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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한국 사회와 기업의 핵심 리스크 된 돌봄

김수경,정리=이규열 | 438호 (2026년 4월 Issue 1)
돌봄은 인재 유지와 직결된 경영 사안
기업, 간병 퇴직 막을 지원책 마련해야
Article at a Glance

저출산과 고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가족에게 전가되는 돌봄 부담이 한계에 다다라 간병 살인과 같은 비극적인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영유아 보육과 달리 노인 돌봄은 실질적인 공적 인프라가 부족한 실정으로 그 공백을 다시 가족이 메우고 있다. 산업적 기술(에이징테크)의 발전만으로는 돌봄의 고유한 정서적 유대를 완전히 대체할 수 없는 한계도 있다. 이에 돌봄을 사회적 비용이나 개인의 희생이 아니라 공동체 유지를 위한 필수적인 ‘사회적 재생산 인프라’로 인식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시급하다. 기업들 역시 직원들의 돌봄 부담을 덜어주는 유연한 제도와 문화를 마련해 ‘인적 지속가능성(Human Sustainability)’을 확보하는 것이 조직의 핵심 경쟁력을 지키는 생존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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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는 엄마이자 딸이다. 육아든 효도든, 돌봄의 역할은 여전히 여성에게 더 많이 기대되는 것이 사실이다. 이 글을 써 내려가는 마음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다소 개인적인 이야기를 꺼내 본다. 조금 늦었던 결혼, 그리고 출산. 한창 커리어 쌓기에 몰두해야 할 시기, 아이는 당연하게도 엄마의 사정을 봐주지 않았다. 누구나 하는 일이라지만 버거웠다. 그러나 다행히 시간은 흐르고 아이는 무럭무럭 자라났다. 이제 좀 숨을 돌리나 싶었는데 웬걸 부모님이 차례로 아프기 시작한다. 아버지로 시작해 어머니까지. 울고 싶다. 보행이 불편해진 노인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아기는 돌이 되면 걷기라도 하지, 노인 돌봄은 기약이 없다.

‘돌봄’은 직장에서 수행하는 일반적인 업무와는 다르다. 돌봄은 지독한 육체노동이자 정신노동이다. 사랑하는 가족을 돌보는 일이기에 힘들다고 때려 칠 수도, 속 시원히 욕을 퍼부을 수도 없다. 분명 힘든 일인데 힘들어 하면 안 될 것만 같다. 연민, 원망, 애증, 죄책감이 아무렇게나 마음을 헤집는다. 돌봄의 대상이 아이든, 노인이든, 아픈 배우자이든, 그 관계의 깊이만큼 감정의 골도 깊다. 그래서 돌봄이 어렵다.

그러고 보면 인간의 삶은 ‘돌봄’이라는 주제에서 자유로운 순간이 거의 없다. 내 한 몸 건사하면 그만인 아주 잠깐의 청년 시절을 제외하면 우리는 인생의 대부분의 순간 돌봄을 받거나 제공한다. 결국 인간의 삶은 돌봄으로 시작해 돌봄으로 끝난다. 그럼에도 돌봄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건 꽤나 최근의 일이다. 이렇게 어렵고 힘든 일인데 그동안 별 탈 없이 돌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적어도 청년들이 ‘결혼 파업’을 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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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경sookim@hs.ac.kr

    한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필자는 서울대 언어학과를 졸업하고 동아일보 기자로 근무했다. 스탠퍼드대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통령실 대변인, 통일부 차관 등으로 일한 바 있다. 전문 연구 분야는 인권, 다문화, 사회복지, 북한, 통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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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리=이규열kylee@donga.com

    동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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