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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Brief-Case: 도로공사와 산업인력공단의 공공 서비스 혁신

공유 주방 나이트카페, 외국인 고용 업주 컨설팅
공공 부문의 ‘고객 감동’ 수요창출형 혁신이 뜬다

박상욱,박인선,이연복 | 296호 (2020년 5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최근 일부 휴게소에서 최저임금 상승과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인건비 부담이 발생하자 야간 시간에 문을 닫는 곳이 생겨났다. 한국도로공사는 야간에도 따뜻한 음료나 간식을 원하는 야간 이동 고객들의 수요를 파악하고 공유 주방인 ‘나이트카페’를 기획했다. 청년이나 사업 실패 경험자, 경력 단절 여성 등이 목돈 없이 창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외국인 근로자 대상 서비스의 초점이 ‘고용 사업주’보다 ‘외국인 근로자’에 집중돼 있다는 것을 포착하고 사업주를 위한 지원 서비스를 만들었다. 공단 직원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체류 관리와 출입국 관련 각종 행정 사항, 노무 관리, 문화적 차이로 인한 갈등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해 컨설팅해주고 있다.


편집자주
한국공기업학회가 주관한 ‘2019년 제1회 공공기관 서비스 혁신 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한국도로공사(공기업 부문)와 우수상을 수상한 산업인력공단(준정부기관 부문)의 공공 서비스 혁신 사례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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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은 독자 여러분들이 비즈니스를 운영하면서 터득한 노하우를 케이스 스터디 형태로 직접 기고할 수 있는 ‘DBR 브리프 케이스(DBR Brief-Case)’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실제 사업을 운영하는 비즈니스 실무자, 전체 전략을 수립/진두지휘하고 있는 고위 임원, 컨설팅•자문 등을 통해 해당 사업을 면밀히 지켜봐 온 학계 및 컨설팅 관계자 등 전문 영역에서 다양한 비즈니스를 성공시키기 위해 애쓰는 비즈니스 리더 여러분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원고는 dbr@donga.com 으로 보내주시면 심사 및 편집진의 윤문을 거쳐 DBR에 게재됩니다. DBR 독자들과 노하우와 인사이트를 나누면서 국내 산업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본 신규 코너에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사례 1 한국도로공사: ‘공유 주방 나이트카페’

서울에서 국숫집을 운영하던 김현호 씨(46)는 2018년 말 사업을 접었다. 월 200만 원가량 나오는 매출로는 임대료와 인건비, 재료비를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마지막 몇 달은 마이너스가 났지만 사업 초기 잘되던 시절을 떠올리며 버텼다. 점점 집안 사정이 여의치 않아지면서 결국 가게를 닫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재창업을 결심했지만 대부분 목돈이 들어가는 탓에 쉽지 않았다.

김 씨는 반년 넘게 시간을 보내다가 우연히 인터넷에서 한국도로공사의 ‘공유 주방 나이트카페’ 공모를 보게 됐다. 창업비용 없이 야간에 휴게소 유휴 매장을 운영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었다. 그는 2주 넘게 자기소개서와 사업계획서 등을 준비해 제출했다. 결과는 ‘합격’. 성남시에 있는 자택에서 가까운 죽전휴게소에서 ‘나이트카페’를 운영할 수 있게 됐다. 밤 8시 반부터 자정까지 핫도그 4종류를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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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가게에선 코로나19 타격에도 불구하고 하루 60∼70개의 핫도그가 팔린다. 주말에는 200개까지 판매된다. 월 순수익만 300만 원이 넘는다. 무엇보다 공유 주방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는 게 컸다. 냉동 시설이나 튀김 기계 등 주방 시설을 차릴 비용이 전혀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창업비용이 하나도 들지 않았고 실습 교육도 휴게소 측이 해주고 있어 초기 부담이 적어 좋다”고 말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전국의 고속도로망을 건설, 유지 관리하는 업무 외에 약 200개에 달하는 고속도로 휴게소를 관리하는 임무도 맡고 있다. 대부분의 휴게소는 운영권 입찰을 통해 민간 업체에 위탁한다. 매장 운영 시간 역시 각 운영사의 여건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되는데 최근 최저임금 상승과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인건비 상승 요인이 발생해 이용객이 적은 야간시간에 문을 닫는 매장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야간에도 따뜻한 음료나 간식을 원하는 야간 이동 고객들의 수요가 있다. 도공이 추진한 ‘나이트카페(Night cafe)’는 야간에 문을 닫는 휴게소 매장을 청년들에게 창업 공간으로 제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야간 고객 서비스를 개선하는 휴게소 운영 방식이다. 하나의 매장을 낮(8시∼20시)에는 운영사가, 밤(20시 이후)에는 청년 창업자가 이어받아 운영하는 것이 포인트다.

