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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vering from information overload

멀티태스킹은 毒, 선택해 집중하라

데렉 딘(Derek Dean) | 76호 (2011년 3월 Issue 1)

정보통신 혁명의 혜택에도 불구하고 정보 과부하 및 상시적 주의력 산만이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그 이면에 존재한다. 이는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특히 CEO 및 최고 경영진들에게는 치명적인 독으로 작용한다. 최고 경영진은 수많은 출처로부터 정보를 종합해 시사점을 도출하고 선택옵션별 득실을 판단해서 올바른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최고 경영진은 어떤 방해도 없이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누구보다도 절실히 필요한 위치에 있다.
 
깊은 생각에 몰두할 수 있는 시간을 따로 확보해 두는 게 중요하지만 실천하기는 정말 힘들다. 이는 수십 년 동안 수많은 경영서적에서 논의된 화두이기도 하다. 일찍이 1967년 피터 드러커 박사는 저서 <자기경영 노트(The Effective Executive)1 >에서 이미 “대부분 경영진 업무의 경우 최소한의 효과를 위해서는 반드시 상당량의 시간을 따로 책정해야 하는 일들”이라고 강조했다. 넘쳐나는 이슈와 업무들 속에서 집중하기 힘든 경영진들을 위해 드러커는 처방을 제시했다. 바로 하루 일과 중 몰두할 수 있는 시간의 상당량을 따로 떼어서 확보하고 수신 전화를 받지 말고 매일 12회 정해진 시간에 답신을 신속히 처리하는 것 등이다. 놀랍게도 이는 오늘날 시간관리 및 정보관리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해법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2
 
그러나 이를 실천하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고, 오히려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수많은 회의, 고객 접촉을 위해 숨가쁘게 소화해야 하는 바쁜 출장 일정, 광활한 지역에 분산돼 있는 조직체계, 회사를 대표해 참석해야 할 수많은 만찬 및 행사 등이 경영진들의 효율적 업무를 방해하는 걸림돌로 작용한다. 이는 1967년 드러커가 지적한 요소들로 4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하다. 이에 더해, 종일 쏟아지는 e메일과 막대한 양의 정보, 전화, 블로그, 트위터, 소셜 네트워크 등 고객접점으로써 새롭게 활용해야 할 새로운 미디어의 끊임없는 등장 및 팽창은 경영진들의 피로감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그 결과, 이제 고위 경영진들은 공식 일정표 상의 업무와 그 ‘전, 후 및 사이’의 활동들이 뒤죽박죽 혼재된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짬 날 때마다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두드려대며 끊임없이 멀티 태스킹을 시도하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있다. 항공우주과학과 같이 고도의 지식과 기술을 요하는 것도 아니다.3  이 글에서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경영진 및 기업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사항을 세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멀티태스킹이란 매우 비효율적 기제임을 기억하라. 멀티태스킹이 인간의 생산성과 창의력을 오히려 저하시키고 바른 판단을 저해한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효과적인 리더가 되려면 멀티태스킹의 압박을 과감히 떨쳐버리라.
 
둘째, 정보 과부하에 따른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기 통제력과 의지가 필요하다. 이는 일종의 중독증세 치료 과정과 다르지 않다. 매일매일 마음을 모아 절대불변의 대원칙들(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할 것, 중요치 않은 사안들은 배제할 것, 때때로 마음에서 업무에 관한 생각을 몰아낼 것)을 지켜낼 수 있게 자신과 싸워나가는 과정이 수반된다. 관건은 인터넷 등 통신기술을 통한 효과를 확보하면서도 이로 인해 자칫 주의력이 분산되지 않도록 하는 데 있다.
 
셋째, 고위 경영진들의 행동이 전 조직에 미치는 파장을 고려할 때 이들은 리더로서 더 나은 귀감이 되고자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다. 첨단 통신기술의 광범위한 확산은 직원들 역시 리더들과 마찬가지로 시간 및 주의력 문제를 안고 있음을 의미한다. 결국, 정보 과부하는 전 조직의 생산성을 잠식하는 결과를 낳는다. 따라서 그 어떤 개인 혹은 그룹의 힘만으로 결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따라서 21세기의 경영진은 건전한 원칙을 기반으로 한 조직문화 재정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자신의 새로운 주요 임무 중 하나로 받아들여야 한다.
 
멀티태스킹의 독
동시에 여러 업무를 수행할 경우 끊임없이 쏟아져 들어오는 정보들을 더 잘 처리하고 더 많은 일들을 해낼 수 있다고 많은 이들은 생각한다. 또 멀티태스킹(한 업무가 끝나기도 전에 다른 업무를 병행해 수행) 자체에서 재미를 느끼는 사람도 있다. e메일 확인이 가능한 각종 최첨단 단말의 진동음이 울릴 때마다 우리는 매우 유용한 기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수신 메시지를 확인하는 일은 고단하고 힘든 업무 속에 기분전환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또 잠시 e메일 수신박스를 정리한 것만으로도 때로는 가벼운 성취감을 느낀다. 그러나 연구 결과 이러한 기기의 활용이 가져오는 실제적 결과는 정반대인 것으로 나타난다. 멀티태스킹은 예외 없이 언제나 생산성을 저해한다.
 
업무속도 둔화
이는 우리의 뇌 구조 자체가 한 번에 한 가지 업무에 집중했을 때 가장 큰 효과가 발휘될 수 있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번갈아 여러 업무를 동시에 수행할 때(특히 매우 복잡한 업무인 경우) 효율성은 급격히 저하된다. 다수의 업무를 병행해 수행했을 경우와 순차적으로 수행했을 경우의 결과를 비교한 최근의 한 연구 결과, 멀티태스킹 시 동일 업무 수행에 30% 더 많은 시간이 걸렸고, 에러 건수는 두 배나 더 많이 발생했다. 이런 차이는 우리의 뇌 자체가 두 가지 활동을 동시에 성공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작동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4  여러 업무를 번갈아 수행할 경우, 우리 뇌 속의 인지 기능은 기존의 업무와 관련된 규칙을 차단하고, 새로운 업무를 위한 규칙을 작동시킨다. 바로 이 과정에서 추가적 시간이 소요되며 이는 생산성을 잠식한다. 또 이런 현상은 간헐적으로 멀티태스킹을 수행하는 이들보다 과중한 멀티태스킹 수행자들에게서 더욱 심하게 나타난다. 많은 업무들을 수행하면서 각 스위치를 전환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5
 
해야 할 일’ 목록 중 단순한 일들을 처리하는 데에는 멀티태스킹이 더욱 신속한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있어서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실제로는 그럴 듯하게 포장된 지연상황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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