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김영걸 KAIST 교수 인터뷰

자기들끼리 지지고볶는 ‘FUN학습조직’ 쑥쑥 자라도록 물을 줘라, 정원사처럼...

147호 (2014년 2월 Issue 2)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이지현(중앙대 신문방송학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김영걸 KAIST 경영대학원 교수는 1990년대 후반부터 기업과 정부기관 등에 지식경영을 소개하고 보급하는 데 앞장서 왔다. 그는 시스템과 IT에 의존하기보다는 자발적인 학습조직 활동을 통해 문서화할 수 없는 지식까지 활발히 교류되는 재미공동체(CoF·Community of Fun)를 만들 것을 주창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국지식경영학회 추계학술대회의 기조연설도지식경영의 진화: 통 경영에서 펀 경영으로라는 주제였다. 서울 홍릉 KAIST 캠퍼스를 찾아 한국 지식경영의 현주소는 어디인지, 펀 경영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왜 필요한지, 어떤 성공 사례들이 있는지 들어봤다.

 

지식경영이 한국에 들어온 지도 많은 시간이 흘렀다. 지금까지의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지식경영은 지금으로부터 약 15년 전 크게 이슈가 됐던 개념이다. 당시 한국은 IMF 구제금융과 경제위기로 인해 기업들이 크게 당한 직후였다. 그래서이제는 주먹구구식 경영으로는 안 된다. 지식으로 경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잘 먹혔다. 심지어 김대중 전 대통령도신지식인이란 용어를 쓰면서 옛날 지식은 필요 없고 신지식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언론부터 대통령까지 지식경영에 대한 궁합이 잘 맞았다고 볼 수 있다.

 

그전까지는 기업에서 각종 지식이 전수, 전달되지 않는 문제가 컸다. 지식이 필요할 때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이 되지 않고 개인이 회사를 나가거나 부서가 바뀌면 지식도 같이 없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비유를 하자면 지식경영 이전의 한국 기업은 초등학교만 계속 다니는 학생과도 같았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로 올라가야 하는데 지식을 쌓으면 없어지고 쌓으면 없어지고 관리가 안 되니까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 같았다. 물건 만들고 파는 데만 관심이 있었지 거기에 필요한 지식을 관리하는 생각은 별로 못했다. 그래서 외환위기 즈음 조직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반성론이 일었고 그 해결책으로 지식경영이 도입됐다.

 

학계에서는 KAIST가 지식경영의 보급에 앞장섰다. KAIST IT에 강점이 있는 학교라 경영학과 IT를 연계하는 지식경영에 이론적 뒷받침을 해줄 수 있었다. 1996년에 경영대학원을 개교하고 학교의 이름을 알려야 할 필요성이 있던 때라서 지식경영이라는 흐름을 한번 이끌어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지식경영연구센터를 만들어 내가 초대 연구센터장을 맡았다. 해외에서 최신 지식경영 이론을 가져와 소개하기도 하고 국내 실정에 맞는 기업 연구를 진행했다. 언론사와 함께 기업 최고경영자와 중간관리자 등을 대상으로 한 교육프로그램도 만들었는데 그중에는 지금까지 15년 넘게 운영되고 있는 것도 있다. 또 고려대에서 기술혁신의 대가로 알려졌던 고 김인수 교수님을 모시고 지식경영학회를 설립했다. 이렇게 학회, 연구센터, 실무자/최고경영자 교육프로그램의 세 축이 한국 지식경영의 시작이었다고 볼 수 있다. 세 축이 확립되자 그 다음부터 기업계로 지식경영 패러다임이 빠르게 확산됐다. 대기업들은 앞 다퉈지식경영팀을 신설했다.

 

초기의 지식경영은 통 경영이었다. ‘통을 만들어 그 안에다 흩어진 지식을 넣자는 식이었다. 조직원들이 각자가 갖고 있는 영업 노하우, 고객 정보 등의 지식과 경험을 혼자서 수첩 속에만 간직하지 말고, 회사 안에 커다란 통, IT 시스템을 만들어 여기에 담아서 다 함께 공유하자는 의미다. 크게 봐서 네이버의 지식인 서비스와 비슷한 개념이었다.

 

통 경영은 어떤 문제가 있나?

 

의도는 좋다. 그러나 실제로 도입해 보면 재미가 없어 활성화되는 데 한계가 있다. 지식을 통에 담는 일을 조직원에게 강요하니까 잘되지 않는다. 조직원은 자신에게 필요한 지식을 적시에 꺼내 써서 효과를 봤을 때 즐거움을 느낀다. 그런데 지식을 넣는 단계부터 회사에서 강요를 하니 시스템을 이용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게 된다. 그래서 시스템 도입 초기부터 김이 샌다.

