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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경영진은 말하고 싶어도 꾹 참았다 직원들의 숨은 아이디어가 터져나왔다”

이유종 | 152호 (2014년 5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 HR

한국마즈가 제안하는 퍼실리테이션을 활용한 조직문화 개선 방법

① 퍼실리테이션의 방법을 단계적으로 실시했다.

② 직원들이 현장과 동떨어진 의견을 제시해도 수용했다.

③ 경영진은 가급적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④ 열린 태도로 직원들이 거침없이 의견을 제시할 때까지 참고 기다렸다.

 

1911년 미국 워싱턴 주 타코마에서 출발한 마즈(Mars Incorporated)는 초콜릿 스니커즈(Snickers), 앰앤앰스(M&M’s)와 애완견 사료 페디그리(PEDIGREE), 껌 위글리(Wriglet’s)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글로벌 기업이다. 현재 초콜릿, 애완견 사업, 제과, 식품, 음료, Symbioscience(기술기반의 건강 및 생활과학 비즈니스) 6개 사업 분야에서 연간 매출액 350억 달러(36조 원 정도)를 기록하고 있다.

 

마즈는 상호성을 매우 중시한다. 창업자 프랭크 마즈의 아들인 포리스트 마즈는 1947회사의 목적(The company’s objective)’이라는 경영철학을 선포했다. 그는마즈는 오로지 고객과 유통업자, 공급자, 경쟁자, 정부기관, 구성원, 주주들과 상호 이익을 증진시키기 위해 존재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이후 상호성은 마즈를 대표하는 기업문화로 자리를 잡았다.

 

마즈의 상호성은 직원에게 평등주의로 이어진다. 마즈의 임직원은 모두 어소시에이트(Associate)로 대우를 받는다. 마즈에서는피고용자(Employee)’라는 단어가 금기어다. 직급과 직책에 관계없이 모든 직원들을 평등하게 대우한다. 마즈에서는 임원들에게 제공되는 집무실, 전용 차량, 비서 등의 혜택과 특권이 없다.

 

한국마즈는 1991년 설립된 Mars Incorporated의 한국법인이다. 김광호 한국마즈 대표도 집무실이 따로 없다. 사무실 중앙에 놓여진 책상에서 업무를 본다. 주위에는 흔한 칸막이마저 없다. 이런 평등주의 덕에 직원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10년 이상 장기근속자가 직원 3명 중 1명이나 된다. 한국법인이 1991년 설립된 것을 감안할 때 장기근속 비율이 꽤나 높은 편이다. 여직원들이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도 유명하다. 전체 직원 72명 중 여성이 43%. 이런 좋은 여건에도 불구하고 한국마즈는 직원들과 더 소통하려고 부단히 노력한다. 여전히 소통되지 않는사각지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마즈는 2012 7월 회사의 비전과 가치, 중단기 목표를 정하는 데 직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기 위해서 외부 퍼실리테이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는 그동안 알지 못했던 숨은 의견들이 쏟아졌다. 김광호 한국마즈 대표이사 겸 마즈 북아시아 대표로부터 퍼실리테이션을 활용한 소통 증진 방안을 들어봤다.

 

2012년 당시 전략 수립 과정에서 퍼실리테이션을 활용한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마즈는 설립 이후 2000년대 중반까지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경영성과는 크게 좋지 않았다. 매출액은 늘었지만 순이익 등에서는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경영진은 2005년 중단기 목표를 반영한 경영전략을 만들었고 이후 회사는 좋은 성과를 내고 있었다. 하지만 2012년 당시 나를 비롯한 경영진은 좀 더 탁월한 성장이 필요했다. 또 수치에서 보여주는 경영성과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어떤 목표를 가지고 회사를 이끌어야 하느냐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새로운 비전과 가치, 중단기 경영전략 등을 다시 세우려고 했다. 이런 고민을 하던 즈음 한 퍼실리테이션 전문가에게 퍼실리테이션 방법을 활용해서 직원들과 함께 전략을 세워보라는 조언을 받았다. 사실 이전까지는 모든 경영전략을 경영진이 짰다. 경영진이 전략을 정하고 직원들에게 관련 내용을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어쩌면 직원들과 함께 전략을 세우면 더 좋은 성과를 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략을 세우는 과정에 직원들이 함께 참여하면 해당 직원들에게는 회사의 전략이 곧 나의 전략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 전략과 비전을 대하는 태도와 업무에 대한 몰입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광호 한국마즈 대표

 

 

처음부터 퍼실리테이션의 효과에 대해 신뢰했나?

