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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서 인도하는 리더 外

린다 A. 힐(Linda A. Hill) | 64호 (2010년 9월 Issue 1)
뒤에서 인도하는 리더
 
앞으로 십여 년 동안 가장 유능한 리더들은 앞이 아닌 뒤에 서서 사람들을 인도할 것이다. ‘뒤에서 인도하라’는 말은 넬슨 만델라의 표현을 빌린 것이다. 만델라는 자서전 <자유를 향한 머나먼 길(Long Walk to Freedom)>에서 위대한 리더는 양치기와 같다고 표현했다.
“양치기는 양떼 뒤에 머무르면서 가장 민첩한 양이 앞으로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 결과, 양들은 맨 뒤에 서 있는 양치기가 인도하는 대로 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양치기가 이끄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뒤에서 인도하는 리더의 개념을 받아들여야 할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기업과 직원 간의 심리적 계약 관계가 변하고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삶에서 좀 더 많은 의미와 목적을 찾고 싶어한다. 근로자들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조직에서 일하고 싶어한다.
둘째, 지속적인 혁신은 경쟁력의 핵심 원동력이다. 아이팟이나 픽사 영화는 한 사람이 갖고 있는 비전을 바탕으로 제작된 제품이 아니다. 대부분의 혁신은 집합적인 발견 과정을 통해 얻어진 결과물이다. 결정권을 쥐고 있는 사람들은 그 동안 뛰어난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는 것이 자신들의 임무라는 이야기를 숱하게 들어 왔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자신이 갖고 있는 ‘천재성’을 내보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때 지속적인 혁신이 가능하다.
셋째,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장려하고자 한다면 실행을 담당하는 추종 세력을 양성할 게 아니라 혁신을 추구하는 공동체를 구축해야 한다. 물론, 리더에게는 방향을 제시하고 비전을 내놓을 책임이 있고, 우리는 리더가 이런 역할을 맡을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하지만 점차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다른 부분들을 외면한 채 이런 능력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뒤에서 인도한다는 의미는 리더십의 책임을 포기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사람들이 갖고 있는 집합적인 천재성을 활용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 두 개의 주요 업무를 완수해야 한다.
우선, 리더들은 조직에 혁신의 의지를 불어넣어야 한다. 조직 내에서 혁신의 바람을 일으킨다는 것은 공동체를 구축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몇몇 리더들은 이를 두고 “사람들이 소속되기를 원하는 세상을 창조해 낸다”고 표현한다. 이런 공동체에서 사람들은 진정한 자아를 기준으로 평가를 받으며 자기 자신보다 더 큰 무언가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둘째, 리더들은 혁신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직적인 역량을 구축해야 한다. 혁신을 위한 세 개의 필수 조직 역량으로는 ‘창의적인 마찰(지적인 대화를 통해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능력)’ ‘창의적인 민첩성(신속한 추진을 통해 아이디어를 개선하는 능력)’ ‘창의적인 해결(통합적인 방식으로 결정을 내리는 능력)’ 등이 있다.
 
제품의 진정한 비용
 
기업이 외부 효과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비용을 직접 지불해야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마도 납세자들이 지불하는 세금의 보조를 받아 생산되는 제품, 즉 에너지, 소비재, 식품에 이르는 모든 제품이 짧은 시간 내에 한층 더 깨끗하고, 건강하며, 지속 가능한 제품으로 거듭날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 이 세상이 우리가 바라는 모습으로 바뀌게 된다.
외부 효과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비용을 직접 지불해야 한다는 주장에 기업들이 반박하는 이유를 찾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UN에서 최근 발표한 한 연구에 의하면,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기업들이 자신들이 초래한 환경 피해에 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면 그 비용이 연간 2조2000억 달러에 이르러 수익이 3분의 1 가량 줄어든다. 결국 기업들이 이 비용을 지불하지 않기에 일반 대중이 고율의 세금,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건강관리 비용, 기타 비용 등의 형태로 외부효과에 따른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외부효과를 초래하는 기업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사용하건 그렇지 않건 일반 대중이 무조건적으로 그 비용을 감당하는 방식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그렇다. 기업들이 운영으로 인해 발생하는 실제 비용을 지불하면 수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기업들이 제품 생산 및 서비스 제공과 관련된 진짜 비용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은 결과로 벌어들인 돈은 애당초 해당 기업에 귀속되는 돈이 아니다. 그만큼의 수익은 결국 기업이 일반 대중에게서 훔친 돈이라고 볼 수 있다. 자유 시장에서 등장하는 한 가지 중요한 불편한 진실이 드러난 셈이다. 여기서 불편한 진실이란 ‘사적 위험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을 주거나 부정적인 결과와 관련된 비용을 부담하는 사례를 제외한 정부의 개입은 옳지 않다’는 뜻이다.
지속가능한 자본주의 원칙을 중요시하는 진정한 시장 기반 경제에서는 이런 접근법을 거부해야 한다. 민영화가 대다수의 까다로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고의 공공 정책 해법이라면, 기업으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 부채 및 사회 부채도 민영화해야 한다. 민영화가 최고의 방법이 아니라면 기업이 소유할 수 없는 공공 자산이 존재하며, 따라서 이 자산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두 개의 상반되는 주장을 동시에 내세우려 해서는 안 된다.
이때 기업 옹호론자들이 우수한 제품이 저절로 최고의 자리에 올라가도록 만드는 이상적인 방법이라고 추켜세우는 바로 그런 종류의 시장 기반 유인책이 등장한다. 자동차 제조업체에 뺑소니 사고를 해결하거나 움푹 패인 도로를 메울 책임이 있다고 주장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자동차에 사용되는 원자재가 미치는 영향 및 공장 가동으로 인한 대기오염에는 책임이 있다. 바로 책임감 있는 미래형 외부 효과 옹호론자들이 추구하는 일이다. 이제 이런 의식을 갖기 위해 노력할 때다.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이 발행하는 뉴스레터 에 실린 린다 힐의 글 ‘Leading from Behind’와 제프리 홀랜더의 글 ‘Companies Must Account for the True Cost of Their Products’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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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린다 A. 힐(Linda A. Hill)

    - 하버드 경영대학원(Harvard Business School)의 월리스 브렛 던햄(Wallace Brett Donham)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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