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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novation Toolkit for Practitioner

수십 개 아이디어를 5개로… ‘실행계획’ 얻은 데다 ‘혁신연습’까지 덤!

김경훈 | 212호 (2016년 11월 lssue 1)
Article at a Glance

아이데이션 워크숍의 둘째 날은 ‘축소적 사고’를 하는 날이다. 둘째 날까지 모든 과정을 마치고 나면 실행계획까지 준비된 5개의 아이디어와 구체적으로 발전된 나머지 5개를 얻게 된다. 다른 수십 개의 흥미로운 아이디어들은 ‘보너스’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이 생겼다는 점이다. 둘째 날의 프로세스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축소적인 선택 과정

아이디어 보완하기, 아이디어 평가 기준 정하기, 열정평가

2. 아이디어 구체화 과정

별 평가, 아이디어 발전시키기, 장애물 생각하기, 아이디어 발표, 실행계획 수립
 

편집자주

혁신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는 책과 강의가 넘쳐나고 있지만 실제 혁신에 성공하는 기업은 많지 않습니다. 혁신 컨설턴트로 유명한 김경훈 구글 상무가 기업 현장에서 실제로 적용해볼 수 있는 작지만 중요한 실행법들을 연재합니다.


모든 제품에는 존재 이유가 있다. 한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가 만들어지고, 수많은 신제품 아이디어 중에서 선정이 돼 개발 과정과 테스트를 거쳐 소비자 앞에 전달되기까지 기업은 수많은 의사결정을 거쳤을 것이다. 그 과정을 견뎌 살아남은 제품들이라면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너무나 당연하게도 모든 제품이 존재의 목적을 성취하는 것은 아니다. 경영 컨설턴트들이 경영진단 프로젝트를 시작하면 가장 먼저 하는 분석이 Stock Keeping Unit(SKU, 재고유지단위 즉 제품의 각 종류)별로 수익성을 분석하는 것이다. 제품별 수익을 분석하면 심지어 수익성이 높은 기업에서도 엄청난 적자를 내는 제품들이 존재한다. 필자가 글로벌 타이어 업체와 프로젝트를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타이어 회사는 다양한 크기와 두께의 타이어들을 다양한 목적(연비, 승차감, 스피드 등)에 적합하도록 개발하고 생산한다. 자연히 판매 중인 타이어의 가짓수가 수백 가지를 넘게 된다. 이 중에서 회사를 먹여살리는 효자 제품들도 있지만 의외로 많은 수의 타이어들이 적자를 낸다. 분명히 그 타이어를 출시했을 때는 충분한 시장이 있었고 많은 운전자들과 자동차 기업들이 이 타이어를 살 것 같았는 데도 불구하고 경쟁 때문에, 혹은 갑자기 변해버린 유행 때문에 창고의 자리를 차지하면서 비용만 발생시키는 타이어들이 있었다.

이미 출시된 제품들도 이러할 진대 혁신 과정에서 만드는 아이디어에는 더 많은 잡초들이 섞여 있기 마련이다. 우리는 혁신의 공식인 Innovation = Identify × Insight × Idea × Implement (I = I × I × I × I)에 따라 혁신에 필요한 네 가지 요소를 하나씩 살펴보고 있다. 그동안 ‘Idea-아이디어’ 단계의 핵심인 아이데이션(ideation) 워크숍을 어떻게 준비하는지, 그리고 워크숍 첫째 날에 어떻게 최대한 많은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지를 살펴봤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새로운 것을 경계하고 부정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아이데이션 워크숍의 첫째 날까지는 확장적인 사고(expansive thinking)를 통해 최대한 많은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했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축소적인 사고(reductive thinking)는 ‘나중에’ 하는 것으로 미뤄두고 확장적인 사고에 집중했다. 하지만 혁신의 과정에서 축소적인 사고는 중요하다. 무조건 확장적인 사고만 해서는 실현 가능한 혁신이 아닌 일장춘몽에 그치는 혁신을 추진하게 될 수 있다. 이제, 우리가 익숙한 축소적인 사고를 할 시간이 됐다. 잘 계획된 축소적인 논의를 통해서 우리는 여러 아이디어 중 더 좋은 아이디어를 선택해서 혁신의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방법론: ‘아이데이션 워크숍’
 

WHAT: 아이데이션 워크숍은 무엇인가?

지난 연재 기사에서 세웠던 2일짜리 아이데이션 워크숍의 일정표를 다시 한번 살펴보자. 혁신 프로젝트의 범위, 주제의 난이도, 만들어야 하는 아이디어의 개수, 참가자 수에 따라서 아이데이션 워크숍은 짧게는 1일, 길게는 1주일 동안 수행할 수도 있다. 아래의 일정표를 보자. 새로운 음료수 개발과 같은 일반적인 난이도의 주제에 대해 15명이 모여서 최소 40개의 아이디어를 만들고 이 중 5개 아이디어를 실현 가능한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할 때의 가장 일반적인 일정표다.

