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aptability: The New Competitive Advantage

적응력: 불확실성 시대의 경쟁우위 원천

101호 (2012년 3월 Issue 2)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1년 7-8월 호에 실린 마틴 리브스와 마이크 데임러의 글 ‘Adaptability: The New Competitive Advantage’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우리는 위험과 불안의 시대에 살고 있다. 세계화와 신기술이 확산되고 투명성이 높아지면서 비즈니스 환경이 이전과 완전히 달라졌고 수많은 CEO들이 깊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통계 수치가 이를 뒷받침한다. 1950년 이후 일정한 수준을 유지했던 기업 이익 변동성이 1980년 이후 두 배 이상 확대됐고 승자(마진이 큰 기업)와 패자(마진이 작은 기업) 사이의 간극 또한 넓어졌다.
 
시장 주도기업의 위상은 더욱 불확실해졌다. 한때 업계 3위 안에 속했다가 밀려난 기업 비중은 1960년 2%에서 2008년 14%로 크게 증가했다. 시장 주도자 위치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 또한 갈수록 불확실해지고 있다. 이전에는 시장점유율과 수익성 간 상관관계가 분명히 존재했다. 그러나 지금은 이러한 상관성이 아예 사라져버린 업종도 많다. 우리가 진행한 분석에 따르면 시장점유율 1위 업체가 수익성 또한 1위를 기록할 확률은 1950년 34%에서 2007년 7%로 급락했다. 경영진은 자사가 어느 산업에 속해 있으며 어떤 기업과 경쟁하는지도 분명히 인식하기가 어려운 입장에 처했다.
 
이 같은 불확실성 때문에 전략 수립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변화와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전통적 전략은 상대적으로 안정되고 예측 가능한 세상을 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라. 기업 전략은 대부분 영리하게 시장 입지(압도적 규모 혹은 매력적인 틈새시장 공략)를 구축해 지속적인(그리고 암묵적으로 고정적인) 경쟁 우위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혹은 적절한 역량과 능력(기업의 강점)을 결합해 상품을 제작하고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업은 정기적으로 전략을 평가하고 산업 분석 및 미래 예측을 통해 경영 방향과 조직 구조를 정한다.
 
그러나 불확실성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기업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기에 이르렀다.
 
● 시장 1위에서 바로 굴러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일 때 규모와 입지에 기반한 경영 방식을 어떻게 적용해야 할까?
● 한 산업이 종말을 고하고 새로운 산업이 시작되는 때조차 알 수 없을 때 심지어 시장 입지는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 비즈니스 환경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불확실할 경우 전략을 수립할 때 핵심이 되는 기존 예측 및 분석법을 어떻게 다뤄야 할까?
● 쉴 새 없이 변하는 정보가 넘쳐나는 지금, 경영진은 어떻게 정확한 정보를 골라내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을까?
●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서 1년 단위, 혹은 5년 단위의 경영 계획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기업의 답들에는 일관된 공통성이 있다. 이제는 시장 입지나 규모 또는 상품을 만들고 제공하는 1차적인 역량으로는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창출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잘 안 변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경쟁 우위는 어떻게 창출할 수 있을까? 신속하게 적응하는 능력을 갖춘 조직, 기업이 가진 ‘2차적 역량(second-order capability)’에서 답을 찾는 경영진이 증가하고 있다. 특정 분야에서 남보다 뛰어나기 위해 애쓰기보다는 기업들은 어떻게 하면 새로운 시도에 능숙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변화의 신호를 빨리 탐지하고 행동에 돌입하는 기업이 좋은 성과를 거둔다. 이들은 제품이나 서비스뿐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과 절차, 전략 등을 신속하게, 자주, 경제적인 비용으로 실험하는 일에 성공한다. 이들은 상호 연관성이 증가하는 시대에 다양하고 복잡한 이해관계자를 관리하는 능력을 키웠고 회사의 가장 중요한 자원인 직원들의 역량을 활용하는 법을 알고 있다. 이제 우리는 변화의 시대에도 승승장구하는 기업들이 4대 조직 역량을 활용해 다른 기업보다 효과적으로 적응하면서 우위를 확보하는 방법을 알아볼 것이다. 또한 안정된 기업 환경에 의존하는 기존의 전략, 다시 말해 규모나 효율성을 우선으로 내세우던 대기업들의 근본적인 전략 변화에서 얻을 수 있는 시사점에 대해서도 알아볼 것이다.
 
