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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

조직보다 전문 분야 몰입하는 리더
팀이 창의적 혁신안 찾도록 자극

장재웅 | 442호 (2026년 6월 Issue 1)
▶ Based on “Organizational versus Professional Commitments of Leaders: Implications for Ambidextrous Learning and Creativity in Work Teams” (2026) by Sung, S. Y., & Choi, J. N. in The International Journal of Human Resource Management, advance online publication.



창의적인 팀을 만들기 위해 기업은 리더에게 무엇을 요구해야 할까. 많은 기업은 리더에게 조직에 대한 충성심, 목표 달성 의지, 내부 정렬성을 강조한다. 회사의 방향을 이해하고 구성원들을 한 방향으로 이끄는 리더가 좋은 리더라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창의성과 혁신이 중요한 환경에서는 이런 기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끈다. 리더가 조직에 얼마나 몰입하는가에 못지않게 자신의 전문 분야와 직업적 기준에 얼마나 헌신하는지도 팀의 학습 방식과 창의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중국 난징대와 서울대 공동 연구팀은 리더의 몰입을 두 가지로 나눠 살펴봤다. 하나는 회사의 목표, 가치, 성과 기준에 애착을 갖는 ‘조직 몰입(organizational commitment)’이다. 다른 하나는 특정 조직을 넘어 자신의 직무, 전문 분야, 직업 공동체의 기준에 헌신하는 ‘전문 분야 몰입(professional commitment)’이다. 연구팀은 리더가 단순히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가’보다 ‘무엇을 기준으로 일하는가’가 팀의 학습과 창의성에 더 중요한 차이를 만들 수 있다고 봤다.

이 문제의식은 현대 조직이 처한 이중적 과제에서 출발한다. 기업은 기존 지식과 자원을 잘 활용해 성과를 내야 하는 동시에 새로운 아이디어와 방법도 탐색해야 한다. 기존 방식만 반복해서는 단기 성과는 낼 수 있지만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어렵다. 반대로 새로운 것만 찾다 보면 실행력과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 경영학에서는 이를 ‘양손잡이 학습’이라고 부른다.

연구팀은 리더의 조직 몰입과 전문 분야 몰입이 이 두 가지 학습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자극한다고 봤다. 조직 몰입이 높은 리더는 팀이 회사의 전략, 절차, 성과 목표에 맞춰 움직이도록 이끈다. 이런 리더 아래에서 구성원들은 기존 자원과 지식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업무를 정교화하며, 조직이 원하는 결과를 안정적으로 만들어내려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실행력과 내부 정렬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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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조직 몰입이 지나치게 강하면 한계도 생길 수 있다. 리더가 회사 내부의 기준과 기존 방식에만 초점을 맞추면 구성원들은 새로운 대안을 찾기보다 이미 검증된 방법을 반복하려 할 수 있다. ‘우리 회사에서는 원래 이렇게 해왔다’는 논리가 강해질수록 외부 지식이나 낯선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는 힘은 약해질 수 있다.

반대로 전문 분야 몰입이 높은 리더는 팀이 새로운 지식과 방법을 탐색하도록 자극한다. 이런 리더는 조직 내부 관행보다 전문 분야의 기준, 외부 전문가 집단의 지식, 더 나은 문제 해결 방식을 중시한다. 이들은 구성원들에게 ‘회사 안에서 통하는 방식’ 대신 ‘이 분야에서 더 좋은 방식은 무엇인가’ ‘외부에서는 이 문제를 어떻게 풀고 있는가’를 묻게 만든다.

연구팀이 발견한 핵심은 두 몰입이 팀에 같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조직 몰입은 팀의 활용 학습을 강화한다. 기존 지식과 자원을 정교하게 쓰고, 절차를 개선하며, 안정적으로 성과를 내는 데 유리하다. 반면 전문 분야 몰입은 팀의 탐색 학습을 강화한다.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이고, 다양한 대안을 실험하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데 도움이 된다.

중요한 점은 어느 하나만 필요하다는 뜻이 아니라는 것이다. 조직 몰입만 강한 리더는 팀을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지만 보수적으로 만들 수 있다. 전문 분야 몰입만 강한 리더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끌어낼 수 있지만 이를 조직의 목표와 성과로 연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창의적인 팀에는 조직의 목표를 이해하면서도 전문성의 기준으로 기존 방식을 의심할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

이 연구는 기업의 리더 육성 방식에도 시사점을 준다. 많은 기업은 리더를 평가할 때 조직 충성도, 내부 성과, 목표 달성 능력을 중시한다. 그러나 혁신과 창의성을 요구하는 조직이라면 리더가 외부 전문 커뮤니티, 산업 표준, 학문적 지식, 고객 문제에 얼마나 열려 있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 회사 안에서만 인정받는 리더가 아니라 해당 분야의 전문가로서도 인정받는 리더가 팀의 탐색 능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창의적인 팀은 조직에 충성하는 리더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조직의 언어를 이해하면서도 전문성의 언어로 기존 방식을 다시 묻는 리더가 필요하다. 기업이 혁신을 원한다면 리더에게 “우리 회사 사람답게 행동하라”고 요구하는 데서 그쳐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이 분야의 전문가로서 우리 회사의 방식을 어떻게 새롭게 볼 것인가”를 묻는 리더십 개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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