아니다. 처음에는 확신을 가지기 어려웠다. 임직원 전체가 모여서 회사의 전략을 만드는 게 어떻게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게다가 회사의 사정을 잘 모르는 입사 6개월 미만의 신입사원들까지 비전을 세우는 데 참여하는 방식은 생소했다. 경영진은 회사 사정에 대해서 잘 알고 있지만 일반 직원들은 협소한 자신의 분야에 대해서만 알고 있다. 회사가 돌아가는 사정은 잘 모른다. 회사를 전체에서 보는 시각이 부족하다. 그래서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새로운 방법을 통해서 또 다른 돌파구와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도전해 보기로 했다. 대신 퍼실리테이션을 도입하기 전에 영업담당 이사와 인사담당 이사를 퍼실리테이션 교육기관에 보냈다. 이들은 1주일 정도 퍼실리테이션 교육기관에서 이론과 실무 등 관련 내용을 배웠다. 과정을 마치고 돌아온 두 명의 이사는 전략 수립 워크숍에 퍼실리테이션 방법을 도입하는 게 좋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당시에는 사내에 퍼실리테이션 전문가가 없었다. 외부에서 퍼실리테이션 전문가를 영입해야 했다. 외부 전문가는 사실 회사 사정에 대해서 잘 모른다. 그래서 워크숍 진행을 외부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에 대해 다소 우려하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방식으로 워크숍을 진행하면 직원들에게 더 많은 동기부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외부 전문가가 회사 사정을 더 객관적으로 볼 수도 있다. 한국마즈는 새로운 시각이 필요했다.

 

처음부터 전 직원을 상대로 퍼실리테이션을 실시하지는 않았다.

기업이 어떤 변화를 시도할 때 속도가 매우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방법을 추진해도 직원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추진하면 효과를 거둘 수 없다.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는 직원들이 참여하는 시늉만 할 뿐이다. 그래서 단계적인 절차를 밟았다. 전략 수립을 위한 퍼실리테이션 워크숍은 2012 7월과 9 2차례 열었는데 처음에는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하지 않았다. 부서와 직급별로 24명만 참가하도록 했다. 전 직원의 3분의 1 정도에 해당되는 인원이다. 참가 대상은 경영진과 부장급 이상 중간관리자 등을 빼면 해당 부서에서 참가자를 결정해서 보내도록 했다. 부서별로 할당인원만 책정했다. 또 직원들에게 워크숍에 참여하는 게 아니라 회사가 당신들을 초청한다고 알려줬다. 워크숍 참가 경쟁률이 매우 높았다. 직원들은 회사의 비전, 전략을 만드는 데 관심이 많았다. 영업부서 등 3개 부서의 경우 지원자가 많아서 추첨으로 참가자를 뽑았다. 회사에서 강제로 실시하는 게 아니라서 경쟁률이 매우 높았던 것 같다. 첫 퍼실리테이션 워크숍에 참여한 사람들은 워크숍의 성패를 결정한다. 이들의 판단과 의견이 이후 워크숍의 운영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첫 참여자가 매우 중요하다. 회사는 워크숍 2주 전에 글로벌전략, 경영실적, 경쟁상황, 전망, 관련 법규 등 회사의 전략을 세우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담아 참가 대상자들에게 배포했다.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기 위해서다.

 

퍼실리테이션 워크숍은 어떻게 진행됐나?

퍼실리테이션 전문가의 도움을 받은 첫 워크숍은 경기도의 한 리조트에서 진행됐다. 일반 워크숍과 달리 회의장에 탁자를 모두 치우고 의자만 둥글게 배열했다. 노트북, 전화기 등은 가져가지 못하도록 했다. 모든 참가자들이 정신적으로 몰입하도록 했다. 첫날에는 직원들이 퍼실리테이션 워크숍에 익숙하지 않아서 대화를 많이 하지 않았다. 전문가는 게임 등의 방법으로 직원들의 마음을 열었다. 이후 회사의 전략과 관련한 깊은 토론이 이어졌다. 워크숍은 12일 과정이었는데 첫날에는 침묵했던 직원들도 이튿날에는 수다스러울 정도로 많은 의견을 제시했다. 한국인들은 기업에서 지시와 실행에 익숙하다. 함께 공동으로 만들어가는 건 쉽지 않다. 모두 속내를 얘기하지 않는다. 눈치를 본다. 참가자 24명을 3∼5명의 소그룹으로 나눴다. 작은 그룹으로 나누니 직원들이 훨씬 자유롭게 의견을 꺼냈다. 미세한 의견까지 나왔다. 또 말수가 적은 사람들을 위해서 포스트잇과 펜을 주고 회사가 어떤 사업을 새로 추진하면 좋을지 써보도록 했다. 5분만 시간을 줘도 부담 없이 자유로운 의견이 나왔다. 참가자들은 자유로운 의견을 내놓도록 서로 격려했다. 직원들은 부담 없이 회사의 전략과 비전, 전망, 미래 등과 관련된 의견을 제시했다.

