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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5. 5G 적용 사례

스마트 팩토리, 자율주행, 원격 의료…
5G가 날개 달아준 ‘4차 산업혁명’

김선영 | 275호 (2019년 6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5G 통신기술의 대표적인 특성인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은 스마트 팩토리, 자율주행,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을 실현 가능하게 해준다. 제조업에서는 5G 기반의 스마트 팩토리가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는 사각지대 없는 영상 정보 및 수많은 센서 정보를 24시간 동안 끊김 없이 수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예측할 수 없는 안전사고나 기계 결함을 막을 수 있고, 데이터를 활용해 효율적인 공장 관리도 가능해진다. 운송 분야에서는 ‘자율군집주행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다. 맨 앞 차량에만 사람이 탑승하고 차량 간 통신을 통해 무인 화물차들이 뒤따르는 형태다. 화물차 여러 대가 대열을 만들어 최적의 루트로 운행해 연료비와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

편집자주
본 원고는 삼정KPMG경제연구원이 2019년 2월 발간한 Samjong INSIGHT ‘5G가 촉발할 산업 생태계 변화’를 기반으로 작성했습니다.



2G, 3G에서 LTE에 이르기까지 무선 네트워크 진화의 중심 키워드는 ‘속도’였다. 5G는 다운로드 기준 최대 20Gbps 속도를 제공하는데 LTE 대비 20배 빠른 속도로 1초당 2.5GByte를 전송할 수 있다. HD급 영화 한 편이 보통 2GByte임을 감안할 때 5G 환경에서는 0.8초면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5G에 주목하는 이유는 빠른 ‘속도’ 때문만은 아니다. 단위 면적(1㎢)당 100만 개의 사물을 연결하는 초연결성과 1ms(milliseconds, 0.001초) 수준의 초저지연성(Low Latency)을 제공하며 기존 네트워크와 차원이 다른 인프라로 진화했기 때문이다. 딜로이트에 따르면 5G는 초고속(eMBB)뿐 아니라 초저지연·고신뢰(URLLC), 초연결성(mMTC) 등 네트워크 성능 고도화를 통해 산업용 사물인터넷(IoT), AR/VR, 로봇 원격 제어 등 컴퓨팅(Computing) 능력을 크게 향상할 수 있다. 또한 저지연성을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지원해 다양한 산업군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1 특히 자율주행차, 원격 로봇, 원격 의료 등 미세한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미션 크리티컬(Mission Critical)’ 서비스들이 가능해진다. 이와 동시에 가전제품, 미터링 등 사물 인터넷(IoT) 중심으로 전개되던 논의를 자동차, 드론, 로봇 등 대규모 사물인터넷(Massive IoT)으로 확대할 수 있다. 5G는 4차 산업혁명의 시발점인 셈이다.



이에 따른 경제적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Global System for Mobile communication Association)는 5G가 산업자동화, 원격 조작 등 새로운 활용 사례(Use Case)를 통해 GDP 증가 및 세수 확보에 기여할 것이고 내다봤다.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효과도 2024년 131억 달러에서 2034년 5650억 달러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 KT경제경영연구소의 『5G의 사회경제적 파급 효과 분석』 3 에 따르면 5G는 국내 10개의 산업 및 4개의 기반 환경 4 에서 2030년 최소 47조8000억 원의 사회·경제적 파급 효과를 유발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처럼 5G가 사회 변혁의 주도적 인프라로서 커다란 사회·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5G의 잠재력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시각도 있다. 그래서 일부 사업자들은 5G를 자사 비즈니스에 활용하기 위해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게 느낀다. 최근 기업에서 구체화하고 있는 5G 적용 사례를 살펴봄으로써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Part 1 스마트 팩토리: 24시간 안전하고 효율적인 프로세스 구축

