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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모디네일의 NPD 전략

삼각형으로 발리는 솔 알아요? 고객니즈가 제품 아이디어, 저절로 차별화!

김상용 | 176호 (2015년 5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 경영전략, 마케팅

 

 

아리따움에서 선보인 네일 브랜드모디네일이 마니아층을 양성하며 시장점유율을 높여갈 수 있었던 이유는?

① 주 타깃고객의 니즈를 면밀히 분석해 NPD 과정을 충실히 이행

② 색상 외에 무늬와 질감이라는 새로운 경쟁 기준을 제시해 독특한 가치 제안에 성공

③ 제작비용 절감 및 조직 단순화를 통해 확보한 빠른 유통 속도를 모디네일만의 정체성으로 확립

④ 꾸준한 커뮤니케이션으로 고객가치 유지 및 선순환 구조 확립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손혜령(미 다트머스대 경제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상관성의 방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지만 경제계에는 여성의 스커트 길이와 경제 상황을 연결해 시사점을 이끌어내려는 노력이 꽤 오랫동안 전개돼 왔다. 경기가 나쁘면 옷감이 덜 들어가는 미니스커트가 선호된다든지, 경기가 좋으면 더 과감한 스타일이 인기를 끈다든지 하는 속설들이 그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장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스커트 길이는 립스틱 색깔에속설 경기지표의 자리를 내줬다. 경기 불황이 심해지면서 여성들이 화장품을 종류별로 다양하게 구비하는 대신 립스틱만 사는 경우가 늘었다는 것인데, 특히 빨간색 립스틱은 그것 하나만 사용해도 얼굴이 화사해지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지갑이 얇아진 여성들이 빨간 립스틱을 이전보다 많이 사고 있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흘러나왔다. 미국 화장품 회사 에스티로더(Estee Lauder)는 립스틱 판매량과 경기의 상관관계를 나타내는립스틱 지수(leading lipstick index)’를 만들어 발표하기도 했다.

 

최근 립스틱은속설 경기지표의 자리를 다시 네일 제품에 넘겨주는 추세다. 네일 제품은 화장품 중에 가장 낮은 가격대에 속하는 품목이라 불황에도 매출에 타격이 적다. 손톱 색을 바꾸는 데서 화장의 재미를 찾거나 저렴한 가격으로 기분 전환을 꾀하는 여성이 많아지면서 전체 화장품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네일 시장은 오히려 점점 더 커지는 추세다. 2014년 기준 국내 네일 제품 시장의 규모는 413억 원 정도1 10년 전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 10년 동안 매년 평균 10% 이상 성장세다.

 

국내 네일 시장의 규모가 커진 데는 아모레퍼시픽의 로드숍아리따움(ARITAUM)’에서 내놓은 PB(Private Brand products) 브랜드모디네일(MODI nail)’의 공이 컸다. 2012 6월 처음 나온 모디네일은 우수한 제품력과 다양한 색상, 빠른 회전율과 게릴라 마케팅을 토대로 시장에 나오자마자 여성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출시된 지 1년 반 만에 1000만 개가 팔려나가는 기록을 세웠다. 우리나라 여성 3명 중 1명은 모디네일을 갖고 있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다. 국내 네일 시장의 1위 브랜드모디네일의 성공요인을 DBR이 분석했다.

 

소비자를 읽어라

1) 셀프 네일의 전조

국내 화장품업체들이 앞 다퉈 브랜드마다 로드숍을 열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중반부터다. ‘저가 화장품 열풍을 몰고 온 미샤(MISSHA)의 영향이 컸다. 아모레퍼시픽도 로드숍 개설에 나섰다. 아모레퍼시픽은 2008아리따움을 열고 마몽드와 한율, 아이오페 등 자사 브랜드 중 일부 제품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10∼20대를 겨냥한 저가 브랜드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등은 브랜드 자체의 로드숍을 마련하고 설화수나 헤라 등 고가의 프리미엄 브랜드는 면세점이나 백화점, 방문판매를 중심으로 하면서 브랜드 라인업 중허리에 해당하는 브랜드 제품들을 위한 로드숍을 별도로 열어 브랜드별로 채널을 다각화한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아리따움을 열면서 로드숍의 특성상 고객들의 시선과 발길을 끌어당길 만한 아이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집객용(集客用) 상품을 기획하고 관리하기 위한 PB팀을 로드숍과 함께 발족시킨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PB팀은 립스틱이나 틴트, 네일과 아이(eye)용 색조 제품, 시트 마스크(sheet mask) 등 가격대가 낮아 구매에 부담이 적고, 다양한 색상 구비 등을 목적으로 이미 갖고 있더라도 추가로 구입할 만한 아이템을 주로 기획해서 아리따움 매장에 선보이기 시작했다.

