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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epth Communication_104호

강진아 | 104호 (2012년 5월 Issue 1)



편집자주

DBR은 독자 여러분들의 의견과 반응을 체계적으로 수렴해 콘텐츠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비즈니스 현장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열독자를 중심으로독자패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In-Depth Communication’은 독자패널들로부터 DBR 최근 호 리뷰를 들어본 후 추가로 궁금한 점에 대해 해당 필자의 피드백을 받아 게재하는 코너입니다.

김성희 DBR 3기 독자패널 (딜로이트컨설팅)

DBR 100호의기술혁명시대 생존키워드: 중도, 통합, 융합을 인상 깊게 읽었다. 기술의 본질을 가장 잘 이해한 성공기업인 애플에 대해 질문이 있다. 아이팟, 아이폰 이전 맥(Mac) 시절의 애플도 새로운 기술을 개발, 도입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신기술 검토, 적용, 융합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 요인들을 평가하고 예측된 리스크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되는 분석틀(framework)이 있다면 소개 바란다.”

 

강진아 서울대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 협동과정 교수

“신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예측 가능한 리스크만 고려하는 분석틀로는 기업이 처할 수 있는 불확실한 상황에 적절히 대응할 수 없다. 예측이 가능한 점진적 혁신(incremental innovation) 상황에서는 scenario planning, decision analysis, VALS(Value and Life Styles), 5-forces analysis, Value Net 등 다양한 분석틀을 적용해 혁신을 달성하거나 이에 대응할 수 있다. 하지만 전혀 존재하지 않았던 기술(novel technology)이 등장하고 기존 기술을 쇠퇴시키는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이 일어나는 경우에는 이를 예측할 수 없을 뿐 더러 분석틀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 본 질문의 요지 역시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혁신을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방법 혹은 그러한 상황에서의 대처 방법이라고 보여진다.

 

기업전략(corporate strategy)과 기술경영(technology management) 분야의 학자들은 이처럼 예측이 힘든 상황에서 기업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연구를 계속해 오고 있다. 이들은 기업이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그들의 역량을 통합하고 개발하며 재구성하는 능력을 동적 역량(dynamic capability)이라고 정의하며 동적인 관점에서의 유연한 경영이 성공적인 의사결정과 지속경영의 본질임을 강조하고 있다. , 조직이 지닌 근본 역량이 예측할 수 없는 리스크가 발발하는 상황하에서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기업의 동적 역량을 연구하는 대표학자 중 한 명인 티스(Teece) 2007년 연구를 통해 동적 역량을 구축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외부 환경에 대한 적극적인 탐색으로 기회를 포착하고(sensing) 이에 합당한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한 후(seizing) 이를 위해 기존의 자원과 역량을 재구성 및 재조합(managing threats/transforming)하는 세 단계의 분석틀을 통해 조직 내에 동적 역량을 쌓을 수 있다.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이를 성공적으로 시장에 정착시키기 위해 조직의 유연성(flexibility)을 유지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애플의 CEO였던 스티브 잡스는우리가 스스로를 잡아먹지 않으면 다른 누군가가 우리를 잡아 먹을 것이라며 자기잠식(cannibalization)을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를 늘 강조했다. 인텔의 전 CEO인 앤디 그로브(Andy Grove) 역시비즈니스의 성공은 자기 자신의 파괴라는 씨앗에서 출발한다며 기존 역량에 갇히지 않는 유연한 태도를 강조했다. 인텔은 과거 메모리 반도체 생산업체에서 마이크로프로세서 생산자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유능한 중간·하위 관리자들의 일상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발현된 전략(emergent strategy)이 경영진의 의도된 전략(intended strategy)을 뛰어넘어 인텔의 동적 역량을 배양, 혁신에 성공할 수 있었다. 정리하면 예측하기 어려운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분석틀이 아니라 조직이 지닌 동적 역량과 유연성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지훈 DBR 3기 독자패널(CVA)

DBR 102직원의 존경과 사랑은 리더십의 궁극적 목적 아니다기고문에서는 진정한 리더십을 자발적 추종을 일으키는 능력으로 정의한다. 현실에서는 부하들이 갖춰야 할 역량의 최소 한계(threshold)가 충족되지 않은 상황이 있을 수도 있다. 이때 리더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또한 threshold 충족 여부는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정동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필자가 리더십 강의를 할 때 항상 강조하는 것 중의 하나가 권한위임(empowerment)의 환상에 빠지지 말라는 것이다. 많은 리더들이 권한위임을부하들에게 모든 것을 맡겨 놓고 결과만 챙기는 과정이라고 잘못 알고 있다가 큰 시행착오를 겪고 혼란에 빠지곤 한다. 이상적인 권한위임은 부하들의 역량이 반드시 선행돼야 하고 그런 의미에서 리더로서 가장 중요한 책임 중 하나가 직원들의 역량 향상을 위한 관심과 시간의 투자다.