 
변화를 감지하고 행동에 옮기는 능력
 
유연한 적응을 위해서는 외부 환경에서 오는 변화를 탐지하기 위한 안테나를 세우고 이를 해석해서 사업 모델을 수정하거나 쇄신하고 심지어는 자사가 속한 산업의 정보 환경을 완전히 뒤바꾸는 작업도 서슴지 말아야 한다.
 
스털링 모스(Stirling Moss)가 포뮬러 원(Formula One) 자동차 경주에서 승승장구하고 있을 때를 생각해 보자. 당시만 하더라도 어떤 자동차를 누가 모느냐가 승패의 모든 것을 결정했다. 그러나 지금은 복잡한 신호를 어떻게 처리하고 기계와 운전 기량 변화에 얼마나 유연하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다.자동차에는 수백 개의 센서가 달려 있고 경주팀은 날씨에서 도로 상태, 엔진 rpm, 커브길 각도 등 수천 개의 변수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처리해서 동태적 해석 모델(dynamic simulation model)에 넣어 운전자가 순식간에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 따라서 어느 한 팀이 원격 계측에서 혁신을 이루면 모든 팀이 즉시 상향된 기준에 맞춰야 한다.
 
이렇게 정보로 넘쳐나는 시대에는 복잡하고 다양한 신호들이 모든 참가자에게 동시에 전달되기 때문에 기업은 판매 즉시 모든 매출 정보가 접수되는 첨단 시스템을 갖춰서 올바른 정보를 수집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변화에 따라 적응할 수 있다. 이들은 또한 첨단 데이터 마이닝(minig) 기술을 적용해 정보들 속에서 유의미한 패턴을 찾아내야 한다.
 
시장 1위 자리를 차지하고는 있지만 고객 이탈이 많아 고민을 하던 미디어 기업이 있었다. 이 기업은 고객 이탈 패턴을 이해하기 위해 ‘신경 네트워크(neural network)’ 기술을 적용해 고객 데이터 분석법을 바꾸었다. 그 결과 회사는 고객 이탈을 유도하는 변수 간 숨겨진 관계를 알아냈고 이탈 가능성이 있는 고객을 머무르도록 하기 위한 캠페인을 시작했다. 고객 이탈 예측의 정확도는 75∼90%로 매우 높았다. 고객 이탈을 1% 줄일 때마다 매출이 수백만 달러씩 늘어나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는 회사에 엄청난 이익을 안겨 줬다.
 
일부 기업은 신호 탐지 역량을 활용해 적절한 경영 조치를 실시간으로 취하면서 둔하게 움직이는 의사 결정 체계를 뛰어넘고 있다. 영국에 본사를 둔 식료품 유통업체 테스코(Tesco)는 고객 마일리지 카드를 통해 회원 1300만여 명의 구매 패턴을 상세히 분석한다. 분석 결과를 토대로 매장과 고객군별로 상품을 맞춤화하고 고객 행동의 변화를 조기 감지한다. 이를 통해 테스코는 온라인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구축해 사업 모델을 확장했고 끊임없이 사업을 성장시켜 미디어와 금융상품을 비롯한 광범위한 제품 및 서비스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었다. 또한 단순한 비용 절감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데이터베이스 분석 역량을 구축해 다른 기업에 테스코가 축적한 기술과 직관력을 컨설팅 서비스로 판매하는 등 직접적 매출을 창출하고 있다.
 
