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o-Zero Organization

협업 프로세스가 열정과 재능을 살린다

184호 (2015년 9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협업의 기술

1. 사전에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하고해야 할 일의 목록(To-Do List)’을 정리한다.

2. 정리된 업무를 일정한 기준에 따라 분류하고 우선순위를 정한다.

3. 업무 수행 시에는 협업의기본 원칙(Ground Rule)’을 따른다.

 

 

편집자주

최근 컬래버레이션의 열풍에 힘입어 기업에서도 사내 컬래버, 즉 협업에 힘을 실어주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조사에 따르면 사내 협업에서 처음에 기대했던 것만큼의 성과를 거둔 사람은 10명 중 한두 명에 불과합니다. HSG 휴먼솔루션그룹에서 부서 간 장벽을 넘어 성과를 만들어 내는 협업의 기술을 실질적 툴과 함께 제시합니다.

 

 

올여름 두 달여 동안 온 나라를 공포에 떨게 했던 메르스(MERS·중동발 호흡기증후군)가 사실상 종식됐다. 69일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대한민국은 갑작스레 코앞까지 들이닥친 실체 없는 적 앞에서 우왕좌왕했다. 그 사이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났고, 점점 커져가는 국민들의 공포와 원망 속에서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병원 등 주요 이해관계자들은 서로 힘을 합해 상황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기보다 초기 대응 부진에 대한 원인을 서로에게 돌리는 데 급급했다. 최초 감염자의 확진 과정을 더 신속하고 중대한 이슈로 다뤘어야 했다, 국민들에게 현황을 투명하게 공유하는 것이 중요했다, 최대 발병지가 된 병원을 곧장 폐쇄해야 했다, 어차피 발병은 시작된 것이니 백신에 대한 연구부터 빨리 진행했어야 했다 등 문제 해결에 대한 갈피도 못 잡고 귀중한 시간을 보낸 건 말할 것도 없다.

 

메르스 사태 초기에골든 타임을 놓쳐버린 이유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결국 이 모든 논쟁의 중심에는무엇이 더 중요한가에 대한 첨예한 대립이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모든 일이 그렇다. 국가적 비상사태 해결부터 회사의 매출 실적 달성까지, 여러 사람이 함께 모여 어떤 일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무엇을 해야 할지 먼저 정리하고 중요한 순서에 따라 분류한 뒤 원칙을 가지고 실행해야 한다. 너무나도 분명한 성공 원칙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협업을 할 때 이를 놓치는 이유는모두가 동의하는 우선순위를 적시에 정의하는 것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협업의 기술

앞서 176, 181호 두 편의 글을 통해 협업의 첫 번째 성공요소로한 팀으로 일하기 위한 마음가짐인 팀십(Teamship)’에 대해 다뤘다. 타인과 함께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는 데 있어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갖는 것은 협업의 성과를 높이기 위한 핵심이다.

 

그럼 팀십만 있으면 협업의 성과는 100% 보장될까? 안타깝지만 답은아니오. 성실하고 태도 좋은 직원이라고 해서 꼭 업무 성과가 높은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협업에 참여하는 구성원 모두가 같은 목표 아래 똘똘 뭉쳐도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는 일이 생겨나게 마련이다.

 

문제는일하는 방식, 즉 프로세스(Process)’에 있다. 특히 협업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만큼 일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한 고민도 필요하다. 이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바로우선순위의 정의. 협업이란 기본적으로 여러 사람이 모여 각자 맡을 일을 분담해 전체를 완성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때 전체 업무에 대한 큰 그림과 업무별 우선순위 및 선후관계가 명확하지 않으면자기 일만 챙기고 열심히 하는일이 생긴다.

 

각자가 맡은 일을 열심히 하면 좋은 것 아니냐고? 문제는 그 과정에서 자칫 해야 할 일을 빠트리거나 같은 일을 중복해서 하는 경우가 생긴다는 점이다. 메르스 사태를 떠올려보자.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은 예상하지 못했던 위기에 대응해 각자 나름대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자신이 해야 할 일에 집중했다. 그런데 그 결과는 어땠나? 각 병원에서는 열심히 환자들의 감염 여부를 조사하고 문제가 확산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상세 정보를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즉각 공유하지는 못했다. 그 결과 이후 설립된 각종 메르스 관련 기구에서는 또다시 별도의 재조사를 통해 현황 파악을 해야 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정보의 혼선으로 인해 자가격리대상자 다수가 누락된 점이 뒤늦게 확인됐고, 이것은 곧 감염 확산으로 이어졌다.