 

2011년 말, 화장품을 주제로 여성들이 모여 정보를 교환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들을 탐색하던 PB팀에서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했다. 해외 브랜드에서 내놓는 네일 제품을 손톱에 발라 색상을 비교하는 사진이 올라온다든지, 브랜드별 네일 제품의 품질을 평가하는 글이 올라오는 등 네일 제품에 대한 글이 유난히 많이 올라온다는 것을 포착한 것이다. 페이지마다 네일 관련 글들이 잔뜩 올라오는가 하면 이런 글마다 댓글이 수십 개, 수백 개씩 달리기도 했다.

 

지금은 집에서 스스로 손톱에 색을 칠하거나 다양한 무늬를 그려 넣는 이른바셀프 네일족(self-nail )’을 흔하게 볼 수 있지만 당시만 해도 네일 제품은 화장품의 주류가 아니었고 업계에서도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아이템이었다. 국내 화장품업체들은 네일 제품에 그다지 공을 들이지 않거나 구색 맞추기식으로 몇 가지 색상만 갖춰놓는 경우가 많아 국내 제일 제품은 색상이 다양하지 않고 해외 제품에 비해 품질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었다. 이는 아리따움도 마찬가지였다. 셀프 네일에 관심이 많지만 국내 시장에서 만족스러운 제품을 구하지 못한 소비자들은 해외를 방문했을 때 원하는 색상을 사들이거나 면세점을 통해 수십 개씩 사 모으는 수고를 들여야 했다.

 

 

 

 

 

 

 

 

 

PB팀은

‘바르기가 어려우니까

잘 바르는 방법이 자꾸 올라오기도

하고, 이런 글에 조회 수가

많은 것 아닐까라고

추측했다.

 

2011년 당시 PB팀이 감지한 것은 네일 제품에 대한 관심이 일부 마니아로부터 일반 소비자에게 확산되고 있는 듯한 분위기였다. 이연희 아리따움 FT BM팀 과장은당시 네일과 관련된 글 자체도 많았지만 이런 글이 올라왔을 때 많은 여성들이나도 해보고 싶다’ ‘갖고 싶다’ ‘그 제품, 어디서 살 수 있느냐며 열렬한 호응을 보였고 이런 일이 2011년 하반기 내내 계속됐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동향을 파악한 아리따움 PB팀은 기존에 갖고 있던 네일 제품 라인업을 개선해 새롭게 구성하기로 했다. 아리따움의 기존 네일 제품은 당시 국내 화장품업체들과 비슷하게 기본 색상 위주로 구성돼 있었고 그나마 업데이트도 잘 되지 않는 상태였다. PB팀은 제품을 재구성하기 위해 먼저 네일 제품에 관심이 많은 고객들이 기존 제품에 어떤 불만을 갖고 있는지,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 추진한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온라인 커뮤니티를 더욱 철저히 관찰하고 분석해 고객 니즈를 파악했다. 화장품에 관심이 많은 여성들이 주로 찾는 온라인 커뮤니티들을 매일 방문해 이들이 올리는 네일 관련 본문과 댓글을 일일이 읽고 자주 언급되는 문제점들을 모아 정리했다. 다음은 사내 품평이다. PB팀은 물론 네일 제품 제작업체 사람들까지 불러 한자리에 앉았다. 여러 회사의 네일 제품을 늘어놓고 하나씩 발라가며 질적 차이를 비교 평가했다. 네일 제품에 관심이 많은 사내 여성 직원들의 의견을 구하기도 했다. 두 가지 분석 결과를 모아 아리따움 네일 제품이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바를 설정했다.

 

2) 솔대도 솔도 백지에서 재검토

소비자들의 의견과 자체 품평 결과, 개선해야 할 점은 크게 세 가지였다.