또 다른 사례로는 구글(Google)이 있다. 구글은 알고리즘을 통해 광고 검색어와 웹사이트의 연관성뿐만 아니라 주요 단어에 대한 광고주 입찰 가격을 기준으로 광고 위치를 업데이트한다. 광고와 검색어의 연관성이 높을수록 클릭 수도 많아진다. 광고주는 클릭 수당 금액을 지불하기 때문에 클릭 수가 많아지면 구글의 매출 또한 늘어난다. 광고와 연관된 자료를 운영에 직접적으로 활용해서 구글은 인간의 의사결정 없이 실시간으로 광고 환경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
 
 
실험하는 능력
 
추정하거나 예상하기 힘든 것을 발견하고 싶다면 실험을 해야 한다. 물론 대부분 기업은 신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고 평가하기 위해 나름의 실험을 시행한다. 그러나 기존 실험 방법은 비용이 높고 시간을 많이 잡아먹을뿐더러 조직에 비합리적일 정도로 복잡한 부담을 씌울 가능성이 있다. 또한 소비자 인식에 기반한 연구 결과는 성공을 예측하는 데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시장에 출시하는 방식으로 실험하면 엄청난 비용을 초래할 뿐 아니라 실패가 기업 브랜드와 명성까지 위협하는 상황에 놓이기 십상이다.
 
적응력이 높은 기업들은 이런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갈수록 다양한 방법과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가상 환경에서 이들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저렴한 비용과 낮은 위험에 신속하게 창출하고 평가하며 복제한다. 대표적인 경우가 프록터&갬블(P&G)이다. ‘연결하고 개발한다’는 뜻의 ‘Connect + Develop’ 모델을 통해 P&G는 이노센티브(InnoCentive)를 비롯한 개방형 혁신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기술 설계 문제를 풀어나가고 있다. P&G는 사람이 실제로 걸어서 들어갈 수 있는 3D 가상 매장을 활용해 기존 시장 테스트보다 신속하고 저렴하게 실험한다. 또 보컬포인트(Vocalpoint)를 포함한 온라인 사용자 커뮤니티를 통해 제품을 본격 출시하기 전에 제품을 소개하고 평가한다. P&G에서 기술 역량이 높은 직원 10명은 2008년에만 1만여 개의 디자인을 내놨다. 아이디어가 나오면 수시간 내 모형 제품이 완성된다. 과거에는 몇 주가 걸렸을 일이다. 이제는 P&G의 신규 사업 중 80% 이상이 앞서 말한 가상 모델을 활용한다.
 
실험 방법이 변할 뿐 아니라 실험 대상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이전에는 기업이 제공하는 상품, 특히 신규 제품이나 서비스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사업 모델과 전략, 일상적인 관행이 점점 더 빠르게 도태되고 예측 불가능해졌다. 적응력이 뛰어난 기업들은 경쟁 기업보다 보다 넓은 분야에서 실험을 활용하고 있다. 사업 모델뿐 아니라 상품 범위에도 실험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주는 곳이 바로 테스코다.
 
테스코처럼 새로운 사업 모델을 실험하기 위해 기존 자산과 역량을 활용하는 또 다른 기업으로는 이케아(Ikea)가 있다. 러시아에 진출한 이케아 경영진은 매장을 열기만 하면 인근 땅값이 급등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에 착안한 이케아는 매장을 통한 제품 판매와 쇼핑몰 개발을 통한 부동산 가격 상승 등 2개의 사업 모델을 동시에 추진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이케아는 러시아에서 제품만 판매할 때보다 훨씬 많은 수익을 내고 있다.
 
마지막으로 실험을 하다 보면 실패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적응력이 높은 기업들은 실패에 관대하며 심지어 실패를 축하하기도 한다. 일례로 소프트웨어 업체 인튜이트(Intuit)는 유연한 전략으로 신규 사업에서 성공한 경험을 토대로 2005년 락유어리펀드닷컴(rockyourrefund.com)이라는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웹사이트는 회원에게 익스피디아(Expedia)와 베스트 바이(Best Buy) 할인 혜택을 주고 선불 상품권 형식으로 세금 환급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함께 제공한다. 웹사이트는 실패했고 방문자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실험에 투자한 돈은 아주 미미했다. 인튜이트 소비자 세금 상품 관리 부사장 릭 젠슨(Rick Jensen)은 “소수점에 가까운 미미한 손실”이라고 말했다. 작은 손실을 무릅쓰고 겪은 실패 덕분에 마케팅팀은 귀중한 교훈을 얻었고 인튜이트 회장 스콧 쿡(Scott Cook)에게서 상을 받기까지 했다. 회장은 “배운 것이 없을 때가 진짜 실패”라고 말했다.
 
