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Sloan Management Review

높은 고객만족도, 기업에 덫이 될수도 있나?

154호 (2014년 6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 마케팅

질문

고객 만족도가 높아지면 수익성이 개선되는가?

 

연구를 통해 얻은 해답

- 고객 만족과 고객 지출 행동 간의 관계는 매우 약하다.

-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투입한 지출의 투자수익률이 미미하거나 마이너스인 경우가 많다.

- 경쟁기업 브랜드와 비교했을 때 자사 브랜드에 대한 고객 만족도가 어느 정도인지 순위를 비교하는 것이 중요하다.

 

 

 

 

편집자주

이 글은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MR)> 2014년 봄 호에 실린 입소스로열티의 글로벌 최고전략책임자 티머시 케이닝햄(Timothy Keiningham), 하버드 경영대학원 경영학 교수 수닐 굽타(Sunil Gupta), 포드햄대 마케팅 부교수 러잔 액소이(Lerzan Aksoy), 입소스로열티 미국 시장 고객 충성도 분석 책임자 알렉산더 부이에(Alexander Buoye)의 글 ‘The High Price of Customer Satisfaction’을 번역한 것입니다.

 

 

연구 내용

고객 만족도와 비즈니스 결과 간의 관계를 평가하기 위해 주로 두 가지 경로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활용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아메리칸증권거래소(AMEX), 나스닥(NASDAQ)에 상장된 137개 미국 기업들에 대한 ACSI 데이터(2000∼2009)를 첫 번째 데이터 세트에 포함시켰다. 필자들은 첫 번째 데이터 세트를 시카고대(University of Chicago) 주가연구센터(Center for Research in Security Prices)가 수집한 주식 수익률과 연결했다. 뿐만 아니라 첫 번째 데이터 세트에 포함된 일부 데이터를 보강하기 위해 다양한 원천을 통해 확보한 시장점유율 데이터를 추가했다.

 

 

두 번째 데이터 세트에는 315개 브랜드에 대한 161552건의 고객 만족도 평가 점수와 카테고리 지출 수준에 대한 데이터가 포함돼 있다. 규모가 큰 시장 조사 기업이 글로벌 표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이 데이터를 수집했다.

 

 

무척 폭넓은 데이터 세트를 확보한 덕에 필자들은 만족도와 고객 지출뿐 아니라 만족도와 비즈니스 결과 사이에 존재하는 관계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었다. 분석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만족도와 다양한 결과 척도 사이에 존재하는 연관성의 강도를 측정했다. 뿐만 아니라 고객들이 실제로 사용 중인 모든 브랜드에 어느 정도 만족하는지 알려주는 두 번째 데이터 세트를 토대로 필자들은 상대적인 만족도를 파악하고 상대적인 만족도와 고객의 카테고리 지출 수준 사이에 존재하는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상대적인 만족도 지표를 만들기 위해 고객이 매긴 절대적인 브랜드 만족도 점수를 순위로 변환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가장 만족도가 높은 브랜드를 1위 브랜드로, 두 번째로 만족도가 높은 브랜드를 2위로 표시했다.

 

몽고메리 워드(Montgomery Ward)는 자사의 우편 주문 카탈로그 서비스 방식을 다른 소매업체의 서비스와 차별화하기 위해 1875년에고객님이 만족하지 않으시면 환불해 드립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처음 도입했다. 이후 많은 기업들이 고객들에게 만족하지 못할 시 환불해 주겠다고 약속해 왔다. 요즘은 많은 기업들이 고객 만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맹세한다. 고객 만족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기업 강령과 마케팅 계획, 고객 만족도를 보너스에 반영하는 보상 시스템, 고객 만족상을 수상했다고 요란하게 떠들어대는 광고가 수두룩하다.

 

기업이 고객 충성심(customer loyalty)을 측정하고 관리하기 위해 가장 널리 사용하는 지표가 바로 고객 만족(customer satisfaction)이다.1  ‘만족도가 매우 높은 고객은 비즈니스에 도움이 된다는 단순하고 직관적인 가정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한 해 동안 측정한 기업의 고객 만족도와 같은 해의 주가 간에 상관관계가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여러 산업을 분석한 결과, 필자들은 기업의 시장 수익률 변화 중 고객 만족도의 영향을 받는 부분이 평균 1%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Bloomberg Businessweek)> 역시 최근 고객 만족도와 주가 간의 상관관계에 대해 보도했다. 그 결과는 필자들의 분석 결과보다 더욱 참혹했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2013년에 보도한가장 미움받는 기업이 돈을 벌 수 있다는 근거(Proof That It Pays to Be America’s Most-Hated Companies)’라는 제목의 기사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실려 있다. ‘고객 서비스 점수는 주식 수익률과 관련이 없다. 소비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기업이 소비자들로부터 사랑받는 기업들보다 훌륭한 성과를 낸다. (중략) 당신의 멸시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중략) 설사 영향을 미친다 하더라도 고객 만족을 위해 돈을 지출하도록 만드는 수준을 넘어설 수 없다.’2  이와 같은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미국의 코미디언 스티븐 콜베어(Stephen Colbert)화장실에서 고객 만족도 평가 점수를 바로잡을 수 있도록돕겠다며 미국 기업들에 장난 어린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3

