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고객센터
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Science Says

얼굴 넓은 CEO 성과가 더 좋다?

허행량 | 141호 (2013년 11월 Issue 2)

 

 

 

편집자주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은 비즈니스를 성공으로 이끄는 핵심 요소 중 하나입니다. 최근 뇌신경, 인지과학 등 다른 학문 분야의 가세로 커뮤니케이션은 점점 더 과학적인 단계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과학이 밝혀낸 커뮤니케이션 관련 최신 이론을 통해 개인과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소개합니다.

  

 

관상은 없다

 

외모로 인간을 평가하려는 것은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다. 영화 속 세상에서는=’ ‘=라는 공식이 대세다. 하지만 복잡다단한 인간사회에서 이 같은 단순논리는 살아남기 힘들다. 연쇄살인범이나 사기꾼과 같은 범죄자와 외모의 연관성을 규명하려는 과학자들의 노력은 언제나 실패했다.

 

우리는 매일 자신의 얄팍한 경험으로 인간을 주먹구구식으로 평가하고 있다. 운명을 알고 싶어 하는 인간의 뿌리 깊은 욕구를 해소하는 것은 관상의 영역이었지만 최근 들어 과학자들이 뛰어들면서 조금씩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맥을 짚어 질병을 진단하는 전통방식에서 혈액 검사 등을 통해 건강상태를 족집게처럼 알아내는 시대가 된 것처럼 신체적 특성을 통해 개인의 성향을 상당 부분 정확하게 예측하고 있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이 밝혀낸 CEO 외모의 특징은 얼굴넓이-높이 비율, 목소리, 손가락 비율 등 세 가지이다. 이 세 가지는 개인의 사회적 성향을 좌우하는 인간의 에너지원이자사회 호르몬(social hormone)’이라 불리는 테스토스테론의 양을 말해주는 지표이다.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유지하거나 추구하기 위해 다양한 모험이나 공격성을 보이는, 이른바알파(Alpha)호르몬이다. 범죄율, 재즈 뮤지션의 음악활동, 과학자들의 연구성과 등의 추이는 테스토스테론 분비량의 추이와 그 궤를 같이한다는 것도 과학자들의 연구성과다. 좋건 나쁘건 테스토스테론은 인간 진화의 중요한 에너지원이다. 영웅호걸이 주색을 좋아한다는 고언이나 유달리 많은 유명인 섹스 스캔들도 바로 테스토스테론을 주체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연구도 있다.

 

테스토스테론은 시간대, 연령, 계절, 상황별로 시시각각 변화하는 사회호르몬으로 성장과정에서 얼마나 노출됐느냐가 외모로 나타나고 이 같은 외모의 특징과 개인의 성향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 테스토스테론의 또 다른 신체적 지표는 이마의 돌출성이다. 미국 웨스트포인트 생도에 대한 연구에서 육사장교의 장군 진급 가능성을 얼굴, 구체적으로 이마의 돌출성으로 분석한 결과 이마가 돌출될수록 장군 진급 확률이 높다는 것을 밝혀냈다.

 

세 가지 외모의 특성(얼굴넓이-높이 비율, 목소리, 손가락 비율) CEO의 자질, , 성향 등을 결부한 연구가 시작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얼굴넓이-높이 비율이나 목소리는 쉽게 식별할 수 있지만 손가락 비율은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지표이다.

 

얼굴 넓은 사장이 경영하는 회사에서 일하라

 

한눈에 CEO를 식별할 수 있는 첫 번째 지표는 얼굴넓이-높이 비율이다. 일반적으로 얼굴 크기와 얼굴넓이-높이 비율을 혼동하기도 하지만 이 둘은 전혀 다른 개념이다. 보통 얼굴이 작아도 비율이 높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얼굴이 커도 비율이 낮은 사람이 있다. 따라서 얼굴넓이-높이 비율은 반드시 얼굴 크기와 일치하지는 않는다.

 

과학자들은 오래 전부터 얼굴넓이가 공격성·적극성과 연계돼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홈런타자, 대통령의 추진력, 편견, 보스기질 등 다양한 속성과 얼굴넓이-높이 비율이 상관관계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밀림의 왕인 사자나 호랑이의 얼굴넓이에 대한 해석, 아이스하키에서의 페널티 빈도 등을 분석한 결과, 한결같이 얼굴넓이-높이 비율이 높을수록 공격성향이 높았다. , 얼굴넓이-높이 비율이 높을수록 아이스하키 경기에서 페널티를 많이 범한 것으로 나타났다.또한, FBI 피살자 데이터베이스를 가지고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 피살자가 얼굴넓이-높이 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공격성·적극성을 비즈니스와 연계해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2011년부터다. 미국 위스콘신대 교수팀은 <포천> 500대 기업 CEO 55명의 얼굴을 분석한 결과, 높이에 비해 얼굴이 더욱 넓은 CEO(얼굴넓이-높이 비율 평균 1.96)일수록 경영실적이 훨씬 좋다는 것을 밝혀냈다. S&P 1500대 기업의 CEO 792명을 대상으로 한 다른 연구에서도 CEO의 얼굴넓이-높이 비율은 1.96으로 나타났다. 실제 미국 대통령 29명의 얼굴넓이-높이 비율도 1.99로 평균인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CEO와 얼굴모양을 연계한 또 다른 연구는 대서양 건너편 영국에서 올해 발표됐다. 이 연구는 100 FTSE기업 CEO 93명을 표본으로 지배성, 신뢰성, 적극성, 매력도, 성공 등의 관계를 분석했다. 이 연구에서 CEO와 일반인 집단 간의 얼굴넓이를 측정해 조사한 결과, 일반인의 경우 1.87에 그쳤지만 CEO 2.04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CEO를 상징하는 가장 정확한 지표는 얼굴넓이-높이 비율인 셈이다.이 같은 결과는 얼굴넓이가 위압적인 성격을 드러내는 좋은 지표라는 해석과 이런 특성을 가진 사람을 CEO로 선정하는 것이라는 두 가지 해석 가운데 얼굴이 위압성을 드러낸 결과라는 것으로 해석한다. 이 같은 연구결과를 종합하면 CEO의 얼굴넓이를 보면 그 회사의 실적을 알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더 정확한 표현은 관상이 아니라 얼굴넓이-높이 비율이 기업의 경영실적을 말해준다고 하겠다.

