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mini box : Interview: 리 와이스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

“마음 챙김은 저항 줄여주는 왁스 바르기와 같아”

327호 (2021년 08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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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생전 매일 실천했다고 해서 유명해진 명상법인 ‘마음 챙김’은 업무 성과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인정받았다. 이에 구글, 나이키, 골드만삭스, P&G 등 다양한 기업이 사내 커리큘럼으로 채택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명상을 떠올리면 가부좌를 틀고 앉아 눈을 감고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인지 많은 사람이 마음 챙김에 거리감을 느낀다. 특히 일터에서 전쟁 같은 하루를 보내는 직장인들은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명상을 꺼린다. 하지만 마음 챙김에서 중요한 것은 명상이 아니다. 명상은 마음 챙김을 위한 수단일 뿐이다. 리 와이스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마음 챙김은 항상 도달할 수 있고 자신에게 익숙한 정신적 상태에 이르는 것, 목표를 세우는 것, 그리고 관점이 전환되는 ‘마이크로 모멘트’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 때문에 특별히 따로 시간을 낼 필요도 없고 일상 속에서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와이스 교수가 말하는 마음 챙김은 명상에 머문 정적이고 자기 수행적인 활동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기술과 같이 실질적인 사회 활동의 범주에 있는 영역이다.

와이스 교수의 강의는 스탠퍼드대에서 압도적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포천 500 선정 글로벌 혁신 기업인 구글, 주니퍼네트웍스도 그의 마음 챙김 훈련법을 사내 커리큘럼으로 채택하기도 했다. 리 와이스 교수와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직장에서 마음 챙김이 중요한 이유와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마음 챙김 기법에 대해 들어봤다.

마음 챙김이라고 하면 보통 사람들은 명상을 떠올린다. 당신의 책 주제인 ‘일터에서의 마음 챙김’이 일반 명상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마음 챙김은 ‘주의(Attention)’를 의도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일상의 어떤 활동 중에도 할 수 있는 방법이다. 단순히 가부좌를 틀고 앉아 생각을 지우고 자기를 응시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알고 자신의 마음이 정말로 원하는 것을 파악하는 능력을 기르는 훈련이 마음 챙김이다. 일을 하는 사람들은 통합적인 방식으로 마음 챙김 훈련에 임해야 한다. 이 연습은 ‘왁스 바르기’와 같다. 스포츠 선수들은 저항을 줄이고 경기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운동 도구나 기어에 왁스를 바른다. 크로스컨트리를 생각해보자. 매번 작은 저항에 부딪히면서 스키를 탈 수도 있고, 스키에 바른 왁스 덕분에 같은 길을 힘들이지 않고 갈 수도 있다. 마음 챙김은 왁스처럼 최상의 성과를 내기 위한 도구 같은 것이다. 운전을 하는 동안에도, 커피를 뽑을 때도, 동료와 대화를 나눌 때도, 한마디로 무슨 일을 하든지 우리에게는 ‘왁스 바르기’가 필요하다. 단 몇 초 정도면 된다. 명상은 마음 챙김을 구현할 수 있는 여러 방법 중 하나로 가장 널리 알려지고 효과성이 입증된 방법이다. 하지만 바쁜 일상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어떻게든 시간을 내 명상을 하라고 강요하기 어렵다. 그래서 일터에서는 스스로의 감정과 상태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인의 목표를 구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가 메타인지를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메타인지는 무엇이고, 어떻게 향상시킬 수 있나?

메타인지란 우리가 생각하는 것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 것을 말한다. 회사에 있는 상황이라면 매일 업무를 수행하면서 우리가 어디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지 살피는 것을 뜻한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이다 보면 진정한 의미에서의 집중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며 우리가 얼마나 자주 그렇게 하지 못하는지를 인식할 수 있다. 우리가 주변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는지, 다른 사람의 행동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우리의 초점이 어디에 맞춰져 있고, 어디로 표류하고 있는지 등을 이해하는 것이 메타인지라고 할 수 있다. 메타인지를 잘 활용하면 우리는 자기 자신의 ‘리듬’, 즉 성별이나 인종, 나이, 종교를 비롯해 역사나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내적프레임처럼 세상을 보는 방식에 영향을 주는 자기 정체성과 경험의 모든 측면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 구체적인 실천 방법으로는 모노태스킹을 들 수 있다. 한 번에 한 가지 일에 완전히 집중해 보는 것이다. 처음에는 시간을 정해 10분이면 10분, 타이머를 설정해 두고 스프레드시트 작성, 설거지, 운동 등 현재 하고 있는 활동에 완전히 집중하는 연습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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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챙김의 가장 첫 단계로 자기 인식을 꼽았다. 왜 자기 인식이 중요한가? 또 이를 향상시킬 좋은 팁이 있는가?