 

물론 위에서 언급된 여러 사례에서 고객 만족도와 주가 간 관계가 지나치게 단순하게 평가된 것이 사실이다. 고객 만족도는 장기적으로 주가에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따라서 같은 해의 고객 만족도와 주가 간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는 둘 사이의 관계를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4  뿐만 아니라 학계에서 진행된 여러 연구를 통해 이미 고객 만족도와 각종 비즈니스 결과(: 고객 유지율, 지갑 점유율, 추천, 주식시장 성과) 사이에 긍정적이고 통계적으로 유의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5  필자들 역시 이 같은 사실을 증명하는 글을 수차례 발표한 바 있다.6

 

하지만 문제가 있다. 고객 만족도와 고객 지출 행위 간의 관계는 매우 약하다.7  얼마나 약할까? 필자들은 연구를 통해 고객 만족도의 변화가 관련 카테고리 내에서 고객의 지갑 점유율이 변화하는 이유를 1%도 채 설명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그렇다. 고객 만족도와 주가의 관계는 통계적으로 중요하다. 하지만 기업 관리의 측면에서는 상관관계가 그다지 크다고 보기 어렵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일부 관리자들은 공공연하게고객 만족을 주된 변수로 활용해도 좋을 만큼 측정 불가능한 척도(: 고객 만족)와 측정 가능한 행동(: 구매) 간의 관계가 긴밀한가라는 의문을 제기한다.8  일부 컨설턴트들은 한걸음 더 나아가 고객 만족을 위한 노력이 돈 낭비라는 주제로 책이나 글을 쓰기에 이르렀다.9  심지어 학계에서도 일부 학자들이 고객 만족이 시장 성과와 실제로 관련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10

 

필자들은 중요한 기로에 다다랐다. 고객 만족에 돈을 쏟아부을 만한 가치가 있을까? 필자들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300개 이상의 브랜드를 구매하는 10만 명 이상의 소비자들과 관련된 데이터를 수집하는 등 고객 만족과 비즈니스 결과 간의 관계를 집중 탐구했다. (‘연구 내용참조.) 고객 만족 분야에서 필자들이 쌓아온 경험과 고객 만족에 관해 필자들이 과거에 진행한 연구, 그리고 이번 연구를 통해 세 가지 문제가 고객 만족을 긍정적인 비즈니스 결과로 발전시키는 데 커다란 걸림돌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뿐만 아니라 이런 문제들은 고객 충성심을 측정하기 위해 사용되는 고객 순추천지수(net promoter score·NPS)를 비롯해 널리 사용되는 다른 지표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지금부터 필자들이 설명할 세 가지 문제는 범위가 매우 넓다. 따라서 모든 기업의 고객 서비스 전략에 이와 같은 연구 결과가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

 



첫 번째 문제

큰 기쁨을 안겨주지만 적자를 만들어내는 혜택

관리자들은 대개 고객 만족도가 높으면 비즈니스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필자들은 연구를 통해 이 같은 효과가 그리 명확하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계속해서 자원을 쏟아붓는 방법이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대다수의 관리자들이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최고점이 10점일 때 8.7점에서 9.1점으로) 얼마만큼의 비용이 투입되고 있는지 정확하게 수치로 환산할 줄 모르는데다 고객 만족도 증가에 실제로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 정확하게 판단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11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지출과 관련된 투자 수익률이 미미하거나 심지어 마이너스인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 드러났다.12  물론 고객 만족도가 개선되면 매출이 늘어난다. 하지만 추가로 투입된 비용이 이윤을 능가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미 중서부에 위치한 대형 음료 유통업체 A는 고객 만족도 개선을 위해 쏟아부은 지출과 관련된 투자 수익률이 마이너스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만족도가 높아진 고객들로 인해 매출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고객 만족도 개선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인해 고객 서비스 비용이 10%나 증가했다. 결국 고객 서비스 비용이 증가한 탓에 판매 증가 효과가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13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핵심 요소 중 하나인 낮은 가격을 살펴보면 그 이유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필자들은 미국의 신용조합 산업을 분석한 결과 신용조합 고객들이 은행보다 신용조합을 선호하는 주된 이유가 가격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신용조합은 은행보다 수수료는 낮게, 예금 금리는 높게 책정한다.14  그 결과, 신용조합 산업은 미국 소비자 만족 지수(American Customer Satisfaction Index·ACSI)가 조사한 모든 산업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고객 만족도를 자랑하는 산업 그룹에 속한다.15

 

