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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형 서비스 조직을 만드는 3가지 방법

양동훈 | 32호 (2009년 5월 Issue 1)
한국의 서비스 산업은 2007년 기준으로 국내 총 부가가치의 57.6%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국내 제조업 비중(27.9%)의 약 2배에 달하는 규모다. 그런데 서비스 산업의 생산성은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국내 서비스업의 1인당 부가가치 노동생산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이다. 한국과 유사한 서비스업 노동생산성을 보인 유럽 국가는 체코와 포르투갈 정도다.
 
특히 분야별로는 도소매업과 의료 및 교육 등 사회 서비스업의 생산성이 매우 낮다. 이 가운데서도 노동생산성이 가장 취약한 업종은 도소매업으로, 미국 동일 업종의 30% 수준에 불과하다. 그나마 노동생산성이 가장 높은 금융 및 부동산업도 OECD 국가의 50∼8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서비스 산업의 생산성 증가는 한국의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의 서비스 산업 비중은 모두 77%를 넘고 있다. 한국의 서비스 산업 비중도 현재 57% 수준에서 향후 20% 정도 추가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서비스 산업 비중은 늘어나는데 생산성은 높아지지 않는다면 선진국과의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다. 한국은 이제 서비스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혁신 로드맵을 만들 때다.
 
본 글은 서비스의 생산성 혹은 부가가치 창출 능력을 높일 수 있는 인적자원 관리 방식을 논의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서비스 부가가치의 창출 방안은 기술 혁신, 시설 개량, 자본 확충 등 다양한 측면에서 생각해볼 수 있다. 이 가운데 인적자원 관리는 상대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우선 인적자원 관리는 인력 충원과 교육 훈련, 보상과 인센티브, 성과 평가 등의 영역에서 직원들의 동기부여를 촉진하므로 서비스업의 생산성 향상과 매우 깊은 관계를 갖고 있다. 둘째로 서비스의 질과 생산성은 결국 인력의 질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서비스 생산성 향상과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3가지 인적자원 관리 방안을 제시한다.
 
명령과 통제에서 벗어나라
서비스업은 제조업과 구별되는 독특한 인적자원 관리 방식이 필요하다. <그림1>은 래슐리가 조사한 서비스 조직의 인적자원 관리 방식들이다. 요점은 서비스 조직 중 서비스의 생산성과 품질이 우수한 기업들은 전통적인 명령과 통제 중심의 관리 방식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명령과 통제 중심의 관리는 표준화된 서비스에 적합하며, 현장 직원들의 업무 권한이 매우 줄어든다는 특징이 있다. 업무 권한이 주로 상층부에 집중되므로 현장 직원들은 고객 서비스를 신속하게 제공하기 힘들다. 따라서 현장 직원들의 동기부여 혹은 자율성은 매우 낮은 수준을 보인다.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보상이나 승진 등 외부적 수단을 활용해야 한다. 명령과 통제 중심의 강압적 구조에서는 직원들이 스스로 책임감을 갖고 일에 몰입해 심리적 성취감을 느끼는 ‘내부적 통제 현상’이 나타나기 힘들다. 따라서 명령과 통제 중심의 인적자원 관리는 서비스 품질 향상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호텔 체인이나 병원, 교육기관 같은 서비스 조직에서 명령과 통제를 주로 활용하는데, 이로 인해 서비스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다. 제조업에서 근로자들은 유형적 요소들을 투입하기 때문에 직무 감독이나 관리가 쉽다. 하지만 서비스업은 제조업과 달리 근로 과정에서 정신적인 무형의 요소가 많이 투입된다. 따라서 직원들이 직무를 어떻게 수행하고 있는지 관찰하기 어렵고, 관리나 통제도 쉽지 않다.
 
명령과 통제 스타일은 근로자의 내적인 동기부여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생산성 향상을 떨어뜨린다. 맥그리거와 같은 경영학자는 참여와 자율을 보장해주면 직원의 내적 심리 상태에 변화가 일어나 동기부여가 이뤄진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경제가 선진화할수록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보다 많은 권한과 신뢰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 선진화는 서비스 산업 비중 확대와 함께 진행되기 때문에 그의 주장은 서비스업에 적용해도 무리가 없다.
 
현장 직원이 개별 고객의 특수한 요구에 신속히 대응해야 할 상황이 생기거나, 혹은 서비스 내용이 매우 복잡해 프로페셔널 서비스가 요구되는 상황이라면 명령과 통제를 넘어 근로자 몰입형, 근로자 참여형, 혹은 프로페셔널형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근로자 몰입형은 서비스의 내용이 단순할 때 어느 정도 통제를 유지하면서 정보를 직원과 공유하는 형태다. 근로자 참여형은 현장 근로자에게 일정한 권한을 부여하고 의사결정 참여를 허용해 일에 대한 내적 동기부여를 촉진하는 모델이다. 몰입형이나 참여형 모두 서비스의 내용이 단순할 때 적용 가능하며, 전통적인 명령과 통제형에 비해 서비스 품질을 높일 수 있다.
 
만약 제공되는 서비스 내용이 매우 복잡하고, 개별 고객의 요구에 따라 차별화가 필요하다면 인적자원 관리 방식은 프로페셔널 형태로 바뀌어야 한다. 프로페셔널형은 직원들이 서비스와 관련한 거의 대부분의 사항을 스스로 판단해 결정하는 모델이다. 이 모델에서는 직원들이 높은 수준의 업무 재량권을 갖고 자율적으로 일을 진행한다. 서비스 산업의 특징인 고객의 개별적 욕구 충족 필요성과 다양성, 서비스의 현장성 등을 고려해볼 때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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