앞서 말한 것과 같이 4차 산업혁명의 대표적인 분야인 제조업에서 5G 기반의 스마트 팩토리가 주목받고 있다. 독일의 제조사들은 5G의 잠재력을 이미 눈치채고 공장 내 작업 환경에 5G를 적용하는 것에 관심을 갖고 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아우디, BMW 등 주요 제조사 및 항만사업자들을 상대로 한 인터뷰에 따르면 5G는 다양한 종류의 장비에 맞춤형(customized) 네트워크를 제공할 것이며 유비쿼터스 연결성을 제공해 생산 과정의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8년 4월 독일 전기전자산업협회(ZVEI)는 산업 영역에서 5G 활용을 확대하고 공장 구축 초기 단계부터 5G 기반 설계를 목표로 하는 5G-ACIA(alliance for industrial and automation)를 설립했다. 아직 망 구축이 완벽히 되지 않았지만 제조업자, 통신사, 장비사들이 선제적으로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그동안 제조업자들이 대형 생산 공정에 통신망을 설치할 때 네트워크 안정성 때문에 무선보다는 유선망을 선호했다. 그런데 유선은 위치 변경과 기기를 추가로 설치하는 데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어 와이파이(Wi-Fi) 등 무선망을 보완적으로 활용했다. 5G는 데이터 전송의 안정성과 보안을 확보함과 동시에 유연한 네트워크를 제공할 수 있다. 제조업의 디지털 혁신(Digital Transformation)이 가능한 환경이 마련되는 것이다.

그중 대표적인 것은 24시간 끊김 없는 실시간 모니터링(real-time monitoring) 서비스다. 공장 화재나 위험 물질 유출 등 산업 재해는 경제적 손실뿐 아니라 인명 피해로 이어지는 심각한 사회 문제다.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 Closed Circuit Television)을 통한 관제, 근무자 안전 규칙 준수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산업재해는 끊이지 않고 있다. 물론 안전 관리 소홀을 비롯해 작업자의 안전에 대한 인식 부족과 같은 근본적 문제 해결이 중요하겠다. 하지만 물리적 한계도 분명히 존재한다. 2017년 한국 제조업 현장에 아날로그 CCTV는 평균 6.2대, 디지털 CCTV는 평균 0.6대 수준으로 보급된 것으로 조사됐다. 5 아날로그 CCTV는 최대 SD급 화질까지만 전송이 가능하기 때문에 관제센터에서 작업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화질 문제뿐 아니라 보통 한두 사람이 수십 대의 카메라를 관제하는데 감시자의 감시 효율 분6 에 따르면 한 사람이 2대 이상의 화면으로 감시하는 경우 22분만 지나도 위험 상황의 95%를 놓친다. 사람에게 의존한 안전 관리에 근본적인 한계가 존재하는 셈이다.

5G 기반의 스마트 팩토리는 360도 CCTV, 산업용 IoT 등을 기반으로 사각지대 없는 영상 정보 및 수많은 센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영상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24시간 안전한 공장을 구축할 수 있다. 공장 내 감전, 낙하, 충돌, 화재, 유해가스 유출 등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사고나 재해를 24시간 자동 감지해 관제사 및 사고 발생 구역의 작업자에게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예컨대, 화재 위험 구역에서 라이터 불과 같은 징후가 감지되면 관제사에게 즉각 알림이 가고, 관련 화면을 자동 재생한다. 이때 영상의 객체 인식 및 기기에 부착된 센서 정보를 결합해 관제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가령, 열화상 카메라에서 일정 온도 이상이 느껴지면 광전식 연기 센서(optical smoke sensor)를 이용해 연기 입자를 감지하고 영상 정보 분석을 더해 이중으로 체크할 수 있다.

또 출입구 앞에 설치된 모니터로 작업자의 복장을 분석할 수 있다.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았을 때 경보를 울리고 출입을 제한할 수 있다. 작업 중이던 근로자가 쓰러지거나 기기·설비 등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객체 인식 및 이벤트 감지 등과 같은 지능형 영상 분석을 통해 관리자에게 알려 빠른 조치를 할 수 있다.