 

첫째 날: 확장적으로 생각하는 날


1) 아이데이션 워밍업 과정

오전 9시 아이데이션 워크숍 첫째 날 시작하기

오전 9시30분 참가자 소개

오전 10시15분 재료 공유하기:

아이데이션의 재료인 ‘통찰의 플랫폼(Insight Platform)’과 ‘자극제(Stimulus)’ 공유


2) 확장적인 토의 과정

- 아이디어를 만드는 여러 차례의 아이데이션 라운드

오전 11시 아이데이션 0라운드 -“데모(demo) 라운드”

오전 11시30분 아이데이션 1라운드 - “나의 첫 아이디어”를 만들고 결과 공유하기

오후 12시30분 점심식사

오후 1시30분 아이데이션 2라운드

오후 2시15분 아이데이션 3라운드

오후 3시5분 휴식시간

오후 3시30분 빈 영역 찾기 및 아이데이션 4라운드

오후 4시40분 마지막 5 라운드

오후 5시30분 첫째 날 마무리:

느낀 점과 개선 점 공유. 내일 워크숍 소개하기

오후 6시 첫째 날 일정 종료:

핵심 프로젝트 팀은 오늘 만든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둘째 날 워크숍 준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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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 축소적으로 생각하는 날

 

3) 축소적인 선택 과정 - 아이디어 우선순위화

오전 10시 아이데이션 워크숍 둘째 날 시작하기:

아이데이션 워크숍 목적, 일정 소개. 첫째 날 돌아보기

바람직한 행동에 대해 다시 합의

오전 10시30분 아이디어 보완하기:

어제 만든 40여 개의 아이디어들을 다시 복습하고 간략히 보완하기

오전 11시10분 아이디어 평가 기준 정하기:

아이디어를 평가할 3개에서 5개 정도의 평가 기준에 대해 토의하기

오전 11시30분 열정평가(Passion-o-meter, 패셔노미터): 가장 우수한 아이디어 10개 선정하기

오후 12시 점심식사


4) 아이디어 구체화 과정

오후 1시 별 평가(Stargazer, 스타게이저):

3명씩 5개 조로 나눠 아이디어 2개씩을 맡아 평가 기준에 따라 아이디어를 평가하고, 부족한 부분을 찾기

오후 1시30분 아이디어 발전시키기:

5개 조별로 각자 맡은 2개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면서
실현 가능하도록 발전시키기

오후 2시30분 장애물 생각하기: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데 있어 발생할 수 있는 어려움들을 생각해보고 이에 대한 대응 방안 마련하기

오후 2시50분 휴식시간

오후 3시10분 발표(Big Pitch) 준비:

각 조에서 2개 아이디어 중 하나를 선택해 5분 정도의 재미있고 설득력 있는 내용으로 발표 준비하기

오후 3시40분 발표(Big Pitch):

왜 우리 아이디어가 좋은 아이디어인지를 발표하기. 각 조별로 5분 발표 후 5분 질의 응답 진행

오후 4시30분 휴식시간

오후 4시40분 실행 계획 수립:

발표한 5개의 아이디어를 내일부터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 수립

오후 5시10분 실행 계획 공유:

각 조별 5분씩 계획 공유

오후 5시40분 아이데이션 마무리:

느낀 점과 개선 점 공유. 남은 프로젝트 일정 공유

 

아이데이션 워크숍 일정은 크게 네 부분으로 요약할 수 있다.

1. 먼저 본격적인 아이데이션에 앞서 워밍업 과정을 진행하고,

2. 이후 워크숍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확장적인 토의 과정인 아이데이션 라운드를 진행한다.

3. 충분한 양의 아이디어를 만든 후에는 축소적인 선택 과정으로 아이디어를 우선순위화하고,

4. 마지막으로는 최우선 순위 아이디어들을 구체적으로 발전시키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럼 이제 둘째 날에 해당하는 3)번과 4)번 부분을 자세히 살펴보자.

 

HOW: 어떻게 사용하나?

3) 축소적인 선택 과정 - 아이디어 우선순위화

둘째 날은 첫째 날보다 조금 느긋하게 시작한다. 첫째 날에 여러 라운드에 걸쳐 매우 강도 높은 아이데이션을 했기 때문에 둘째 날 아침에는 모두가 피곤을 느끼기 쉽다. 또한 첫째 날에는 판단을 유보하고 ‘질보다 양’에 초점을 맞춰 아이디어를 쏟아낸 반면 둘째 날에는 아이디어들을 판단하고 평가하고, 때로는 아이디어에 대해 첨예한 토론을 해야 한다. 따라서 시작 시간을 오전 10시 정도로 늦추고, 가능하다면 10시 전에 모여서 가볍게 아침식사를 함께하는 것도 좋다.


