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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 外

신수정 | 62호 (2010년 8월 Issue 1)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라는 저서로 수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짐 콜린스가 새 책을 선보였다. 그는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리먼브러더스, 베어스턴스 같은 거대 금융회사들이 몰락하는 광경을 지켜보면서 충격에 빠졌다. 위대한 기업이라 믿었던 회사들이 도산하고 합병되는 현상을 목도하면서 콜린스는 6000년이 넘는 기업의 역사를 철저히 연구했다. 방대하고 정밀한 분석을 통해 그는 ‘기업 몰락의 5단계’를 도출했다.
 
콜린스가 제시한 기업 몰락의 1단계는 성공으로부터의 자만심이다. 성공을 당연한 것으로 간주해 거만해지고, 진정한 성공의 근본 요인을 잊고 자신을 과대평가하기 시작한다. 1단계에 접어든 기업은 학습 의욕을 상실하고 행운의 역할을 무시한 채 전적으로 회사의 리더십이 탁월해서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2단계에서는 원칙 없이 더 많은 욕심을 부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기업이 안주하고 변화를 거부하는 것도 위험하지만, 지나친 욕심으로 도를 넘는 것은 더 위험하다. 핵심 요직에 적임자가 배치된 비율이 하락하거나 취약해진 현금 흐름이 보이면 2단계에 접어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 단계에서는 관료주의적 시스템이 부각돼 자유와 책임의 미덕을 해치는 분위기가 조성된다.
 
3단계는 위험과 위기 가능성을 부정하는 단계다. 회사의 어려움도 일시적이거나 그다지 나쁘지 않다고 치부한다. 부정적 데이터는 축소하고 긍정적 데이터는 부풀린다. 경영진은 부정적인 데이터를 자신들의 책임으로 받아들이는 대신 외부 요인에 의한 차질 때문으로 돌린다. 높은 성과를 내는 조직의 특징인 ‘사실에 근거한 활발한 대화’는 줄어들거나 아예 사라진다.
 
4단계는 구원을 찾아 헤매는 단계다. 이 단계에서는 기업의 가파른 하락세가 뚜렷이 보인다. 이 단계에 접어든 기업들은 구원투수를 찾는다. 흔히 등장하는 구원투수들은 비전과 카리스마가 있고 과감하지만 입증되지 않은 전략, 급격한 전환 같은 극약 처방을 내린다. 이러한 처방은 초기엔 긍정적인 결과를 내는 듯 보이지만 지속되지 못한다. 4단계의 조직에서는 혼란과 냉소가 번지고, 이겨내고 앞서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잃는다. 직원들이 조직의 핵심 가치와 목표에 열정과 믿음을 갖기는커녕, 회사를 불신하고 비전과 가치는 미사여구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 5단계는 유명무실해지거나 생명이 끝나는 단계다. 희망을 잃고 조직이 심하게 때로는 위축되며 완전히 몰락하기도 한다.
 
콜린스는 한때 전성기를 구가하던 기업들이 서서히 망해가는 과정은 이 5단계 틀 안에서 공통적인 패턴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몰락의 단계에 들어섰다고 해서 반드시 멸망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이 책에는 4단계까지 깊숙이 침몰했다가 회복에 성공한 기업으로 IBM, 뉴코, 노드스트롬의 사례가 소개되어 있다.
 
저자는 기업의 리더들이 몰락의 5단계 패턴을 자신의 기업에 적용해보고 현재 위치를 파악하면 쇠락의 전조를 감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 조짐을 감지한 리더라면 비록 기업이 몰락 5단계에 접어들었다 해도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몰락으로 가는 수순을 미리 알고 있으면 적어도 자기 기업이 몰락의 단계를 밟고 있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미리 브레이크를 밟고 방향을 되돌릴 수 있다. 그렇기에 저자는 기업의 몰락을 연구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희망을 창조해내기 위한 작업이라고 강조하며 이렇게 말한다. “몰락은 감지할 수 있고, 몰락은 피할 수 있으며, 몰락은 되돌릴 수 있다”

이 책은 유필화 성균관대 SKK GSB 부학장과 ‘히든 챔피언’을 쓴 독일의 경영학자 헤르몬 지몬 교수가 함께 펴낸 경영 지침서다. 두 학자가 한국과 독일에서 각각 쓴 경영에세이들을 모았다. 현 시대에 요구되는 통합적인 전략과 범기능지향적인 마케팅을 주로 소개하면서 인문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경영에세이도 담겨 있다. 저자들은 인문학적 소양이 기업과 경영자의 경쟁력에 큰 원천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창의성과 상상력,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를 중시해야 하는 현대의 경영자들에게는 사람과 삶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인문학적 성찰이 중요하다고 저자들은 전한다.

저자인 천즈우 예일대 경영대학원 금융경제학 종신교수는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중국계 경제학자 중 한 사람이다. 1990년 예일대에서 금융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베이징대, 칭화대 등에서 특별 초빙교수 및 방문교수로도 활동했다. 저자는 금융의 본질을 배제한 세계경제에 대한 음모론적 해석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금융에 대한 이해없이 한 나라의 부흥과 멸망을 논하는 게 얼마나 무기력한지 등을 최신의 정치경제학적 연구, 수리금융 연구, 세계사 연구 등을 통해 분석했다. 또 중세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동서양의 정치, 경제, 문화, 사회를 종횡으로 누비며 개인의 권리·자유와 금융의 관계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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