고객 만족도와 가격은 거의 항상 반비례한다. 따라서 가격을 낮추는 방법은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손쉬운 방법 중 하나다. 하지만 대부분의 제품과 서비스의 경우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가격을 낮추기가 쉽지 않다.또한 저가가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필자들이 분석한 대형 금융 서비스 기업 B의 고객 대다수는 매우 만족했다. 하지만 매우 만족한 고객 중 무려 3분의 2 이상이 B의 수익성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B의 고객들이 B의 서비스에 매우 만족한 것은 B와의 거래가 자신에게 매우 유리하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실제로도 그랬다. 상품 가격이 원가 이하로 책정되는 경우가 많았다. B가 금융 상품 가격을 잘못 매길 때마다 고객들은 대량으로 구매했다. 그 결과, 이런 고객들이 B의 수익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 존재가 됐을 뿐 아니라 이들 중 일부는 심지어 B의 최대 고객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수익성에 도움은 되지 않지만 주요 고객으로 등극한 이들은 B가 제공하는 부대 서비스 중 상당 부분이 무료로 제공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필자들은 그루폰(Groupon)의 소셜 쿠폰을 분석해 고객 만족도와 판매자 수익성 간의 관계가 부정적인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16 사실 그루폰에서 고객 만족도가 가장 높은 6개 카테고리 가운데 무려 4개 카테고리에서 판매자들이 손해를 봤다. 하지만 고객 만족도가 높은 탓에 수요는 매우 높았다. 판매자들의 손해를 초래하는 4개 카테고리가 그루폰 총 판매량의 50%를 차지했다.

 

이 같은 결과는 고객 만족도와 고객 수익성 간의 관계에 대한 중요한 진실을 알려준다. 고객 만족도와 수익성이 상호 배타적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일치하지도 않는다.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관리자들은 다양한 대안을 활용할 수 있다. 가령, 좀 더 나은 고객 경험을 제공하거나 좀 더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일 수 있다. 모든 대안이 이윤 창출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뿐만 아니라 모든 고객과의 거래를 통해 이윤을 얻는 동시에 이들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제공되는 서비스에 걸맞은 가격을 지불하지 않으려는 고객도 있다. 자신이 기여한 매출을 뛰어넘는 수준의 서비스를 요구하는 고객도 있다. 결론은 고객 만족도를 개선시키려는 노력이 이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정보를 갖고 있으면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올바른(이따금씩 어려울 수도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물론 고객 만족도가 개선되면 매출이 늘어난다. 추가로 투입된 비용이 이윤을 능가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미 중서부에 위치한 대형 음료 유통업체 A는 고객 만족도 개선을 위해 쏟아부은 지출과 관련된 투자 수익률이 마이너스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만족도가 높아진 고객들로 인해 매출이 증가했지만 고객 만족도 개선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인해 고객 서비스 비용이 10%나 늘었다.

 

금융 서비스 기업 B는 필자들이 제공한 분석 정보를 토대로 손해 없이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가격 책정 전략을 수정했다. 관리자들은 자사에 손해를 안기는 고객들에게 연락해 고객들에게 제공되는 서비스로 인해 손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고 서비스 이용료가 청구된다는 사실을 공지했다. 처음에는 거의 모든 고객들이 B의 서비스가 필요치 않았다거나 B의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아마도 솔직하지 못했던 듯하다) 더이상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 쪽을 택했다. 예상대로 변화가 생기자 처음에는 만족도가 내려갔다.

 



하지만 3개월 내에 사실상 거의 모든 고객들이 다시 서비스를 받기 위해 돈을 지불하기 시작했다. 역설적이게도 고객들이 처음에는 무료로 제공받았던 서비스를 받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자 만족도가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고객들은 무료로 제공되던 서비스가 사라진 후에 서비스의 가치를 깨달았을 뿐 아니라 서비스를 받기 위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려는 마음을 갖게 됐다.

 

두 번째 문제

‘작은 것좀 더 커다란 만족감과 동의어가 되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은 대개 만족도가 높아질수록 고객의 지출이 많아진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만족도가 높아질수록 지출이 늘어난다면 만족도와 시장점유율 간에 강력한 정의 관계(positive relationship)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분야에서 현실은 정반대다.17  사실 연구를 통해 고객 만족도가 높으면 향후에 시장점유율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이 드러났다.18

 

고객 만족도와 시장점유율 사이에서 이와 같은 반비례 관계를 확인하기는 어렵지 않다. 예컨대 패스트푸드 산업의 고객 만족도를 비교한 결과를 보면 맥도널드에 대한 만족도가 버거킹이나 웬디스의 고객 만족도보다 낮다. ACSI가 세 기업의 고객 만족도를 추적해 온 지난 18년 내내 웬디스의 고객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또한 같은 기간 동안 무려 17회나 버거킹이 2, 맥도널드가 3위를 차지했다. 월마트도 비슷하다. 2007년 이후 줄곧 ACSI가 조사하는 모든 할인점 중 월마트의 고객 만족도가 가장 낮았다. 타깃과 J.C. 페니는 매해 고객 만족도 측면에서 월마트를 뛰어넘었다.19  하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고객 만족도에도 불구하고 맥도널드와 월마트는 패스트푸드 업계와 할인점 업계에서 각각 최대의 시장점유율을 자랑한다.

 

이처럼 반직관적으로 느껴지는 결과가 나온 주된 이유는 경쟁기업에 비해 많은 품목을 취급하면 고객 만족도가 내려가기 때문이다. 이유가 무엇일까? 시장점유율을 높이려면 대개 기업의 핵심 목표 시장과 완전하게 일치하지는 않는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규모가 작고 틈새시장을 노리는 기업들이 고객들에게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반면 시장점유율이 높은 기업들은 비즈니스의 특성상 좀 더 다양한 고객을 상대해야만 한다.