자기 인식은 감성 지능에 중요하다. 나의 감정이 일러주는 지혜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마음 챙김의 시작이다. 우리는 효율적으로 일하고 강한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환경과 다른 사람들에 대한 스스로의 감정적 반응을 이해해야 한다. 일터에서 결정을 내릴 때, 감정이 우리를 ‘진짜의 길’로 안내할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힘든 일을 겪게 될 때, 그저 머리로 해석해버린다. 그리고 곤란한 순간을 만나도 유머나 냉소로 그 상황을 그저 모면하려는 경향을 갖고 있다. 하지만 농담이나 회피는 새로운 사고 경험을 방해하고 성장을 저해한다. 나는 “싸구려가 될 수 없으면 자유로울 수 없다!”고 저서를 통해서도 강조한 바 있다. 자신이 나쁘게 보이거나 말랑말랑하게 보이는 것을 피하는 데 시간을 보내면 진짜 나의 감정을 이해할 수 없고 이를 표현할 수도 없다. 삶과 일터에서, 다양한 종류의 감정을 경험하면서 개인의 정신적인 확장을 이룰 수 있다. 정신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안락한 구역(Comfort Zone)에만 머무르지 말고 잘 모르는 위험이 따르는 영역으로까지 이동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오래된 방식, 습관화된 감정 처리 방법이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는 여러 번의 시행착오와 시간이 필요하다. 자신을 원망하거나, 자신이 나쁘게 보이는 상황을 피하거나, 부정적인 감정이 표출되지 못하게 하면 자기 인식과 개인적 성장을 위한 능력에 한계가 생긴다. 감정을 제대로 인식하고 진짜 내가 될 수 있는 용기를 내는 데 필요한 것이 마음 챙김이라는 점에서 자기 인식은 마음 챙김으로 가는 첫 단추다.

일터에서 마음 챙김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목적과 우선순위라고 설명했는데 직장에서 일이 내가 생각한 우선순위대로 진행되지 않을 땐 어떻게 해야 하나.

어떤 일을 다 하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 어떠한 것도 하지 못할 것 같은 무력함에 대한 공포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목적을 명확히 하고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항상 조직 내 개인의 목적과 조직의 목적이 잘 연결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고 업무의 우선순위에 대한 생각도 나와 내 상사가 각각 다를 수 있다. 이때는 정신적으로 유연해지는 것이 중요하다. 상황이 당신이 추구하는 것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면 원래 마음에 품고 있던 핵심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상황에 따라 어떻게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 그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스스로에게나 팀에게나 도움이 된다. 대신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내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스스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내가 언제, 어떻게 화를 내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좋다.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 감정이 폭발하는지 알게 되면 그 감정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

자기 연민의 효과를 강조했는데 자기 연민이 자기비판이나 자존감보다 중요한 이유는?

자기 연민에 대해 사람들이 오해하는 부분은 자기 스스로에게 친절하면 나약해지거나 현실에 안주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스스로를 계속 채찍질하는 것이 더 나은 성과를 불러올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실은 정반대다. 실제로 자책하며 도달할 수 없는 기준에 자신을 맞추려는 것이야말로 성과를 떨어뜨린다. 또한 스스로에게 관대한 자기 연민과 남과 비교해 스스로를 높여야 하는 자존감(self-esteem)은 다르다. 자기 연민은 개선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피드백을 듣거나 실패에 대해 관대할 수 있기 때문에 개선의 여지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자기 연민은 성장 마인드셋과도 연결되며 자기 연민이 활성화되면 생산성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조직 내 협업이 더 잘 이뤄질 수 있다. 이에 반해 자존감은 꽤 오랜 기간 교육 및 양육 전략의 핵심 목표로 여겨졌지만 생각보다 개인 및 조직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한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더 낫다는 느낌이 들 때 기분이 좋아지고 이 기분에 집중한다. 그들은 종종 경쟁 상태에 빠져 있고 자신을 타인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또한 이들의 자의식은 자신이 최상의 존재라는 인식 위에 구축된다. 그래서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타인과 협력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의 확산으로 사회적 고립을 호소하는 직장인들이 많다. 이들이 정신적으로 건강함을 유지하기 위해 현실적 조언을 해준다면?