 

첫째, 솔대의 길이였다. 기존 제품들의 솔대 길이는 3∼4㎝ 정도로 안정적으로 잡고 손톱에 색을 칠하기가 쉽지 않았다. 샤넬 등 고가 브랜드에서 나오는 제품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소비자들은솔대가 짧다고 직접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브랜드 네일 잘 바르는 법등을 게재하며 솔대를 안정감 있게 쥘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하곤 했다. 이런 글들을 본 PB팀은바르기가 어려우니까 잘 바르는 방법이 자꾸 올라오기도 하고, 이런 글에 조회 수가 많은 것 아닐까라고 추측했다. PB팀의 자체 품평에서도솔대를 좀 더 길게 하면 바르기가 쉬워질 것 같다’ ‘그립감이 좋지 않은데 이를 개선해보자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

 

어떻게 하면 좀 더 나은 그립감을 얻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이어졌다. 여러 길이의 솔대를 제작해 직접 발라보기도 하고 솔대를 구부리거나 굴곡을 줘 보기도 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연구했다. 그러다 착안한 것이연필이었다. 연필은 오래 잡고 있어도 불편하지 않고 얇은 선을 자유자재로 그릴 수 있게 하는 도구인 만큼 연필과 비슷한 그립감이라면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일단 솔대 두께를 기존 제품보다 얇게 조정하고 솔대 길이도 기존 제품보다 길게 해서 손가락이 연필을 잡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솔대 개발 과정은 처음부터 제작업체 담당자와 함께해 제작업체가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고 새로운 솔대를 개발할 수 있도록 했다.

 

둘째, 브러시다. 당시 국내 제품의 브러시는 두꺼운 모를 몇 가닥 모아둔 수준이라 색을 칠했을 때 손톱에 붓 자국이 심하게 남았다. 해외 유명 브랜드의 전문가용 네일 제품의 경우 브러시가 얇아 여러 번 덧칠해야 손톱을 다 메울 수 있었다. PB팀은 제작업체와 머리를 맞대고 브러시를 어떤 두께로 할 것인지 고민했다. 모가 지나치게 많으면 브러시가 두꺼워지면서 한두 번만 발라도 손톱을 전부 칠할 수 있으므로 빠르게 면을 메울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이지만 두껍기도 하고 모가 내용물을 많이 먹어서 섬세하게 바르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모 개수를 줄이면 브러시가 얇아 구석구석까지 세밀하게 바르거나 손톱 위에 그림을 그리기 수월하지만 열 번, 스무 번 반복해서 발라야 손톱 전체를 메울 수 있다는 단점이 있었다.

 

 

 

 

 

PB팀은 업체와 상의해 모 개수를 200, 220, 240, 260 등으로 변화시켜가며 브러시의 굵기와 발림의 정도를 실험하며 적절한 브러시 굵기를 찾는 데 주력했다. 이 과정에서 안료의 점성에 따라 브러시 굵기가 달라져야 한다는 점을 발견했고 네일 제품의 종류에 따라 각각 적합한 모 개수와 종류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셋째, 발리는 모양새다. 브러시가 얇은 해외 브랜드에서 내놓는 전문가용 네일 제품을 사용하면 일직선으로 얇게 발린다. 이를 주로 사용하는 전문가들은 솔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으므로 얇은 솔로도 바르기가 어렵지 않으나 색상만 보고 해당 제품을 골라든 일반인은 손톱 전체를 메우기 위해 여러 차례 발라야 하고 자꾸 덧바르다보면 비뚤어지거나 두껍게 발리기 일쑤였다. PB팀은 브러시가 너무 두껍지 않으면서도 한 번 바르면 넓게 발라질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 이를 위해 여러 모양의 브러시를 만들어 다양한 점도의 안료를 묻혀 발라보기를 수십 차례 반복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개발한 것이 삼각형으로 발라지는 브러시다. 모가 꼭짓점에 모였다가 바르는 과정에서 점차 확산되면서 삼각형 모양으로 퍼지는 브러시를 고안해낸 것. 모를 가지런히 세우면 가늘게 구석구석을 채울 수 있고, 모를 눌러 눕히면 넓은 면적을 한꺼번에 바를 수 있는 구조다. 이연희 과장은참고할 만한 다른 제품이나 브러시가 마땅치 않아 PB팀이 일일이 실험해가며 개발한 것이라며수십 가지 브러시를 만들어 계속 발라보면서 테스트했다고 말했다.

 

첫째도, 둘째도 핵심은 스피드

1) 다양한 색상+빠른 회전율

아리따움 PB팀에서 네일 제품의 리뉴얼을 기획한 초반부터 가장 우선순위에 뒀던 목표는 다양한 색상이었다. 당시만 해도 국내 화장품업체들이 내놓는 색상은 매우 제한적으로, 빨강이나 분홍, 파랑과 검정 등 일차적이면서도 기본적인 색상이 주를 이뤘다. 이 때문에 독특한 색상을 원하는 소비자들은 OPI ESSIE, ZOYA 등 해외 제품으로 손을 뻗어야 했다.