 

컨설턴트들은 관리자들에게 고객 만족도가 높은 브랜드와의 상대적인 수준을 고려해 성과를 조정할 것을 종용해 왔다. 컨설턴트들은 고객이 비단 직접적인 경쟁상대의 성과뿐 아니라 다른 카테고리에서 활동하는 최고의 기업으로부터 받는 서비스를 기준으로 기업의 성과를 판단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주장이 옳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비교가 조직 경영의 측면에서 무의미한 경우가 많다. 또한 고객 참여가 높은 카테고리에서 활동하는 틈새 브랜드가동급 최고(best-in-class)’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런 기업들로부터도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 하지만 동급 최고로 여겨지는 틈새 브랜드들과 같은 수준으로 고객 만족도를 끌어올리는 방법이 오히려 많은 조직에 해가 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고객 만족도가 올라간 대신 시장점유율이 하락하는 경우도 많다. 예컨대 ACSI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고객 만족도가 증가한 기간 동안 버거킹은 맥도널드와 웬디스에 시장점유율을 빼앗겼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많은 고객들이 떠나버린 탓에 파산 신청을 준비했던 시기에 케이마트(Kmart)의 전년 동기 대비 고객 만족도가 가장 가파르게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이 시기에 ACSI가 추적을 시작한 이래로 가장 높은 고객 만족 점수를 받았다.)

 

그렇다면 관리자들이 시장점유율 성장을 추구하되 고객 만족도는 등한시해야 할까? 그렇지 않다. 물론 관리자들은 고객 만족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만일 시장점유율이 목표라면 고객 만족도와 폭넓은 고객 수용(customer acceptance)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세 번째 문제

1위의 중요성

기업들이 만족도를 측정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점수가 높을수록 고객 지갑 점유율이 높아진다는 믿음 때문이다. 하지만 필자들은 연구를 통해 고객의 만족도가 여러 브랜드에 돈을 나눠서 지출하는 방식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안타까운 현실을 확인했다. 따라서 고객 만족도의 변화는 고객이 동일한 카테고리 내에서 각 브랜드에 지출하는 금액의 비중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적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우리의 부모 세대와 조부모 세대는 단일 브랜드에 충성심을 보이곤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많은 부문에서 소비자들이 동일한 카테고리 내에서 다수의 브랜드에 충성심을 보이는 현상이 관찰된다.20  이처럼 고객의 충성심이 분할된 탓에 특정한 비즈니스나 브랜드를 완전히 버리기보다 부분적으로 등지는(다시 말해서, 경쟁기업에 더 많은 돈을 쓰는) 고객이 많다. 따라서 고객 유지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고객이 동일한 카테고리 내에서 자사 브랜드에 좀 더 많은 돈을 지출하도록 만드는 방법이 훨씬 커다란 도움이 된다.

 

n International Comparison,” Ivey Business Journal 69, no. 4 (March/April 2005): 1-6.

 

딜로이트가 실시한 호텔 산업에 관한 연구에 의하면 호텔 투숙객들이 지출하는 총 금액 중 약 50%가 이들이 선호하지 않는 브랜드로 흘러 들어간다.21  맥킨지는 은행산업에 대한 연구를 통해 전체 은행 고객 중 실제로 기존 은행과의 거래를 끊는 고객이 연간 약 5%에 불과하며 이들로 인한 손실은 은행에 예치된 총 예금액의 3%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반면 35%의 고객은 마음에 들지 않는 은행에 예치하는 예금액의 비중을 줄이며 이들로 인한 손실은 은행에 예치된 총 예금액의 24%에 달한다.22

 

안타깝게도 고객 만족도와 지갑 점유율 간의 관계가 약한 탓에 관리자들은 대개 지갑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 관리자들은 ‘100% 만족한다고 평가한 고객들이 관련 카테고리 내에서 자사 브랜드에 대부분의 금액을 지출할 가능성이 크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관리자들이 만족도를 가장 높게 평가한 고객의 비율이 곧 자사 브랜드에 대한 고객의 만족도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고객 순추천지수의 경우를 살펴보면 총 11개의 점수(0점에서 10점까지)를 선택할 수 있는 추천 의사 점수표에서 자신의 만족도가 ‘9이나 ‘10이라고 평가한 고객들이 ‘Promoters’로 분류된다.) 관리자들은 이 수치를 좀 더 높이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특정 기업의 만족도나 고객 순추천지수만을 살피는 방법은 고객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여러 브랜드에 대한 상대적인 선호도를 파악하는 데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예컨대, 재닛(Janet)과 존(John)이라는 2명의 고객이 C라는 브랜드를 사용한다고 생각해 보자. 재닛과 존은 모두 10점 만점(10점이 최고점)의 고객 만족도 조사에서 자신의 만족도가 ‘9’점이라고 평가한다. 사실상 모든 관리자들이 9점이라는 고객 만족도 점수면 충분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고객 순추천지수를 토대로 하는 분류 시스템을 적용하면 재닛과 존은 모두 C라는 브랜드를 적극 홍보할 순추천 고객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재닛과 존은 2개의 또 다른 브랜드(브랜드 D, 브랜드 E)도 사용한다. 브랜드 D에 대한 재닛의 만족도는 ‘9이고 브랜드 E에 대한 만족도는 ‘10이다. 반면, 브랜드 D에 대한 존의 만족도는 ‘7이고 브랜드 E에 대한 만족도는 ‘8이다. 재닛과 존은 모두 C라는 브랜드에 ‘9을 준다. 하지만 존은 3개의 브랜드 중 C에 가장 높은 점수를 줬고 재닛은 C에 공동 꼴지에 해당하는 점수를 줬다. 따라서 두 사람이 해당 카테고리에 지출하는 총 금액에서 C라는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율을 따져보면 존의 총 지출 규모에서 C가 차지하는 비율이 재닛의 총 지출에서 C가 차지하는 비율보다 훨씬 크다.

