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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Brief-Case: 글로벌 표준을 지향하는 KB금융의 ESG 경영 전략

친환경 관련 투자 포트폴리오 확대
고객 기업의 탄소배출까지 감축 유도

배미정 | 335호 (2021년 12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DJSI 월드 지수 은행 산업 부문 글로벌 1위를 기록한 KB금융의 ESG 경영 체계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ESG 최고 의사결정 기관인 ESG위원회를 설립하고 글로벌 수준의 최상위 ESG 원칙을 선언해 강력한 실행 의지를 밝혔다.

2. KB금융의 내부 배출량뿐 아니라 자산 포트폴리오 배출량까지 탄소배출량을 객관적 기준에 따라 엄격히 측정하고 세부적인 감축 목표를 수립해 국제적 인증을 받았다.

3. RE100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체적인 탄소배출 감축 활동을 펼치는 동시에 친환경 대출 상품을 개발하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확대함으로써 고객 기업의 탄소배출 감축을 유도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투자자뿐 아니라 정부와 고객, 직원 등 이해관계자들이 기업의 환경, 사회, 지배구조(ESG)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업은 장기적인 생존을 위해 ESG를 수용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적 상황에 처했다. 하지만 단지 흐름에 뒤처지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ESG 활동을 흉내만 내서는 지속가능한 발전과 장기적 가치 창출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특히 최근 ESG가 유행처럼 확산되면서 ESG 워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ESG 활동의 진정성에 대한 검증과 평가는 보다 엄격해질 가능성이 높다. 체계적인 ESG 전략을 수립해 실천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는 이유다.

그런 면에서 ESG 경영 체계를 전사적으로 추진해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한 KB금융그룹 사례를 주목할 만하다. KB금융은 ‘세상을 바꾸는 금융’이라는 미션을 바탕으로 기업 활동의 전 영역에 걸쳐 ESG 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장기적인 비전과 목표를 전사적으로 내재화하고, 그에 따른 구체적인 전략 방향을 수립해 과제를 실행함으로써 ESG 경영의 모범을 보이고 있다. 이런 KB금융은 2021년 11월 미국 ‘S&P 글로벌’이 발표하는 ESG 지수 중 하나인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월드 지수에 6년 연속 편입된 데 이어 은행 산업 부문 글로벌 1위로 선정되면서 ESG 경영이 글로벌 최고 수준임을 인정받았다. 이처럼 ESG 경영의 글로벌 선두주자로 인정받은 KB금융그룹의 윤종규 회장은 지난 10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 26)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최고위급 회의’ 금융 분야에 참석해 KB의 ESG 전략을 공유하기도 했다. KB금융이 추진한 ESG 경영의 특징과 앞으로 전망을 집중 분석한다.

1. 글로벌 수준의 최상위 원칙 선언

금융업은 업의 특성상 직접 온실가스를 배출하지는 않기에 그동안 기후변화에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글로벌 금융회사, 특히 대형 은행들이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화석연료 산업에 자금을 공급함으로써 기후 위기에 일조한다는 비난이 거세졌다. 이처럼 글로벌 대형 은행들에 적극적 행동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커지자 KB금융도 선제적인 대응에 나섰다.

KB금융은 2020년 1월 그룹의 전 계열사가 함께 ‘ESG 이행 원칙’을 선언하고, 같은 해 3월 국내 금융기관 최초로 이사회 내 위원회로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ESG위원회는 그룹의 ESG 최고 의사결정 기관으로 그룹의 ESG 전략과 정책을 수립하고 계열사의 이행 사항을 관리 감독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KB금융 ESG위원회의 특징은 이사회 내 위원회 중 유일하게 사외이사와 상임, 비상임 이사를 포함한 모든 이사가 위원으로 참여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시각을 반영할 뿐 아니라 전사적으로 ESG 경영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주주와 이해관계자들에게 분명히 밝힘으로써 강력한 실행력을 갖출 수 있었다.

KB금융은 ESG위원회의 리더십하에 글로벌 수준의 강도 높은 탄소중립 추진 활동을 이행하겠다는 원칙을 신속하게 밝혔다. 2020년 9월 국내 금융그룹 최초로 모든 계열사가 참여하는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화석연료 사용 감축을 위해 국내외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용 신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및 채권 인수 참여를 전면 중단하겠다는 내용의 실질적이면서도 강도 높은 선언이었다. 뒤이어 KB국민은행도 2021년 2월 환경 파괴 등 위험이 있는 대규모 개발 사업에 금융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전 세계 금융기관 간 자발적 협약인 ‘적도원칙(Equator Principles)’에 가입했다.

또 2021년 7월 KB금융은 넷제로은행연합(NZBA, Net-Zero Banking Alliance)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운영위원회(Steering Group)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표 은행으로 선출됐다. NZBA는 전 영란은행 총재인 마크 카니가 주도해 발족한 ‘넷제로를 위한 글래스고 금융 연합(GFANZ, Glasgow Financial Alliance for Net Zero)’의 은행 분과다. KB금융은 NZBA의 창립 이전부터 인큐베이션 그룹으로 글로벌 은행들과 함께 탄소중립 확산 이행 계획 수립 등에 참여했다. 윤종규 KB그룹 회장은 앞으로 NZBA 운영위원회 최고위원으로서 직접 회의에 참여하고 현안을 챙길 예정이다.