 

아리따움은 고객이 매장을 방문했을 때 다채롭게 구비된 색상을 보고 자연스럽게 지갑을 열어 하나 사러 왔다가 두 개 사서 돌아가도록 하자는 콘셉트를 기획했다. 이를 위해 한 색상 안에서 가능한 많은 종류의 색상을 펼쳐 보여줄 수 있기를 원했다. 이를테면 같은 빨강이라도 채도나 명도에 따라 짙은 빨강, 흐린 빨강, 쨍한 빨강, 검정에 가까운 빨강, 자줏빛이 나는 빨강 등 여러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존재하는 모든 색을 구비할 수는 없었다. 그중에서도 눈으로 봤을 때보다 손톱에 발랐을 때 더 빛나는 색을 골랐고, 이제까지 선보인 적 없는 색을 우선순위에 뒀다. 손톱에 하나의 색상이 아니라 두세 가지 색을 겹쳐 바르는 소비자를 생각해 다른 색상과의 어울림도 염두에 뒀다. 이런 과정을 거쳐 출시 초기 모디네일의 색상은 이전보다 2∼3배가량 늘어난 200개 안팎으로 확장됐다. 네일 제품 안에서도 쥬이시, 글램, 플래티넘 등 색상과 안료의 특성에 따라 라인을 세분화해서 소비자가 가질 수 있는 선택의 폭을 최대화했다.

 

색상 못지않게 신경 쓴 것이 무늬와 질감이다. 아리따움 PB팀은 색상 제품 외에 무늬를 더해주는 글리터 제품이나 거칠거칠한 표면을 연출할 수 있도록 하는 샌드 제품 등을 기획했다. 이는 주로 색상 제품을 취급하던 당시 국내 네일 시장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시도로 해외 브랜드의 전문가 라인에서나 구할 수 있던 종류다. 일례로 모디네일 초반에 출시됐던트위드 재킷’(그림 1)은 검은색과 흰색의 사각 무늬를 동시에 넣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글리터류로 국내 네일 중에는 최초였다. 이 제품은 출시되자마자 엄청난 반응을 불러일으켰고 출시된 지 1주일 만에 품절되는 사태를 빚기도 했다.

 

무엇보다 아리따움 PB팀에서 신경을 쏟은 것은 새로운 색상을 계속 출시해서 색상의 다양성이 유지되도록 하는 한편 고객들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잡아두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PB팀은 해외 네일 시장의 동향이나 패션 트렌드, 화장품의 색조 변화 등을 분석해 유행 흐름에 맞춰 지속적인 리뉴얼을 단행하고 있다. 여러 색 중에 세부 종류가 부족한 색상군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해당 색상 종류를 추가하는 등 색상 간 균형도 중요시한다. 최근에는 네일 제품에 관심을 갖고 마니아적으로 접근하는 소비자가 많아 미국이나 서유럽 등 큰 시장의 트렌드뿐만 아니라 동유럽이나 호주 등의 인디 네일 시장 동향까지 꼼꼼하게 체크한다.

 

첫 출시 때만 해도 3∼4개월에 한 번씩 새로운 색상을 내놓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이 주기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이연희 과장은모디네일이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신제품을 내면 적어도 5∼6개월 정도는 소비자 입에 오르내리곤 했는데 이제는 그 기간이 2∼3주도 안 된다그만큼 고객의 관심이나 흥미가 빠르게 옮겨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모디네일의 제품 출시 주기도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네일 제품의 성수기로 꼽히는 여름에는 거의 매달 새로운 색상을 내놓을 정도다.

 

 

 

 

다만 제품 출시일을 정해놓거나 미리 발표하지는 않는다. 때마다 유행의 흐름이나 고객의 관심사가 이동하는 방향을 포착해 새로운 색상을 재빠르게 기획하고, 제작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데 힘쓴다. 기존 네일 제품의 경우 기획에서 출시까지 9개월 이상 걸렸지만 모디네일은 이 기간을 3개월로 축소했다.

