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ased on “When the young feel old and the old feel young: Age-differential effects of subjective age bias on employee voice behavior” (2026) by Weiss, M., & Weiss, D. in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111(4), 514–533.
‘영포티’를 넘어 ‘영피프티’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2030세대처럼 젊게 생활하고 소비하는 ‘젊은 50대’라는 뜻으로 과거의 기성세대와는 달리 새로운 문화와 기술에 열려 있는 새로운 기성세대의 특징을 일컫는다. ‘젊은 척하려고 노력한다’ ‘젊음마저 소유하려는 기성세대의 욕심’이라는 등 반감을 드러내는 이들도 있지만 청년 세대처럼 입고 마시며 자신감 있게 살아가려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평가하는 이도 많다. 사실 자신의 실제 나이와 다르게 행동하려는 경향이 꼭 기성세대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청소년이나 청년 세대 중에서는 오히려 또래보다 어른스럽게 보이고 싶어 하며 ‘애늙은이’를 자처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람들의 ‘주관적 나이(Subjective Age)’ 인식은 소비뿐만 아니라 직장 내 행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독일 프리드리히 실러 예나대와 마르틴 루터 할레-비텐베르크대의 공동 연구진은 ‘실제 나이(Chronological Age)’가 아닌 ‘주관적 나이’가 조직 내에서의 구성원들의 자신감을 높여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오늘날 인구 통계학적 변화와 맞물려 조직 내 연령 다양성이 그 어느 때보다 증가하고 있다. 이에 경영학과 심리학에서는 직원의 생물학적 나이뿐만 아니라 ‘주관적 연령 편향(Subjective Age Bias, SAB)’, 즉 개인이 실제 나이보다 자신을 현저히 젊거나 늙었다고 느끼는 경향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기존의 연구들은 주로 고령의 직원이 스스로를 젊다고 느낄 때 직무 몰입도나 성과가 높아진다는 점에 집중해 왔는데 본 연구에서는 젊은 직원들 역시 종종 자신의 실제 나이보다 더 나이 들었다고 느끼는 경향에도 주목해 이러한 편향이 구성원들의 인지적 상태와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다양한 직군에서 종사하는 만 16~75세 사이 근로자 총 1724명을 대상으로 4개의 연구(설문 조사 2회, 시나리오 연구 1회, 실험 연구 1회)를 설계하고 검증했다. 설문 조사 결과, 청년층은 실제보다 자신을 더 나이 들었다고 느끼고 노년층은 더 젊다고 느끼는 경향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상사에게 업무 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이메일을 써야 하는 가상의 프로젝트 관리자 시나리오에서 참가자들의 행동 패턴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이메일 작성 여부 및 내용의 질에 있어서 자신을 늙었다고 느끼는 청년층과 젊다고 느끼는 노년층이 높은 자기효능감을 바탕으로 상사에게 더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요한 점은 SAB가 자기효능감과 발언 행동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18~31세의 청년층과 50~68세의 노년층에서만 유의미하게 나타났고 32~49세의 중년층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그 배경으로 연령 고정관념에 주목했다. 특정 연령대 사람들에 대한 일반화된 인식으로 직장에서 중년층은 성실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야심 찬 사람으로 긍정적으로 묘사된다. 반면 청년층은 순진하고 미숙하며 이기적이라는 부정적 고정관념에 시달리며, 노년층은 융통성이 없고 고집이 세며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부정적 평가를 받기 쉽다. 이에 중년층은 이미 직장에서 유능하다는 긍정적 고정관념의 대상이므로 굳이 나이를 속일 인지적 동기가 부족하다는 해석이다. 이후 실험에선 가짜 뉴스 기사를 활용해 참가자들에게 청년 및 노년에 대한 ‘부정적’ 또는 ‘긍정적’ 연령 고정관념을 자극했다. 부정적인 연령 고정관념에 노출됐을 때 청년층은 스스로를 훨씬 늙었다고 보고한 반면 노년층은 스스로를 훨씬 더 젊다고 보고했다. 즉 자신들의 그룹을 향한 부정적 편견(미숙함, 꼰대 등)으로부터 심리적 거리를 두기 위해 방어 기제로 SAB를 발동시킨 것이다. 이렇게 유발된 SAB는 다시 그들의 자기효능감을 높이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높이는 행동을 강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 연구는 SAB가 부정적인 연령 고정관념에 맞서 개인의 자아와 역량을 지켜내는 핵심적인 자기 보호 전략이며 이것이 조직을 위한 긍정적인 목소리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즉 나이 든 직원들은 ‘느리고 융통성이 없다’는 시선에서 탈피하기 위해 스스로를 젊게 인식하며 이를 바탕으로 여전히 변화를 주도할 수 있다는 능동성을 회복한다. 젊은 직원들은 ‘너무 어리고 경험이 부족하다’는 편견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을 더 성숙하고 나이 든 사람으로 인식하며 이를 통해 기득권에 도전할 수 있는 권위와 자신감을 얻는다.
구성원의 연령대가 점점 다양해지는 오늘날의 조직을 이끄는 리더와 HR 담당자는 구성원의 ‘실제 나이’를 넘어 ‘주관적 나이’를 관리해야 한다. 직원의 태도와 성과는 본인이 스스로를 몇 살로 느끼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젊은 직원은 성숙함을, 고령 직원은 젊음을 느끼도록 유도하면 업무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시킬 수 있다.
한편 이처럼 SAB가 자기효능감을 지켜주는 유용한 방어 기제이긴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조직 내에 만연한 ‘부정적 연령 고정관념’에 있음을 간과해선 안 된다. 나이에 대한 차별적 조치를 금지하고 연령 중립적인 HR 관행을 도입해야 한다. 특히 피드백이나 인사 평가 시 ‘새파란 풋내기(youngsters)’라거나 ‘노장(old rookies)’과 같이 나이와 역량을 결부시키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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