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고객센터|HBR Korea
페이지 맨 위로 이동
검색버튼 메뉴버튼

DBR Column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로의 전환

박세진 | 439호 (2026년 4월 Issue 2)
기업 내 AI 도입을 위한 전초전이 막을 내리고 있다. AI의 기술적 가능성을 확인하는 ‘실험’의 시기를 넘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는 ‘실행’의 시대가 전개될 전망이다. 특히 조직 내에서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Agentic Enterprise)’로의 전환이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세일즈포스가 전 세계 24개국에서 CIO(최고정보책임자) 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AI 도입률은 최근 1년 사이 282%나 증가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냉정한 현실이 있었다. 무분별한 코드 생성에 따른 보안 우려와 AI가 쏟아내는 저품질 정보인 ‘워크슬롭(Workslop)’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업무 효율이 저하되는 역설적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AI의 부작용을 극복하고 실질적 효용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연결’과 ‘자율적 실행’에 주목해야 한다.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로 거듭나려면 우선 조직의 데이터를 점검해야 한다. AI 에이전트가 비즈니스 파트너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기업 내에 파편화된 데이터를 통합하고 맥락을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하다. 아무리 뛰어난 추론 능력을 갖춘 AI라도 고객의 구매 이력이나 실시간 재고 현황, 과거의 상담 기록 등 데이터와 단절돼 있다면 그 판단은 ‘환각(Hallucination)’에 그칠 수밖에 없다. 결국 에이전트의 지능은 데이터의 신뢰도를 넘어서기 어렵다. 기업 전체의 데이터를 하나로 연결하는 ‘데이터 파운데이션’을 구축하고 이를 에이전트가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그다음은 AI를 ‘작업 수행자’가 아닌 ‘지능형 파트너’로 재정의하는 단계다. 사용자의 요청이 있어야만 작동하는 수동적인 수준을 넘어 비즈니스의 목표를 이해하며 특정 이벤트가 발생하면 스스로 판단하고 후속 업무를 시작하는 자율성을 설계해야 한다. 가령 재고 부족 알람이 뜨면 에이전트가 기존 발주 데이터를 분석해 공급업체에 구매 의향을 묻고 결재를 상신하는 단계까지 스스로 완수하는 식이다.

동시에 단일 모델의 성능 경쟁에서 벗어나 마케팅·영업·서비스 등 각 영역에 특화된 전문가 에이전트들이 협업하는 ‘멀티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 체계를 갖춰야 한다. 인간이 부서별 전문성을 바탕으로 협업하는 것처럼 기업 전반에서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에이전트들이 매끄럽게 협업할 수 있도록 지능형 운영 체계를 조율하는 능력이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다.

인간의 역할은 AI 팀의 성과와 윤리성을 감독하는 ‘고위 감독자’로 전환된다. 기술과 데이터, 비즈니스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에이전트의 자율적 업무 범위를 설계하고 결과를 검증하는 ‘전략적 오케스트레이션’이 필수적인 역량이 됐다. AI의 자율성이 커질수록 리스크 관리와 신뢰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진다. 경영자는 성능이 뛰어난 AI를 도입하는 데 만족해선 안 된다. AI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설명하고 통제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거버넌스 능력이 경영자의 새로운 자질로 요구되고 있다. AI의 판단 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AI가 기업의 가드레일 안에서 안전하게 작동하는 신뢰의 체계를 확립하는 데 힘써야 한다. 이제 기업 간의 격차는 어떤 AI를 보유했는가가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AI 지능을 어떻게 비즈니스 현장에 설계하고 운영하느냐’에서 발생한다. 변화를 주도할 것인지 지켜볼 것인지, 선택의 시간은 이미 우리 앞에 와 있다.
  • 박세진

    박세진

    세일즈포스 코리아 대표

    고려대에서 산업공학(인공지능 및 전자상거래 전공) 석사 학위를 취득한 뒤 i2 테크놀로지스를 시작으로 오라클, 워크데이, SAP 등 글로벌 IT 기업에서 세일즈 부문을 지휘했다. 이후 세일즈포스에 합류해 엔터프라이즈 세일즈 부문을 총괄하며 AI CRM 및 AI 에이전트 기반의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현재 세일즈포스 코리아 대표이사로서 국내 사업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이 필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인기기사

경제·경영 질문은
Askbiz에게 물어보세요

GO

K-FOCUS TOP 5

지금 주목해야 할 산업과 기업 트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