 

인기가 적다고 판단되는 제품은 과감하게 단종시키기도 한다. 단종된 제품을 찾는 고객이 많더라도 한 번 사라진 색상을 부활시키는 경우는 없다. 이연희 과장은네일 제품은 일종의수집 대상이기 때문에 이미 구입한 고객에게는 시중에서 구할 수 없는 제품을 갖고 있다는 재미를, 미처 구입하지 못한 고객에게는 다시는 구할 수 없다는 아쉬움을 갖게 하기 위한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제품의 로테이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조직을 단순화한 것도 특징이다. 모디네일의 기획과 제작은 2인으로 구성된 PB팀 네일 파트에서 전담한다. 이들은 상부의 결재나 지시를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제품을 기획해 곧바로 제작에 돌입할 수 있는 전권과 책임을 갖고 있다. 제품의 단종 여부나 온라인 커뮤니티 관리 등도 이들이 전담한다. 현장에서 제기되는 제품에 대한 불만이나 소비자 요구사항을 듣고 곧바로 행동에 나서는 것 역시 이들이다. 이들의 노력으로 지금까지 출시된 모디네일 제품은 400여 개에 달한다.

 

2) 포장 줄여 비용 줄이고 1+1 행사로 판매 촉진

제품이 빠르게 들고 나려면 제작비용이 적어야 한다. 비용이 많이 들면 기획에서 제작까지의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 비용 절감을 위해 아리따움 PB팀은 최소한의 제작비용만 남기고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모든 요소를 없앴다.

 

일단 제품 용기를 최대한 단순화했다. 일반적으로 로드숍에서 판매되는 네일 제품은 오며가며 들리는 고객의 눈을 단숨에 사로잡을 수 있어야 하므로 색상이 단순하고 강렬하며 용기 디자인이 화려하다. 꽃이나 동물을 형상화한 용기를 사용한다든지, 포장을 두 겹, 세 겹으로 해서 눈에 잘 띄도록 유도하는 식이다. 아리따움의 기존 제품도 이런 점에서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을 유지하다가는 제품 하나당 제작비용이 과다해져 빠른 속도로 제품 색상을 교체하자는 전략을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를 간파한 PB팀은 제품 용기 단순화에 착수했다. 용기는 단순한 원통형으로 아무런 무늬나 굴곡을 넣지 않았다. 솔대 역시 검정색으로 통일하고 구부림이나 굴곡 없이 일자형으로 만들었다. 포장도 전부 없앴다. 겉을 감싸는 비닐 포장이나 박스, 솔대와 용기를 잇기 위해 붙어 있던 스티커가 사라졌다. 원통형 용기는 아무 색상 없이 투명하게 유지해 안에 있는 색상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만으로 제품을 구분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기존에 네일 제품을 전담 제조하던 OEM 공장 수를 3∼4곳으로 확충했다. 본래 아리따움 네일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은 1∼2곳이었으나 색상 수가 늘어난데다 신속한 생산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해 협업하는 제조 공장 수를 늘렸다.

 

모디네일은 출시 직후부터 국내 소비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지만 모디네일을 한층 더 강하게 각인시킨 것은 모디네일만의 게릴라 이벤트였다. 모디네일은 1년에 서너 차례 1+1 행사를 하는데 이때마다 아리따움 전국 매장에 네일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길게 줄을 서는 것으로 유명하다. 원하는 색상이 가까운 매장에서 품절일 경우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를 활용해 어느 매장에 제품이 아직 남아 있는지 확인한 후 해당 매장을 방문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이 같은 행사는 모디네일을 더 많은 소비자에게 알리는 계기로 작용했을 뿐 아니라 셀프 네일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함께 누리는 일종의 문화가 됐다.

 

이 행사가 처음 기획된 것은 2012년 가을이었다. 네일 제품의 성수기로 꼽히는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찾아오면서 제품 판매가 다소 주춤해지자 PB팀은 출시 초기의 열기를 유지하기 위한 몇 가지 이벤트를 기획했는데 그중 하나가 1+1 행사였다. 행사 자체는 인기를 끌었지만 당시만 해도 판매가보다 제조가가 높아 이익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1+1 행사가 알려지면서 이 행사를 기다리는 소비자가 늘었고, 1+1 행사 기간 중 판매량이 크게 늘기 시작했다. 늘어난 판매 덕에 생산이 증가하면서 제조단가가 더 낮아졌고 이제는 1+1으로 제품을 팔아도 이익이 남는, 아리따움의 대표적인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

 

 

 

 

 

 

 

 

3) 온라인 커뮤니티 활성화로 마니아 육성

모디네일에서 활용하고 있는 주요 마케팅 수단의 하나로 온라인 커뮤니티를 꼽을 수 있다. 2013년 초 개설된 모디네일 블로그는 하루에도 수천 명이 찾는 인기 공간이다. 처음 이 공간을 만든 것은 일단 모디네일이 특정 브랜드에 속한 제품이 아니다 보니 아모레퍼시픽 홈페이지에 메인으로 노출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또 모디네일은 알고 있지만 모디네일을 사려면 아리따움 매장에 가야 한다거나 모디네일이 아모레퍼시픽에서 내놓은 제품이라는 것을 모르는 소비자도 많았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온라인에서 모디네일에 대한 정보를 쉽게 찾지 못하거나 자주 헤맸다.