3-1) 아이디어 보완하기

본격적으로 축소적인 선택 과정을 시작하기에 앞서 둘째 날은 첫째 날에 만든 아이디어들을 보완하는 세션으로 시작한다. 회의실 한쪽 벽에는 어제 만든 아이디어들이 잘 분류돼 붙어 있을 것이다.

모든 참가자들은 작은 포스트잇 노트와 펜을 들고 벽 앞에 가서 아이디어들을 하나하나 천천히 읽어본다. 그리고 아이디어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거나 아이디어를 더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생각이 있으면 이것들을 간략하게 포스트잇 노트에 적은 후 아이디어 위에 붙인다. 아이디어에 대해 반론이 있으면 반론을 제기해도 된다. 동시에 누군가 써 붙인 질문에 대해서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답변을 포스트잇 노트에 적어서 붙인다. 하지만 모든 질문에 대해 당장 지금 답변을 해야 할 필요는 없다. 지금 붙이는 질문들과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들은 둘째 날 오후에 본격적으로 활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참가자들이 40개 이상의 아이디어를 전부 읽고 몇 개의 포스트잇을 붙여야 하므로 40분의 시간이 매우 빡빡할 것이다. 물론 모든 아이디어에 대해 포스트잇을 붙일 필요는 없다. 의견이 있는 아이디어에 대해서만 붙이면 된다. 진행자는 참가자들이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남은 시간을 주기적으로 안내해야 한다.

40분 동안 아이디어를 읽고 자신의 의견을 붙이면서 참가자들은 어제 만든 아이디어에 대해 기억이 모두 되살아났을 것이다. 또한 모든 아이디어들을 잘 알게 됐으므로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에 아주 좋은 상황이 됐다.


3-2) 아이디어 평가 기준 정하기

두 번째 단계는 아이디어의 평가 기준을 정하는 것이다. 이 많은 아이디어 중에서 가장 우수한 10개를 뽑기 위해 어떠한 기준을 사용해야 할지를 놓고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토의를 하도록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참가자들이 해당 아이디어에 대해 느끼는 열정(passion)이다. 아무리 아이디어가 논리적이고 좋아 보여도 아무도 열정을 느끼지 못하는 아이디어는 결코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다. 따라서 열정은 반드시 평가 기준에 포함돼야 한다.

이외의 평가 기준은 프로젝트의 목적에 따라 정한다. 첫째 날을 시작하면서 공유했던 프로젝트의 목적을 다시 한번 되새겨보는 것도 좋다. 또한 사내에서 성공했던 혁신 프로젝트 혹은 실패했던 혁신 프로젝트로부터 평가 기준을 유추해낼 수도 있다. 자사(自社) 내에서 성공적으로 평가받는 혁신 프로젝트가 있다면 왜 임직원들이 그 프로젝트를 성공했다고 여기는지 깊이 생각해보라. 매출이 많이 늘어난 것도 중요한 이유겠지만 충성고객이 많이 늘어나서, 회사 이미지를 이러저러하게 개선해서, 유통 파트너가 좋아해서 등등 다른 이유들도 있을 것이다. 이런 이유들은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평가 기준으로는 1∼2년 내 매출 잠재력, 3년 이상 장기적인 기간의 매출 잠재력, 수익성, 독창성(다른 경쟁사가 절대로 하지 않을 것 같은 아이디어), 자사의 기술 혹은 전략과의 연계성, 타깃 고객의 (예상) 만족도, 실현 가능성 등등이 있다.

이런 여러 가지 평가 기준 중 ‘열정’을 포함해서 가장 중요한 것 4∼5개를 고른다. 오늘은 아주 초기 단계에 있는 아이디어를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평가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거의 없다. 즉, 참가자들은 자신의 직감에 의존해서 아이디어들을 평가해야 한다. 따라서 단순하고 직관적인 기준들을 고른다. 더 많은 기준을 사용한 세부 평가는 워크숍 이후 아이디어 실현 단계에서 수행하는 것으로 남겨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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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열정평가(Passion-o-meter, 패셔노미터)


평가 기준을 정한 후에는 축소적인 선택 과정의 하이라이트인 ‘열정평가’를 실시한다. 열정평가는 앞서 정한 평가 기준들인 열정과 나머지 평가 기준을 사용해 각자 가장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아이디어를 뽑는 것이다. ‘열정’을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사용하자는 의미에서 이 평가 과정을 열정평가라고 부른다.