 

사실 입사 6개월 미만의 신입사원들과 함께 회사의 전략을 세우는 과정은 경영진의 입장에서는 매우 답답한 절차다. 이들이 회사의 사정과는 동떨어진 의견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입사원 등 일반 직원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현장에서 물류처리를 담당하던 직원이 갑자기 어떻게 회사의 중단기 전략을 짤 수 있겠는가. 직원들에게도 힘든 과정이다. 첫 워크숍에는 입사 3년 미만의 주니어급 직원들이 5명이나 참여했다. 그런데 경영진은 오히려 이들에게 감동을 받았다. 대체로 경영진이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하고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그런데 워크숍에서는 반대 상황이 발생했다. 첫 프로그램에서 한국법인의 역사를 반추했다. 오래 회사를 다닌 사원들은 모두 아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주니어급 직원들은 잘 모르는 내용이다. 이들은 회사의 역사를 보면서 어려운 환경에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에 새로운 감동을 받았고 선배들이 매우 대단하다고 칭찬했다. 주니어급 사원들에게 칭찬을 받은 경영진은 새로운 자극을 받게 된다.

 

5년 뒤 한국마즈의 성장목표를 설정할 때도 이들의 참여가 돋보였다. 시니어급 직원들은 회사의 사정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오히려 소극적으로 회사의 성장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젊은 직원들은 달랐다. 성장목표를 높게 잡으면 더 열심히 일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매우 과감하게 제안했다. 시니어급 직원들이 매우 빡빡하지만 달성 가능한 목표를 제시하자 주니어급 직원들은이 정도의 목표를 세우려고 모인 게 아니다. 더 잘해야 한다며 목표를 높였다. 더 적극적이었다. 그렇다고 이들의 목표가 전혀 실현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마즈의 글로벌 전략과도 잘 맞아 떨어졌다. 경영진이 독자적으로 전략을 세울 때와 직원들이 함께 수립한 전략의 내용이 비슷하다 해도 결과에서는 차이가 발생한다. 전략을 받아들이는 직원의 수용 태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함께 전략을 세웠기 때문에 회사의 비전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인다. 2012년 세웠던 전략과 실행계획이 모두 잘 추진된 것은 아니다. 초과해서 달성한 목표도 있었고 시장의 상황이 악화돼서 달성하지 못한 목표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직원들을 매우 강하게 몰입시켰다는 점이다.

 

직원들과 함께 세운 전략이 실제 경영현장에서 도움이 되는가?

경영진 5명이 세운 전략과 임직원 72명이 제시한 전략은 질적으로 차이가 난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기 때문에 다양한 아이디어가 도출된다. 물론 실현 가능성이 없는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브레인스토밍의 과정에서는 모든 의견이 제시된다. 퍼실리테이터가 조율한다. 다양한 의견을 분류하고 합친다. 좋은 아이디어를 정제한다. 또 융합해서 더 좋은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도록 유도한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시간을 더 주기도 했다. 이게 퍼실리테이터의 역할이다. 나는 함구했다. 내 아이디어를 말하면 직원들의 생각이 굳어진다. 경영진은 최대한 말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사실 리더에게는 침묵이 매우 힘든 일이다. 리더는 항상 원하는 방향으로 회의를 이끌어 가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자신의 관점을 관철시키고 직원들을 교육시키려는 성향이 크다. 늘 아이디어를 내놓고 끌고 가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직원들의 생각이 정지된다. 리더가 기준을 정해버리면 더 이상 의견이 나오지 않는다.

 

경영전략 수립과 관련해서 직원들이 도움을 준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인가?