다양한 정보를 기반으로 한 기기 설비 예지 보전(predictive maintenance), 생산 품질 관리 등 제조 프로세스의 최적화도 가능해질 것이다. 과거 설비 보전은 대부분 관리자의 경험적 판단에 의존해왔다. 설비 고장 이후에 결함의 원인을 찾아 유지보수를 진행하는 사후 보전(Reactive Maintenance) 방식이었다. 최근에는 설비 부품의 수명을 미리 계산해 주기적으로 부품을 교체하기도 한다. 설비 중요도와 설치 환경에 따라 설비 상태가 기준치 이하가 되면 수리를 실시하는 예방 보전(Preventive Maintenance) 방식도 발전했다. 그러나 IBM 7 에 따르면 설비 고장의 89%는 시간 경과와 무관하게 무작위로 발생한다. 이와 같은 방식들은 과도한 보전이 일어나거나 초기 설비 결함을 검출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뒷받침해 준다.

5G는 초연결성을 기반으로 다량의 데이터를 수집·전송할 수 있다. 경험 중심에서 벗어나 데이터 기반의 공장 운영을 가능케 한다. 예지 보전 방식은 기기 설비를 작동시킬 때 과거 학습된 데이터 패턴과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 관리자가 사전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해준다. 기기 고장과 문제 사항을 예측하고 적합한 부품 교체 시기를 제안함으로써 효율적으로 공장을 운영할 수 있다.

기기 설비 예지 보전을 넘어 생산 장비의 특성부터 작업 현황, 공장 내부 환경 조건까지 실제 공장과 동일한 상태인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을 구축하는 방법도 있다. 이를 통해 제품 설계 단계부터 출시 이후까지 전 상황을 분석할 수 있다. 또한 기기 교체 등을 디지털 트윈상에서 시뮬레이션하는 것까지 가능하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가트너(Gartner)는 2021년까지 산업용 제품을 생산하는 대기업의 절반 정도가 디지털 트윈을 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8

디지털 트윈의 한 사례로 독일의 로봇 제조사인 쿠카(Kuka)를 들 수 있다. 쿠카 공장에서 생산라인을 담당하고 있는 로봇에는 여러 부품이 들어간다. 한 개의 부품 결함으로 인해 공장 전체를 가동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쿠카는 용도별 로봇 팔이 마모되는 수준을 측정한 데이터로 실제 제조 현장의 로봇과 똑같은 로봇을 시뮬레이션상에 만든다. 쿠카는 가상의 상황에서 언제 로봇 팔이 마모돼 고장이 날지 예측하고 필요한 부품을 미리 주문해 놓는 프로세스를 구축함으로써 공장의 가동률을 극대화하고 있다.

또 주목받고 있는 활용 사례는 AR 기반의 원격 지원 솔루션이다. 작업장에 있는 근로자는 공장 내 기기·설비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기기·설비 운용을 위한 매뉴얼을 숙지해야 한다. 그러나 설비가 복잡할수록 직원들이 매뉴얼을 숙지하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숙지를 하더라도 실수하기가 쉽다. 설비·기기의 시스템상 기술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보통 작업장 외부에 있는 전문가의 지식이 필요하다. 하지만 전문가가 직접 현장에 방문해야 하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5G를 활용하면 이 상황도 충분히 해소가 가능하다. 공장 현장에 있는 작업자가 AR 글라스나 태블릿으로 설비·기기를 비추면 개체 인식을 통해 원거리에 있는 전문가가 해당 기기를 확인해볼 수 있다. 그리고 기기에 맞는 조작 매뉴얼이나 도면 등을 작업자의 시야 내에 제공해 작업을 도울 수 있다. 작업자는 매뉴얼을 숙지할 필요가 없고, 실수도 줄일 수 있다. 최근 구글은 이 같은 원리를 적용한 산업용 AR 글라스인 ‘글라스 엔터프라이즈 에디션(Glass Enterprise Edition)’을 출시했다. 농기계 제조사인 AGCO는 구글의 산업용 AR 글라스를 활용해 제품 조립 시간을 25%, 검사 시간을 30% 단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Part 2 자율주행 자동차 : 군집주행, 인포테인먼트 고도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KT는 경포대 인근 3.8㎞ 구간에서 차량 3대를 연결한 협력 편대 자율주행을 구현한 바 있다. 각 차량 및 교통 인프라 간 교통 신호, 도로 환경 등의 교통 정보를 실시간으로 교환해 군집 주행을 선보였다.

