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겸의 Sports Review
스포츠와 예측
스포츠는 예측으로 시작해서 예측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곧 시즌을 시작하는 미국 프로농구 NBA(National Basketball Association)를 떠올려 보자. 시즌 시작 전에는 올 시즌에 전년도 우승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또다시 우승을 할지, 르브론 제임스, 스테판 커리, 케빈 듀랜트, 러셀 웨스트브룩이 얼마나 좋은 활약을 펼칠지, MVP 상은 누가 탈지, 또 신인왕은 누가 될지에 대한 예측이 각종 미디어와 팬 커뮤니티를 채운다. 시즌 중에는 다음날 있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클리블랜드 캐발리어스(Cleveland Cavaliers) 라이벌전의 승자가 누가 될지, 역대 최다 3점 슛 같은 주요 기록들이 언제쯤 달성될지, 어떤 선수가 트레이드 마감시한 직전에 팀을 옮길 것인지에 대해 전문가와 팬들이 날마다 새로운 예측을 내놓는다.
또 챔피언 결정전이 끝나기가 무섭게 우승팀이 내년에도 우승을 할 수 있을 것인지, 어떤 팀이 우승팀에 도전장을 던질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분석들이 쏟아져 나온다. 한편 어떤 유망주들이 6월 말에 있을 NBA 드래프트에서 선발될 것인지와 같은 예측들이 다음 시즌이 시작될 때까지 끊이지 않고 나온다.
이처럼 예측 콘텐츠는 스포츠 시장에서 매우 잘 팔리는 중요한 상품이다. 만약 스포츠 소비자가 예측상품 또는 정보를 구하는 주된 이유가 불확실한 미래를 조금이라도 더 정확하게 내다보기 위한 것이라면 시장에 나와 있는 그 많은 예측상품들은 과연 살 만한 가치가 있을까? 수많은 예측들은 얼마나 정확하고 믿을 만한 것일까? 셀 수 없이 많은 종류의 상품들이 넘쳐남에도 불구하고 스포츠 시장에서 좋은 예측 상품을 구하는 것은 안타깝게도 매우 어렵다. 상품의 품질을 평가한 정보가 시장에 없을 뿐만 아니라 있다 하더라도 대다수 상품들의 품질이 매우 낮으며, 불량품을 파는 사람이나, 사는 사람이나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때문이다.
어떤 상품이든 품질은 상품 생산자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와 미래 구매의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스포츠 시장에선 예측 상품의 품질을 평가조차 하지 않는 것이 관행이다. 예측 상품의 품질을 평가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예측의 정확성일 것이다. 그런데 스포츠 분야에서 예측의 정확성을 기록하고 평가하는 일은 거의 없다. 예측은 제공하지만 그걸로 끝이다. 예측과 실제 결과를 비교하고, 비교 결과들을 추적 기록해 축적하는 것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어떤 전문가의 ‘승패 예측 정확도’ 같은 자료를 본 적이 있는가? 거의 없을 것이다. 있다고 하더라도 일회성에 그치며 체계적으로 이러한 기록을 축적하고 평가한 자료는 없다. 상품의 품질 평가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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