전체 아이디어 수와 참가자 수를 잘 고려해서 각 참가자에게 하트 모양의 포스트잇 노트를 3∼5장 정도씩 나눠준다. 참가자는 앞서 논의한 평가 기준을 사용해 가장 우수한 아이디어에 하트를 붙인다. 진행자는 참가자들과 프로젝트의 상황을 고려해 세부 규칙을 정한다. 예를 들면, 하트를 아이디어당 최대 1개만 주게 할 수도 있고, 여러 개를 주는 것을 용인할 수도 있다. 하트 모양 포스트잇에 자신의 이름을 적게 해서 누가 어떤 아이디어를 선택했는지 알아보게 만들 수도 있고, 그냥 무기명으로 진행할 수도 있다. 반드시 따라야 하는 규칙은 없다. 상황에 맞게 세부 규칙을 조금씩 바꿔서 가장 좋은 아이디어 10개가 뽑히도록 한다. 10개를 뽑는 이유는 최종적으로 만들고자 하는 5개의 두 배수인 10개를 먼저 고른 다음 아이디어 발전 과정을 통해 5개를 선택하기 위해서다. 열정평가 결과 다른 아이디어들보다 확실하게 강력한 아이디어가 5개로 명확하게 드러난다면 아이디어를 10개 대신 5개만 선택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꼭 10개가 아니라 7개 혹은 12개를 뽑을 수도 있다. 참가자들이 만들어낸 아이디어의 양과 질에 따라 선정할 아이디어의 개수를 탄력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열정평가가 ‘인기 투표’로 흐르지 않게 하는 것이다. 사장님이 낸 아이디어이기 때문에, 혹은 내가 좋아하는 아무개가 만든 아이디어라고 해서 내가 열정을 느끼고 하트를 붙이면 안 된다. 이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열정 외의 다른 평가 기준들이다. 진행자는 “매출 잠재력도 고려해 주세요”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골라 보세요” 하는 식으로 중간중간 평가 기준을 큰소리로 언급해 참가자들이 중요한 평가 기준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투표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또한 다른 사람의 투표에 영향을 받지 말고 자신의 판단력을 믿고 주관을 가지고 투표하도록 격려해야 한다.

동점을 받은 아이디어가 많을 때는 각 아이디어를 선택한 사람들이 왜 그 아이디어를 선택했는지 이야기하는 시간을 짧게 갖는다. 이후 참가자들에게 하트 모양 포스트잇을 몇 개 더 나눠주고 동점 아이디어만 놓고 추가 투표를 하거나 참가자들이 논의를 통해 아이디어의 순위를 결정한다. 대략적으로 top 10과 나머지가 추려지면 top 10 아이디어는 다른 벽으로 옮겨 붙인다. 이로써 축소적인 선택 과정은 완료됐다.

필자도 최근에 팀원들과 함께 내년에 우리 팀의 매출 성장을 이끌 10X 아이디어(매출을 10배로 만들어 낼 대담한 아이디어)에 대해 아이데이션 워크숍을 진행했다. 12명의 팀원과 함께 약 40개의 아이디어를 만든 후 각자 투표권을 3장씩 가지고 열정 평가를 진행했다. (분홍색 하트 모양의 포스트잇 또는 노란색 튤립 모양의 포스트잇 3장씩을 받아 투표에 사용했다.) 그 결과 5개의 아이디어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서 내년도 10X 아이디어로 선정됐다.

이제 선택한 아이디어들을 발전시켜 보자.


4) 아이디어 구체화 과정

이제 아이데이션 워크숍의 마지막 단계다.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위해 15명의 참가자를 5개 조로 나누고 10개의 아이디어를 각 조에 나눠준다. 아이디어와 조를 매칭하는 방법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첫 번째 방법으로 팀과 아이디어를 완전히 무작위로 섞을 수 있다. 사다리를 뽑든, 제비를 뽑든 해서 참가자와 아이디어를 섞어 본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어떤 아이디어라도 잘 발전시킬 수 있는 전문성과 긍정적인 사고를 가졌다면 이런 무작위 배정이 재미도 있고 의외의 긍정적인 결과를 가지고 올 수 있다. 창조적인 혁신은 언제나 예상하지 못했던 충돌로부터 생겨나기 때문이다.

완전 무작위 방식보다 조금 더 안전한 방식은 참가자를 무작위로 섞어 5개 조로 만든 후 각 조가 자신들이 좋아하는 아이디어를 2개씩 고르게 하는 것이다. 조별로 돌아가면서 자신들의 열정을 느끼는 아이디어를 고르게 하면 구체화 과정이 빠르고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또한 오늘 이 아이디어를 담당한 사람들이 워크숍 이후 이 아이디어가 실현될 때까지 계속 관여할 수 있게 하기도 쉽다는 장점이 있다. 해당 아이디어에 대해 열정이 있고 주인의식을 느끼는 참가자들이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시작점부터 참여하기 때문이다. 단, 이때에도 대전제는 참가자들의 역량과 마인드다. 모든 참가자가 어느 정도 훌륭한 역량과 좋은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서 누가 한 조가 되더라도 별 문제가 없어야 한다.