 

이런 상황은 흔히 발생한다. 대부분의 산업에서 고객들은 서로 경쟁 관계에 놓여 있는 여러 브랜드에 돈을 나눠서 지출한다. 하지만 고객 만족도의 정도는 브랜드마다 다르다. 고객은 하나의 카테고리 내에서 자신이 선호하는 브랜드에 좀 더 많은 돈을 지출하게 마련이다. 따라서 만족도가 높은 고객이나 순추천 고객의 비율은 사실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경쟁기업과 비교했을 때 자사의 브랜드 만족도가 어느 정도인지 상대적인 순위를 눈여겨봐야 한다.23  다시 말해서, 가장 높은 만족도 점수를 받은 브랜드가 ‘1가 되고 두 번째로 높은 점수를 받은 브랜드가 ‘2가 되는 식이다.

 

만족도의 순위를 매긴다는 아이디어 자체가 급진적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만족이 경쟁 관계에 놓여 있는 다른 대안과의 관계를 토대로 하는 상대적 개념이라고 주장해 왔다.24  필자들 역시 만족도와 상대적인 순위 간의 관계가 만족도와 지갑 점유율 간의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25  하지만 그동안 고객 만족도를 측정하고 평가할 때 이 같은 지식이 제대로 활용되지 않았다.

 

필자들은 절대적인 만족도를 상대적인 만족도로 변환하기만 해도 고객의 카테고리 지출 점유율이 변화하는 이유를 20% 이상 설명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절대적인 만족도가 지갑 점유율의 변화를 1%밖에 설명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미뤄보면 놀라운 발전이다.

 

하지만 만족도 순위를 활용하면가장 만족도가 높다고 평가한 고객의 비율을 계산하는 방법을 활용할 때와 달리 평균 순위를 해석하기도 쉽지 않고 조직 구성원들을 결집시키기도 쉽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순위를 절대적인 숫자(1, 2, 3위 등)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의 평균 순위는 거의 절대적인 숫자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관리자들과 일선 직원들은 이런 숫자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실제로 사용 중인 모든 브랜드 중에서 자사 브랜드에 가장 높은 만족도 점수를 준 고객의 비율을 추적하는 방법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된다. 다시 말해서, 자사 브랜드가 정말로 고객으로부터 가장 먼저 선택 받는 브랜드인지, 고객이 자사 브랜드를 경쟁 브랜드와 동일하다고 여기거나 경쟁 브랜드보다 나쁘다고 여기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 특정 브랜드가 모든 경쟁 브랜드보다 낫다고 평가하는 고객의 비율은 고객의 지갑 점유율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만족의 힘을 활용하라

위와 같은 세 가지 연구 결과는 고객 만족도와 수익성이 어긋나기 십상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하지만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있다. 고객 만족도와 수익성을 함께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몇 가지 전략은 다음과 같다.

 

기업에 돌아가는 가치 vs. 고객에게 돌아가는 가치

고객-기업 관계의 핵심은 가치 교환(exchange of value)이다. 고객이 기업에 제공하는 가치는 장기적인 이윤 흐름(flow of profits)이다. 고객에게 가치란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서 얻는 만족이다. 하지만 고객과 기업 사이에서 항상 공정하게 가치가 교환되지는 않는다. 고객의 만족도와 기업의 수익성을 분석하면 고객을 총 4개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다. (그림 1)26

 

그림 1 고객 만족도 vs. 고객 수익성

각 고객의 만족도와 각 고객이 기업의 수익성에 기여하는 정도를 토대로 고객을 4개의 카테고리로 분류하면 각 고객 카테고리에 어울리는 효과적인 전략을 개발할 수 있다. (참고: 동일한 카테고리 내에 존재하는 다른 브랜드와 비교한 결과를 기준으로 높고 낮은 정도를 표시했다.)