 

이런 문제 때문에 지식경영 시스템을 도입하는 조직에서는 여러 가지 인센티브 제도를 쓴다. 지식을 통에 넣는 직원들에게 각종 포인트를 주는 제도도 도입하고 또 부서 간에 얼마나 많은 지식을 공유하는가에 대한 경쟁도 시킨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통에 해당하는 주요 IT 인프라는 만들어져도 지식경영이 뜨거워지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지식을 통에 넣는 절차가 자발적이지 않고 강요적인 회사가 많다. 그러다 보니 통에 좋은 지식만 들어가는 게 아니라 지저분한 게 다 들어간다.

 

포스코에서는 이런 일이 있었다. 근무시간 중이고 당사자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이 사람 이름으로 시스템에지식건수가 계속 올라오는 것이었다. 이상해서 알아봤더니 집에 있는 가족들한테 시킨 거였다. 또 어떤 IT 회사에서는 한 직원이 지식 리포트 같은 것을 계속 올리는데 올라가는 속도가 도저히 사람의 손으로는 할 수 없는 정도였다. 알고 봤더니 IT 전문가인 이 직원이 괜찮은 리포트들을 인터넷에서 긁어서 올려버리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돌리고 있던 거였다.

 

또 다른 회사에서는 지식경영 시스템에 리포트 한 건 올릴 때마다 2점을 준다고 하니 직원들이 하나의 리포트를 세 개로 쪼개서 올려서 6점을 받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시스템에, 양에 중점을 두는 지식경영 시스템을 만들면 실제로 현장에서는 별의별 일들이 다 벌어진다.

 

이러다 보니 등록지식의 품질관리가 잘 안 된다. 정보의 양은 많은데 질이 형편없다 보니 사람들이 안 쓴다. 약으로 치면 진통제처럼 꼭 필요한 약은 없고 비타민처럼 먹으나 안 먹으나 별 차이 없는 약들만 가득한 거다. 인터넷에서 긁어 온 독후감 같은 건 10만 건, 20만 건 있어 봐야 정작 중요한 정보를 찾기만 힘들어진다. 그러니 사용률은 더욱 떨어진다.

 

두 번째 문제는 보안과 활용 간의 갈등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지식의 공유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동시에 지식의 보안 유지도 강조하고 있다. 보안은 양날의 검과 같다. 지식을 공유하면서 너무 보안 장치를 세게 걸면 읽기가 어려워서 활용이 안 된다.

 

내가 진단하고 자문했던 한 대기업의 예를 들겠다. 연구원만 2000명이 넘는 큰 회사다. 가서 봤더니 이 기업의 사내 연구소에 1급 보안을 걸어놓은 기술보고서가 약 7000건이 있었다. 가장 중요한 문서들이고 핵심 자산이다. 그런데 1급 보안이 걸린 기술보고서를 읽으려면 우선 자기 부서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그 부서장이 임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해당 임원은 문서를 만든 부서의 임원에게 승인을 요청하고, 그쪽 임원이 승낙해도 담당 부서장의 승인까지 거쳐서 보고서를 볼 수 있게 해놓았다. 그런 과정을 거쳐서 허가를 받아야 비로소 생산단지 중앙에 위치한 도서관에 가서 문서를 대여할 수 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었다. 연구원만 2000, 직원을 다 합치면 몇 만 명이 되는 기업인데 7000건의 1급 보고서를 보는 사람이 한달에 15명 정도밖에 안 되는 것으로 나왔다. 거의 아무도 안 보는 거다. 도서관에는 가장 핵심이 되는 1급이라고 쌓아놨는데 보는 사람이 없다니 뭔가 잘못된 거다.

 

왜 그랬을까? 이유는 둘 중 하나다. 1급 보고서들의 내용이 허접하거나, 내용은 1급이 맞는데 보안을 너무 세게 해 놓으니까 다들 알아서 다른 방법으로 보고 있거나. 물론 답은 두 번째다. 가만히 살펴봤더니 연구원들은 기술보고서를 만들 때 대부분 보고서 한 부는 연구소에 제출하고 한 부는 자기가 보관용으로 가지고 있었다. 그러니까 누가 만든 1급 보고서를 보고 싶다고 하면 굳이 복잡한 결재 절차 걸치지 않고어느 부서 누가 한 거다라는 정보를 가지고 직접 그 사람에게 찾아가서 보는 거였다. 까다로운 보안 절차가 소용이 없다. 쓰기만 어렵게 만들어 놓은 거다. 보안이 되기는커녕 활용도만 줄였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이유는 지식경영의 개념부터 잘못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식경영 시스템이 업무와 따로 노는 경우도 많다.

