리적이고 선의에 바탕을 둔 조건을 제시하거나 이를 생각할 만한 능력이 없는 것처럼 느껴져 좌절할 때가 있다. 어떻게 하면 적대적인 분위기의 협상에서 양측 모두 공평하다고 느끼는 합의에 이를 수 있을까?

맥스 베이저만(Max H. Bazeman)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에 따르면 야구 중재(baseball arbitration)라고도 알려진 최종 제안 중재(final-offer arbitration·F.O.A.)가 그 해결책 중 하나다. 이 방법은 그 효과에 비해 덜 사용되는 방법이기도 하다. 최종 제안 중재 상황에서는 양측 모두 최선의, 그리고 최종적인 조건을 중재자에게 제출하고 중재자는 두 제안 중 무조건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이때 양측은 중재자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협상에서 최종 제안 중재 방식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면 양측은 보통 합리적인 제안을 하기 마련이다. 중재자들에게 그들이 합리적이라는 인상을 줘야 할 동기를 갖게 됐기 때문이다. 최종 제안 중재가 가능한 메이저리그에서는 중재자가 어떤 쪽을 선택할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선수와 팀 모두 계약 합의에 이르도록 하는 경우가 많다.

베이저만 교수는 합리적이지 않다고 여겨지는 상대와 분쟁을 벌이게 됐다면 최종 제안 중재 방식을 활용해보라고 조언한다. 만약 상대가 허세를 부리고 있었다면 이전보다 훨씬 합리적인 조건으로 당신의 제안에 응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상대가 당신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당신은 당신의 합리성에 자신감을 가져도 좋을 것이다.



번역 |최두리 deardur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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