필자들은 기업으로부터 많은 가치를 얻지 못할 뿐 아니라 기업에 별다른 경제적 가치를 안겨주지 못하는 고객을가망 없는 고객(lost causes)’이라 칭한다. 가망 없는 고객들을 좀 더 수익성 있는 고객 그룹으로 이동시킬 수 없다면 이들에 대한 투자를 줄여야 한다. 필요하다면 가망 없는 고객들을잘라내야할 수도 있다.

 

반면스타 고객(star customers)’은 기업이 판매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커다란 가치를 얻으며 높은 마진과 강력한 충성심의 형태로 기업에도 커다란 가치를 선사한다. 스타 고객은 가장 이상적인 고객 유형이다. 또한 스타 고객을 대할 때는 계속해서 이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나머지 두 부류에 해당되는 고객들과의 관계는 불균형하고 불안정하다. ‘취약한 고객(vulnerable customers)’은 기업에 높은 가치를 제공한다. 하지만 정당한 대가를 얻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관리자들은 좀 더 나은 제품을 선보이고 추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취약한 고객 그룹에 좀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취약한 고객을 대할 때는 이들을 지나치게 배려한 탓에 수익성이 내려가지 않도록 경계하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무임 승차 고객(free riders)’은 취약한 고객과 반대다. 이들은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커다란 가치를 얻지만 기업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관리자들은 먼저 무임 승차 고객들이 자사의 가치 창출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 이유를 파악해야 한다. 이들의 지갑 점유율이 낮기 때문인가? 할인 중인 제품만 엄선해서 구입하기 때문인가?

 

낮은 지갑 점유율이 문제라면 이런 고객들에게 좀 더 값이 비싸고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할인 중인 제품만 골라서 구매하는 것이 문제라면 명확한 비용 관리 방안을 수립하고 구매를 제한해 이윤폭을 늘려야 한다. 예컨대 무임 승차 고객에게 제공되던 서비스를 줄이고 그동안 무임 승차 고객에게 돌아갔던 자원을 취약한 고객에게 할당하는 방법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시장점유율 vs. 고객 만족

앞서 설명했듯이 많은 산업 부문에서 고객 만족도와 시장점유율 간 관계는 반비례한다. 자사가 활동 중인 산업 내에서 고객 만족도와 시장점유율 간 관계가 어떻고, 경쟁기업들에 비해 자사의 입지가 어떤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효과적인 고객 경험 관리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이기가 매우 힘들다.

 

먼저 자사와 경쟁기업의 시장점유율, 자사에 대한 고객의 만족도, 경쟁기업에 대한 고객의 만족도를 분석해야 한다. 이 같은 정보가 있으면 경쟁 상대를 4개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다. (그림 2)27

 

그림 2 고객 만족도 vs. 시장점유율

관리자들은 자사 브랜드에 대한 고객의 만족도와 경쟁 브랜드에 대한 고객의 만족도를 분석하고 자사와 경쟁기업의 시장점유율을 고려해 경쟁 전략에 대한 통찰력을 확보할 수 있다. (참고: 동일한 카테고리 내에 존재하는 다른 브랜드와 비교한 결과를 기준으로 높고 낮은 정도를 표시했다.)

 

 

시장점유율은 높지만 고객 만족도가 낮은 카테고리로 분류되는 기업이 1개 이상이면 해당 산업 내에서 고객 만족도와 시장점유율 사이에 부의 관계(negative relationship)가 존재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시장점유율이 높고 만족도가 낮은 기업들은 대량 판매 브랜드(mass-market brands). 다양한 욕구를 갖고 있는 다양한 고객들이 이런 기업을 찾는다. 대량 판매 브랜드들은 광범위한 고객 욕구를 충족시키기 때문에 모든 고객, 혹은 대다수 고객의 욕구를 정확하게 충족시킬 수 없다. 따라서 고객들이 자신들의 니즈를 좀 더 완벽하게 충족시키고자 하는 욕구를 포기하도록 만들려면 충분히 매력적인 핵심 편익(core benefit)을 제공해야 한다. 가령, 고객을 유인하는 데 도움이 되는 가격, 편의성, 제품 구색 등을 제공해야 한다.

 

대량 시장 브랜드는 다양한 고객의 보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주목한다. 따라서 이들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특정 고객 세그먼트에 주력하는 경쟁상대, 즉 특정한 고객 세그먼트가 갖고 있는 욕구를 좀 더 효과적으로 충족시키는 경쟁상대와 경쟁을 벌이게 된다. 이와 같은 틈새 브랜드(niche-brands) 경쟁상대들은 생존을 위해 고객 만족도를 끌어올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기업들은 규모가 작은 고객 세그먼트를 집중 공략하기 때문에 시장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낮다. 예컨대, 파이브가이즈(Five Guys)를 비롯해 패스트푸드 햄버거 업계에서 활동하는 틈새 브랜드들은 3대 햄버거 브랜드(맥도널드, 버거킹, 웬디스)보다 높은 고객 만족도를 자랑한다. 틈새 햄버거 브랜드들은 거의 전적으로 햄버거와 감자튀김만 판매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전략은 파이브가이즈의 성공에 커다란 도움이 됐다. 하지만 메뉴가 제한적인 탓에 파이브가이즈가 패스트푸드 업계에서 시장점유율 선두 자리를 꿰차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부 카테고리에서는 높은 고객 만족도와 높은 시장점유율을 자랑하는 브랜드가 관찰된다. 필자들은 이런 브랜드를충성도가 높은 브랜드(high-loyalty brands)’라고 일컫는다. 예컨대, 구글(Google)은 계속해서 인터넷 검색 분야에서 경쟁기업들보다 높은 수준의 고객 만족도를 기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는 총 검색 활동 중 3분의 2가 구글에서 이뤄진다. 하지만 틈새 브랜드를 상대로 경쟁한다는 점에서 충성도가 높은 브랜드는 대량 판매 브랜드와 유사하다.