 

자사의 지식경영 시스템이 제대로 동작하는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KMS가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지 아닌지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는 테스트가 있다. KMS가 올라와 있는 컴퓨터 서버의 전원을 내려버리는 거다. 그런 다음에 기다리면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봐라. 하루, 이틀, 사흘, 나흘, 일주일 기다려도 아무런 일이 안 벌어지면 KMS와 업무가 따로 놀고 있는 거다. 아무도 업무에 영향을 안 받으니까 아무런 말도 없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에 KMS가 다운되자마자 여기저기서 문의전화가 걸려오고, 항의가 들어오고, 업무를 못 하겠다며 빨리 복구시켜달라는 요청이 들어오면 시스템이 현장 업무와 잘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는 얘기다.

 

일주일이 지나도 직원들이 시스템이 다운된 줄도 모른다면 그건 회사를 위한 지식경영이 아니고 지식경영을 위한 지식경영이다. 지식경영 부서만을 위한 지식경영이다. 실제로 그 15년 사이에 기업에 만들어졌던 지식경영팀이 지금은 대부분 줄어들거나 없어졌다. CKO라는 지식담당임원직도 많이들 만들었는데 지금은 없어진 곳이 많다. KMS가 업무와 따로 노니까 그런 거다. 통 속에 지식은 가득 담았으나 조직성과와의 연계는 미비했기 때문에 대부분 문을 닫거나 먼지가 쌓이고 있다.

 

최고경영자들도 관심이 짧은 경우가 많다. 새로운 것이 나오면 반짝하지만 또 조금 지나서 신문에 안 나오면 잊어버린다. 지식경영은 기업이 존재하는 한 잘 발전시켜야 하는 인프라다. 이걸 100m 달리기식으로 생각하면 곤란하다.

 

기업마다 지식경영을 책임지는 조직도 다른 것 같다.

 

기업마다, 산업마다 지식의 성격이 다양하기 때문에 지식경영을 어느 팀이 추진하느냐는 달라진다. 크게 보아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어떤 회사는 창고에 해당하는 지식경영시스템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즉 지식을 데이터베이스로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보고 DB를 관리하는 IT팀에서 지식경영도 맡아서 추진한다. 또 어떤 회사는 지식은 사람 머릿속에 있는 것이고 사람들이 협업하고 머릿속에 있는 지식을 꺼내게 하는 건 HR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LG전자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HR 부서에서 지식경영팀을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삼성전자와 포스코 같은 기업들은 지식경영이라는 게 단순하게 지식을 관리하는 차원이 아니고 조직문화를 바꾸는 차원이라고 봤다. 원래는 사람들은 자기가 갖고 있는 지식을 잘 공유하지 않는다. 부서 간에도 벽이 있는데 이걸 헐고 지식을 모은다는 거니까 이 회사는 지식경영이 시스템 하나를 개발해서 되는 일은 아니라고 본다. HR 부서만의 힘으로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본다. CEO로부터 굉장한 결심(commitment)이 있어야 하고 혁신의 패러다임으로 도입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자기 것만 챙기던 문화에서 갑자기 지식을 공유하는 문화로 저절로 바뀌지는 않으니 이들 기업은 지식경영을 혁신팀이 주도했다. HR이나 IT 조직은 평가구조와 시스템 도입 측면에서 도와주는 구조다. 이렇게 기업들은 보통 세 가지 길 중 하나를 택해서 간다.

 

그중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부서는 상관이 없다. IT에서 시작해 잘하는 기업도 있고, HR에서 잘하는 기업도 있고, 경영혁신이나 전략기획 부서 주도로 잘하는 기업도 있기 때문에 어디에서 해야만 잘될 거라는 기준은 없다. 여기저기 다양한 부서에서 잘된 사례가 많이 있다. 다만 어디에서 하든 잘되려면 지식경영을 왜 하는지, 어떻게 해야 되는지에 대해서 전사 관점으로 생각해야 한다.

 

예를 들어 IT 부서는이 시스템은 내가 개발했기 때문에 내가 가르쳐야 되고, 모든 건 시스템 중심으로라고 생각하기 쉽다. HR은 뭐든지 평가 중심으로 하려는 성향이 있다. 그것도 안 된다. 평가받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나. 평가를 하면 커뮤니티 운영이 잘될 리가 없다.