 
 
복잡한 다수 회사의 시스템을 관리하는 능력
 
시장이 보내는 신호를 감지하고 실험하기 위해서 기업은 기존 경계를 넘어야 하며 고객 및 협력업체와 보다 긴밀하고 영리하게 협력해야 한다. 이는 단일 회사나 비즈니스 모델을 전략 분석 단위로 하던 관행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제는 많은 경제 활동이 기업 경계를 넘어서는 곳에서 발생한다. 아웃소싱이나 시설의 해외 이전, 가치망, 가치 에코 시스템, 개방형 생산 등을 통해 경제 활동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이제는 개별 회사뿐 아니라 역동적인 비즈니스 시스템 전체를 위한 전략을 짜야 한다. 산업 구조는 더 촘촘해지고 기업 간 상호의존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소수의 경쟁 기업이 비슷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고 서로 안정적이고 먼 거리를 유지하면서 자신만의 공급업체나 고객과만 계약을 맺는 시대는 사라지고 있다.
 
이런 환경은 네트워크나 시스템 차원에서 전략을 효과적으로 짜는 기업에 유리하다. 적응력이 높은 기업들은 경쟁사에 이롭지 않으면서도 회사 밖에서 활동하는 법을 배우고 강한 통제 메커니즘에 의존하지 않고도 네트워크를 개선하는 전략을 발전시키고 있다.
 
적응력이 뛰어난 기업은 장애물을 최소화하면서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참여자 간 신뢰를 높이는 일이다. 예컨대 사람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돕고 투명성을 높이며 기업 평판을 좌우하는 시스템을 평가하는 등의 일이 여기에 해당된다. 도요타의 자동차 공급 피라미드는 ‘게시판’을 뜻하는 칸반(kanban)과 ‘개선’을 뜻하는 카이젠(kaizen) 피드백 메커니즘을 도입해 일찍부터 유연한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베이(eBay)가 구축한 판매자와 구매자 간 네트워크도 이와 비슷하다. 이베이는 판매자 평가 및 온라인 결제 시스템을 활용해 온라인 시장 활성화를 지원한다.
 
경험 곡선과 규모 곡선만이 성공을 측정하는 기준이라면 노키아는 지금도 스마트폰 시장의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을 것이다.초기에 시장을 개척해 선발자의 지위를 확보하고 강한 비용 구조를 구축해 시장점유율을 높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키아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경쟁자의 공격을 받았다. 애플(Apple)은 공급업체와 이동통신 제휴사, 수많은 독립 어플리케이션 개발업체를 아우르는 유연한 시스템을 바탕으로 아이폰(iPhone)을 개발했다. 구글이 내세운 운영 체제 안드로이드(Android) 또한 광범위하게 흩어진 하드웨어 업체 및 어플리케이션 개발업체와 제휴를 맺고 있다. 다수 기업이 가진 자산과 역량을 하나로 결합한 능력이야말로 이들 후발업체가 노키아가 구축한 경험 곡선을 뛰어넘어 단기간에 새로운 시장 주도업체로 부상할 수 있게 만든 요인이다. 노키아 CEO 스테판 엘롭(Stephen Elop)은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에 이렇게 적었다. “우리는 새로운 장비를 내세운 업체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기업 환경을 만들어 낸 업체에 시장을 빼앗겼다.” 폭넓은 신호 탐지와 동시 다발적 혁신, 뛰어난 유연성, 신속한 자원 동원력, 다수 기업을 활용하는 시스템(multicompany system)이야말로 개별 기업의 유연성과 적응력을 키워주는 훌륭한 도구가 된다.
 
 
 
 
동원할 수 있는 능력
 
적응은 그 성격상 국소적(local)일 수밖에 없다. 적응을 위한 최초 실험은 특정 시간과 장소에서 행해진다. 적응은 또한 글로벌 차원으로 확대되는 성격을 지닌다. 실험이 성공하면 다른 곳으로 전달되고 선택되며 증폭되고 수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조직은 지식의 흐름과 다양성, 자율성, 위험 감수, 공유, 유연성을 지원하는 환경을 만들어서 조직의 적응성을 개선해야 한다. 전통적인 전략적 사고와 정반대로 적응력이 높은 기업에서는 조직이 전략을 좇지 않고 전략이 조직의 뒤를 따른다.
 