 

블로그를 개설한 가장 큰 이유는 네일 제품 전체를 하나로 뭉뚱그려 설명하기보다는 제품 하나하나의 색상을 개별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네일 제품은 용기 밖으로 비쳐지는 색상과 직접 손톱에 발랐을 때의 색상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손톱에 칠해진 색상을 미리 보고 싶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 같은 의견을 수렴해 PB팀은 온라인에 모디네일만의 블로그를 개설하고 기존 제품은 물론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일일이 손톱에 발라진 색상(이른바발색샷’)을 찍어 올리기 시작했다. 모디네일 제품을 활용해 손톱을 꾸미는 방법도 다양하게 소개했다. 전 제품의 발색샷은 물론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셀프 네일 강좌 등이 수시로 게재되자 블로그를 찾는 소비자가 대폭 증가했다. 모디네일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도 많아졌다.

 

블로그의 역할은 이뿐만이 아니다. 소비자들은 언제든 블로그를 방문해 아리따움 PB팀과 자유롭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다. “새로 나온 색 엄청 예뻐요이번 파란색은 지난번 파란색보다 더 밝은 것 같아요처럼 색상에 대한 피드백부터화면에 소개된 것과 같은 무늬를 만들어보고 싶은데 검지와 약지에 발라진 색상은 이름이 뭔가요?” “○○호 구입하고 싶은데 단종됐나요?” “1+1 행사 언제 하나요?”와 같은 모디네일에 대한 각종 문의까지 모두 블로그를 통해 이뤄진다. 실제로 블로그가 개설된 후 아리따움 고객상담팀에 들어오는 모디네일 관련 문의가 대폭 줄어들었다.

 

소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모디네일이 얻은 점도 있다. 레드 컬러의 경우 햇빛에 장시간 노출되면 변색된다는 점을 제조 및 검수 단계에서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는데 소비자의 제보로 알게 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PB팀은 이 문의를 블로그를 통해 접하고 안료를 바꿔 변색을 최대한 방지하는 쪽으로 제품을 개선했다. 최근 출시된 글램 네일 중플레이키 탑이라는 제품 또한 블로그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된 요청을 반영해 제작된 것으로 출시 직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아리따움 PB팀은 신제품 출시 전 개발 과정이나 팀 내 의논 사항, 해외 네일 트렌드 등을 일기처럼 블로그에 올리면서 모디네일의 현황을 소개하고 소비자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려고 하고 있다. 모디네일 서포터즈를 운영하며 이들에게 신제품을 제공하고 새로운 네일 아트를 발굴하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고객을 관찰하고

거기서 얻은 자료를 분석해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는

과정을 충실히 이행한 결과,

기존 제품과 차별되는 모디네일만의

가치를 구현하는 포인트들을

찾을 수 있었다.

 

성과

2012 6월 처음 등장한 이래 지금까지 팔려나간 모디네일은 2500만 개 이상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국내 네일 시장에서 모디네일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꾸준한 증가세다. 2012년 출시 당시 16%였던 모디네일의 시장점유율은 2013 22%, 2014 26%, 지난해에는 전체 시장의 4분의 1을 넘어섰다. (그림 3)

 

 

 

1+1 게릴라 행사 등으로 모디네일을 사러 아리따움 매장을 방문했다가 2, 3차 재방문 또는 다른 제품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도 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자체 분석에 따르면 2014년 아리따움 매장에 유입된 신규 고객 약 135만 명 중 PB 제품 때문에 발생한 신규 고객은 126만 명이며 이 가운데 76% 10∼30대의 젊은 고객층으로 아리따움에서 목표로 하는 타깃 고객층을 끌어오는 데 성과를 보였다. 특히 모디네일 제품을 첫 구매대상으로 했던 고객 중 약 40%는 다른 유형의 제품을 추가 구매하기도 했다. 이를 PB 제품 전체로 확대하면 PB 제품을 통해 아리따움으로 유입된 고객 가운데 다른 유형의 제품을 추가 구매한 고객은 184만 명으로 2013년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다만 주요 상권마다 브랜드별 로드숍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출혈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네일 시장의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할 요인이다. 모디네일의 성장세를 지켜본 다른 브랜드들도 앞다퉈 자체 네일 제품의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고 각자 개성 있는 무늬와 다양한 색상을 개발해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해외 브랜드에 비해서는 여전히 품질이 뒤진다는 평가도 극복해야 할 요인이다. ‘적어도 국내 네일 제품 중에는 최강’이라는 평가를 얻는 데는 성공했지만 모디네일이 꾸준한 리뉴얼과 제품력 보완, 색상의 신속한 업데이트를 게을리할 수 없는 이유다.