혹은 top 5 아이디어를 중심에 두고 조를 편성할 수도 있다. Top 5 아이디어를 기준으로 그 아이디어를 선택했던 사람들이 누구였는지를 살펴보고, 참가자들을 적절히 배정해 5개 조를 만드는 것이다. 이 방법의 좋은 점은 조원을 배정하는 과정에서 참가자들의 역량이나 성향에 맞게 조를 짤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는 점이다. 역량이 출중한 사람과 부족한 사람, 특이한 성격의 사람과 그를 잘 통제할 수 있는 사람 등을 한 조로 묶어서 모든 조가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게끔 조를 편성할 수 있다. 이후 각 조에서 추가적으로 맡을 아이디어를 1개씩 더 고르게 해서 10개 아이디어를 배치한다. (만약 top 10 아이디어를 뽑으려고 했는데, 열정평가에서 동점인 아이디어들이 있어서 top 11이 됐다면 이때에는 5개 조 중 한 조는 특별히 우수한 사람들을 배치한 후 이 조에 아이디어를 3개 맡길 수도 있다. 반대로 아이디어 수가 10개보다 적다면 역량이 부족한 조에는 아이디어를 1개만 맡길 수도 있다.)

10개 아이디어들이 평가를 비슷하게 받아서 top 5 아이디어가 어떤 것인지 명확하지 않을 때는 사람 중심으로 5개 조를 만든 후에 아이디어를 무작위로 섞어서 배정하는 것이 더 좋다. 그래야 각 조에서 2개씩의 아이디어를 잘 발전시킨 후 2개 아이디어를 비교해서 둘 중에 더 훌륭한 아이디어를 고를 수 있다.

이런 방법들 모두 좋은 방법이고, 정답은 없다. 참가자와 top 10 아이디어의 상황을 진행자가 잘 파악하고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아나가면 된다. 이제 5개 조가 각각 자신이 책임져야 할 아이디어를 가졌다면 본격적으로 아이디어들을 발전시켜 보자.


4-1) 별 평가(Stargazer, 스타게이저)

별 평가 템플릿에 있는 5개 축에 앞서 ‘3-2) 아이디어 평가 기준 정하기 단계’에서 정한 평가 기준들을 적는다. 만약 평가 기준이 5개 미만이었으면 몇 개 축은 사용하지 않으면 된다. 반대로 더 여러 개의 평가 기준이 필요한 경우라면 축의 개수를 5개가 아닌 6개 혹은 8개 등으로 늘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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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기준을 적은 후에는 각 조에서 맡은 아이디어 중에 1개 아이디어의 이름을 템플릿 상단에 적고, 그 아이디어에 대해 각 평가 기준별로 이 아이디어가 얼마나 훌륭한지를 0점(전혀 훌륭하지 않다)부터 10점(매우 훌륭하다)으로 평가한다. 점수가 아주 정확할 필요는 없으니 6점이냐, 7점이냐를 가지고 너무 오래 고민하지 않는다. 빠르게 대략적으로 평가를 해서 7점을 받을 아이디어가 4점이나 10점만 받지 않으면 된다. 중요한 것은 동일한 기준과 명확한 근거를 가지고 2개의 아이디어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각 축별로 평점을 정한 후에는 아주 간단하게 평점의 근거를 적어둔다. 시간이 흐르면 내가 7점을 준 이유가 기억나지 않게 되기 때문에 왜 7점을 줬는지 지금 적어 둬야 한다. 근거를 적다 보면 점수를 조금 조정해야 할 때도 있다. 필요하면 계속 점수는 수정하면서 평가를 마무리한다. 근거를 다 적은 후에는 각 축의 점수를 하나의 선으로 이어준다. 그러면 아이디어마다 다른 모양의 별이 생기게 된다. 별이 커서 가장 큰 정오각형에 가까울수록 훌륭한 아이디어이다. 하지만 이것은 ‘지금 이 시점’에서의 평가이므로 별이 작거나 삐죽삐죽 하다고 좋지 않은 아이디어는 아니다. 오히려 초기에 약했던 아이디어들을 잘 발전시키면 더 훌륭한 아이디어를 만들게 될 때가 많다. 처음부터 너무 좋은 아이디어는 다른 경쟁사들도 생각하는 아이디어일 수도 있고, 우리가 뭔가 대단한 착각에 빠져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별 평가가 너무 좋게 나오면 오히려 이를 이상한 신호로 여기고 한 번 더 객관적으로 아이디어를 평가해야 한다. 각 아이디어에 대해 10∼15분 정도 평가를 하고 나면 이 평가를 근거로 아이디어를 발전시키자.