 

협업은 생각이 다르고 일하는 방식이 다른 사람들끼리 모여 더 큰 성과를 추구하는 과정이다. 그래서 일을 시작하기 전우선순위의 명확한 정의를 만들어 놓지 않으면 일이 비효율적이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다. 그럼 이러한 문제를 막기 위한 협업의 우선순위는 어떻게 만들면 좋을까?

 

1. 사전에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하고 ‘해야 할 일의 목록(To-Do List)’을 정리한다

당신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어떤 것들이 있고, 각각에 얼마만큼의 시간을 쏟고 있는지 파악하고 있는가? HR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조직 구성원들에게 각자의 직무기술서나 현황표 작성을 요청하면 대부분 난색을 표한다. 매일 해온 일이긴 하지만 굳이 그것을 모두 나열해서 어떤 업무에 몇 %의 시간을 쏟고 있는지는 굳이 정리해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개인별 결과물(output)을 모아놓고 봐도 그 수준은 천차만별이다. 같은 팀에서 똑같은 직무를 맡고 있어도 어떤 직원은 A, B, C를 업무 범위로 생각한 반면 어떤 직원은 A B만을 업무 범위로 보고 있다. 업무의 범위가 다르다는 것은 곧 업무 수행에 따른 결과물이나 업무 수행을 위해 필요한 시간과 자원도 달라짐을 의미한다. 이런 두 사람이 함께 일하는 경우 분명 적지 않은 마찰이 발생할 것이다. 같은 팀에 속한 사람들끼리도 이런데 하물며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여러 사람들이 모여 함께 일하게 되면 어떨까? 사전에 업무 범위 및 내용에 대한 의견 조정 및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갈등은 더 커질 것이다.

 

 

따라서 협업 시 운선순위를 정할 때에는어떤 일부터 먼저 할지를 정하기에 앞서협업 업무의 범위가 어떻게 되는지를 명확히 하고 이것을 토대로 해야 할 일 목록을 쭉 정리해보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그러나 익숙한 개인의 업무를 정리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낯선 협업 과정에서 전체 업무를 모두 정리해 본다는 것이 막연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에 협업 시 전체 업무 내용을 파악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3가지 사항을 제시한다. ( 1)

 

당신이 CEO의 특별 지시로업무 프로세스 개선 TFT’의 팀장을 맡게 됐다고 해 보자. 그렇다면 당신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바로업무 수행 배경을 파악하는 일이다. ‘업무 수행 배경이란 이 일을 하게 된 의미나 동기를 뜻하므로 CEO에게 이 일을 시킨 이유가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CEO는 프로세스가 너무 엉망이라 당장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TFT를 꾸렸을 수도 있다. 혹은 각 조직에 흩어져 있는 암묵적인 지식들을 매뉴얼화해서 부서 간 내용을 서로 공유하게 하려는 의도를 가졌을 수도 있다. 또는 현재 프로세스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충격 요법을 통해 구성원들에게 심리적 변화를 일으키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지시한 사람과 수행한 사람이 다를 경우,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파악이 없이는 애초 의도와는 달리 일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짚고 넘어가도록 한다. 그럼 만약 당신이 TFT의 책임자라면? 당연히 사전에 구성원들에게 이 점에 대해 분명히 알려야 한다.

 

‘업무 수행 배경을 명확히 했다면 두 번째로업무의 제약사항을 파악해야 한다. 성과를 달성하는 데 있어 장애물이 되는 요소를 정리해봄으로써 업무 범위를현실적으로 조정하는 단계다. 이때 주의할 점은 심리적 제약이나 추측사항이 아닌 실제로 근거가 있는 내용에 한해 정리해야 한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제약사항은 시간, 예산, 인력에 대한 것으로 지원 및 조정이 가능한 부분과 불가능한 부분에 대해서도 함께 정리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 당신은 TFT가 해야 할전체 업무의 범위가 어떻게 되는지를 파악할 수 있고, 그 하위를 구성하게 될상세 단위 업무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게 된다. 시간이 제약사항일 경우 프로세스 개선을 위한 의견 수렴 방법으로 구성원들과의 11 면담은 업무 범위에서 빠지고 그룹별 워크숍 진행 등을 넣는 게 합리적이다. 이때 예산 또한 제약사항이라면 워크숍 규모를 최소한의 수준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사전에 방안을 미리 고민해 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은 결과물을 중심으로 상세 단위 업무 간 수준을 조정하는 것이다. 결과물이 나오는 것에 한해 단위 업무를 정리해야 너무 추상적이거나 상세한 내용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이렇게 단위 업무를 정리하면 향후 협업 과정에서 업무 단위별로 수행이 완료됐는지를 명확히 판별할 수 있다. 물론 이렇게 해도 협업을 하는 과정에서 업무가 빠지거나 중복되는 일은 계속해서 생길 것이다. 그러나 일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이것을 정리해 놓으면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발생했을 때 더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다. 또한 계속해서 오차를 좁혀나가는 작업을 통해 조직적 대응능력 또한 한 단계 더 발전할 것이다.