더 나아가 9월에는 그룹 전체 계열사가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글로벌 캠페인 ‘RE100’1 에 국내 금융그룹 최초로 가입했다. RE100은 사전에 엄격한 검증과 승인 과정을 통과해야 가입할 수 있는데 KB금융은 앞서 탈석탄 선언과 탄소중립 목표 수립 등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점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이처럼 KB금융은 글로벌 이니셔티브에 자발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글로벌 수준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밝히고 실천하고 있다.

2. 탄소배출량 측정 및 감축 목표의 수립

금융회사의 탄소중립 선언은 단편적인 탈탄소 활동과 달리 주요 자산 구성 및 영업 전략에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금융회사가 직접 발생시키는 탄소배출량뿐 아니라 대기업, 중소기업 등 고객 기업들이 배출하는 탄소배출량까지 감축을 유도하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투자처를 발굴하고 대출 상품을 개발하는 등 경영 계획 전반의 수정이 불가피하다.

KB금융은 2021년 6월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에 앞장서기 위해 그룹 차원의 탄소중립 중장기 추진 전략인 ‘KB Net Zero S.T.A.R.’를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 ‘S.T.A.R.’는 친환경 기업을 육성 및 지원(Support)해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Transform)을 가속화하고, 파리기후협약의 적극적 이행(Align)을 통해 환경을 복원(Restore)하겠다는 의미다.

탄소중립이 말뿐인 선언에 그치지 않으려면 실질적인 탄소배출 저감 목표를 설정하고 관리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KB금융그룹은 우선 객관적인 국제 기준에 따라 2019년 기준 탄소배출량을 측정했다. 글로벌 표준으로 인정받는 탄소회계금융협의체(PCAF, Partnership for Carbon Accounting Financials)와 과학적 기반 감축 목표 이니셔티브(SBTi, Science Based Targets initiative)의 방법론을 적용한 결과 KB금융의 ‘자산 포트폴리오 배출량(Financed Emission)’ 2 이 약 2676만 t(tCO2eq)임을 대외적으로 공개했다. KB금융그룹이 직접 배출하는 내부 배출량은 2020년 기준 14만 t(tCO2eq)으로 측정됐다.

KB금융그룹이 직접 배출하는 탄소배출량뿐 아니라 고객인 기업에 대한 투자 및 대출을 통해 발생되는 탄소배출량까지 발표한 것이다. 국내에서 탄소배출량을 공개한 기업은 KB금융이 최초였다. 탄소배출 관련 정보를 주주와 고객 등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도 자산 포트폴리오의 탄소배출량을 공개한 금융회사는 ABN AMRO, APG 등 36개사에 불과하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탄소중립은 미래 세대를 위해 ‘멀지만 함께 나아가야 할 길’”이라며 “고객 및 기업과 함께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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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은 측정한 탄소배출량을 바탕으로 2.0℃ 시나리오3 기반의 ‘자산 포트폴리오 배출량(Scope3)’ 감축 목표를 수립했다. 세부적으로 2030년까지 33.3%, 2040년까지 61.0%를 감축해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또 그룹 내부에서 발생하는 배출량(Scope1과 Scope2)은 1.5℃ 시나리오 4 에 맞춰 204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내부 배출량의 경우 더욱 강력한 기준을 도입해 탄소 감축을 앞당길 방침이다.

이렇게 KB금융이 체계적으로 수립한 탄소 감축 목표는 2021년 10월 아시아 지역 금융회사 중 최초로 SBTi의 승인을 받았다. SBTi의 승인은 곧 KB금융의 탄소중립 추진 전략이 국제기관의 엄격한 과학적 검증을 통과해 객관성을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국내 금융권의 높은 위상을 보여준 성과이다.

