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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당당! 난세를 극복하는 유일한 길

박재희 | 109호 (2012년 7월 Issue 2)


이번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불법선거로 의원직을 내놓아야 할 사람이 제법 많다고 한다. 비록 승리는 얻었지만 선거 과정에서 불법을 저질렀으면 그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결과만 좋으면 과정에 대해서는 관대하거나 눈감아주는 풍조가 이 사회에 만연했다. 얼마 전 전국일제고사에서 학교의 성적을 높이기 위해 불법적 수단이 동원됐다고 하니 그것을 보고 배운 학생들이 어른이 돼서 또다시 과정에 대해서는 문제 삼지 않는 가치관을 갖게 되지 않을까 심히 염려되는 대목이다.

 

경쟁이나 게임에서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정당당(正正堂堂)하게 싸워서 이기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정정당당은 정당하게 원칙을 준수하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다. 정정당당이란 말은 <손자병법(孫子兵法)> 「군쟁(軍爭)」 편에 나온다. ‘勿邀正正之旗.’ ‘勿擊堂堂之陳.’ ‘상대방의 깃발()이 정정(正正)하게 휘날리는 군대와는 싸우지() 말라()!’ ‘당당(堂堂)하게 진()을 치고 있는 부대는 함부로 공격()하지 말라()!’ 정정(正正)은 군대의 깃발이 가지런히 휘날리고 있는 모양이다. 당당(堂堂)은 상대방의 진영이 크고 웅장한 모습이다. 여기서 정정한 깃발과 당당한 적의 진영을 합쳐정정당당이란 사자성어가 만들어 진 것이다. 상대방을 분석해 질서정연하게 깃발을 휘날리며 정정(正正)하게 전진해 오는 적은 맞이해 싸우지 말아야 하며 당당(堂堂)하고 크게 진을 펼치고 있는 적은 함부로 공격하지 말아야 한다. 적을 분석하는 것을 <오자병법>에서는 요적(料敵)이라고 하고 <손자병법>에서는 지피(知彼)라고 한다. 전쟁을 하기 전에 반드시 상대방을 분석해 내가 이길 수 있는 상대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싸워서 이길 수 없는 상대라면 기다려야 하며 이길 수 있을 때 공격하는 것이 선승구전(先勝求戰)의 병법 전략이다. 선승구전의 의미는 먼저() 승리()할 수 있는 나를 만들어 놓고 전쟁()에 들어간다()는 뜻이다. 이길 수 없는 상대라면 기다리거나() 도망()가거나 피()하는 것도 병가(兵家)의 기본 전략이다.

 

지피지기(知彼知己)와 요적(料敵)을 통해 상대방이 정정한 깃발을 휘날리며 당당한 진을 펼치고 있으면 함부로 덤벼서는 안 된다. <맹자(孟子)>에도 보면 덤벼서는 안 될 상대가 있다. 바로 인()으로 무장한 사람이다. ‘인자무적(仁者無敵)!’ ‘()으로 무장한 사람과는 어느 누구도 대적(對敵)할 수 없다!’ 사랑()으로 무장하고 있기에, 모든 사람들은 그를 위해 싸울 준비가 돼 있기에 그 사람과 함부로 싸우면 결국 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정당당한 사람과는 가능한 싸워서는 안 된다. 붙어봤자 질 게 당연하기 때문이다.

 

정정당당하게 살면 인생에 손해만 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기업도 정정당당하게 경영을 하면 기업이 망할 것이란 잘못된 가치관이 판을 치고 있다. 그러나 난세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조직과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오로지 답은 하나다. 정정당당해야 한다. 정정당당하게 경쟁하고, 정정당당하게 물건을 팔면 기업은 결국 생존한다. 정정당당하게 경쟁을 하면 누구도 대적할 수 없는 승리자가 될 것임을 확신하는 철학이 시급한 세상이다. 요즘 정()이 아닌 사(), ()이 아닌 탁()으로 인생을 살다가 구덩이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사람의 모습이 신문에 자주 보인다. 정정당당(正正堂堂)하게 살 것인가? 사사탁탁(邪邪濁濁)하게 살 것인가? 너무나 당연한 선택이 기다리고 있다.

 

박재희 철학박사민족문화컨텐츠연구원장 taoy2k@empal.com

필자는 조부에게 한학을 배우고 성균관대에서 동양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중국 사회과학원에서 수학했다. 고전의 재해석을 통한 새로운 미래사회 가치를 연구하고 있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를 지냈고 현재 포스코 전략대학 석좌교수, 민족문화콘텐츠연구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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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재희

    박재희taoy2k@empal.com

    - (현) 포스코 전략대학 석좌교수
    - 중국사회과학원 철학연구소 교환교수
    - 성균관대 유학대학원 교수
    -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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