자율주행에 사용되는 센서는 다양하다. 1) 교통표지판, 차선 이탈 등을 파악하는 카메라, 2) 전자파를 기반으로 물체의 방향, 거리, 속도를 추적하는 레이더, 3) 고출력 펄스 레이저를 통해 3D 환경 정보를 인식하는 라이더(LiDAR)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차량에 부착된 센서와 카메라를 기반으로 하는 ‘자립형(Stand-alone)’ 방식은 센서 탐지 거리가 짧고 센서 너머의 장애물을 인식하지 못한다. 특히 카메라와 레이더는 악천후와 같은 주변 환경에 취약한 점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5G 기반의 V2X(Vehicle to Everything communication)는 이러한 안전성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V2X란 차량이 통신망을 통해 다른 차량(V2V), 인프라(V2I), 보행자(V2P) 등 9 주행 환경 내 모든 개체를 연결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센서 탐지 범위 밖의 정보를 전달해 센서 기반의 자율주행 방식을 보완할 수 있다. V2X 기술은 크게 와이파이(Wi-Fi) 기반 DSRC(Dedicated Short-Range Communication) 방식과 이동통신(Cellular) 방식으로 나뉜다. 데이터 전송률, 신뢰성, 지연시간 면에서 이동통신 방식이 더 우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10



5G를 기반으로 한 V2X를 통해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의 안정적 지원이 가능해진다. ADAS란 센서와 영상장비 등으로부터 수집된 정보를 기반으로 운전자에게 위험요소를 전달해 사고 예방과 안전에 기여하는 보조 시스템을 통칭한다. 전방 차량과의 상대 속도와 거리를 측정해 충돌이 예상되는 경우 운전자에게 경고하거나 갑작스런 전방 추돌 사고, 보행자 출현 등으로 인한 사고 등을 방지하도록 돕는다.

5G는 특히 초저지연성을 통해 ADAS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3GPP 11 에 따르면 안전한 자율주행을 위해 1ms 이하의 네트워크 지연을 보장하는 초저지연성이 필수적이다. 자동차가 120㎞/h로 달린다고 가정해보자. 기존 통신 환경에서는 약 30ms 지연이 발생한다. 관제센터에서 자율주행 차량에 긴급 제동 명령을 보내더라도 1m 이동한 후에 정지 신호를 수신하게 되는 것이다. 5G를 적용하면 3.3㎝ 이동 후 정지 신호를 수신하게 된다. 거의 실시간으로 제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2019년 3월 일본 2019 국제심포지엄에서 KDDI의 실증 실험 결과에 따르면 차량 또는 인프라에 설치된 카메라로부터 전송받는 영상의 질에 따라 파악 가능한 정보의 양과 정확도가 크게 차이가 났다. 5G는 HD 또는 FHD(Full HD)보다 4∼8배 뛰어난 4K UHD(초고화질)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어 전방의 보행자, 차량 등에 대한 정보를 선명하게 인식할 수 있다.

화물차 자율군집주행(Cooperative Platooning)도 주목받고 있다. 자율군집주행은 맨 앞 차량에만 사람이 탑승하고 뒤 차량들은 차량 간 통신을 통해 무인 차량이 줄지어 주행하는 방식을 말한다. 군집주행 차량 간 간격은 10m 내외 수준으로 기존 고속도로 안전거리 기준이 100m임을 고려하면 그 거리가 획기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엑센추어에 따르면 군집주행의 효과로 후행 차량의 공기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어 약 25%의 연료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졸음운전, 과속 등의 사고 가능성도 줄어드는 장점이 있어 운송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다. 선두 차량에서 후미 차량의 조종 장치, 엑셀, 브레이크를 실시간으로 조절해야 하기 때문에 5G를 통한 차량 간 초저지연 통신이 매우 중요하다.