 

 

 

2. 정리된 업무를 일정한 기준에 따라 분류하고 우선순위를 정한다

응급실에 입원해 본 적 있는 사람은 의사의 몇 가지 기초 문진 뒤 간호사가 와서 자신의 팔목이나 발목에 작은 태그를 붙인 것을 본 기억이 날 것이다. 이것을트리아지(Triage)’라고 한다. 작은 태그 한 장에 불과한 트리아지는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환자의 상태를 빠르게 파악해 치료 우선순위를 정해 응급환자의 사망률을 크게 낮추는 효과를 가져온다. (그림 1)

 

사실 트리아지는 이미 200년도 더 전에 만들어진 시스템이다. ‘환자를 분류하다라는 프랑스어에서 유래된트리아지 18세기 나폴레옹 군대의 군의관으로 있던 도미니크 잔 라레이(Dominique Jean Larrey)라는 의사가 최초로 발명한 체계를 거의 그대로 따르고 있다.

 

포탄이 쏟아지는 정신 없는 전쟁터에서 부상자를 치료해야만 했던 라레이는 체계적인 치료를 목적으로 부상자들을생존 가능성여부에 따라 분류했다. , 생존 가능성이 없는 환자들은 별도로 마련된 막사로 이동시켜 자신이 믿는 종교의 지도자가 인도하는 가운데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도왔다. 생존 가능성이 있는 환자들은 부상 정도에 따라응급 환자경상 환자로 분류했다. 이후 즉각 치료를 받아야 생존이 가능한응급 환자 1순위로 치료하고 2순위로 경미한 부상을 입은경상 환자들을 돌봤다. (그림 2)

 

굉장히 단순해 보이지만 그가 고안해 낸 이 분류 체계 덕분에 부상자들의 치료 및 회복 속도가 향상돼 나폴레옹 군대는 계속된 전쟁 와중에도 지원군 보급이 문제가 된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한다. 라레이가 생각한 체계적인 치료를 위한 대전제는중복으로 분류되거나 누락되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현대에 와서 우리는 이것을 ‘MECE(Mutually Exclusive Collectively Exhaustive)’란 말로 개념화해 부르고 있다. 기업에서는 논리적 사고를 위한 기본 개념으로 생각해 신입직원 교육 시 필수적으로 다루고 있는 내용이기도 하다.

 

 

그러나 기초 중의 기초라고 하면서도 막상 현업에서 적용해 보려면 쉽지 않은 것이 이 MECE, 즉 중복으로 분류하거나 누락하지 않고 어떤 이슈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작업이다. 특히 협업의 경우 원래 하던 일과 비교해 업무 내용이 생소하므로 일을 정리해도 이것이 MECE한 것인지 확신을 가지기 쉽지 않다. 그럼 어떤 방법을 활용하면 좋을까?

 

답은방법이 아니라기준에 있다. 그리고 이 기준은 일을 해서 얻고자 하는목적에 대해 생각해 보면 찾을 수 있다. 라레이 사례로 돌아가 보자. 라레이가 당장 치료가 필요한응급 환자 1순위로 치료한 이유는 그의 부상자 분류 기준이생존 가능성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분류 기준이 나오게 된 배경에는한 명이라도 더 많은 생명을 살리겠다는 라레이의 목적이 있었다. ‘당연히 생명이 가장 중요한 거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당시 그가 있던 곳은 전쟁터였다. 만약 그가 환자를 치료하는 목적이조국이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을 돕기 위한 것이었다면 부상자를 분류한 기준은전쟁터에 빨리 복귀해 전력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었을 것이다. 그러한 경우 치료의 1순위는응급 환자가 아닌경상 환자가 됐을 것이다.

 

무엇이 옳은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협업 시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것에 대해 구성원 모두가 명확히 인지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목적을 기준으로 업무를 분류할 때 비로소 협업을 위한 일의 우선순위가 제대로 정의될 수 있다.

 

3. 업무 수행 시에는 협업의 ‘기본 원칙(Ground Rule)’을 따른다

세계적 로큰롤 밴드롤링스톤즈(The Rolling Stones)’. 인기와 명성을 얻은 수많은 그룹들이 시간이 흐른 뒤 마치 정해진 길을 걷듯 갈라서는 것에 비해 롤링스톤즈는 1962년 결성 후 같은 멤버들이 줄곧 함께 활동해 오고 있다. 그들의 남다른 결속력은 어디에서 왔을까? 바로 팀을 끌어가기 위한원칙이 있었다는 점이다.

