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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KGSB Knowledge: 휴대폰 공정무역을 시도하는 페어폰

“‘착한 광물 쓰자’ 캠페인으로 시작한 페어폰, 스토리 아는 고객이 우리의 마케터”

리 후이(Li Hui) | 198호 (2016년 4월 lssue 1)

 

Article at a Glance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본사를 둔 페어폰(Fairphone)은 인권과 환경파괴 등을 고려한 ‘미분쟁광물’만을 사용해 제조한 휴대폰을 판매하고 있다. 생산 파트너를 고를 때도 이런 회사의 철학에 공감하는 업체만 고른다. 페어폰1은 유럽에서만 6만 대 판매됐고 수익은 모두 페어폰2에 재투자됐다. 광고는 전혀 하지 않고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만 홍보한다. 가장 뛰어난 휴대폰을 파는 것이 아니라 휴대폰을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사명을 갖고 있는 회사다.

 

 

 

편집자주

이 글은 <CKGSB Knowledge>에 실린 ‘Fairphone Takes a Crack at Fair Trade in Mobile Phones(2015 10)’를 번역한 것입니다.

 

 

음식, , 공기, 집은 인간생활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들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요즘 시대에는 휴대폰 역시 이 목록에 추가해야 할 것이다. 친구, 가족들과 연락하고 지내는 것부터 일상생활에 도움을 주는 앱들까지, 사람들의 휴대폰 의존도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일즈포스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담은 2014 모바일 행동 보고서(2014 Mobile Behavior Report)에 따르면, 사용자들의 하루 평균 휴대폰 사용 시간은 3.3시간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최신 휴대폰을 갈망하고, 때론 휴대폰을 사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길게 줄을 서기도 한다. 이제 스마트폰은 스타일을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이 됐다.

 

그런데 혹시 휴대폰이 어디서 만들어지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본 적이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조금은 뻔하고 당연한 대답 중 하나가 바로중국이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서 휴대폰을 포함해 우리가 일상생활에 사용하는 대부분의 것들을 제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 더 깊이 생각해보면 다양한 국가들로 거슬러 올라가 볼 수 있다. 그 예로 휴대폰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마더보드를 살펴보자. 마더보드의 복잡한 회로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광물들은 콩고민주공화국과 같은 아프리카 국가들의 광산에서 채굴된 것이다.

콩고와 관련된 골치 아픈 문제 중 하나가분쟁광물(conflict minerals)’이다. 분쟁광물이란 무장세력의 협박하에 기본적인 인권을 빼앗긴 노동자들이 채굴한 광물을 일컫는 용어다(주로 콩고 동부 지역에서 발생). 이러한분쟁광물에 의해 얻어진 수익이 무기제조 등에 재투자되면서 분쟁상황을 더욱 심화시키는 악순환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악순환을 끝내기 위해 미국은 규제를 시행했다. 미 금융 시스템의 금융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로 알려진 도드-프랭크법안(Dodd-Frank Act)에 콩고민주공화국 또는 그 인근 국가에서 채굴된분쟁광물을 자사 제품에 사용하는 기업들은 이를 명시하도록 요구하는 조항이 포함된 것이다. 그 결과, 일부 제조업체들은 비난받을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그 지역에서 채굴되는 광물의 구매를 모두 중지했다. 그 지역에서 채굴된 모든 광물이분쟁광물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결국 이는 지역 경제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을 뿐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다.

 

한편 페어폰의 창립자이자 CEO인 바스 판 아벨(Bas van Abel)은 사회에 깨달음을 줄 수 있는 제품을 설계하기로 결심했다. 그것이 바로 환경과 인간에게 미치는 해를 최소화하도록 제작된 휴대폰, 페어폰(Fairphone)이다.

 

페어폰의 첫 번째 모델인 페어폰1은 그 어떤 주요 투자자들도 없이 크라우드펀딩만으로 출시됐다. 각 기기의 가격은 325유로였는데, 이는 749유로에 판매된 16기가바이트 아이폰6S 제품가격의 거의 절반 수준이었다. 놀랍게도 페어폰1은 출시된 지 한 달 만에 1만 대의 선주문을 달성했다. 초기 목표로 했던 5000대의 두 배에 달하는 성과였다. 페어폰의 공식 홈페이지 내 데이터에 따르면, 페어폰은 현재까지 6만 대가 판매됐다. 하지만 아쉽게도 관세, 불충분한 자원, 지역 정책 등의 문제로 인해 유럽 내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물론 페어폰을 업계 내 다른 기업들과 비교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페어폰은 페어폰1의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 전부를 곧 시장에 출시될 예정인 페어폰2에 재투자했고, 재정적 측면에서 보면 아직은 파산하지 않은 상태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이행함과 동시에 사업적으로도 성공하는 것이 가능할까. 이 질문에 대해 농담처럼 대답하듯 페어폰은 자사의 제품 패키지에 ‘Failphone(실패한 폰)’이라고 적힌 작은 카드를 함께 넣어주고 있다. 이는 페어폰이 직면하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다. 많은 소비자들이 매일 마시는 커피에 공정무역을 위한 별도의 작은 비용을 쓸 의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화려한 아이폰 대신공정한 휴대폰을 위해 큰 비용을 지출하려는 소비자들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결론을 내리기에는 아직 이르다.