4-2) 아이디어 발전시키기

다음 30분 동안은 별 평가 템플릿에 적힌 평가 내용을 근거로 각각의 아이디어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족한 부분에 집중해서 아이디어를 발전시킨다. 각 조별로 계속 진행을 해도 좋지만 일부 조원들을 다른 조와 바꿔서 신선한 관점을 더하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3인씩 5개 조로 별 평가를 진행했다면 각 조에서 1명씩을 선정해서 그 사람들은 30분 동안 옆 조로 가서 옆 조를 돕는 것이다.

먼저 별 평가 결과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영역에 대해 검토를 한다. 이 평가 기준이 해당 아이디어에 정말 중요한가? 중요한 영역이라면 아이디어를 보다 발전시킬 방안들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 이 아이디어에 있어서 해당 평가 기준이 중요하지 않다면 과감하게 이 영역은 포기하고 다른 영역에서의 강점을 더 강화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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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그림 4>에서 사용한 ‘살아 있는 스마트폰, 잠에서 깨어나다’의 아이디어의 별 평가 점수를 보자. 이 아이디어는 ‘실현 가능성’에서 가장 낮은 3점을 받았다. 그 이유는 이 아이디어는 사용자가 폰을 쓰려고 켜면 대기 모드가 해지되면서 화면과 LED를 통해 정보를 보여주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많은 전력이 소비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스마트폰 측면의 LED는 화려하긴 하지만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때 파손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실현 가능성을 3에서 적어도 7이나 8점 수준으로 높이려면 무언가 개선이 필요하다. 팀은 논의 끝에 2가지 개선 방안을 내놓았다. 먼저, 측면 LED는 아이디어에서 제외했다. 대신 전면에 있는 LED를 여러 개로 늘리는 식으로 아이디어를 수정했다. 두 번째로 폰이 깨어날 때 실행하는 화면을 배터리 수준에 따라 다르게 하는 식으로 바꿨다. 즉, 배터리가 많이 남아 있을 때는 애니메이션 전체를 보여주고, 배터리가 적게 남으면 애니메이션을 단순화하고 화면도 어둡게 해서 배터리 소모를 줄이고, 배터리가 15% 미만인 상태에서는 애니메이션을 없애는 식으로 단계를 두기로 했다. 이렇게 아이디어를 수정함으로써 실현 가능성을 8점으로 수준으로 향상시킬 수 있었다. 유사한 방식으로 다음으로 낮은 점수를 받은 영역들을 차례대로 살펴보면서 아이디어들을 발전시킨다.

둘째 날을 시작하면서 아이디어 보완하기 단계에서 참가자들이 포스트잇에 적어서 붙였던 질문이나 반론들도 살펴본다. 이 내용들은 아이디어가 어떤 우려와 궁금증을 유발할 것인지를 알려주는 중요한 단서들이므로 이를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더 보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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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를 발전시킬 방안에 대해 어느 정도 아이디어가 모아졌으면 10분 정도에 걸쳐 아이디어를 최종적으로 정리해본다. 이때 사용하는 것이 아이디어 템플릿이다. 아이디어 템플릿은 첫째 날에 아이데이션 라운드에서 아이디어를 빠르게 적을 때 사용했던 아이디어 캐처와 비슷하지만 조금 더 자세하게 아이디어를 정리하게끔 만든 템플릿이다.

아이디어 템플릿에는 이 아이디어가 어떤 타깃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지, 아이디어가 보다 자세하게 어떻게 작동하는지, 우리에게 어떤 이익을 가져올 것인지 등을 기입하도록 돼 있다. 이를 통해서 아이디어가 보다 명확해지고 실현 가능해지며 더 큰 효과를 만들도록 돕는다.

첫째 날에는 아이디어 캐처에 40개의 아이디어를 만들었다. 그리고 둘째 날 우리는 그중 가장 우수한 10개의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구체화했다.


4-3) 장애물 생각하기

1시간 반 동안 각 조별로 2개씩의 아이디어를 평가하고 발전시켰기 때문에 이제 각 조는 이들 아이디어에 대해 깊은 이해를 갖게 됐다. 동시에 아이디어를 실현시킬 때 마주칠 수 있는 난관에 대해서도 고민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는 모든 참가자들이 다시 함께 모여서 이 top 10 아이디어들을 실현함에 있어 발생할 수 있는 어려움들에 대해 토의를 해본다.