2018년 3월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는 자율주행 트럭을 이용한 장거리 화물 운송 서비스를 개시했다. 고속도로 입구에 있는 집하장까지는 일반 트럭으로 이동하고, 고속도로 입구에서부터는 자율주행 트럭에 연결해 운송하고 배송지 근처에 도착하면 다시 일반 트럭으로 교체해 운송하는 것이다. 이처럼 자율군집주행은 도심 택시나 승용차보다 상대적으로 도로 환경이 단순한 고속도로에서 먼저 적용해볼 수 있다. 화물 열차와 같은 대열 주행이 현실화할 경우 화물의 주행 상황, 정체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최적 대열을 구성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임금, 연료, 보험료 등이 줄어들어 물류사업자의 영업이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측되는 등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 때문에 일반 자율주행 승용차보다 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의 고도화를 기대할 수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보편화함에 따라 차 안에서 운전에 집중했던 개인들은 이제 차 안에서 다양한 여가 활동을 즐길 수 있다. 이른바 ‘승객경제(Passenger Economy) 효과’가 기대되는데 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에 따르면 승객경제 효과는 2035년 8000억 달러, 2050년 7조 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5G가 제공하는 초고속 통신망의 경우 AR/VR 등과 같은 대용량 미디어를 고속 이동 중에도 실감 나게 구현할 수 있어 활용도가 더욱 많아질 것이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KT는 5G 통신 기반 협력편대 자율주행과 함께 차별화된 UHD 영상 스트리밍, 5G 멀티채널 라이브 등 진화한 차량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제안했다. 5G망에서는 106개의 4K 영상을 모두 끊임없이 구현할 수 있었지만 LTE망 이용 시 제대로 된 동영상을 감상하기 어려운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Part 3 미디어 : 실감형(Immersive) 콘텐츠를 양방향으로 소비

마지막으로, 5G의 B2C 시장에서 가장 큰 변화가 기대되는 영역은 미디어다. 초고속 대용량 네트워크는 더 높은 해상도를 지원할 수 있어 미디어 소비가 더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 나아가 5G의 초저지연성을 통해 미디어 시장이 VR/AR 서비스로 확대될 수 있다.

현재 소비자가 미디어 콘텐츠를 요청하면 원거리에 위치한 중앙 서버를 이용해야 한다. 데이터 사용량과 빈도가 늘어나면 중앙 서버에 과부하가 걸리고 네트워크 병목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중앙 서버에 저장한 미디어 콘텐츠들을 사용자 근처에 위치한 에지 서버로 전진 배치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데이터를 즉각적으로 전송해 지연 시간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VR 콘텐츠를 볼 때 영상이 흐릿하게 보이는 모션 블러(Motion Blur) 현상을 없애려면 초당 60∼120개의 프레임을 처리해야 한다. 또 일반적으로 VR 영상은 기존 영상 대비 4배 많은 데이터를 요구하고, 적어도 800Mbps 이상 속도로 전송돼야 한다. 12 5G 네트워크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360도 웨어러블 카메라, 드론과 같은 다양한 장비를 이용한 고화질 영상을 방송하기 위해서도 대용량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통신망이 필요하다. 360도 VR 영상 스트리밍을 예로 들어 보자. 360도 VR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선 다양한 각도에서 찍은 여러 장의 사진을 한 장면으로 이어 붙이는 스티징 기법이 중요하다. 영상 한 장면당 최소 33장 사진이 필요하다. 그만큼 한 번에 전송해야 하는 데이터 용량이 커진다. 4K · 8K 등 고화질 영상도 5G 통신망을 통해 끊김 없이 볼 수 있다.


5G의 무궁무진한 잠재

이처럼 5G는 기존 네트워크와는 다른 특성을 지원한다. 스마트 팩토리, 자율주행 자동차 등 경제의 근간이 되는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고 소비자들이 겪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은 통신사업자, 정부, 장비사 등이 합심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인프라를 구축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4차 산업혁명의 선도자로 성장할 수 없다. 각 산업계의 적극적 협력을 통해 5G 레퍼런스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5G 융합 서비스 시장 선점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필자소개 필자소개 김선영 KT 경제경영연구소 선임연구위원 sun-y.kim@kt.com
필자는 서울대 사범대학 수학교육과를 졸업한 후 서울대 사회과학원 경제학부 석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경제연구소를 거쳐 2013년부터 KT경제경영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주요 관심사는 5G와 융합 산업이다.


DBR mini box: 쇠락과 성장의 갈림길에 선 기업들… 5G 시대의 기업 전략 방향성은?

편집자주
본 원고는 삼정KPMG경제연구원이 2019년 2월 발간한 Samjong INSIGHT ‘5G가 촉발할 산업 생태계 변화’를 기반으로 작성했습니다.