 

페어폰 프로젝트 매니저인 뮬란 무(Mulan Mu)는 인터뷰를 통해 페어폰의 사업 의도와 기업 비전을 실현하고 앞으로의 도전과제들에 대응하기 위한 계획을 설명했다.

 

 

 

페어폰 설립 배경에는 어떤 아이디어가 있었나요?

초기에 페어폰은 기업이 아닌 하나의 캠페인이었습니다. 그러다가 2013, ‘분쟁광물에 초점을 두고 기업으로 설립됐죠. 많은 광물들이 아프리카에서 생산됩니다. 콩고민주공화국의 사례처럼 정치경제적 불안정성을 안고 있는 많은 아프리카 국가들 내에서 광물 채굴로 인한 수익은 대부분 무장 세력에 약탈당하고 지역 분쟁에 이용되죠. 분쟁광물이라는 용어가 생겨난 이유입니다.

 

분쟁광물에는 금광석, 주석, 탄탈륨, 텅스텐, 이렇게 네 종류의 광물들이 포함됩니다. 이 광물들은 가정용 백색가전제품에 흔히 사용됩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거의 모든 전자제품에 이 광물들 중 최소 한 가지 종류의 광물이 포함돼 있죠.

 

페어폰뿐만 아니라 많은 국제사회가 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도드-프랭크 법안을 작성했죠. 이 법안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전자제품에분쟁광물지역에서 생산된 광물이 포함되지 않도록 규제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많은 제조업체들이 법안을 위반하지 않기 위해 이러한 지역에서 생산된 광물의 구매를 중단했습니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모든 광물들이분쟁광물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이는 지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왔습니다.

 

 

이 문제에 관해 페어폰이 가장 관심을 갖게 된 부분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었습니다. 첫 번째는분쟁광물이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제품들 대부분에 흔히 산재해 있음을 알리는 메시지를 어떻게 소비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까하는 것이었습니다. 두 번째는이미 존재하고 있는 문제를 단순히 피해가기보다는 변화를 위한 시작에 나설 수 있도록 어떻게 기업들을 유도할 수 있을까하는 것이었죠

 

캠페인 기간 동안 페어폰의 창립자이자 CEO인 바스 판 아벨은 캠페인의 영향력이 충분히 크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분쟁광물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지만분쟁광물은 아닌 광물들을 사용한 제품을 제작하기로 결심했죠. 실제 제품을 통해 우리의 메시지를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휴대폰 제작과 관련해 다른 많은 파생적인 문제들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하나의 브랜드로서 페어폰은 노동자들의 기본 인권 보호 역시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종종 부정적인 효과를 낳기도 합니다. 만약 우리가 이러한 문제에 관해 공장을 감시하는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주문량을 맞추라는 압박을 지속한다면 문제를 피하기 위해 공장들이 다른 급진적인 방법을 취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목표는 페어폰과 공장이 함께 진행한 평가를 통해 문제를 발생시키는 근본적 이유들을 조명하고, 공동의 노력으로 이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페어폰은 공장과 협력을 통해 공장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해결책을 찾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세계의 복잡성이나 공급망의 복잡성 등을 고려할 때 페어폰이 제공하는 것이 진정한공정성이라 말할 수 있는 자신감의 근거는 무엇인가요?

공급업체를 찾고 나서 우리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그 업체가 페어폰과 같은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업체를 설득하는 데 쏟는 수고를 절약할 수 있게 되죠. 우리가 할 일은 업체와 함께 실행에 나서는 것입니다. 제가 직접 공장을 방문하고 이사회와 직접 커뮤니케이션 한 후 다른 주주들과도 함께 논의합니다.

 

페어폰에서 일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신뢰입니다. 페어폰이 있는 이유는 단순히 업체를 이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상호이익이 될 수 있는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것임을 업체에 이해시키고,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페어폰은 공급업체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일부 제조업체들은 자발적으로 먼저 페어폰을 찾기도 합니다. 안타깝게도 그들 대부분이 해외 기업들의 중국 사업체였습니다.

규모 면에서 페어폰은 아직도 굉장히 작은 수준입니다. 직원 수는 약 40명 정도입니다. 우리는 페어폰이 가장 공정한 휴대폰이라든가, 유일하게 공정한 휴대폰이라고는 말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은 페어폰을 통해 보다 공정한 조치들을 추진해나가는 것이죠.