 

그렇다면 충성도가 높은 브랜드들은 어떻게 대량 판매 브랜드들과 달리 낮은 만족도라는 덫을 피할 수 있을까? 흥미롭게도 충성도가 높은 브랜드들은 흔히 역동적인 시장으로 분류되는 기술 부문에서 주로 관찰된다. 제품이 바뀌고, 개선되는 속도가 빠르고, 경쟁이 매우 치열한 탓에 기술 시장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따라서 고객들은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에 길들여지지 않는다.하지만 이런 현상은 양날의 검과 같다. 시장이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에 성공한 기업들이 순식간에 설 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 블랙베리(BlackBerry)를 비롯한 여러 기업들이 눈부신 성공 이후에 급격한 쇠퇴를 경험했다.

 

고객 만족도와 시장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낮음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경쟁하는 브랜드도 있다. 필자들은 이런 브랜드를조건부 사용 브랜드(conditional-use brands)’라 칭한다. 조건부 사용 브랜드가 효과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 특정 카테고리 내에서 고객이 반드시 구매할 수밖에 없는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가 있다. 둘째, 시장 장벽(market barrier) 때문에 고객이 선호하는 브랜드를 구매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 예컨대, 수많은 소매업체와 식당들은 경쟁상대보다 뛰어난 입지의 편의성을 앞세워 경쟁우위를 확보한다.

 

만족도/시장점유율 매트릭스를 구성하는 각 사분면에는 활용 가능한 비즈니스 전략이 담겨 있다. 따라서 하나의 카테고리 내에 들어 있는 여러 브랜드의 평균 만족도를 단순 비교하는 방법은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40%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F라는 브랜드와 10%의 시장점유율을 보유한 G라는 브랜드의 고객 만족도를 비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두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이 동등하다고 가정한 다음 고객 만족도를 비교하는 방법도 도움이 된다. 이 경우라면 F가 자사 매출의 25%를 차지하는 우수 고객들을 따로 선별해 이들의 고객 만족도를 G의 만족도와 비교할 수 있다. F의 고객들이 이 우수 고객들로만 이뤄져 있다고 가정한다면 F의 시장점유율은 (G와 같은) 10%가 될 테니까 말이다. 이렇게 놓고 비교했을 때, 두 브랜드의 고객 만족도가 비슷하다면 F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F의 고객 만족도가 G의 고객 만족도보다 훨씬 낮다면 F의 관리자들은 이런 고객들을 경쟁기업에 빼앗길 위험이 얼마나 되는지 평가하고 위험을 낮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만족과 고객 우위

경영진이 고객 만족에 집중해야 하는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는 고객 만족이 경쟁 우위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관리자들은 고객 만족도가 높으면 고객들이 경쟁 관계에 놓여 있는 다른 브랜드가 아니라 자사 브랜드를 선호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생각에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경영진이 흔히 늘어놓는 뻔한 이야기가 늘 그렇듯 좀 더 구체적으로 파고 들면 문제를 발견할 수 있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자사 브랜드에 대한 고객 만족도가 고객이 사용하는 다른 경쟁 브랜드에 대한 고객 만족도보다 높은가, 그렇지 않은가. 고객이 지출하는 돈의 대부분은 고객이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로 돌아간다. 따라서 브랜드에 대한 만족도가 고객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가 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객의 만족도와 고객의 첫 번째 선택을 분석하면 자사와 자사의 경쟁기업들이 4개의 카테고리 중 어디에 해당되는지 분류할 수 있다. (그림 3)

 

그림 3 만족도 vs. 최초 선택

고객은 가장 먼저 선택한 브랜드에 대부분의 돈을 지출한다. 고객의 만족도와 여러 브랜드 가운데 특정 브랜드를 가장 먼저 선택하는 고객의 비율을 분석하면 자사와 경쟁기업을 4개의 카테고리로 분류하는 데 도움이 된다. (참고: 동일한 카테고리 내에 존재하는 다른 브랜드와 비교한 결과를 기준으로 높고 낮은 정도를 표시했다.)

 

만족도가 매우 높고 그 어떤 브랜드보다 자사의 브랜드를 선호하는 고객에게는 자사가 해당 카테고리 내의 스타 브랜드(star brand). 스타 브랜드의 전략은 단순하다. 계속해서 고객들을 즐겁게 만들면 된다. 스타 브랜드와 정반대되는 브랜드는 고객 만족도가 낮고 최초로 선택될 가능성이 낮은 브랜드다. 이런 브랜드가 바로 조건부 사용 브랜드다. 조건부 사용 브랜드는 경쟁상대가 판매하기 힘들거나, 경쟁상대가 취급하기에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독특한 품목을 계속해서 취급하는 전략을 활용하거나, 고객이 선호하는 브랜드의 접근을 막는 시장 장벽을 세울 방법을 찾아야 한다.