 

혁신팀도 문제가 있다. 혁신팀은 업무 성격상 100m 달리기처럼 일한다. 빨리 혁신을 해서 빨리 성과가 나야 한다. 사장님 임기가 3년 넘는 회사는 많지 않으니 3년 안에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게 혁신팀이다. 1년이면 더 좋다. 그런데 KM은 마라톤 같은 종목이다. 고객관리(CRM)처럼 기업이 존재하는 한, 고객이 존재하는 한, 제품이 존재하는 한 끝까지 가야 한다. CEO에게 뭘 보여주려고 단기간에 끝내는 종목이 아니다.

 

이렇듯 HR HR의 함정을 벗어나야 하고, IT IT의 함정을 벗어나야 하고, 혁신은 혁신의 함정을 벗어나야 한다. 어느 부서에서 주도권을 잡든 좋지만 KM의 원래의 취지와 성격을 잘 이해하고 마라톤 하듯이, 즐겁게 운영해야 한다.

 

성공적으로 지식경영을 안착시킨 회사는 어떤 특징이 있는가?

 

대림산업을 보자. 보통 건설업은 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3D 업종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지식경영을 도입해서 잘 쓰고 있다 해서 찾아가봤다. 이 회사의 CEO건설업은 3D가 아니다라고 얘기했다. 바깥에서는 그렇게 알지만. 사실 건설업에서 제일 중요한 경쟁력은 건설 자체가 아니다. 건설업의 핵심 첫 번째는 어디 가서 프로젝트를 따 올 수 있는 근사한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두 번째는 시공이다. 그런데 건물을 짓든 다리를 짓든 건설사가 직접 하는 게 아니라 시공업체를 데려다 하는 것이므로 건설사는 시공업체를 잘 관리해서 주어진 기간 안에 좋은 건물을 완성하는 게 능력이다. 이렇듯 건설업의 핵심은 노가다가 아니다. 아이디어를 내서 프로젝트를 따는 것이나, 따온 프로젝트를 가지고 여러 시공업체를 관리하면서 또 장비를 운영해가며 일정을 조율해 시공을 시키는 것이나 모두 머리를 써서 하는 일이다. 그러니까 건설사야말로 지식이 중요한 회사다.

 

대림의 경우 지식경영을 도입한 이유 중 하나는 3D라는 외부 이미지를 고치기 위한 것이었다. 두 번째는 100개가 넘는 건설 현장마다 제각각 다른 지식과 노하우를 공유하자는 측면이었다. 각 현장은 서로 멀리 떨어져 있고 본사와도 멀다. 100개 현장에서 똑같이 최고의 베스트 프랙티스와 최고의 전문성을 가지고 시공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지식경영을 도입했다고 한다.

 

, 지식경영이 가장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은 맥도날드 같은 패스트푸드 회사처럼 똑같은 일을 하는 조직이 넓게 흩어져 있는 기업이다. 한 군데서 베스트 프랙티스가 나올 때 그것을 빨리 공유하면 할수록 생산성이 1, 2배가 아니라 10, 100배로 올라가는 곳이다. 100개 사이트에 동시에 전파되면 한 회사 안에서 전파될 때보다 효과가 백 배로 커진다. 건설업도 이런 산업 중 하나다. 현장마다 굉장히 많은 노하우가 필요하고 또 책으로 하는 지식이 아닌 현장 관리 노하우, 건설 관리 노하우가 필요하다. 사이트마다 담당자 수준에 차이가 나니까 지식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랜드도 좋은 사례다. 이랜드는 IMF 직후에 아주 어려워서 부도 직전까지 갔다. 그때 박성수 회장이 지식경영을 알게 됐고 교육과 세미나를 통해 회사 내에 이를 전파했다. 지금 이랜드가 중국 시장에 진출해서 굉장히 잘하고 있는 것도 이런 유전자 덕분이 크다. 국내에서 하던 유통과 패션 쪽 지식을 중국에 가서도 적용하고, 또 중국 안에서도 가장 잘하고 가장 노하우가 많이 쌓인 부서의 노하우를 전국적으로 공유한다. 이랜드에는 중국이 땅이 넓은 것이 큰 의미가 없다.

 

중국 시장에서 실패하는 한국 기업들은 지식의 공유가 안 돼서 중국의 스케일과 넓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별히 매니저가 잘하는 지역은 잘되고 나머지는 잘 안 되고 하다가 결국 실패한다. 그런데 이랜드는 한국에서부터 지식경영 기법을 갈고 닦았기 때문에 업종을 바꿔서도 성공했다.