5G가 2019년 본격 상용화하면서 국내외 기업들은 5G와 관련된 비즈니스 전략 수립과 이행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5G 시장의 개화에 발맞춰 시장 특수를 누릴 수 있는 신규 사업의 기회를 모색하는 기업들은 활기를 띠고 있다. 반면 5G 시대가 본격화하면 자사의 주력 비즈니스가 사양 사업이 돼 쇠락의 길로 접어들 것을 우려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통신사, 장비 업체, 미디어ㆍ콘텐츠 기업뿐만 아니라 5G의 영향권에 있는 다수의 기업은 5G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5G 시대에 필요한 기업의 전략은 크게 네 가지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 ‘리포지셔닝 및 자원 재배분(Repositioning & Reallocation)’ ‘연결성에 기반한 투자(Connect & Investment)’ ‘고객 중심적(Customer Centricity) 가치 극대화’ ‘시장 선점 및 글로벌화(Pioneer & Globalization)’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기업의 대응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전략 1. 리포지셔닝 및 자원 재배분(Repositioning & Reallocation)

5G 시대의 문이 열리면서 기업들은 각기 다른 상황을 맞이했다. 5G 시대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섹터를 선제적으로 준비했던 기업은 투자 회수 사이클을 경험할 것이다. 반면 자사의 주요 비즈니스가 쇠락 산업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흥망성쇠의 흐름에서 쇠퇴의 길로 들어서게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5G로 인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자사 비즈니스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자사의 주력 사업이 쇠락 산업으로 분류되는 기업의 경우, 새로운 길로 리포지셔닝해야 한다. 자사의 핵심 역량을 재분석하고, 자원을 재배분해 기업이 재도약할 수 있는 적기를 포착해야 할 것이다.

가령, 방송·미디어 기업은 5G 시대를 맞아 쇠락할 수도 있고, 역으로 더욱더 성장할 수도 있다. 넷플릭스 등이 주도하고 있는 온라인 영상 스트리밍(OTT, Over the Top) 업계는 5G 시대를 맞아 성장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유선방송 및 콘텐츠 제작 회사는 생존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최근 미국 미디어 업계의 변화를 보면 대응책을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다. 자사가 보유한 강력한 콘텐츠 역량을 강화해 OTT 시장에 진출한 예도 있다. 영화 제작사인 디즈니는 어벤저스, 스타워즈, 마블코믹스 등 전 세계에서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킬러 콘텐츠를 내세워 올해 하반기부터 유로 구독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넷플릭스 등 경쟁사에서 제공하고 있는 자사 콘텐츠를 철수할 방침도 세웠다. 이로써 디즈니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략 2. 연결성에 기반한 투자(Connect & Investment)

5G 시대에는 여러 산업이 융복합화된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 간, 기업 간의 연결성이 가속화·고도화되는 상황에서 투자 역시 생태계의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실행해야 한다. 새로운 제품ㆍ서비스의 개발과 출시를 위한 다른 기업과 혹은 다른 부서와의 협업은 비즈니스의 기본이 됐다. 자사만의 연구개발(R&D)이 아닌 다른 주체와 네트워킹해 연결성 속에서 새로운 탐구와 발견을 해나가는 연결개발(C&D, Connect & Development) 전략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

이를 위해선 신기술·신상품·신시장 확보를 위해 동종 업계 간, 혹은 이종 업계 간의 인수합병(M&A)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KPMG의 2018년 조사 결과, 글로벌 기술 기업의 CEO 가운데 81%는 향후 3년간 조직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전략으로 M&A를 꼽았다. 아울러 미국 통신기업의 CEO 중 75%는 향후 3년간 M&A를 할 의향이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현재는 이 같은 움직임이 국내외 통신사를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미국의 버라이즌, T모바일뿐만 아니라 소프트뱅크,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여러 국내외 통신사의 5G 관련 M&A는 크게 3가지 관점에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5G 네트워크 도입 준비를 위한 M&A다. 버라이즌은 2018년 2월 39㎓, 28㎓ 고주파 대역에 대한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는 통신 자산 회사 스트레이트패스 커뮤니케이션스(Straight Path Communications)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5G 네트워크에서 사용되는 주파수 대역 인프라를 확보했다.

