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중의 힘으로 ‘돈맥’을 캐라

25호 (2009년 1월 Issue 2)

새 웹사이트 ‘쿨 소프트웨어(Cool SW)’를 시작한 인텔. 이 웹사이트에서 사람들은 관심이 가는 소프트웨어 기업의 신규 제품 설명서를 읽고 가장 마음에 드는 아이디어에 투표한다. 이로 인해 인텔 웹사이트에서는 트래픽이 많이 발생하는데, 이 트래픽을 분석해 앞으로 어떤 전자 제품이 인기를 얻을지 파악할 수 있다.
 
델은 신제품 모델을 개발할 때 ‘아이디어 스톰’ 방식을 활용한다. 누구든 신제품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고, 사람들은 그 아이디어에 투표할 수 있다. 여기에 등장하는 아이디어들은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잡다한 것들이다. 2006년에 IBM이 ‘이노베이션 잼’을 시작했을 때도 델과 유사한 방식을 활용했다. 그 기간에 4만6000여 가지 아이디어가 관심을 끌었다. IBM은 이노베이션 잼에서 제안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10가지 신규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1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아이오와 전자거래소(IEM)에서는 사람들이 앞으로 벌어질 다양한 사건에 베팅할 수 있다. 트레이더는 미래의 사건 결과에 대해 베팅할 수 있고, 시스템은 이들 베팅을 토대로 확률을 계산한다.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테러리스트 공격 가능성에 대한 집단 지성의 피드백을 얻기 위해 100만 달러라는 연구 지원금을 제공하면서 비슷한 방법을 사용했다. 참여자들의 가상투자를 통해 영화 수익을 예측하는 할리우드 증권거래소도 이와 비슷한 개념의 웹사이트라 할 수 있다.
 
트레들리스라는 회사는 누군가가 티셔츠 디자인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다른 사람들이 투표할 수 있다. 트레들리스는 민주적 방식을 통해 채택된 이러한 디자인을 활용하며, 이 아이디어를 통해 2006년 한 해에만 1700만 달러(약 220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 회사는 가장 많은 기여를 한 사람에게 상금을 준다. 그 금액은 연간 100만 달러(약 13억 원) 이상이며, 그 대가로 모든 지적 재산권을 갖는다.
 
군중의 힘을 이용한다
이러한 사례들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바로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이 비즈니스의 미래를 방향 짓고 있다는 점이다.
 
크라우드소싱은 ‘군중(crowd)’과 ‘소싱(sourcing)’이 합쳐진 말로, 전통적으로 채용하거나 용역을 통해 구한 사람들이 맡아서 한 특정 업무를 이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공개적으로 요청하여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즉 크라우드소싱은 이전에는 소수 몇몇 사람들의 전문 분야이던 일에 군중의 힘이 도입돼 과거보다 훨씬 더 빠르고 정확하게 업무가 처리되고 이를 통해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것을 뜻한다.
 
크라우드소싱 개념은 ‘아마추어리즘의 부흥’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운동의 출현’ ‘제작 도구의 활용도 증가’ ‘공통된 관심사에 중점을 둔 활발한 자발적 커뮤니티 증가’로 인해 태동되었다. 사진작가를 생각해 보자. 이전에는 전문 사진작가가 되면 상당한 돈을 벌 수 있었다. 그리고 고품질의 사진을 찍기 위해 필요한 고가 장비를 구비해야 했다. 오늘날은 어떤가. 고품질·고해상도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저렴한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과 아이스톡포토(www.istockphoto.com)와 같은 회사를 활용할 수 있다. 아이스톡포토는 인터넷에서 사진을 취급하고 판매한다. 대부분이 아마추어인 5만여 명의 사진작가들이 찍은 사진을 판매하고 있다. 기존의 사진 제공 회사들이 고가의 사진 사용료를 받는 반면에 대다수의 아이스톡포토 사진들은 장당 약 1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회사는 저장된 사진을 크라우드소싱을 통해 얻고 분류해 경쟁업체에 비해 엄청나게 가격을 내렸으며, 현재 어마어마한 수익을 챙기고 있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운동의 출현도 마찬가지다. 오픈소스 코드는 모든 사람이 보고, 복제하고, 자신에게 맞게끔 수정할 수 있도록 완전히 개방되어 있다. 대표적인 오픈소스 합작품은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다. 2001년 1월에 모든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위키피디아가 공개되었을 때 3주가 지나지 않아 17개 항목이 참여자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한 달 후 150개의 새로운 항목이 나타났다. 2001년 말에 위키피디아의 항목은 1만5000개로 늘어났다. 오늘날 위키피디아에는 220만 개의 항목이 있으며,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 수록된 내용보다 약 23배 더 많다.
 
이러한 크라우드소싱을 잘 활용한 좋은 예는 톱코더라는 회사다. 2000년 3월 이 회사는 프로그래머들이 상금을 타기 위해 경쟁할 수 있는 웹사이트를 개설하겠다는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톱코더는 인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처럼 프로그래밍 신규 인재를 파악하기 위해 톱코더를 활용하는 대기업들의 후원을 받아 콘테스트를 연다.
 
