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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따르는가 外

제이 엘리엇(Jay Elliot) | 139호 (2013년 10월 Issue 1)

왜 따르는가

제이 엘리엇 지음/ 흐름출판/ 16000

작업 결과를 들고 온 엔지니어와 눈도 마주치지 않고 “이거 완전 쓰레기야”라고 내뱉었다. 일정을 못 맞추겠다는 납품사에는 “빌어먹을 고자 녀석들”이라고 욕을 퍼부었다. 매킨토시를 출시한 후 직원 4분의 1을 해고하면서 “너희는 B급이야”라고 소리를 질렀다. 자기 분을 이기지 못해 책상을 엎거나 자리를 박차고 나가기도 했다. 성질 고약하고 괴팍하기 그지없는 상사, 스티브 잡스다.

 

사정없이 다그치는 리더 덕에 업무 일정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빡빡했다. 잡스는 밥 먹듯 불만을 드러내며 방금 끝낸 일을 다시 하라고 하거나 이것밖에 못하냐고 닦달했다. 자기 마음에 드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며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작업해보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신제품 판매 개시일이 다가오면 엔지니어들은 집에 가지 못하고 책상 아래에서 쪽잠을 자다가 일어나 다시 일해야 했다.

 

심한 압박과 무리한 요구, 변덕스러운 상사가 종합선물세트로 존재했지만 팀원들은 자신이 그 팀에 속해 있다는 점을 자랑스러워했다. 평생 다시는 해보지 못할 경험을 지금 하고 있다고 굳게 믿었다. 일하고 싶어 안달 난 사람들 같았다. 이는 거의 마법과 같은 흥분 상태였는데 이것이야말로 스티브 잡스가 부린 최고의 마법이었다. 이처럼 열정적인 직원들 없이는 애플의 위대한 업적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마법은 곧 스티브 잡스의 리더십이다. 잡스는 직원들을 다그치기만 하지 않았다. 직원들이 최대한의 가능성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지원과 신뢰를 아끼지 않았다. 무엇보다 직원들이 희망을 품고 따를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할 줄 알았다. 그것은 원대했지만 현실에 기반을 뒀고 직원들의 가슴을 뛰게 했다.

 

매킨토시 팀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은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조직이 비대해지면서 관료주의적 느낌이 나기 시작하던 때였다. 어느 날 불쑥 스티브 잡스는 ‘해적’이라는 단어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말했다. “해군이 아니라 해적이 되자!” 그랬다. 당시 매킨토시 팀은 점점 더 ‘해군’처럼 돼 가고 있었다. 정치적이며 경직돼 있었고 이제까지 애플을 이끌어 왔던 창업정신이 시들해지고 있었다. 다시 혁신적인 제품을 만드는 유일한 방법은 매킨토시 팀을 완벽한 해적 집단으로 바꾸는 것이었다. 세미나가 열린 첫날, 모든 팀원들은 ‘해군이 아니라 해적이 되자!’라고 새겨진 티셔츠를 받았다. 스티브는 이제 매킨토시 팀이 해적 집단이 됐으며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상세히 설명했다. 승선한 모든 선원들이 세미나를 마치고 본사로 돌아갈 때, 그들 중 누구도 자신이 해적이고 스티브 잡스는 해적 선장이라는 사실에 의문을 품지 않았다. 새로운 정체성을 공유한 팀원들은 스티브 잡스의 마법에 기꺼이 걸려들었으며 깨어나고 싶지 않아 했다.

 

왼손잡이 스티브 잡스가 ‘나의 왼팔’이라고 불렀을 정도로 믿고 기댔던 정신적 멘토이자 애플의 수석부사장으로 활약했던 제이 엘리엇이 이 책의 저자다. 그는 출간 전 예약 판매량만으로도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윌터 아이작슨의 전기가 스티브 잡스를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묘사했다며 “성격에 결함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아이작슨은 스티브가 사람들의 잠재력을 150%까지 끌어낸 건 보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스티브 잡스가 팀을 다독여 열의를 불어넣는 모습을 처음 봤을 때 “어떤 감정의 물결이 방 전체로 퍼져 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내 평생 다른 사람들에게 그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고 서술한다. 잡스의 리더십에 대한 새롭고 구체적인 해석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시종일관 흥미진진하다.

 

 

컨테이저스

조나 버거 지음/ 문학동네/ 16000

SNS로 전 세계가 하나의 경제권이 된 지금, 최고의 마케팅 수단은 ‘입소문’이다. 이른바 바이럴 마케팅이다. 입소문은 그저 우연에 기댈 수밖에 없는 걸까? 와튼스쿨 교수인 저자는 다양한 사례 분석을 통해 입소문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며 그 안에 몇 가지 핵심적인 법칙이 관통하고 있음을 밝혀낸다.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

필립 코틀러 지음/ 청림출판/ 15000

세계적인 마케팅 대가 필립 코틀러의 최신작이 번역됐다. 저자는 경제위기 이후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저성장 시대를 맞아 전략을 새롭게 짜야 한다고 주장한다. 향후 10년간 성장 기회를 가져다줄 9가지 메가 트렌드를 소개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8가지 성장 전략과 구체적인 실행 지침을 제시한다.

 

최한나 기자 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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