 

만족도는 높지만 최초로 선택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면 만족도가 높은 탓에 고객이 해당 브랜드에 실제로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 제대로 드러나지 않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관리자들은 대개 고객들이 매우 만족했다는 사실을 자랑스레 떠벌린다. 하지만 실제로는 해당 브랜드가 고객이 실제로 사용하며 기본적으로 똑같다고 생각하는 여러 브랜드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런 탓에 필자들은 이런 브랜드들을동등 브랜드(parity brands)’라 칭한다. 이런 브랜드들은 핵심적인 경쟁 브랜드들과 차별화하는 전략을 활용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고객들에게 자사 브랜드가 뛰어난 이유를 알려줘야 한다.

 

고객 만족도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고객으로부터 가장 먼저 선택받는 브랜드도 있다. 이와 같은 저 서비스 카테고리 브랜드(low-service category brands)들은 가격 우위나 카테고리 내에 경쟁상대가 거의 없는 특수한 상황을 활용해 성공적으로 경쟁한다. 상당한 가격 우위를 유지할 수 있거나 경쟁기업의 진출을 막는 진입 장벽이 충분하면 이런 브랜드들은 성공적으로 경쟁할 수 있다. 예컨대 ACSI 조사 결과에 의하면 미국에서 활동하는 모든 주요 식품 소매업체 가운데 월마트에 대한 고객 만족도가 가장 낮다. 이런 현상이 몇 년째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필자들은 연구를 통해 식료품을 구매하기 위해 월마트를 가장 먼저 찾는 고객의 비율이 다른 브랜드의 매장을 가장 먼저 찾는 고객의 비율보다 상대적으로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비록저 서비스카테고리로 분류되긴 했지만 이 전략은 월마트에 커다란 이익을 안겨준다. 월마트는 현재 미국에서 규모가 가장 큰 식료품 소매업체며 월마트의 총 판매 규모에서 식료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55%에 달한다.28

 

월마트는 막강한 구매력과 비용 효과적인 공급망 관리 방법을 활용해 적정 수준의 마진을 유지하면서도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공급한다.29  하지만 대다수의 기업들은 이런 전략을 지속적으로 활용하기 힘들다. 누구나 쉽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고, 시장에 폭넓게 접근할 수 있으며, 손쉽게 가격을 비교할 수 있는 시대에는 가격 우위 전략을 활용하기 위해 적정한 재무 수익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은 고객으로부터 가장 먼저 선택받는 브랜드로 남기 위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라는 압박을 받곤 한다.

 

고객 만족의 한계

고객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어떤 기업도 오래갈 수 없다. 하지만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잘못된 노력이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따라서 고객 만족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건전한 비즈니스 전략과 재무 감독의 필요성이 약화되지는 않는다.

 

필자들은 연구를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단 하나의 정답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고객의 특성과 경쟁 환경의 본질을 감안해 다양한 접근방법을 활용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좀 더 규모가 크고 다양한 고객층의 마음을 사로잡아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낮은 고객 만족도를 감내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여러 대중 경제지들은 고객 만족(그리고 고객 순추천지수)과 비즈니스 성과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수많은 프로그램을 언급해 왔다. 하지만 위와 같은 사실은 이런 프로그램들이 시사하는 메시지와 모순된다.

 

다행스럽게도 이런 문제는 얼마든지 해결 가능하다. 다만 관리자들이 고객 만족과 비즈니스 성과 간의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모든 문제를 인지하고 해결해야 한다. 고객 만족도 개선이 기업의 전략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반드시 고객 만족도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지는 않다. 고객 만족도 개선을 위한 노력이 시장점유율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심지어 좋은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번역 |김현정 translator.khj@gmail.com

 

티모시 케이닝햄·수닐 굽타·러잔 액소이·알렉산더 부이에

티머시 케이닝햄(Timothy Keiningham)은 시장 조사 기업 입소스로열티(Ipsos Loyalty)의 글로벌 최고전략책임자 겸 부사장이다. 수닐 굽타(Sunil Gupta)는 매사추세츠 보스턴에 위치한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에드워드 카터 경영학 교수(Edward Carter Professor of Business Administration). 러잔 액소이(Lerzan Aksoy)는 뉴욕 포드햄대(Fordham University) 마케팅 부교수다. 알렉산더 부이에(Alexander Buoye)는 입소스로열티의 미국 시장 고객 충성도 분석 책임자 겸 수석 부사장을 맡고 있다. 이 논문에 관한 의견이 있으신 분은 http://sloanreview.mit.edu/x/55314에 접속해 메시지를 남겨 주시기 바란다. 저자와의 연락을 원하시는 분은 smrfeedback@mit.edu e메일을 보내 주시기 바란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50호 Smart Worcation 2022년 08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