유연한 구조와 의사결정권의 분산은 적응력을 높이는 데 강한 동인이 된다. 적응력이 높은 기업들은 기존 구조를 서로 자유롭게 의사소통하고 필요에 따라 통합됐다가 분리되는 모듈식 구조로 대체하고 있다. 이런 구조를 강화하려면 하나의 강자 없이 서로 경쟁하고 건설적인 대립과 분쟁을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가 필요하다. 시스코(Cisco)가 대표적인 사례다. 과거 시스코는 엄격한 위계 질서와 고객 중심적 조직 구조를 바탕으로 네트워크 스위치와 공유기 시장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최근에는 존 챔버스(John Chambers) CEO가 서로 역할을 공유하는 위원회와 이사회로 새로운 경영 구조를 구축했고 이를 통해 개도국 시장에 진출하고 30개의 인접 시장을 비롯한 신규 산업(의료 서비스 및 스포츠 산업 등)에서 활동하는 등 유례없는 민첩함을 보이고 있다.
 
적응력이 높은 기업들은 의사결정 권한을 일선으로 내려 보낸다. 이는 현장에 있는 직원들이 좀 더 빠르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일을 가능하게 한다. 예를 들어 홀푸드(Whole Foods)는 팀 단위로 조직을 짜고 각 매장은 8개의 팀으로 이뤄진다. 팀장은 각 매장에 책임을 지고 어떤 식료품을 구매할지 결정한다. 팀은 새로운 협력업체를 선정할 때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이들은 홀푸드의 품질과 지속 가능성 기준을 충족하는 현지 농부에게 우선순위를 두고 식료품을 구매한다. 팀원들은 전월 대비 매장 수익성을 기준으로 보너스를 받는다.
 
권한이 분산되고 유연하며 권한을 갖기 위해 서로 경쟁하는 조직 구조는 모든 조직원이 자신이 하는 일을 명확히 아는 기존 위계질서의 장점은 가질 수 없다. 따라서 적응력 높은 조직은 위계질서가 가져다주는 확실성을 대신할 대체물을 직원들에게 안겨 줘야 성공을 기대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상호 작용을 촉진하고 서로의 역할을 교환하도록 도우며 의사결정 범위를 설정해 주는 단순하면서도 새로운 규정 체계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보자. 넷플릭스(Netflix)는 자사 직원들에게 판단력, 의사소통 능력, 영향력, 호기심, 혁신, 용기, 열정, 정직, 이타심 등의 9개의 핵심 행동을 설파한다. 넷플릭스 중역들은 이 같은 자질을 몸에 익힌 동료들이 회사에 많아야 한다고 믿는다. 이 때문에 넷플릭스의 모델은 “회사가 성장할수록 직원들의 자유를 구속하기보다 더 많은 자유를 주고 혁신적 인재를 모집하고 육성해서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공을 일구도록 노력한다”. 이러한 경영 철학을 토대로 넷플릭스는 오직 2가지 규정만 두고 있다. 첫째, 회복 불가능한 재난을 막기 위한 것이고 둘째, 윤리적·양심적·법적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휴가 규정도 없고 근무 시간을 추적하는 규정도 없다. 회사는 해야 할 일에만 관심을 두지 그 목표를 위해 어느 정도의 시간, 혹은 일수가 필요한지 규정하지 않는다. 넷플릭스의 ‘자유 및 책임 문화에 관한 참고 지침’을 보면 “혼란을 피하고 싶다면 규정이 아니라 성과를 개선해가는 인재와 성장하라”고 적혀 있다.
 