3. 탄소배출량 감축 활동

KB금융은 ‘RE100’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40년까지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탄소배출량, 폐기물 발생량 등 환경 데이터 현황을 파악하는 등 기후 관련 데이터를 매년 체계적으로 파악해 보고, 관리하고 있다. 매월 에너지 절약 실천 점검의 날을 운영하는 등 평소 환경 데이터 수집 및 관리를 적극적으로 이행하고 있다. 또 일상 속에서 에너지 사용량 감축을 위해 모든 계열사의 본점 및 영업점 전등을 LED로 전환하고 냉난방기 회전형 윈드바이저를 설치했으며 점심시간 및 야간에 일괄 소등 후 선택적 점등하는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특히 KB국민은행은 은행 에너지 사용량의 약 40%에 해당하는 주요 건물을 선정하고 이를 대상으로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를 위한 전담 조직을 구성했으며 에너지경영시스템 국제표준(ISO 50001) 인증을 취득했다. 또 2023년까지 업무용 차량을 전부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전환하고 중장기적으로 2030년까지 전 차량을 수소차 혹은 전기차로 100% 전환할 방침이다. 직원들도 전사적으로 종이컵 사용을 금지하고 텀블러를 사용하며 종이 출력을 최소화하는 등 일상 속에서 탄소배출 감축 활동에 동참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사용도 확대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이 보유한 건물 16개소에 태양광발전 설비를 구축했으며 내년까지 25개소로 확장해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2019년 7월 준공된 김포 통합 IT센터는 ‘그린 데이터센터’ 구축을 목표로 태양광발전 및 연료전지 설비를 도입해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또 외부 공기를 활용한 에너지 절감형 공조 시스템을 도입해 추가적으로 에너지를 절감하고 있다. KB손해보험 합정 사옥과 사천연수원, 2020년 9월 준공된 KB국민은행 통합 사옥에도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자체 전력 생산 시스템을 구축했다. 앞으로 그룹 사옥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한편 재생에너지 전력 공급자로부터 전력을 구매하는 ‘제3자 전력구매계약(PPA)’과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구매 등의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재생에너지 투자에도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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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친환경 기업에 투자하는 포지티브 전략

ESG의 궁극적인 목적은 기업이 지속적인 가치를 창출함으로써 성장하는 동시에 세계의 번영에 기여하는 것이다. 이 같은 원대한 목표는 금융회사가 홀로 노력해서 달성하기 힘들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고탄소 산업을 배제하면 그만인 ‘네거티브(Negative)’ 전략으로는 금융회사의 넷제로를 달성할 수 있을지 몰라도 사회 전체의 넷제로를 달성하기 어렵다”며 “친환경 전환 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녹색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포지티브(Positive)’ 전략을 집중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은 친환경 및 사회적 가치 창출 사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지속가능채권을 개발해 발행하고 있다. 채권 발행에 앞서 지속가능 금융 관리 체계를 수립하고 녹색채권원칙(GBP), 사회적채권원칙(SBP), 지속가능채권지침(SBG) 등 국제자본시장협회의 지속가능채권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에 대한 외부 기관 인증을 받고 있다. 예컨대 KB국민은행은 2018년 국내 시중 은행 최초로 미화 3억 달러 규모의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한 이후 다양한 지속가능, 그린 및 소셜 채권을 발행하고 있다. 또 2021년 2월 환경부와 녹색 채권 활성화를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친환경 녹색 금융 확산을 위한 녹색 채권 시장 활성화에 앞장서기로 했다. KB증권은 제조업 최초로 SK에너지의 녹색 채권 발행을 주관하는 등 ESG 채권 발행 주관 시장을 선도해 2021년 4월 말 기준 총 3조8000억 원 규모의 녹색 채권 발행을 주관했다. KB국민카드도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 가맹점을 지원하기 위해 2020년 6월 1000억 원 규모의 지속가능 채권을 발행하고 10월 1500억 원을 추가 발행했다.

친환경 산업 부문과 사회적 책임 부문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007년부터 현재까지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의 금융 자문 및 신디케이티드론 주선 역할을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으로 제주 한림 해상풍력, 솔라시도 태양광발전, 영암 태양광발전사업, 인천 연료전지 발전사업 같은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꼽을 수 있다. 2021년 9월 유럽 신재생에너지 개발 사업에 투자하는 ‘글로벌 그린에너지 파트너십 펀드’에 출자해 스웨덴에 74.4㎿ 규모 풍력발전소를 구축하는 사업에 투자하기도 했다. 또 성장금융펀드 및 기술금융 투자 등을 통해 중소•중견 기업의 성장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녹색 분류 체계의 적합성 평가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맞춤형 금융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기업들이 탄소중립에 필요한 사업을 추진하고 관련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친환경 특화 상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1년 4월 ‘KB GREEN WAVE ESG 우수기업대출’을 출시해 KB국민은행이 정한 ESG 평가 기준에 충족하는 항목에 따라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우대하고 있다. 5월에는 고객과 함께하는 필(必)환경 캠페인의 일환으로 ‘KB Green Wave 1.5°C 금융상품 패키지’를 출시했다. 예금, 신탁, 카드로 구성된 패키지는 고객의 상품 가입과 ESG 관련 활동에 따라 최대 4억 원의 기부금을 마련해 전기차 충전소 인프라, 도시 숲, 학교 숲 조성 등 기후변화 대응 및 탄소배출 감축 활동에 사용할 예정이다. 고객이 금융상품을 통해 일상생활 속에서도 저탄소 친환경 소비를 실천하고 다양한 환경 관련 공익활동에 동참하도록 이끌려는 시도이다.

앞으로도 KB금융은 글로벌 이니셔티브와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ESG 경영의 수준을 높이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공시 체계를 갖추면서 ESG 어젠다를 이끌어가는 금융기관으로 앞장서 나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KB금융의 ‘ESG 경영’을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표준으로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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