임직원을 모으고 일반적인 워크숍을 진행했다면 전략수립이 경영진의 생각과 비슷하게 제시됐을 것이다. 하지만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하자 다른 결과가 나왔다. 회사의 전략에 대해서는 경영진이 가장 많이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제품, 광고, 매출 등 수치와 관련된 분야에서는 경영진이 더 많이 알 수도 있다. 하지만 직원들은 다른 시각에서 회사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좋은 의견을 제시했다. 직원들은 일하는 방법, 인재 개발법, 비전 달성을 위한 회사의 가치, 기업의 문화, 기업의 평판 등 경영진이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거론했다. 특이했다. 일하는 방법 등은 경영컨설턴트들이나 제시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일반 직원들도 구체적인 개선안까지 제시했다. 솔직히 매우 놀랐다. 그래서 경영진이 더 자극을 받았고 이런 의견에 고마움을 느꼈다. 또 토론을 깊이 했기 때문에 평소 내가 잘 알아채지 못하던 부분까지 챙기게 됐다.

 

2012 9월에 열린 2차 워크숍에는 전 직원이 참가했다. 1차 워크숍에서 구상한 큰 그림의 세부 실천과제를 정하는 워크숍이었다. 1차 워크숍에서 나온 내용을 정리하고 큰 비전과 세부 카테고리를 나눴고 구체적인 목표를 정했다. 액션 플랜을 만들 때는 1차 워크숍에 참여했던 직원들이 전도사로 나섰다. 주위사람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도록 도와줬다. 한국마즈는 2012년 퍼실리테이션 워크숍 이후 모든 부서에서 회의와 워크숍을 퍼실리테이션의 방식을 활용해서 진행하고 있다. 이미 많이 정착됐다. 경영진은 매달 워크숍을 진행하는데 퍼실리테이터는 사장, 영업상무, 인사담당이사 등이 돌아가면서 맡는다.

 

경영자들에게 해줄 조언은?

퍼실리테이션 워크숍 이후 직원들의 근무태도가 바뀌었다. 매우 적극적이다. 내년 성장률 목표를 전년 대비 10% 정도로 정하면 진짜로 사장에게 ‘15% 정도는 책정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을 하는 직원이 있다. 직원들이 이런 의견을 제시하는 회사는 흔하지 않다. 퍼실리테이션 워크숍에서 배운 것은 회사의 성장률 등 수치적인 성과가 아니다. 조직문화를 바꾼 것이다. 한국마즈는 매우 열린 조직문화를 갖고 있었음에도 부서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칸막이가 존재했다. 거침없이 얘기하지 못하는 문화가 존재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워크숍 이후 직원들은 자신의 의견을 쉽게 제시했다. 그 결과 직원들의 전체 아이디어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숨은 직원의 역량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직장인들은 자신의 의견이 업무에 반영되면 일과 관련한 자세가 달라진다. 거침 없이 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시장변화에도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회사에서 말할 수 없는 의견이 없기 때문에 경영진에게 모든 현장의 정보가 빠르게 전달된다. 사내 커뮤니케이션 양상도 바뀌었다. 물류부서가 자체 워크숍을 진행하면 영업담당 상무가 참여한다. 서로 협업이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서로 깊숙하게 말하고 듣는다. 사장이 시켜서 하는 게 아니다. 마케팅부서에서 회의를 진행하면 인사팀 담당자가 참여해서 마케팅 관련 인재개발에 대해서 논의한다. 임직원들의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퍼실리테이션을 도입하려는 경영진이 꼭 기억해야 할 부분도 있다. 직원들이 제시하는 의견은 다소 엉뚱하고 회사의 상황과 맞지 않을 때도 많다. 하지만 참고 기다려야 한다. 나도 참고 기다리는 게 힘들었다. ‘그 의견은 아니다고 말하고 정리하고 싶은 순간이 많았지만 참았다. 인내심을 가지면 시간이 다소 더 소요되더라도 전체 직원들을 교육하고 조직문화를 바꿀 수 있는 훌륭한 기회가 된다. 또 하나 경영진이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 경영진의 열린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 사장이 자신을 내려놓지 않으면 직원들이 따라오지 않는다. 상명하달에 익숙한 조직문화를 가졌다면 상당한 시간을 두고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글로벌기업의 한국법인인 한국마즈는 수평적인 기업문화가 정착돼 있음에도 퍼실리테이션을 도입하는 데 6개월 이상 걸렸다. 규모가 크고 조직 문화가 경직된 회사는 더 오래 걸릴 것이다. 어떤 의견을 제시해도 안전하다는 판단이 들지 않으면 직원들은 말을 하지 않을 것이다. 회사와 동떨어진 의견을 제시하는 직원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바로안 된다고 말하면 이들은 입을 닫는다. 기다림과 인내가 필요하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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