 

 

시사점 및 성공 요인

마케팅은 고객의 선택을 쉽게 만들어주고자 하는 모든 활동을 의미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런 활동들의 바탕에 고객가치(customer value)라는 개념이 깔려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마케팅의 출발은 고객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를 탐구하는 것인데 이것은 곧 고객이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가, 즉 가치(value)를 찾아내는 것과 같다. 이를 위해 일반적으로는 소비자 조사나 시장 조사가 많이 활용된다. 이를 통해 발견한 가치를 상품이나 서비스의 형태로 만들고 고객의 손에 전달하는 것도 마케팅의 한 과정이다. 이렇게 고객에게 전달된 가치가 일회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그 가치를 느끼는 고객과 거래를 유지하는 것 또한 마케팅이다. 모디네일 사례는 고객가치 측면에서 마케팅의 일련의 모든 과정을 충실히 이행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1) 우리의 고객은 누구인가

고객가치를 파악하는 첫 단계에 앞서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은 고객이 누구인지를 정확하게 정하는 것이다. 물론 아모레퍼시픽의 고객이 여성이라는 점은 자명하기 때문에 크게 고민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불황기에도 부담 없이 꾸준히 지속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가치를 지닌 제품이 무엇인지 발견하는 것은 결코 자명하지 않았을 것이다.

 

고객가치의 파악이라는 첫 단계를, 아모레퍼시픽의 PB팀은 화장품을 주제로 모여 정보 교환을 하는 여성들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탐색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이곳에 네일 제품에 대한 글이 유난히 많이 올라온다는 것에 주목한 것은 고객가치 창출을 위해 매우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고객가치를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로 만들어내는 과정을 신제품 개발 과정, 흔히 NPD(New Product Development) 과정이라고 한다. 모디네일은 이 과정을 잘 이행했다. 제품을 만들기 전에 먼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네일 제품에 관심이 많은 고객들이 기존 제품에 어떤 불만을 갖고 있는지 분석했고 이는 신제품 아이디어 창출에 중요한 초석이 됐다. 또한 고객을 관찰하고 거기서 얻은 자료를 분석해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는 과정을 충실히 이행한 결과, 기존 제품과 차별되는 모디네일만의 가치를 구현하는 포인트들을 찾을 수 있었다. 솔대의 길이, 브러시 모양, 색이 발리는 모양새 등이 그 예다.

 

특히 이처럼 기존 제품과 대비해 차별화되고 한층 개선된 제품을 만들어낸 과정에서 높게 평가할 수 있는 것은 신제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제작업체 담당자와 긴밀한 협업을 통해 제작업체가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가치를 정확하게 새로운 제품으로 구현했다는 것이다. 연구파트에서 개발한 신제품 아이디어와 마케팅파트에서 생각하는 내용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는 일은 현실에서 너무나 흔하다. 특히 제품을 제작하는 외주업체는 기본적으로 공유돼야 할 고객가치를 잘 모르고 제작해 불완전한 제품을 만들 때가 많다. 모디네일이 초기부터 마케팅, 연구, 제조사의 공조를 추진한 것은 커뮤니케이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실패 확률을 낮추는 데 크게 기여했을 것이다.

 

2) 어떻게 차별성을 확보할 것인가

신제품 개발 과정에서 제품 출시 전 중요한 부분 중 하나를 꼽는다면 제품 테스트일 것이다. 면도기로 유명한 질레트(Gillette) 100여 명의 본사 직원들이 순번을 정해서 매일 출근길에 R&D 연구소에 들러 출시 전의 다양한 신제품을 사용해보고 평가하며 그 결과를 데이터로 관리해 신제품의 품질 및 기능을 테스트한다.