 

아프리카의 한 광산을 살펴보는 페어폰 관계자들 (출처: Fairphone)

 

전자폐기물(e-waste) 등 다른 부분은 어떻습니까?

지구를 오염시키는 버려진 전자부품이 얼마나 많이 나오고 있는지요? 이와 관련해 페어폰이 하고 있는 활동을 소개해주십시오.

전자폐기물은 그 자체로도 큰 문제입니다. 나아가 페어폰은 전자폐기물이 올바르게 재활용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광물을 재활용하는 일반적인 방법은 마더보드를 태우는 것인데, 이는 토양과 공기를 오염시킵니다. 가나와 같은, 전자폐기물이 보내진 아프리카 국가들에서는 대부분의 전자폐기물이 적절히 재활용되고 있지 않죠.

 

페어폰은 재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재단은 가나로 보내진 전자폐기물을 재구매하고, 이 폐기물을 재활용 시설을 갖춘 지역으로 다시 전달합니다. 또한 현지 주민들이 휴대폰이 분해하는 노하우를 갖출 수 있도록 돕는 장기적인 프로젝트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중고 휴대폰과 관련해 일부 페어폰1의 사용자들은제가 사용하던 휴대폰을 페어폰에서 재활용할 수 있도록 우편으로 보내도 될까요?”라고 묻기도 합니다. 그러면 저희는 이렇게 대답하죠. “그럼요. 보내셔도 됩니다. 하지만 배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고려한다면 보내지 않는 편을 추천합니다.”

 

 

사용자들이 쉽게 부품을 교환할 수 있도록 만든 페어폰 제품 (출처: Fairphone)

 

 

페어폰은 소비자들이 매력적으로 느끼는 스마트폰 업계의 기술적, 기능적 변화들에 어떻게 발맞추고 있습니까? 윤리적인 측면을 유지하면서 이런 변화에 발맞추는 것이 어렵지 않나요?

Fairphone’이라는 단어는 실패한 휴대폰이라는 뜻의 ‘Failphone’과 비슷하게 들리는데요. 페어폰1을 판매할 당시, 우리는 이런 농담을 적은 카드를 같이 동봉하기도 했습니다. 한쪽 면에는 ‘Fairphone’, 다른 한쪽 면에는 ‘Failphone’이 적힌 카드였죠. 페어폰이 기능면에서 다른 휴대폰들만큼 훌륭하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만, 우리는 이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휴대폰 성능의 필수요소라 할 수 있는 운영체제가 좋은 예입니다. 현재 우리는 페어폰1의 소프트웨어 및 운영체제와 관계된 모든 자료 및 소스 코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휴대폰을 업데이트하거나 개선할 수 있게 됐죠. 원활한 사용자 경험을 보장하기 위해 우리는 페어폰1의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해왔습니다.

 

페어폰이 제공하는공정성의 또 다른 측면은, 만약 소비자가 휴대폰을 소유한다면 소비자는 자신의 휴대폰을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사용자라면 스스로 운영체제를 변경할 수 있겠죠. 페어폰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모든 측면에서 사용자들에게 오픈플랫폼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하드웨어 측면에서 페어폰은 분해가 가능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스스로 부품을 교체하거나 변경하는 것이 가능하죠. 만약 휴대폰의 액정이 깨지면 사용자는 간단히 페어폰에 교체제품을 주문한 뒤 집에서 깨진 액정을 교체할 수 있습니다.

 

 

페어폰의 잠재고객들에게는 어떻게 접근하고 있습니까?

대부분 소셜미디어 플랫폼이나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우리가 가진 혁신이라는 콘셉트 때문인지 페어폰에 관한 많은 기사들이 게재되는 편이라 마케팅에 도움이 되고 있죠. 광고는 페어폰의 사업모델과 맞지 않습니다. 우리는 페어폰을 가장 전위적인 휴대폰으로 만들고 싶은 것이 아니니까요.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휴대폰을 통해 스토리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다면 페어폰의 목표를 완벽히 이해하지 못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얻을 수 있겠지만 그런 소비자들은 우리의 제품에 실망하게 될 겁니다. 우리는 자사 유통채널을 세심히 살피고 있는데, 이는 시장 내에서 판매 1위 업체가 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입니다.

 

페어폰의 사용자들 역시 우리의 마케터입니다. 사람들이 그들의 손에 들린 페어폰을 보면 다른 브랜드의 휴대폰들과는 생김새가 다르다는 것을 알아챌 것이고 어떤 휴대폰인지를 묻겠죠. 그럼 사용자들은 페어폰의 스토리를 사람들에게 들려줄 겁니다. 페어폰 사용자들이 우리의 최고의 영업사원인 셈이죠.

 

 

리 후이(Li Hu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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