 

이랜드는 지식의 양보다 질에 집착한다. 건수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매출이 5000만 원도 안 되던 티셔츠 파는 점포가 1억 원 매출을 올렸다고 하자. 그 사례를 전사가 공유한다. 그걸 배우고 싶지 않은 점포주가 있겠는가. 이런 식으로 정말 중요한 지식을 전파하니 지식의 양은 많지 않아도 점포 하나하나가 일당백의 지식을 갖게 됐다.

 

이랜드는 단순히 지식을 공유하는 데서 끝내지 않았다. 지식을 공유해서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본다. 이걸 LUTI라고 불렀다. Learn, Use, Teach, Inspect의 약자다. 일단 자기가 배우고 자기가 써 보고 확인이 되면 가르치게 돼 있다.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가르쳐준 사람이 제대로 배웠는지, 제대로 쓰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Inspect 절차가 있다. 그냥지식을 공유합시다가 아니고 그 지식을 누가 쓸 때 가르치고 활용하도록 도와주고 감독하는 것까지 잘하도록 만들었다.

 

지식의 공유와 재미(fun)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

 

이랜드가 달랐던 점은 포인트를 지식이 아니라 사람에 둔 것이다. 지식은 문서화되면 원래 가지고 있던 힘을 자동적으로 잃게 돼 있다. 사람의 머릿속에 들어 있는 지식을 문서로 그대로 다 옮기기가 어렵기도 하고, 또 옮기기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대표적인 게 요리책이다. 호텔 베이커리 빵을 만드는 요리책을 본다고 해서 호텔 베이커리처럼 맛있는 빵을 만들 수 있는가? 안 된다. 책이나 문서 속의 지식은 살아 있는 지식이 아니다. 지식의 70∼80%는 들어 있지만 사람 머릿속에 남아 있는 무언가가가 더 있다. 요리책에서소금을 적당히 넣으시오라고 할 때적당히가 얼마인지가 중요한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 것은 암묵적 지식(tacit knowledge)이다.

 

지식경영의 초창기에는 이런 암묵적 지식을 형식적 지식(explicit knowledge)으로 만들자, 즉 머릿속에 든 지식을 문서화하는 데 초점을 많이 뒀다. 그런데 그것이야말로 큰 착각이었다. 암묵적 지식을 100% 형식화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70∼80% 정도가 최선이다. 그걸 모르고 자꾸 문서화에 초점을 놓다 보니 지식의 질도 떨어지고 활용성도 떨어졌다.

 

반면 이랜드는 사람을 중시했다. 사람이 사람을 데려다 가르치면 암묵적인 지식도 옮겨간다. 병원에서도 인턴, 레지던트가 전문의 옆에서 배우듯이 지식도 사람에서 사람으로 옮겨갈 때 더 파워풀하게 잘 옮겨진다. 다시 말하면 통을 만드는 데 그치지 말고 사람들 간의 커뮤니티(CoP·Community of Practice)를 만들어줘야 한다. 커뮤니티는 참가자들이 즐거워야 만들어진다. 태스크포스처럼 업무만 주고 평가하고 못하면 혼내는 시스템으로는 커뮤니티가 잘 이뤄질 수 없다. 그래서 즐거움, 재미, fun이 강조돼야 한다.

 

지식경영 커뮤니티가 잘 운영되는 사례가 있는지?

 

국내에는 대웅제약의분신 만들기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전국에 있는 500명의 영업직 직원 중에 영업실적 톱 5명을 뽑았다. 그리고 다섯 명 각각에게 10명의 교육생을 붙여서 멘토링하도록 회사가 지원해줬다. 근무시간 중에 하는 게 아니다. 평소 하던 영업은 영업대로 하면서 한 달에 한 번씩 주말에 용인 연수원에 모여서 팀빌딩을 한다. 그런 다음에 고수가 신참들한테 영업 노하우를 가르친다. 이렇게 해서 고수의 영업실적의 70∼80%를 달성하는 교육생에게분신이라는 호칭을 준다.

 

이렇게 고수와 분신의 커뮤니티를 만들게 했더니 놀랍게 잘 돌아갔다. 고수 한 명에게 물어봤다. 돈을 더 주는 것도 아니고, 쉬는 주말을 희생해야 하며, 원래 잘 알던 사람도 아니고, 같은 지역에서 근무하는 사람도 아닌데도 왜 그렇게 열심히 가르치냐고. 그랬더니 사내 온라인 게시판에 최고경영진이 들어가서 격려해주기도 하고 본사에 가면 복도에서 임원이 어깨도 쳐주고 하는 등 계속 관심과 격려를 받기 때문이라고 한다. 회사에서 계속 관심을 보여주니까 그 직원의 마음속에이것만 잘하면 나중에 승진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더란다.

