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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모리 가즈오1,155일간의 투쟁 外

오니시 야스유키 | 144호 (2014년 1월 Issue 1)

 

 

 이나모리 가즈오1,155일간의 투쟁

오니시 야스유키 지음/ 한빛비즈/ 15000

 

 

지불하지 못한 채 커져만 가는 채무, 이익을 남기지 못하는 노선, 서로 자기 이익만 주장하기 바쁜 8개의 노동조합. 2010년 회사갱생법(우리나라의 기업회생절차) 적용을 신청했을 때 일본항공(JAL)이 처한 상황이었다. 당시 부채는 총 23221억 엔(한화 약 205000억 원), 자본은 100% 완전 잠식으로 주식은 휴지조각에 불과했다.

불과 1000여 일 만에 JAL은 새롭게 달라졌다. 2011 3월 결산 때 JAL의 영업이익은 약 1800억 엔으로 갱생을 신청했을 때 계획했던 목표액보다 약 1200억 엔을 웃돌았다. 2012년 결산 때는 2049억 엔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과거 최고액을 갈아 치웠다. 같은 해 9월에는 도쿄증권거래소에 다시 상장하면서 파산한 지 28개월 만에 재상장하는 기록을 세웠다. 반론의 여지없는 V자형 회복이었다. 1000여 일 동안 JAL에는 무슨 변화가 있었던 걸까.

구원투수로 긴급 투입된 이나모리 가즈오에게서 답을 찾을 수 있다. 교세라의 창립자이자 명예회장인 이나모리 회장은 세계적인 기업가이자 일본에서 존경받는 경영자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탁월한 경영 능력과 화려한 실적으로살아 있는 경영의 신으로 불리기도 한다. 부채의 늪에 빠진 JAL을 구해낼 적임자로 회장직을 받아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그는 80세를 목전에 둔 고령이었다. 남들이 은퇴를 생각할 시점에 새로운 도전을 수락한 그는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그러면서도 성실하게 JAL을 바꿔나간다.

당시 JAL은 이런저런 문제들이 있는 대로 곪고 꼬여 한두 가지 방법으로는 회생 가능성이 없어 보였다. 영업과 운항, 지상서비스 등 각 부문마다 제 몫을 주장하기에 바빴고, 국책기업으로 출발한 탓에 관료와 정치가들의 이권 다툼에 휘둘리고 있었으며, 기존 임원진과 직원들은 새로 부임한 회장을 불신하고 기득권을 사수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은 도무지 답이 보이지 않는 JAL을 상대로 기본부터 차근차근 다져나간다. 그는 우선 기본 소양 교육에 힘썼다.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속여서는 안 된다 등 마치 도덕 교과서에 나올 법한 이야기를 되풀이하며 의식개혁 교육에 힘쓴다. 도덕성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는 그의 논리는 결과적으로 JAL의 문화를 바꾸는 초석이 됐다. 관료주의와 부정부패, 예산 남용과 무책임한 관리 등에 익숙했던 JAL은 기본적인 정신 무장부터 다시 하게 됐다.

교세라를 이끌 때부터 적용해 왔던 아메바 경영이 다시 한번 빛을 발했다. 아메바 경영은 인체의 수많은 세포들이 하나의 의지 아래 조화를 이루듯 회사에 있는 무수히 많은 집단의 구성원들이 마음을 합해야 기업이 비로소 한 덩어리로 움직일 수 있다는 이나모리 회장의 가치관을 반영한 결과다. 이나모리 회장은 8개 노조로 나뉜 조직원들을 대상으로 경영정보를 모두 공개하고 지원을 호소해 32000여 임직원의 마음을 하나로 모았다. 또 전 직원을 10명씩 팀으로 나눠서 월말마다 팀별 승패를 측정할 수 있는 구조로 재편성했다. 조종사가 종이컵 대신 자기 컵을 가지고 다니고 정비사가 기름때 묻은 장갑을 빨아 다시 쓰는 등 전 직원이 경영수지 개선에 동참하면서 회사는 서서히 활력을 찾았고 마침내 놀라운 회복을 이뤄냈다.

따지고 보면 아주 특별한 묘책이나 환상적인 마법은 없었다. 기본적인 도덕성을 재점검하고 불필요한 비용을 줄였으며 직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았을 뿐이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기본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JAL의 기사회생 스토리가 다른 기업들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주는 이유다.

 

 

작은 조직이 어떻게 큰 조직을 이기는가

나가이 다카히사 지음/성안북스/13000

 

 

손자’ ‘드러커’ ‘란체스터’ ‘고노스케등 동서고금의 전략 이론으로 무장한 비즈니스맨들이 펼치는 한 편의 드라마다. 회계 소프트웨어 개발회사인 싱크프리상사와 밸류하이사가 주인공이다. 기존 강자인 밸류하이사와 후발주자인 싱크프리상사가 하나의 시장을 두고 각자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각종 전략을 동원하고 묘안을 짜내며 엎치락뒤치락한다. 스토리 형식이라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다.

 

 

KOTRA 마켓 트렌드 2014

KOTRA 지음/청림출판/17000

 

 

선진국 위주의 경제 판도가 달라진 지는 한참 됐다. 신흥국 중에도 유망한 시장을 찾아 움직이는 글로벌 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시장 수요와 성장 잠재력, 풍부한 자원과 개발 수요까지, 신흥시장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신흥시장의 특징 중 하나는 다양하다는 점이다. 일률적인 원칙이나 통일된 모습이 없다. 국가별로 꼼꼼하게 관찰하고 분석하지 않으면 신흥시장 공략은 허망한 구호일 뿐이다. 신흥시장은 지금 어떤 트렌드를 보이고 있을까.

 

최한나 기자 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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