 

역량을 충분히 갖췄는가에 대한 판단은 부하가 맡고 있는 직무와 역할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한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지만 요즘 많은 기업들이 직급에 따라 갖춰야 할 핵심역량을 명확히 정의해 직원들의 계발과 평가에 사용하는 추세여서 이를 이용하면 어느 정도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리더로서 갖춰야 할 리더십에 대한 평가는 360도 다면 평가를 체계적으로 실시하면 파악할 수 있다.

 

부하가 필요한 역량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판단이 든다면 먼저 내가 충분히 시간을 투자해 그의 역량 계발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부하 직원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는지는 그가 가진 지적 수준과 태도, 책임감에 따라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흔히 리더가 직원들의 역량 계발에 좌절하고 실패하는 이유는 모두를 키우겠다는 욕심 때문이다. 리더가 가지고 있는 시간적 자원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부하를 키우는 노력도 선별적이며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모두를 키우겠다는 욕심보다는 누구에게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지원을 해야 할 것인지부터 우선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필자의 경험상 태도와 능력 중 더 바람직한 선택기준은 태도라 생각된다. 다양한 교육 참여 기회와 꾸준한 코칭을 한다면 당신은 믿고 일을 맡길 수 있는 부하가 한 명 더 생기는 셈이다. 부하들의 역량 향상과 태도변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권한 위임은 리더를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는 점을 항상 명심하기 바란다.”

 

여은하 DBR 3기 독자패널 (이음파트너스 차장)

DBR 99지식보다 상상력! 교실보다 감상실이 중요하다기사를 잘 읽었다. 칙센트미하이(Csikszentmihalyi)의 이론에 따르면 개인뿐만 아니라 현장과 영역이 인간의 창의적 사고와 활동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영역(새로운 창의 실현을 위한 기존 상징체계), 현장(창의 여과장치), 개인(상상력 창의 발현 주체)이 상충하거나 한 가지 요소가 결핍될 경우 어떤 방법으로 이를 극복해야 할까.”

 

유영만 한양대 교수

“칙센트미하이가 언급한 창의성의 3대 요소는 개인의 독창성을 강조하는 창의성 연구에서 개인과 영역, 개인과 현장, 또는 영역과 현장 간의 관계를 강조하는 협동의 창의성을 중시하는 방향을 제시한다. 개인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기존 상징체계가 갖는 한계와 문제점을 극복하고 마침내 그것이 현장에서 수용될 때 비로소 창의적 아이디어는 창조적 성취로 연결된다는 점을 부각시킨 관점이다. 3가지 요소가 상충되거나 어느 한 가지 요소가 결핍될 경우 창의적 아이디어는 현실로 구현되지 못한다. 개인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영역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 즉 기존 상징체계와 비교해볼 때 별로 다른 점이 없거나 기존 상징체계를 능가하는 새로운 관점이 제시됐다고 할지라도 설득과정에서 실패하면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개인 차원에 머물고 만다. 나아가 개인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영역을 통과했다고 해도 현실성이 없거나 실행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또는 경쟁하는 다른 상징체계와의 싸움에서 실패할 경우 개인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사장될 수 있다. 결국 창의성의 씨앗은 개인으로부터 비롯되지만 여기에 영향을 주는 영역 및 현장과의 소통이 되지 않을 경우 창의성의 씨앗은 발아 기회조차 갖지 못하고 죽을 것이다. 창의성은 기존 아이디어와 차별화된 낯선 아이디어로 시작하지만 이를 수용하는 영역과 현장으로 다가갈 때는 익숙한 방식으로 설득돼야 한다. 창의적 아이디어의 독창성과 혁신성의 성패 여부는 결국 설득의 성패 여부와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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