 

지식은 서로 잘 모르거나 서로 신뢰가 없는 사회에서는 줄 수가 없다. 그 중요한 걸 누가 함부로 나눠주고 싶겠는가. 요리사나 무형문화재도 그렇다. 진짜 믿는 제자한테나 비법을 가르쳐주지 아무나 찾아온다고 가르쳐 주지는 않는다. 대웅제약에는 여러 가지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많다. 연수원에서 말도 탈 수 있고 ATV 같은 레저활동도 할 수 있다. 바닷가로 휴가도 같이 가면서 모르던 사람들이 살을 부볐다. 나중엔 고수와 분신들이 정말 친해져서 자기가 맡은 교육생들의 영업이 잘 안 되면 리더가 평일에 휴가를 내고 지방까지 가서 옆에 데리고 약국과 병원을 돌아다니며 영업 노하우를 가르쳐주는 사례도 있었다.

 

이 회사 역사상 태스크포스를 수백, 수천 개 만들었지만 태스크포스 팀장이 평일에 자기 개인 휴가까지 내가면서 팀원을 위해 일하는 적은 없었다. 다른 기업들처럼 정해진 시간에 태스크포스 미팅을 해왔던 것뿐이었다. 그런데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사람들의 마음이 움직였기 때문이다.

 

흔히 CoP(Community of Practice·실행공동체)라는 말을 많이 쓰지만 대웅제약은 SoP(Success of Project)라고 부른다. 꼭 성공하는 커뮤니티를 만들겠다는 말이다. CoP 제도에 참여했던 사원들과 전체 영업사원들의 실적을 비교해봤더니 같은 기간에 같은 제품을 팔았는데 5∼6배 차이가 났다. 심지어 평균적으로는 매출이 줄었는데 CoP 직원들은 매출이 늘어난 품목도 있다.

 

 

CoP 시행 초기에는 영업소장들이 이 프로그램에 부하 직원들을 참여시키지 않으려 했다. 주말에 푹 쉬어야 다음 주에 영업을 잘하는데 주말에 용인에 갔다 오면 피곤할 거라고 걱정했고 회사에서 또 쓸데없는 걸 시킨다고 불평했다. 그런데 그 프로그램에 다녀온 직원들이 이렇게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또고수들이 지방까지 내려와서 가르치는 모습을 보더니 태도들이 바뀌었다. 그 다음 기수부터는 서로 우리 영업소 직원을 넣어달라고 말하게 됐다.

 

회사에서는 가장 잘한 팀을 해외로 휴가를 보내주기도 하고 담당 고수는 승진도 시켜줬다. 대웅제약 역사상 입사 후 최단 기간에 영업소장 발령이 난 사람도 있다. 윤재승 부회장 말로는 “500명 중에 영업을 제일 잘하고, 자기 닮은 분신을 제일 빨리, 제일 잘 만드는 사람을 영업소장을 안 시키면 누구를 시키냐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다른 기업에도 적용이 가능한 사례인가?

 

대웅제약의 사례를 듣고 매일유업에서도 이런 제도를 도입했다. 양쪽 경영진의 친분이 있었던 것도 이유였다. 매일유업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벌어졌다. 영업리더가 자기 휴가를 내가면서까지 잘 안 되는 교육생을 도와주는 사례가 나왔다. 또 영업점들 간의 정보 공유도 자동적으로 원활해졌다. 예를 들어 초콜릿 시장에서 경쟁하는 메이저 경쟁사 하나가 잘 안 돼서 전국 수백 개 대리점에서 초콜릿을 접었던 적이 있었다. 매일유업에 영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마침 한 영업소에 소속된고수직원이 인맥을 통해 전국에 있는 그 대리점들의 리스트를 얻었다. 최고의 영업 정보다. 예전 같으면 어땠을까? 그 직원은 자기 영업소 구역에 있는 정보만 사용하고 나머지는 덮거나 버렸을 것이다. 자기 영업소 실적만 돋보여야 연말에 실적으로 포상도 받고 인센티브도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고수는 이 정보를 자기 밑에 있는 분신 후보들에게 다 나눠줬다. 영업 방법까지 전수해줬다. 회사 전체로 보면 엄청난 이익이 됐다.

 

CoP 리더들 중에는 현재 본사의 핵심 중간관리자로 발탁 승진돼 맹활약하는 사람이 많다. 이런 커뮤니티는 사내에 숨겨진 진주 같은 인재를 발굴하는 장이 되기도 한다. 경영진도 영업 고수들의 사례를 보고 감탄하기도 한다.