 

1년에 절반 이상을 해외 투어 활동으로 보내는 롤링스톤즈는 멤버들은 물론이고 스테프들에게까지 예외 없이 적용되는 투어 원칙 3가지를 가지고 있다. 투어 출발 및 공연 전날은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것과 투어 시 각자의 사생활을 인정하는 개인 공간을 마련하는 것, 그리고 투어 중 특정 기간은 가족들과 함께 보낸다는 것이다. 단순한 내용이지만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팀의 공동 목표 또한 중시하는 이들의 협업 원칙은 지금의 롤링스톤즈를 있게 했다.

 

조직 구성원들이 함께 일할 때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약속과 기준을 조직의기본 원칙(Ground Rule)’이라 한다. 협업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진행하는 만큼 그 안에 얽힌 이해관계 또한 복잡하다. 따라서 구성원 모두가 합의하는기본 원칙을 정하지 않으면 이해관계자 간의 권력관계, 즉 정치적 이슈에 따라 일이 진행되는 문제가 생긴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전 CEO인 스티브 발머(Steve Ballmer)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사내 협업이 잘 되지 않는 이유는 사람들의 생각처럼 IT 개발자 특유의 개인지향적 문화 때문만은 아니라고 말했다. 오히려 사내에 만연한 정치적 이해관계로 인해 의사결정이 자주 번복되고 그 과정에서 피해를 보는 구성원들이 생겨나면서 조직 내에 점차 협업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그는 은퇴 전 회고했다.1

 

그럼 협업에 필요한기본 원칙은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우선 업무를 수행할 구성원들이 과정에 참여해 직접 결정하게끔 하는 것이 좋다. 많은 조직들이리더의 뜻에 따라 원칙과 기준을 암묵적으로 만들고 또 적용한다. 하지만 사람은 감정의 동물로 항상 객관적이고 냉철한 판단을 하기는 어렵다. 이는 리더도 마찬가지다. 그러다 보니 리더의 일관되지 않은 판단 기준을 보아온 직원들은 리더 부재 시에는 의사결정을 주저하게 되고, 그 결과는 곧 업무 효율의 저하로 이어진다. 특히 타 조직과의 협업 시에는 의사결정 체계가 불명확해 일이 지연될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이 점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구성원 모두가 동의하는 원칙을 사전에 만드는 것이 좋다. 둘째, 기본 원칙의 세부 항목은 적을수록 좋다. 기억할 수 없다면 행동으로도 옮겨지지 않는다. 우선순위가 높은 행동들을 중심으로, 아무리 많아도 5가지를 넘기지 않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일단 정해진 그라운드 룰은 예외 없이 누구에게나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바뀌거나 적용할 수 있지만 이것은구성원들과의 협의를 전제로 했을 때 이야기다. 그렇지 않고 한 명에게만 예외적 허용을 둔다거나 일관적이지 않게 적용할 경우 원칙에 대한 신뢰 자체가 사라짐을 명심해야 한다.

 

다시 메르스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갑작스럽게 처음 마주한 상황에 당황스러웠던 것은 모두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빨리 뭐든 하고 봐야 할 것 같다는 초조함도 컸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기에 앞서 관련자가 모두 모여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무엇을 기준으로, 어떤 일부터 할지 정한 뒤 원칙에 맞게 이를 수행했다면 피해는 좀 더 줄어들지 않았을까?

 

우리 자신은 어떠한가? 급하고 중요한 일일수록 잘하고 싶은 욕심에 일단 시작을 서두르고 있지는 않은가? 그러나 업무와 관련된 이해관계자가 많고 다양할수록 무작정 일을 시작하기보다 공통의 일하는 방식과 기준을 정하고 시작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로 인해 얻는 협업 과정에서의 효율성과 효과를 생각한다면 초기에 투자하는 시간과 노력은 아주 잠깐에 불과할 것이다.

 

이우창HSG 휴먼솔루션그룹 경영전략연구소장 wclee@hsg.or.kr 김지유HSG 휴먼솔루션그룹 연구원 jykim@hsg.or.kr

이우창 소장은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에서 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캐나다 요크대 슐릭경영대학원(Schulich School of Business)에서 MBA를 취득했다. 현대중공업 연구원을 시작으로 KMAC(한국능률협회컨설팅) 전략그룹장 및 IGM 세계경영연구원에서 교수를 역임했다. 김지유 연구원은 서강대에서 독어독문학 및 경영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 IGM 세계경영연구원 R&D팀 연구원, 글로벌 컨설팅회사 액센츄어의 애널리스트를 지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89호 Boosting Creativity 2020년 1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