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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향성만이 판매사원의 이상적 성격은 아니다

안도현 | 129호 (2013년 5월 Issue 2)

 

Psychology

 

Based on “Rethinking the Extraverted Sales Ideal : The Ambivert Advantage” by Adam M. Grant (forthcoming, Psychological Science).

 

왜 연구했나?

 

판매직에 적합한 인간의 성격으로 외향성이 주로 거론된다. 외향적인 성격은 과감하고 공격적으로 확신하며 열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과감성과 열정은 낯선 사람을 만나야 하는 판매직원에게 필요한 자질로 보인다. 판매직원은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도 대화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또 고객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확신에 차고 열정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 이런 이유로 외향성은 판매직의 이상적인 성격으로 여겨져 왔다. 그런데 외향성의 정도가 늘 판매직원의 판매실적과 비례하지는 않는다. 35개 연구를 종합 분석(분석 대상: 3800)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외향성과 판매실적 사이의 상관성은 0.07에 불과했다. 상관성 0.07은 관계가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외향성이 판매직원에게 꼭 필요할 것 같은데 정작 외향성과 판매실적 사이에는 상관성이 없는 이유는 무엇 때문인 것일까? 외향성이 판매실적과 관계없다면 어떤 성격이 판매직원에게 필요한 것일까?

 

무엇을 연구했나?

 

외향적인 성격이 판매직에 반드시 이롭지 않은 이유가 있다. 첫째, 외향적인 판매직원은 고객의 관점보다는 자신의 관점에서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 클수록 외향적 성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상대를 설득해서 상품을 팔기 위해서는 자신의 상품에 대한 확신과 열정을 가져야 하는 동시에 고객의 욕구와 가치를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다. 외향적인 사람들은 타인에게 주목받기를 원하는 반면 스스로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려는 자세는 부족하다. 주목받기를 원하는 성향은 고객의 말을 잘 들어주기보다는 말하는 기회를 독점하려는 성향을 보인다. 이런 성향 때문에 외향성이 높은 판매직원은 상품의 장점만 열정적으로 늘어놓을 뿐 고객에게 질문하고 고객의 답을 듣는 데는 소홀하게 된다. 둘째 외향적인 성향으로 인해 자신의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지나치게 강한 확신과 열정을 보일 때 오히려 고객의 반발을 살 수 있다. 판매원의 설득의도가 고객에게 전달될 때 고객은 스스로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생기고 이는 판매원의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외향성은 일정 부분 판매에 도움이 되지만 어느 정도 선을 넘어설 때는 판매에 방해요인이 될 수 있다. , 외향성과 판매실적은 종모양(뒤짚어진 U)의 비선형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어떻게 연구했나?

 

외향성과 판매실적의 관계를 검정하기 위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학과 애덤 그랜트 교수는 미국의 통신판매회사의 판매직 사원 34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를 통해 판매직원의 성격(외향성, 성실성, 친화성, 개방성, 정서적 안정성 등 5가지 성격)과 판매실적을 측정하고 외향성과 판매실적 사이의 관계를 분석했다. 3요소의 영향을 통제하기 위해 업무시간 및 경력도 함께 측정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외향성과 판매실적 사이에 관계를 선형회귀 공식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 외향성이 높다고 해서 판매실적이 좋게 나타나지는 않았다. 외향성 이외의 다른 성격(성실성, 친화성, 개방성, 정서적 안정성)과 근무시간, 경력 등이 업무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도 외향성과 판매실적 사이의 관계는 나타나지 않았다. 외향성이 높은 판매사원은 평균적으로 시간당 13만 원어치를 팔았고 내향성이 높은 판매사원은 평균적으로 시간당 12만 원어치를 판매했다. 판매실적이 뛰어난 판매사원은 내향성과 외향성이 중간인 양향적인 성격의 판매사원이었다. 양향적인 판매사원은 평균적으로 시간당 15만 원어치를 판매했다. 3개월간 누적 실적으로 보았을 때는 외향성이 높은 판매사원이 평균 1200만 원으로 가장 저조했다. 내향성이 높은 판매사원의 3개월 누적실적은 평균 1300만 원이었다. 반면 내향성과 외향성을 모두 갖춘 양향적인 판매사원은 평균 1600만 원의 판매실적으로 기록했다. 외향성 이외의 다른 성격(성실성, 친화성, 개방성, 정서적 안정성)은 판매실적과 별다른 관계가 없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판매직 사원은 지나치게 외향적이어서는 안 된다. 외향적 성격이 판매에 전적으로 해로운 것은 아니지만 외향성이 지나칠 경우에는 오히려 판매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지나치게 강한 확신과 열정은 고객을 설득할 때 반작용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판매에 적합한 성격은 내향성과 외향성이 함께 있는 양향적인 성격이다. 적당한 수준의 외향성으로 인해 낯선 사람과도 잘 어울리고 적당한 수준의 내향성으로 인해 고객의 목소리를 잘 탐지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희소식이다. 통계적으로 외향성의 분포는 일반적인 정규분포도(종모양)를 따르기 때문이다. 즉 대다수의 사람들은 내향성과 외향성을 함께 갖고 있는 양향적인 성격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뛰어난 판매왕이 될 수 있는 성격을 갖고 있다.

 

안도현 경희대 공존현실연구팀 선임연구원 dohyun@SocialBrain.kr

필자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Colorado State University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석사, University of Alabama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설득에 미치는 영향이다. 심리과학의 연구성과를 기업경영 등 현실에 접목하는 과학커뮤니케이션(기고, 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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