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다른 길의 선택들 外

막다른 길의 선택들

윌리엄 L. 실버 지음 · 김경애 옮김 · 청림출판 · 1만6200원

경기 종료 1분 전, 미식축구에서 뒤처지고 있는 공격팀의 리더 쿼터백은 한 방의 역전을 노리며 롱패스를 던진다. 이러한 마지막 승부수를 ‘헤일 메리 패스’라고 부른다. 이처럼 우리는 결과가 불투명한 위기의 순간에 성공 확률이 낮은 과감한 결단을 내리곤 한다. 그런데 때로는 막다른 길에서 내린 선택들이 더 합리적이고 예상치 못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책의 저자인 윌리엄 L. 실버는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에서 30년간 MBA 과정을 지도하며 투자자들의 위험 자산 운용 전략에 대해 강의했다. 그리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결단을 내려야 하는 대통령, 군인 등에게 ‘헤일 메리 효과’가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는 잃을 것이 없는 신중한 사람이 과감한 결정을 내리는 행동을 뜻한다.

흑인 인종차별을 철폐하는 데 큰 역할을 한 ‘몽고메리 버스 승차 거부 운동’의 배경에도 헤일 메리의 법칙이 숨겨져 있다. 미국의 흑인 여성 시민운동가 로자 파크스는 출퇴근길 버스를 타며 겪은 불합리한 처사에 맞서 ‘더는 잃을 게 없다’라는 생각으로 저항하며 뿌리 깊은 불평등을 바로잡았다.

잃을 것이 없는 자들의 행동에 대한 분석은 현재 한국 사회를 돌아보는 데도 통찰을 준다. 막다른 길에서 출구를 찾아내는 사람이 있는 반면 좌절해 버리는 사람들도 있다. 런던 빈민가 출신의 트레이더 닉 리슨은 고위험 파생금융상품 거래에 손을 대 엄청난 수익을 올린다. 그런데 그가 활용하던 닛케이225 지수가 1995년 일본 고베 대지진으로 대폭락하며 2000만 파운드가량의 손실을 입었다. 그는 이 손실을 특별 계좌에 감추고 다른 투자를 통해 만회하려는 최후의 수를 뒀으나 끝내 손실은 13억 파운드로 불어났다. 당시 영국의 은행에서 하루에 운용할 수 있는 금액에 2배나 되는 액수이다. 결국, 이 사건으로 232년 전통의 베어링스은행이 파산했다.

책은 이들에게 ‘잃은 것’을 제공하라고 조언한다. 잘못된 신념으로 악수를 두는 이들에게도 삶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하는 것이 분명히 존재하기에, 이를 찾아 상기하는 방식으로 위협에 대비하라는 것이다.

예고 없이 다가올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항상 최선의 대비를 하는 것, 선택의 순간 과감하게 결정을 내리는 것, 선택 이후에는 옳은 결과에 집중하는 것이 불확실성 시대를 살아가는 최고의 태도라는 것이 책이 던지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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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파가 온다

황지영 지음 · 리더스북 · 1만8000원

트렌드에 밝은 사람이라면 ‘잘파 세대’라는 말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을 1990년대 중반~2000년대 후반에 태어난 Z세대와 2010년 이후에 태어난 알파세대를 통칭해 부르는 말, 혹은 디지털 네티이티브인 세대 정도로 알고 있다면 이들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할 수 없다. 알고리즘에 반감을 갖고 로그아웃 상태로 유튜브를 시청하고 경험하지 않은 Y2K 감성을 그리워하는 등 팬데믹에서 나고 자란 잘파는 이전까지 기업이 사고하던 방식으로는 도통 예측하기 어려운 세대다. 리테일, 마케팅 전문가 황지영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가 잘파세대의 독특한 소비 패턴과 심리를 분석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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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브랜딩하다

서지영 · 임승철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1만5300원

챗GPT의 도래로 AI는 더 이상 사람들에게 낯선 기술이 아니게 됐지만 이를 어떻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지는 사용자들의 몫으로 남아 있다. 책은 생성형 AI 툴을 통해 브랜딩하는 방법을 다룬다. AI와 함께라면 누구든 손쉽게 브랜드 이름, 키워드, 분위기 등 브랜딩 요소를 설정하고 비주얼 정체성을 디자인할 수 있다. 카피라이팅, 상세 페이지, 상품 이미지 등 실무적인 영역 또한 AI를 통해 만들 수 있다. 각 상황에 활용할 수 있는 AI 명령어 템플릿 ‘만능 프롬프트’도 제공한다. 브랜딩에 관심이 많지만 규모가 작은 회사의 마케터, 셀프 브랜딩이 필요한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