15분 동안, 예상되는 장애물들에 대해 빠르게 브레인스토밍을 한다. 무엇이 예상되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진행자는 참가자들이 얘기하는 장애물을 1개씩 포스트잇 노트에 적어서 빈 칠판에 붙인다. 참가자들은 예산 부족, 기술 부족, 인력 부족, 시간 부족 등 아이디어가 실현되는 것을 방해할 여러 요소들을 언급할 것이다. 가능하면 조금 더 자세히 장애물을 정의하는 것이 향후에 장애물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된다. 즉, ‘기술 부족’보다는 ‘모션 센서 기술 부족’ ‘시간 부족’보다는 ‘12월까지 A제품 개발을 완료해야 하므로 그 이후에나 진행 가능’식으로 조금 더 자세히 장애물에 대해 얘기한다. 애매모호한 걱정이 아닌 실제적인 장애들을 찾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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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 정도 충분히 논의를 해서 여러 가지 장애물을 적은 종이들을 칠판에 붙이고 나면 장애물을 분류하는 사사분면을 <그림 7>처럼 칠판에 그린다.

휴식 시간을 이용해서 각 조는 자신들의 만든 2개의 아이디어 중 더 실현할 만한 아이디어를 1개 선택한다.

X축은 이 장애물을 극복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Y축은 이 장애물이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의미한다. 그리고 팀이 제기한 장애물들을 사사분면상에 분류해본다. 중요하면서도 극복하기 어려운 장애물들을 골라내는 것이 이 시간의 목적이다. 이때 참가자들이 서로의 의견에 대해 질문을 하고 반론을 제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누구나 자신과 관련됐거나 혹은 자신이 담당하는 아이디어와 관련된 장애물은 매우 중요하고 극복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실제로 중요하면서 극복하기 어려운 장애물은 그렇게 많지는 않다. ‘이런 식으로 극복할 수 있다’ ‘이러저러한 이유 때문에 실제로는 그 장애물이 그다지 치명적이지는 않다’는 식으로 보다 객관적인 의견을 서로 주고받아야 한다. 일이 되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춰 논의하면서 장애물이 어떤 분류에 속하는지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이제 잠시 휴식 시간을 갖는다. 휴식 시간이 시작되면 진행자는 top 10 아이디어를 정리한 10장의 아이디어 템플릿을 벽에 붙여 전시한다. 그리고 휴식 시간을 이용해서 각 조는 자신들의 만든 2개의 아이디어 중 더 실현할 만한 아이디어를 1개 선택한다. 휴식 시간 동안 다른 조의 사람들과 각자 맡은 아이디어에 대해 얘기를 나눠보면서 서로 어떤 아이디어를 top 5로 선정할지에 대해 논의하는 것도 좋다.


4-4) 아이디어 발표(Big Pitch)

각 조는 자신들이 발전시킨 두 개의 아이디어 중 더 실현할 만한 아이디어를 골라 발표 준비를 한다. 이 활동의 이름이 빅 피치(Big Pitch), 즉 영업사원이 물건을 팔듯 자신의 아이디어가 훌륭한 아이디어라는 것을 설득하는 과정인 만큼 호소력 있고 재미있게 발표를 준비해본다. 발표를 5분 내에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의 핵심 내용을 다듬고 필요하다면 아이디어의 이름도 더 기억하기 쉽도록 바꿔본다. 또한 앞서 논의했던 장애물들을 고려해서 이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전제 조건이나 요청 사항도 정리해본다.

30분 정도 준비를 한 후 한 조씩 돌아가면서 아이디어를 발표한다. 모든 참가자들은 발표 내용을 듣고 이어서 5분 동안 질의응답을 진행한다. 아이디어에 대해 궁금한 사항이나 아이디어의 문제점에 대해 질문할 뿐 아니라 아이디어를 개선할 수 있는 제안들도 전달한다.

최종적으로 선정된 top 5 아이디어에 대해 프레젠테이션 하는 것은 top 5 아이디어 중에 1개를 뽑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이틀에 걸쳐 만들어낸 top 5 아이디어에 대해 서로 알아보고 이 아이디어들을 한 번 더 발전시켜 보고, 함께 웃고 박수를 치면서 격려하기 위해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따라서 발표의 분위기가 경쟁적으로 흐르지 않고 서로 축하하는 분위기가 되도록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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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실행 계획 수립

이제 아이데이션 워크숍의 마지막 활동을 할 차례이다. 각 조별로 자신들이 발표한 아이디어를 내일부터 실행하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을 정의하고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다. 계획을 쉽게 수립할 수 있도록 실행 계획 템플릿을 준비한다.

실행 계획 템플릿의 상단에는 방금 전에 아이디어를 발표하면서 얻은 피드백을 중심으로 아이디어의 핵심이 무엇인지, 우리가 이미 알고 있거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우리가 추가적으로 조사하고 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먼저 적도록 돼 있다. 곧바로 ‘할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기보다는 참가자들의 피드백과 팀원들의 생각을 기반으로 아이디어가 실현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한번 더 생각해보는 것이다.