 

대웅제약과 매일유업의 성공사례는 교육기업인 대교로까지 이어진다. 대교는 2008년경부터 이런 제도를 도입했다. 그런데 이 회사의 사업모델은 앞서 말한 대웅제약과 매일유업보다 더 까다롭다. 대교의눈높이 선생님들은 정규직원이 아니다. 전국에 있는 지점(지역국, 교육국)을 운영하는 사람들 한 명 한 명이 다 개인사업자이고, 이 개인사업자들이 각기 고용한 계약직이 바로 눈높이 선생님이다. 결혼하고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여성 선생님들이 많다.

 

대교에서 CoP, SoP를 도입하려 했더니 눈높이 선생님 인력관리를 맡았던 임원이잘 모르셔서 그런가보다라며 반대했다. 선생님들은 풀타임 직원도 아니고, 개인사업자인 지점장들이 시간제로 고용한 분들이고, 선생님이지만 동시에 엄마이자 주부로 13역을 해야 하는 바쁜 분들이다. 군대로 치면 정규군이 아니라 민방위 정도다. 민방위를 모아 놓고 유격훈련을 보내는 식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런 얘기를 듣고 현장을 한번 방문해보겠다 했다. 그 임원의 말이 맞다면 굳이 커뮤니티를 만들 것 없이 통(시스템)만 도입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현장의 분위기는 달랐다. 일하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되는 젊은 선생님들은 회사에서 3주 정도 해주는 교육만 가지고는 충분하지 않아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영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회사는 3주 교육 후에는 알아서 하라고 밖으로 내보내니 영업 노하우를 배울 채널 자체가 없었다. 고참 선생님들도 고참 나름대로의 고민이 있었다. 10년 된 분들은 이미 자기 학생들을 300∼400명 씩 가지고 있다. 그러면 물리적으로 더 이상 학생을 늘리기가 어렵다. 돌아다니는 데도 시간적 공간적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이 오면 더 이상 열심히 할 필요가 없어진다. 돈을 더 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발탁돼서 본사로 가는 것도 아니다.

 

이렇게 신참과 고참 양쪽에 모두 니즈가 있었다. 대웅제약이나 매일유업처럼 신참을 잘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을 뽑아 가르치게 하고 공로를 인정해서 포상을 해 주거나 본사로 발탁을 하는 등 꿈의 기회를 주면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런 제도를 도입했다.

 

1년이 지난 뒤 전국 각 지역의 커뮤니티가 모여서 발표회를 열었다. 강영중 대교 회장도 그 자리에 왔다. 그는 발표 내용에 감동을 받아서 울었다. 30여 년 전 회사를 처음 시작할 때가 생각났다고 한다. 창업 초기에는 선생님들이 서로 도우면서 회사를 키웠는데 지금은 회사가 너무 커지고 선생님도 몇 만 명 되니까 회장이 선생님을 볼 일도 없고 현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기도 힘들어진 거다.

 

이런아래로부터의 혁신에 대한 커뮤니티 발표회를 하면 경영자들이 감동을 받는다. 자문교수인 나도 매번 감동을 받는다.

 

커뮤니티가 잘 운영되기 위해 경영진의 꾸준한 관심과 격려 외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이런 성공적인 사례들은 드라이하게 어디 앉아서 회의하듯이 모인 게 아니다. 자기들끼리 지지고 볶도록 해줘야 한다. 대교의 어떤 리더는 그랬다. “처음엔 어색하죠. 모르는 사람끼리 일이 잘되겠습니까. 그래서 우리 집에 데려와서 무조건 먹였어요.” 대웅제약의 SoP 커뮤니티가 같이 자전거도 타고 말도 타고 했던 것처럼 대교에서는 아줌마들 특유의 문화를 살려 같이 놀러도 가고, 저녁에 불러다 밥도 해서 먹이고 바깥에서 소주도 마시고 노래방도 가고 그러면서 모임 자체가 즐거워졌다. 지식경영은 그 다음이다. 아이디어를 내는 건 그 다음이다. 일단 즐겁게 한 거다.

 

발표회에 가보면 즐거움이 느껴진다. 발표는 한두 명이 하지만 팀 멤버들이 응원하러 올라온다. 치어리더 복장을 하고 있기도 하고 정말 축제처럼 즐겁게 논다. 회사가 강제로 시켜서 하는 게 아니다. 물론 회사는 회사대로 지원을 해준다. 밥값, 책값도 지원해주고 강사가 필요하다 하면 강사도 지원해준다. 그러나 평가나 통제는 일반적인 태스크포스처럼 세게 하지 않는다. 이게 중요하다. 아무리 지원을 해주더라도 평가 및 통제, 관리를 많이 하려고 하면 안 된다.