둘째, 5G 시대에서 보안 역량 강화를 위한 M&A도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5G 시대의 개화와 함께 자율주행 자동차와 스마트 팩토리, 원격 의료 등의 부문은 빠르게 발전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이들 부문은 인간의 안전과 생명에 밀접히 관련돼 있다. 5G의 발전에 못지않게 보안의 진화에 주안점을 둬야 하는 이유다. 실례로 SK텔레콤은 2018년 2월 양자암호통신 분야 업체 IDQ를 인수하며, 이를 통해 5G 통신망의 보안성 향상과 해킹 위험을 줄이고자 했다.

셋째, 5G가 촉매제로 작용해 발전할 산업을 둘러싼 M&A가 나타난다. 소프트뱅크는 2017년 6월 4족 보행 로봇개발업체인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 5G 시대에 원격 조작 로봇 시장이 부상할 것을 염두에 둔 M&A로 풀이된다.


전략 3. 시장 선점 및 글로벌화(Pioneer & Globalization)

5G의 도입으로 통신사와 통신 장비 기업, 디바이스 기업 외에도 다양한 새로운 섹터의 플레이어가 신시장 선점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새로운 5G 섹터에서는 기술과 시장을 선점하는 기업이 선발주자로서의 효과를 누리게 마련이다. 기업의 기술 개발이 특허 출원, 상업화까지 이어지도록 해서 자사 기술이 ‘사실상 표준(De Facto Standard)’으로 자리 잡기 위한 로드맵을 수립해야 한다.

최근 국내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국내 비즈니스와 해외 비즈니스를 동시다발적으로 일으키는 모습 또한 나타나고 있다. 자율주행, 원격 의료, VR 서비스 등을 개발하는 국내 스타트업들이 국내보다 미국이나 유럽 등의 시장을 먼저 공략하는 전략을 선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5G 관련 기술에는 아직 독보적인 선두주자가 많지 않다. 이제 막 새로운 이동통신 기반이 시작되면서 누구나 비슷한 출발선에 서 있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불리함이나 장벽이 아직 크게 존재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상대적으로 데이터가 풍부하고, 관련 기술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실리콘밸리나 자사 비즈니스의 타깃이 있는 현지에 사무실을 내고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 한국보다 더 넓은 시장을 공략해 규모의 경제를 조금 더 빠르게 달성할 수 있다는 점도 노리고 있다. 이처럼 한국 시장을 고집하는 것보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

이제 메가 트렌드는 국경을 넘어 다양한 국가에서 전방위적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기업들은 5G 시대에서의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타기팅하는 글로벌 고객이 누구이며, 어떠한 니즈를 지니고 있는지,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눈으로 살펴봐야 한다.

또한 5G 시대 개막과 함께 태동하는 신시장에서 글로벌 패권을 잡기 위해서는 해외 국가별 5G 도입 시기와 이에 따른 5G 관련 신시장의 개화 시점을 사전적으로 분석해 놓아야 한다. 5G로 인해 부상할 섹터를 한 국가 안에서만 보는 근시안적 관점이 아닌 멀리 내다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5G 시대 도래와 함께 글로벌 무대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는 5G 신시장 전략이 중차대한 시점이다.

필자소개
양승열 삼정KPMG 부대표 seungyeoulyang@kr.kpmg.com
양승열 부대표는 한국공인회계사이며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KPMG TMT(Technology, Media, Telecommunications) Industry의 한국 리더이자 삼정KPMG COO(최고운영책임자)다. ICT 기업들의 회계감사 및 자문 서비스를 담당했으며 KPMG UK 런던 사무실에서 근무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상장위원회 위원,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공시위원회 위원, 한국회계학회 부회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이효정 삼정KPMG 경제연구원 이사 hyojunglee@kr.kpmg.com
이효정 이사는 연세대 졸업 후 서울대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연세대에서 국제경영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삼정KPMG경제연구원에서 통신 산업을 비롯해 전자정보, 반도체, 미디어 산업 등을 연구하는 TMT Industry 팀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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