2003년에 7만여 명의 프로그래머들이 정기적으로 스캐닝이나 매주 열리는 톱코더의 프로그래밍 스킬 시합에 참여했다. 커뮤니티를 준비한 다음 톱코더는 AOL이 필요로 하는 3가지 각기 다른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주문했다. 프로젝트를 모듈로 나눈 다음 프로그래머 커뮤니티에 유료 업무를 맡겼다. 또한 톱코더는 어떤 팀이 최고의 모듈을 만들었는지 서로 살펴보면서 겨룰 수 있는 경쟁의 장을 마련했다. 그 결과 최종 프로그램이 조합되어 인증 과정을 거친 뒤 고객사에 전달되었다. 톱코더는 전통적인 기업들이 수많은 직원을 통해 1년 이상에 걸쳐 완성했을 일을 5개월 동안 2명의 정규직 직원만 채용해 매우 훌륭한 소프트웨어를 전할 수 있었다. 더 좋은 일은 톱코더 소프트웨어가 효과가 좋았던 다양한 경쟁을 통해 완벽하게 오류를 해결했다는 사실이었다.

크라우드소싱을 할 때 명심할 10가지
앞으로 크라우드소싱이 업무의 본질과 창의성을 엄청나게 변화시킬 것이라는 점은 거의 확실하다. 이러한 현상은 모든 분야에 매우 폭넓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크라우드소싱은 제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데 있어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이다. 물론 진행 상황은 아직 초기 단계다. 따라서 앞으로 이 분야에 참여하고자 한다면 다음과 같은 규칙을 명심해야 한다.
 
적절한 모델을 선택하라 크라우드소싱은 하나의 전략이 아니라 다양한 방식이다. 뭔가를 시작하기 전에 우선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 파악한 뒤 이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살펴야 한다.
 
적절한 군중을 선택하라 오늘날 10억여 명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 비즈니스 모델을 운영하려면 약 5000명의 적극적인 유저만 있으면 될 것이다. 적절한 출구를 통해 널리 알리는 메시지를 다듬으면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모을 수 있다.
 
적절한 인센티브를 제안하라 사람들이 참여를 허락할 때 무엇을 원하는지(개인적인 영광인지,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의 교류 기회인지, 새로운 스킬 획득의 기회인지) 이해하라. 마찬가지로 수익 배분 형태에 금전적 보상을 포함시켜라.

④ 직원을 고용하라
군중을 값싼 노동력으로 치부하지 마라. 어떤 경우든 여전히 필요한 일을 해야 할 사람들이 필요하다. 게다가 사람들을 보유하는 핵심은 지속적인 대화에 이들을 참여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아군이 필요하다.
 
친절한 독재자를 찾아라 누군가는 항상 크라우드소싱 프로젝트에 필요한 방향을 제시하고 지휘해야 한다. 프로젝트를 지휘하는 사람은 일이 제 궤도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친절한 독재자와 같은 행동을 할 사람이 필요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좋은 생각을 지닌 리더를 투입하라.
 
⑥ 단순화하라 사람들은 바쁘다.필요로 하는 것을 직접적으로 몇 분 내에 할 수 있게 만든다면 기여 내지는 참여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큰일을 작은 규모로 나눠라.
 
실패에 대비하라 군중이 참여하면 보석도 얻지만 그와 함께 엄청난 쓰레기 또한 얻게 될 것이다. 대다수의 경우는 기준 미달일 것이라는 점을 예상하라.
 
다이아몬드 원석을 찾아라 결코 다듬어지지 않은 형태로 제출된 모든 자료를 선별하려고 애쓰지 마라. 대신 좀 더 전략적인 방법을 취하라. 민주적인 절차를 마련하라. 갖고 있는 모든 자료에서 다이아몬드 원석을 찾는 데 군중의 도움을 활용하라.
 
커뮤니티가 항상 옳다 누군가는 결정자 역할을 해야 하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해야 하지만, 어떤 프로젝트든 커뮤니티가 지향하는 방향을 무시하면 안 된다. 무시하는 것은 완전히 어리석은 행동이다. 분명 커뮤니티를 이끌 수 있겠지만 지나치게 통제하려 한다면 결국엔 리더가 아닌 추종자가 되고 만다. 그렇게 되면 좋은 커뮤니티가 아니다.
 
군중에게 뭔가를 제공하라 크라우드소싱은 개인 또는 기업이 대중이 원하는 뭔가를 줄 때 최고 효과를 발휘한다. 군중은 어떤 심리적·사회적·감정적 욕구가 충족되기 때문에 참여한다. 이러한 사실이 기업에 뜻하는 바는, 사람들을 대할 때 일반적인 지원 관계에 대해 역으로 생각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스톡포토가 아마추어 사진작가의 저임금 노동력을 염두에 둔 커뮤니티를 형성했다면 사이트는 실패했을 것이다.
 
이 책을 쓴 제프 하우는 와이어드지(誌) 전문기자로 활동했으며, 빌리지 보이스지(誌) 기자와 인사이드닷컴 수석 편집장으로 활동해 왔다.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관련된 여러 주제를 다뤘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98호 Future Mobility 2020년 6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