 
대기업이 해결할 과제
 
적응력 높은 기업이 되기는 쉽지 않다. 규모가 크고 역사가 깊은 기성 기업일수록 더욱 그렇다. 이런 기업들은 규모와 효율성 관리에 초점을 두고 조직을 구축했기 때문에 신속한 학습과 변화에 필수적인 다양성 및 유연성이 부족한 위계질서 및 고정 관념을 가진 경우가 많다. 기존 경영 패러다임을 뿌리 뽑기는 쉽지 않다. 과거 성공의 바탕이 됐던 패러다임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다음의 몇 가지 방법은 기성 대기업이라고 할지라도 적응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입증됐다. 경영자 입장에서는 기존 활동의 연장으로밖에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런 방법들은 적응력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적응력을 높이고 싶은 대기업 CEO라면 중역들에게 다음의 과제를 제시해야 한다.
 
개성이 강한 사람을 찾는다.빠르게 변화하는 산업에는 기존 시장 질서를 파괴하는 이단아가 있기 마련이다. 완전히 새로운 기업일 수도 있고 다른 산업에서 건너온 기업일 수도 있다. 중역들에게 기존 경쟁업체의 움직임에 주목하는 대신 새로운 이단아의 행보를 관찰하고 이들과 경쟁하거나 이들이 업계에 가져오는 영향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할 것을 지시한다. 또 인접 부문이나 유사 산업 및 시장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갖고 “비슷한 사건이 우리 시장에도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을 하도록 한다. 불확실한 환경일수록 특정 패턴을 인식하는 일이 쉽지 않고 고정관념과 편협한 업종 구분에 시야가 가려지기 쉽지만 이는 경쟁력을 개선하는 데 큰 효과가 있다.
 
불확실성을 파악하고 해소한다.경영진은 전통적인 사업 전망을 한쪽에 치워 두고 회사에 엄청나게 영향력을 미칠 위험과 불확실성에 주목해야 한다. 장기 전략 수립 방식을 적용해 보면 아직 알지 못했던 사실을 깨닫고 이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조직은 ‘잘못 알려진 사실(의심의 여지가 있는데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가정)’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사실(존재를 파악하고 대응 조치도 취했지만 신속하게 또는 확실히 활용하지 못한 메가트렌드)’, 그리고 ‘모른다는 것조차 모르는 사실(위험 분산 조치를 통해서만 대비할 수 있는 내재적 불확실성)’과 확실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모든 위험마다 해결 전략을 계획한다.대부분 기업은 다양한 전략적 구상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전략 포트폴리오는 조직의 적응력을 높여주는 동력이 된다.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두어 개의 개선일 뿐이다. 먼저, 불확실성의 주요 원인은 구상된 전략을 통해 해결돼야 한다. 불확실성의 성격에 따라 외면했던 트렌드를 연구하는 일이 목표가 될 수도 있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 혹은 교훈을 도출하는 것이 목표가 될 수도 있다. 전략 관리 과정에서 기업은 제품 포트폴리오 및 운영 계획을 평가할 때처럼 확실한 측정 방식과 시한, 책임 범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복수의 대안을 마련한다.안정적인 환경에서는 이미 존재하는 것을 개선하거나 간단한 변화를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하지만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다르다. 모든 제안서는 다수의 안을 담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다양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지적 다양성과 조직적 유연성을 높이고 확립할 수 있다.
 
적응 속도를 높인다.적응 속도는 의사결정 시간이 좌우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서 기업은 연간 사업 계획 단위를 줄이고 더 자주 의사 결정을 내리고 일시적 업무 처리를 상시적 절차로 만들 필요가 있다.
 
적응력을 높이기 위한 위의 방책들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당신의 회사가 속한 산업이 안정적이고 상대적으로 예측 가능하다면 기존 경쟁 우위를 유지하는 방법이 더 나을 수 있다. 그러나 만약 회사의 경쟁 환경이 다른 모든 산업과 마찬가지로 불확실성으로 가득하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면 경쟁에서 앞서 가기 위해 보다 동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식이 필요하다. 이때 생존을 담보하고 싶다면 ‘적응우위(adaptive advantage)’라고 할 수 있는 4개 역량을 활용할 수 있도록 조직 구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번역 | 우정이  woo.jungyi@gmail.com
 
마틴 리브스 · 마이크 데임러
 
마틴 리브스(Martin Reeves)마이크 데임러(Mike Deimler)는 매사추세츠에 본사를 둔 글로벌 컨설팅 기업 보스턴컨설팅그룹(Boston Consulting Group)의 파트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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