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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a & Business

기하급수적 성장을 꿈꾸는가? 플레이어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해야

정두희,강진아 | 246호 (2018년 4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근래 손꼽히는 실리콘밸리의 혁신 기업들은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투자에 비례해 산술급수적으로 성장하던 과거의 공식에서 벗어나 무서울 정도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다는 의미다.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목표로 한다면 염두에 둬야 할 세 가지가 있다. 증가하는 정보에 의존해야 하며, 제품의 성능에 지능을 더하고, 스스로 소유하기보다는 다양한 플레이어들의 참여를 독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흥미로운 골프 내기 게임이 있다. 골프 경기에서 지는 사람이 1000원씩 벌금 내기다. 홀마다 벌금은 두 배씩 증가한다. 1홀의 벌금은 1000원, 2홀은 2000원, 3홀은 4000원이다. 별로 부담되지 않는 금액이라고 가볍게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게임이 진행될수록 벌금의 수준이 달라진다. 10홀이 되면 51만2000원, 17홀이면 약 6500만 원, 18홀이면 약 1억3000만 원이 된다. 벌금이 늘어나는 패턴을 곡선으로 그리면 [그림 1]과 같은 모양이 된다. ‘시작은 미약하나 갈수록 심히 창대해지는 곡선’이다. 이것이 바로 요즘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추구하는 기하급수적 성장(exponential growth)의 모습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인풋(input)에 비례해 증가하는 산술급수적 성장(natural increase)과 대비된다.



기하급수적 성장의 조건
패스트컴퍼니(Fast Company)는 매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The Most Innovative Companies)을 선정한다. 2017년에는 아마존, 구글, 우버, 애플 등 기업들이 상위권에 선정됐고 스냅챗, 트윌리오, 코바니, 스포티파이 등 신흥 기업들이 10위권에 진입했다. 이들은 모두 혁신적 아이디어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기업이다. 6개월 이내 10억 달러 매출에 이른 이력이 있으며 성장 패턴이 기하급수성을 띤다는 공통점도 보인다. 가령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포티파이(Spotify)는 스웨덴의 20대 청년 대니얼 에크가 2008년 출시한 서비스다. 그는 음악 산업의 트렌드가 소유에서 원할 때 어디서든 접속해 듣는 공유로 바뀔 것을 예측해 서비스를 선보였다. 정교한 데이터 분석으로 이용자가 좋아할 만한 곡을 추천해준다는 매력을 앞세워 많은 사람을 끌어모았다. 해가 지날 때마다 성장률은 가속도를 보였고 9년이 지난 시점에는 6000만 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해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이 기업의 현재 기업가치는 200억 달러(약 22조 원)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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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유 때문일까? ‘사업을 하려면 기하급수를 타라’는 불문율이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창업자 및 투자자들 사이에서 회자된다. 그렇다면 기하급수적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기하급수적 성장을 하는 기업들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1. 정보에 의존하라

첫 번째는 ‘늘어나는 정보에 의존한다’는 점이다. 싱귤래리티대 창립자인 피터 디아만디스는 “정보를 상품으로 다루는 기업일수록 급속도로 성장하기 쉽다”고 말했다. 정보는 공유 혹은 분배 비용이 제로에 가깝고 확장성이 무한하기 때문이다. 1980년대 사람들이 음악 감상을 하는 방법은 테이프나 레코드판을 사서 듣는 것이었다. 친구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싶을 땐 테이프를 선물해 건네주곤 했다. 음악은 제한적으로 확산됐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테이프 형태의 아날로그 음악은 MP3의 디지털 형태로 바뀌었다. 음악을 쉽게 복제하고, 온라인으로 손쉽게 전송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온라인 스트리밍(예: 유튜브, 스포티파이) 혹은 다운로드 방식(예: 아이튠즈, 멜론)을 통해 음악이 빠르게 확산됐고, 여기에 인터넷 환경과 클라우드 서비스가 발전하면서 퍼지는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뮤직비디오를 공개한 지 52일 만에 1억 뷰를 기록했다. 그다음 앨범으로 내놓은 젠틀맨은 2013년 4월 공개 후 4일 만에 1억 뷰를 돌파했다. 쉽게 공유할 수 있는 정보 상품이라는 특성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미 실리콘밸리의 전설이 된 에어비앤비 역시 취급하는 상품이 정보라는 사실을 주지해야 한다. 창업자인 브라이언 체스키가 2008년 숙박업에 뛰어들 당시, 그는 여느 호텔업자처럼 건물을 마련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각자의 집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었다. 여기서 관리하는 것은 건물이 아니라 정보였다. 즉 에어비앤비는 집을 공유할 의향이 있는 전 세계 사람들이 입력한 ‘숙박 가능 정보’들을 정교하게 잘 관리하는 비즈니스다. 정보가 늘어나는 속도, 즉 사람들이 등록하는 숙소의 증가 속도 역시 기하급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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