하지만 준비 과정에서 두 가지 난관에 부딪혔다. 식품위생법은 사업자 간 교차 오염 우려, 위생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 규명 등의 이유로 구획되지 않은 하나의 주방(매장)에 2명 이상 사업자의 영업신고를 불허하고 있다. 또, 휴게소 운영사도 수익을 내지 못하는 야간에 초보 청년 창업자가 매장을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지 미지수였다. 식품위생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공은 주관부처인 식약처를 찾았다. 휴게소 운영사, 국토부, 식약처, 지자체를 아우르는 협의를 수차례 이어가 식약처가 공유 주방 위생 관리 가이드라인 제정 및 종사자 위생교육 등 제도적 지원을 제공하고, 도공은 제반 사업을 추진하기로 역할 분담을 모색했다.

이때 마침 정부가 규제 완화 시책으로 도입한 규제 샌드박스 제도가 해결책으로 등장했다. 2019년 4월19일 산업부의 제3차 산업융합규제특례심의회의 의결을 거쳐 식품위생법이 제정된 지 57년 만에 국내 최초로 공유 주방 영업에 대한 실증특례(시범 휴게소 2곳, 2년 이내)를 부여받아 나이트카페 사업을 가로막고 있던 현행법 규제 문제를 해소했다.

도공은 야간 매장의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예상 매출액을 산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했다. 창업자의 고유 메뉴 외에 주간 매장의 인기 메뉴와 커피 등을 추가로 취급할 수 있도록 하고, 해당 매장에 대한 도공의 임대료를 면제했다. 이외에도 커피머신, 간판, 판촉품 등을 지원했다. 무엇보다 창업자가 기존 설비를 그대로 공유하므로 매장당 평균 2600만 원의 창업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2019년 6월20일 휴게소 2곳에서 개장했고, 현재는 추가 실증 특례를 통해 경부고속도로 안성(양방향), 죽전(상행), 서울만남(하행), 중부고속도로 하남만남, 서해안고속도로 화성(상행) 총 6곳에서 나이트카페 매장이 운영 중이다. 개점한 창업자 14명은 경력 단절 여성, 사업 실패 경험자 등 재기를 꿈꾸는 사회적 약자들이 대다수다. 나이트카페는 하루 4시간가량의 틈새시간 운영으로 높은 수익을 내며 순항 중이다. 도공은 2022년까지 전국 휴게소 50개소 이상에 나이트카페를 적용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도공은 나이트카페의 혁신 사례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공유 주방 활성화 간담회, 기재부 공공기관장 워크숍, 대한민국 정부혁신박람회 등을 통해 공유하면서 식품안전정보원의 공유 주방 법제화 연구, 한국행정연구원의 규제 샌드박스 제도 개선 연구 등에 조력했다. 그 결과 정부의 공유 주방 청년 창업 지원 사업과 시간제 공유 방식을 채택한 민간 공유 주방 사업의 활성화에 단초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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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상욱sangook.park@snu.ac.kr

    박상욱 교수는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영국 서섹스대에서 과학기술정책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숭실대 행정학부 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대 과학사 및 과학철학협동과정에서 과학정책을 담당하고 있다. 다년간 공공기관 경영평가위원을 지냈으며 한국공기업학회 이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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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인선park8404@ex.co.kr

    박인선 차장은 경북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2007년부터 한국도로공사에 재직 중이다. 홍보실과 지역본부 근무를 거쳐 현재 휴게시설처에서 휴게소 서비스 혁신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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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연복bog@hrdkorea.or.kr

    이연복 본부장(산업경영공학 박사)은 1979년 한국산업인력공단에 입사해 인재개발팀장 및 기획평가팀장, 글로벌일자리지원국장을 역임했다. 현재 국제인력본부장으로 재직하며 외국인고용지원과 해외취업지원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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