그 다음에 템플릿 하단에 가장 중요하게 해야 할 일 3가지를 적어본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한두 문장으로 적은 후 이 일을 책임질 책임자를 적고, 필요한 자원과 완료 일정을 명시한다. 이 내용들은 모두 향후 실행 과정에서 수정할 수 있지만 이 시점에서 최선을 다해 정확하고 의욕적으로 적어본다. 벌써부터 일정을 느슨하게 잡거나, 담당자를 덜 적합한 (하지만 시간이 많은) 직원으로 배정하거나, 해야 할 일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가장 이상적인 상황을 가정하고 최선의 계획을 세워야 한다. 우리가 이틀에 걸쳐서 만든 top 5 아이디어들이라면 다른 기존 업무들의 우선순위를 조정해서라도 진행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이다. 이러한 자신감을 가지고 계획을 세워야 혁신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다. 자원의 재배분은 추후 임원들이 결정할 문제이며, 임원들이 올바른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아이디어를 만든 혁신팀원들이 제대로 된 요청을 해야 한다.

계획을 작성한 후에는 다시 모두 함께 모여서 돌아가면서 계획을 간략히 공유하고, 추가적인 피드백을 받고 마무리한다.


4-6) 아이데이션 워크숍 마무리

이제 모든 아이데이션 워크숍이 끝났다. 워크숍을 시작하기 전과 이 시점을 비교해 보면 많은 것들이 달라져 있을 것이다. 이틀 전에는 아무 아이디어가 없었지만 이제 우리에게는 실행 계획까지 준비된 top 5 아이디어가 있고, 구체적으로 발전된 나머지 top 10 아이디어 5개가 있고,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흥미로운 아이디어들이 30여 개 있을 것이다. 또한 이 아이디어들을 실현하는 데 있어 예상되는 장애물들에 대해서도 더 명확히 알게 됐고, 장애물들 중에 무엇이 정말 중요하고 극복하기 어려운 것인지도 선별을 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만들 줄 아는 팀이 생겼다는 것이다. 긍정적인 생각으로 아이디어를 만들고, 냉철하게 아이디어들을 평가하고 보완해서 실현 가능한 수준으로 만드는 경험을 함께한 참가자들은 또 다른 아이디어가 필요한 순간이 되면 다시 함께 모여서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워크숍 참가자들이 아이디어를 만드는 것이 어렵거나 모호한 과정이 아니라 즐겁고 실질적이면서 충분히 해낼 수 있는 과정이라는 자신감을 얻은 것도 큰 소득일 것이다.

따라서 워크숍의 마지막 20∼30분 동안 참가자들이 서로 느낀 점을 공유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해냈다는 기쁨도 나누고 자신의 생각과 태도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고백하면서 이러한 변화를 보다 항구적인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우리는 남에게 얘기한 대로 그렇게 변해간다. 이 마지막 나눔의 시간에 “아이디어를 만들기 위해 다른 사람의 생각, 나와 다른 의견을 보다 소중히 듣겠다”고 얘기한 사람은 정말 그렇게 돼 갈 것이다. 반드시 모든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느낀 점과 앞으로의 작은 결심을 나누게 한다. 모두 한마디씩 하고 나면 진행자는 워크숍 이후 남은 프로젝트 일정에 대해 간단히 공유하고 모든 순서를 마친다. 함께 단체 사진을 찍어서 워크숍에 대한 좋은 기억을 오래 보존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좋다.

마지막으로 퇴장하면서 간단한 설문조사를 실시한다. 어떤 세션이 유익했는지, 워크숍에서 개선할 점은 무엇인지, 종이 혹은 모바일로 설문 응답을 하는 것으로 워크숍은 끝난다.

이제 Idea-아이디어의 단계가 끝났다. 다음 호에서는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단계인 Implement-실현하기 단계를 살펴보겠다.



김경훈 구글 상무, 혁신 컨설턴트 http://linkedin.com/in/HarrisonKim
필자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와 미국 듀크대 MBA를 졸업한 뒤 글로벌 경영컨설팅 회사 베인앤드컴퍼니 서울 사무소와 혁신 전문 글로벌 컨설팅 회사 ?왓이프! 이노베이션 파트너스 상하이 사무소에서 근무했다. 필립스, 인터콘티넨탈호텔그룹, 존슨앤존슨 등 다국적 기업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사업과 제품, 서비스를 창조하는 인벤팅(inventing) 컨설팅과 혁신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현재는 구글 서울 사무소의 구글 마케팅 솔루션 본부를 이끌며 국내 기업들이 혁신적인 디지털 마케팅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 김경훈 김경훈 | - (현) 구글 상무, 혁신 컨설턴트
    - 글로벌 경영컨설팅 회사 베인앤컴퍼니 서울 사무소 근무
    - 혁신 전문 글로벌 컨설팅 회사 왓이프 이노베이션 파트너스 상하이 사무소 근무
    http://linkedin.com/in/Harrison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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