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파고든 다이소 ‘5000원 화장품’
유통파워에 브랜드 신뢰 더해 신성장동력 키웠다
Article at a Glance
다이소의 카테고리 확장은 저가 생활용품의 판매 범위를 넓힌 데 그치지 않는다. 회사는 생활용품 사업에서 축적한 목표가격 중심의 상품 기획, 대량·안정 발주로 확보한 구매력, 전국 점포망과 물류 역량을 뷰티 시장으로 옮겼다. 화장품에 필요한 제품 전문성과 브랜드 신뢰는 외부 파트너와의 협업으로 보완했고 소용량 제품을 통해 낮은 가격을 할인 수단이 아닌 시험 구매의 수단으로 바꿨다. 반면 같은 공식을 건강기능식품에 적용하자 정보와 상담, 규제, 전문 채널과의 관계라는 새로운 공백이 나타났다. 기존 역량은 새로운 시장의 진입을 돕지만 그 시장이 요구하는 보완 역량까지 대신해 주지는 못한다.
“정샘물 파데 들어왔어요?”
2026년 1월, 서울 시내 다이소 매장에서는 이른바 ‘정샘물 파데’를 찾는 문의가 잇따랐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이 다이소 채널을 겨냥해 내놓은 브랜드 ‘줌 바이 정샘물’의 파운데이션과 쿠션이 출시 직후 품절됐기 때문이다. 1월 5일 출시 당일 매장 물량이 빠르게 소진됐고 온라인에 다시 풀린 제품도 3시간이 채 되지 않아 동났다. 출시 2주 만에 네 차례 재입고가 이뤄질 정도였다. 명품이나 한정판 상품에서나 볼 법했던 오픈런과 품절 경쟁이 균일가 생활용품점에서 벌어진 것이다. 이후에도 PDRN 앰풀과 레티놀 세럼 등이 SNS에서 화제가 되며 품절과 재입고를 반복했다. 다이소가 화장품을 곁다리로 판매하는 생활용품점을 넘어 소비자가 특정 제품을 찾아 방문하는 뷰티 유통채널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풍경이었다.
변화는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에서도 나타났다. 다이소의 외국 발행 카드 결제액은 2023년 전년 대비 130% 증가한 데 이어 2024년 50%, 2025년에도 60% 늘었다. 이 증가를 단순히 뷰티만의 효과로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유튜브와 틱톡, 인스타그램에 외국인 관광객이 다이소에서 구입한 화장품 등을 소개하는 ‘Daiso ha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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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가 늘어난 것은 뷰티가 외국인의 주요 쇼핑 품목으로 떠올랐음을 보여준다. 올리브영이 최신 K뷰티 제품을 탐색하는 전문 채널이라면 다이소는 뷰티부터 식품·문구·생활용품까지 한국의 가성비 상품을 한꺼번에 발견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두 채널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외국인 관광객의 한국 쇼핑 동선에 들어온 것이다.
다이소의 뷰티 매출은 2024년 전년 대비 144% 증가한 데 이어 2025년에도 70% 늘었다. 입점 브랜드도 2024년 말 80여 개에서 2026년 6월 말 기준 140여 개로 급증했다. VT코스메틱의 ‘리들샷’이 품절 행진을 이어간 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대형 업체들도 5000원 이하의 다이소 전용 제품을 선보였다. 참여 업체와 상품군이 확대되면서 뷰티는 다이소의 핵심 카테고리로 자리 잡았다. 같은 기간 다이소의 전체 매출도 2025년 역대 최고인 4조5363억 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