 

CEO의 목소리로 일할 회사를 결정하라

 

얼굴에 이어 CEO의 경영실적을 가장 잘 드러내 주는 지표는 목소리, 좀 더 정확하게는 목소리 피치(voice pitch). 일반적으로 목소리는 선거에서 당선 가능성, 지도자의 리더십 특성, 자녀 수, 설득력, 성적성향, 매력도 등을 말해준다. 남성의 경우 목소리가 낮을수록, 즉 저음일수록 매력적이지만 여성은 높을수록, 즉 고음일수록 매력적이다. 최근 들어 목소리와 CEO의 실적 간의 관계를 규명하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2013년 발표된 S&P 1500개 기업의 CEO 792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목소리 피치는 평균 127Hz로 집계됐다. 이 연구를 통해 CEO의 목소리는 기업 규모는 물론 해당 CEO의 연봉이나 재직기간과 직결돼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우선 CEO의 목소리 피치가 저음일수록 그가 경영하는 기업규모는 더 커지고 자신의 연봉총액도 증가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CEO의 보이스 피치가 22.10Hz 낮아지면 그가 경영하는 기업규모는 44000만 달러( 4729억 원)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업 규모에 따라 CEO의 보상규모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CEO 연봉 역시 187000달러( 2100만 원)씩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마지막으로 CEO의 재직연한도 보이스 피치가 낮을수록 길어졌다. , CEO의 보이스 피치가 22.10Hz 낮아지면 재직기간이 151( 5개월) 연장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발표된 또 다른 연구에서는 기업의 실적보고서보다는 경영진의 콘퍼런스콜 목소리의 감정상태를 분석한 것이 해당 기업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 해당 CEO의 목소리를 분석하면 해당 기업의 이익률이나 매출 전망 같은 실적 전망치나 주식매입 추천 여부를 더욱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6개월 앞을 예측할 때 예측률이 가장 높았다.

 

백만장자의 손가락

 

테스토스테론이 CEO의 성향을 좌우한다는 것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 가운데 가장 오래되고 광범위한 것은 바로 손가락 비율(둘째 손가락-넷째 손가락 길이) 관련 연구다. 손가락 비율이 낮을수록, 즉 넷째 손가락이 둘째 손가락에 비해 길수록 테스토스테론에 많이 노출돼 사회생활을 할 때 공격성·적극성이 높다는 게 핵심이다.손가락 비율이 기업가적 역량이나 재무적 성공과 부(negative)의 상관관계를 갖는다는 건 수많은 연구를 통해 검증됐다. 이 때문에 손가락 비율은 자녀나 교수의 전공, 운동능력, 건강, 성적 취향 등 다양한 속성을 설명하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2010년 미네소타대 경제학과 교수팀은 손가락 비율과 기업규모, 이윤율 간의 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종업원 250명 이상의 이탈리아 기업 CEO 2295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연구에 착수했다. 연구진은 이 연구를 통해 손가락 비율이 낮은 CEO는 규모가 좀 더 큰 기업을 경영하고 성장률도 높지만 이윤율은 낮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이는 CEO가 생물학적으로 자신의 공격성·적극성을 이윤보다 기업성장에 치중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2009년 케임브리지대 교수팀은 파이낸셜 트레이더의 손가락 비율과 연봉 간의 관계를 규명하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에서 트레이더의 손가락 비율은 트레이더의 연봉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중요한 자료라는 것을 밝혀냈다. 손가락 비율이 낮은(0.932) 트레이더는 연봉이 현재 기준으로 미화 109만 달러, 손가락 비율이 중간인(0.956) 트레이더는 28만 달러, 가장 높은(0.988) 트레이더는 98000달러로 나타났다. 손가락 비율이백만장자를 식별할 수 있는 강력한 지표인 셈이다.

 

손가락과 CEO를 연계한 연구는 여성 CEO에게로 까지 확대되고 있다. 여성 CEO를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연구에서 손가락 비율이 낮은 여성 CEO가 기업경영이나 인생에 더 성공적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구체적으로 여성 CEO는 손가락 비율, 즉 넷째 손가락이 둘째 손가락보다 일반인에 비해 약 10∼20% 정도 긴 것으로 집계됐다.

가입하면 무료

  • 허행량

    허행량

    - (현)세종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매일경제신문> 기자
    - <스타마케팅>, <한국의 엘리트와 미디어>, <당신의 본능은 안녕하십니가?>의 저자

    이 필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인기기사

질문, 답변, 연관 아티클 확인까지 한번에! 경제〮경영 관련 질문은 AskBiz에게 물어보세요. 오늘은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C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