 

KM에서는 이걸정원사같은 마인드라고 부른다. 꽃을 심은 다음에 물을 주고 잡초를 뽑아 주고 지원만 하는 거다. 꽃한테너는 언제까지 몇 송이 펴야 돼. 두 색깔로. 사이즈는 몇 cm…” 이렇게 하는 정원사는 없다. 그저 정성을 다하고 잘하면 꽃이 알아서 활짝 핀다.

 

구체적으로 어떤 보상이 필요할까?

 

회사 사정에 따라 해외여행을 보내주는 곳도 있고 회식비를 100∼200만 원 주거나 상품권을 주는 곳도 있다. 가시적인 보상보다 더 중요한 건 보람이다. 평생 회장님 얼굴 한 번 보기 어려운 말단 직원이, 대교 같은 경우는 아예 직원도 아닌 시간제 선생님들이 회장님 앞에서 발표를 하고 회장님을 감동시키고 눈물나게 만드는 기회를 가졌다는 것 자체에서 보람을 더 느낀다. 매일유업이나 대웅제약처럼 프로그램을 통해 발탁돼서 본사에 중요한 팀장, 임원으로 커가는 일들도 수시로 발생하고 있으니 그것 자체가 리더들에게는 큰 인센티브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재미, (fun)이다. CoP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것이 CoF라고 생각한다. 통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안 되고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만으로도 부족하다. 재미가 있고 즐겁게 느껴져야 한다. 스토리텔링도 있어야 한다. 같이 놀이를 해도 좋고, 게임을 해도 좋고, 골든벨 같은 퀴즈를 해도 좋다. 뭘 해도 좋으니 뭐든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즐거워할 만한 걸 내놓아야 한다.

 

포스코에서는 처음에 KMS를 쓰라고 매뉴얼을 나눠줬지만 직원들은이거 안 써도 업무에 지장 없는데 왜 써, 바빠 죽겠는데라는 반응을 보이곤 했다. 그런데 퀴즈대회를 열고 상품을 왕창 걸었다. KMS에 있는 내부 지식을 검색해야만 답을 맞힐 수 있는 퀴즈들이었다. 상품이 세게 걸리니까 직원들이 들어가서 찾아보면서 KMS 사용에 저절로 익숙해 졌다.

 

대웅제약 윤재승 부회장은 뻔뻔한(Fun-Fun) 조직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 뻔뻔한 조직을 만들어 지식경영부터 즐겁게 하고 그 다음으로 경영의 모든 요소를 즐겁게 만들자고 한다. 내가 말하는 CoF, Community of Fun과 같은 맥락이다.

 

지식은 신뢰가 없는 사회에서는 전달이 안 된다고 했는데 그럼 fun 역시 신뢰를 만들기 위한 재료인가?

 

그렇다. 마음이 열려야 믿을 수 있다. 그리고 마음은 그냥 열 수 없다. 조기 축구라도 같이하면서 믿음이 생긴 사람이 회사 일로 도와달라고 하면 도와주게 된다. 같이 뭔가를 하면서 친해지고 즐거움을 서로 나누면 지식은 그 다음에 저절로 따라오게 된다. 지식을 먼저 나누려고 강요한다고 지식이 나눠지는 게 아니고 먼저 즐거움을 나누고 서로 신뢰가 생기고 가까워지면, 그 다음엔 나누라는 말을 안 해도 자기가 알아서 휴가까지 내고 지방까지 가서 지식을 나눠준다. 이게 한 회사에서만 일어난 일이라면 일반화할 수 없지만 대웅제약, 매일유업, 대교까지 어려운 상황에서도 줄줄이 나온 놀라운 성과를 보니까 일반화할 수 있는 명제라고 생각하게 됐다. 지식경영은 사람 중심으로 하되 그 사람들을 fun으로 엮어 신바람 나게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김영걸 교수는 서울대 산업공학과에서 학사·석사 학위를, 미국 미네소타대에서 정보시스템 분야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피츠버그대 경영대학원 교수를 거쳐 1993년부터 KAIST 경영대학에 재직 중이다. KAIST 우수강의 대상, 과학기술부 우수연구 대통령 표창, 국제의사결정학회 및 한국경영정보학회, 한국지식경영학회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한 바 있다. 삼성그룹 사장단 정보화교육 책임교수, 전국 검사장 혁신교육 책임교수, 맥킨지코리아 정보기술 자문교수, 포스코 지식경영 자문교수직 등을 역임했다.

 

조진서 기자 cj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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