 

모디네일의 성공요인 중 하나인 제품의 우수한 성능에 기반을 둔 독특성과 차별성은 삼각형 모양으로 퍼지는 브러시인데 이는 철저한 제품 및 아이디어 테스트의 산물이다. PB팀은 수십 번, 수백 번 자체 평가 및 테스트를 반복해 기존에 없던 브러시를 만들어냈다. 또한 200여 개 안팎의 색상도 체계적인 제품 테스트의 결과로, 덕분에 소비자가 가질 수 있는 선택의 폭이 어느 경쟁사보다도 넓다는 차별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마케팅에서 제품의 차별성은 일반적으로 독특성(uniqueness)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그런데 만약 독특한 가치를 확보하고도 소비자에게 알리기 어렵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특히 그 독특성이 기존 제품에는 없었던 것이라 소비자들이 이런 점에 주목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상황에서 마케터들은 자신의 제품이 갖는 독특성을 제품의 새로운 속성(attribute)으로 정의하고 그것을 전면에 내세워 선택의 기준으로 제시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대우자동차가레간자라는 자동차를 선보였을 때, 다른 점에서는 경쟁사들의 동급 자동차들과 견줘 특별히 내세울 점이 없었으나조용함이라는 새로운 속성을 자동차 선택의 기준으로 소비자에게 제시해 주목을 받고 성공적으로 시장에 자리를 잡았던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모디네일은 색상만으로 경쟁하던 시장에서 무늬와 질감이라는 두 가지 새로운 속성을 도입해 자신만의 독특한 가치 제안(unique value proposition)을 성공적으로 했다고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색상, 무늬, 질감이라는 세 가지 선택 기준을 갖게 됐고, 모디네일은 이 세 가지 속성 모두에서 탁월한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3) 새로운 가치를 어떻게 전달하고 유지할 것인가

고객가치의 파악과 창출 다음 단계는 고객가치 전달이다. 모디네일은 다양하고 창의적인 프로모션 활동을 수행하면서 고객가치를 최적으로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Zara, H&M, 유니클로 등으로 대표되는 SPA(Speciality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 브랜드들은 의류산업에서 스피드가 얼마나 중요한 가치를 지니는지 잘 일깨워준다. 모디네일 역시 개발과 제작, 그리고 고객의 손까지 전달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빠르게 변하는 고객들의 취향에 부합하는 유통속도를 만들어냈고, 이는 색상의 다양함이라는 특성과 맞물려 소비자들에게 모디네일만의 정체성으로 인식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를 위해 모디네일은 우선 OEM 공장 수를 3∼4곳으로 확충해서 유연한 생산 능력을 갖췄다. 일반 소비자들이 잘 볼 수 없는 과정의 공급사슬(supply chain)에도 신경을 써서 잘 갖춘 셈이다. 또한 대부분의 SPA 브랜드가 그렇듯 인기가 없다고 판단되는 제품은 과감하게 단종시켜서 미처 구입하지 못한 고객에게는 다시는 구입할 수 없다는 아쉬움을 느끼게 하고 다음번에는 반드시 이런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심리를 갖도록 하는 효과를 거뒀다.

 

여기서 주목할 또 하나의 요인은 이 같은 스피드 경영이 가능하도록 조직을 단순화했다는 점이다. 덕분에 PB팀의 네일 파트는 모디네일의 기획과 제작을 전담해서 대기업이 갖는 여러 절차 때문에 지연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의사결정을 순발력 있게 할 수 있었다.

 

아울러 모디네일은 마케팅 과정의 네 번째 단계인 고객가치의 유지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모디네일 블로그를 운영해 온라인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고 서포터즈를 통해 마니아층을 육성한 것이 그것이다. 특히 소비자들이 아리따움 PB팀과 자유롭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도록 블로그를 운영해서 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을 제작에 반영해 또 다른 성과를 거뒀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모디네일은 고객으로 시작해서 고객으로 끝나는 일련의 마케팅 과정을 고객가치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선순환시킨 성공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네일 제품의 라인업을 경쟁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경쟁사들의 거센 도전에 맞서서 앞으로 모디네일은 선발주자로서의 경쟁우위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에 대해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한 해답 또한 고객가치를 중심으로 찾아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김상용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sangkim@korea.ac.kr

김상용 교수는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졸업하고 Carnegie Mellon University에서 경영학 석사를, Duke University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한림대와 KAIST를 거쳐 고려대에 재직 중이며 경영전문대학원 부원장과 대외협력처장을 역임했다. 편집위원장, 서비스마케팅학회 회장, 한국마케팅학회 부회장, 한국소비자학회 부회장, 한국유통학회 부회장을 지냈다. 저서에 <마케팅키워드101> <고객지향적 유통관리> <인터넷마케팅> 등이 있다.

 

최한나 기자 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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