사회적 고립은 하루에 담배를 10개비를 피우는 것만큼 건강에 해롭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로 위험하다. 당장 코로나바이러스가 잠잠해지지 않는다면 비록 가상의 공간에서라도 스스로의 목적 또는 뜻과 맞는 커뮤니티와 의미 있게 연결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직장의 경우 업무 관련 대화만 나눌 것이 아니라 비공식적인 상호작용을 위한 시간을 의무적으로 마련하는 것이 좋다. 이를테면 화상회의 전에 가볍게 서로의 근황을 나누는 방식도 가능하다. 가까운 동료라도 이런 과정을 통해 서로를 더 잘 알게 되면 그만큼 소속감이 올라가고 더 나은 협력자와 리더가 된다. 화상회의 툴을 활용해 티타임을 하면서 누군가를 초대하고 그들의 일과 삶에 대해 물어보고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일터에서 짧은 시간에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마음 챙김 훈련법을 소개해달라.

체현, 호흡, 집중하기를 들 수 있다. 체현은 쉽게 말해 몸의 마음 챙김이다. 체현을 통해 우리는 몸에 관심을 갖게 되고 긴장, 순환, 통증, 기쁨 혹은 어깨나 배, 발바닥 족저근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신체 경험을 인식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왜 이런 것을 해야 할까? 이런 훈련을 통해 몸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우리가 현재의 순간으로 돌아가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마음 챙김 훈련은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예측하느라 다른 곳에 가 있는 정신을 현재로 돌리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호흡에 집중하는 연습 역시 중요하다. 호흡은 몸과 정신을 이어주는 대화에서 특별한 역할을 한다. 호흡은 몸의 물질성과 정신의 비물질성 사이에서 서로를 이어주는 다리다. 호흡을 통해 우리는 머리로부터 잠시 벗어나 휴식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동시에 호흡은 우리가 생각과 감정을 결정적인 말이나 궁극적인 진실로 여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런가 하면 집중한다는 것은 원하는 곳에 주의를 둘 수 있는 능력이다. 우리는 집중함으로써 더 큰 목표나 분명한 목적에 주의를 기울이며 관심을 어디에 둬야 할지 알 수 있다. 목표가 마음속에 정확히 박혀 있고 더 높은 목적에 집중할 수 있다면 원치 않는 일로 감정이 상하거나 흥분할 일은 없어진다.

여전히 많은 기업이 직원들을 한계까지 밀어붙여 성과를 내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경우 직원들에게 혁신을 위해선 주 80시간 이상 일해야 한다고 주문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런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목적과 가치에 따라 다르다. 스스로 가치 있다고 믿는 일을 하고 있고 세상에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기여를 하기를 원한다면 그 자체로선 좋은 일이다. 문제는 이런 회사의 비전을 따르는 것이 자발적인 선택이 아닐 때 발생한다. 만약 지금 스스로 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그 일을 하기 위해 나의 건강과 사회적 관계들을 단절해야 한다면 그 일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지속가능하거나 건강한 일이 아니다. 이런 환경을 나는 ‘독성이 높은 환경(Toxic Environment)’이라고 부른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조사에 따르면 매년 194개국에서 75만 명이 과로로 사망한다. 목적이 결여된 상태에서 충분한 휴식 또는 사회적 관계 없이 극한의 시간을 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훈련이 중요한 군인이나 엘리트 운동 선수에게도 휴식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직장인이라고 예외가 돼서는 안 된다.

마음 챙김이나 명상 등 직원들의 정신 건강 관리를 한가한 소리로 치부하는 리더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모든 사람이 명상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마음 챙김은 다르다. 우리는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마음 챙김을 일상화해야 한다. 직원들 스스로 감정과 상태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사실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영자가 이끄는 비즈니스는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갖기 어려울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하고 싶다. 지금이라도 감성 지능, 목적이라는 키워드를 염두에 두고 경영자 자신과 직원들을 위해 마음 챙김의 중요한 기술과 그 실천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31호 Data Privacy in Marketing 2021년 10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