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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호의 다짐

김남국 | 100호 (2012년 3월 Issue 1)

 

“산에서 나뭇잎을 주워다 팔자고? 우리가 거지인가?”

 

일본 도쿠시마현의 산골마을 가미카쓰에 농협 영농지도원으로 부임한 요코이시 도모지가 나뭇잎을 팔자는 아이디어를 내자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나뭇잎이 돈이 된다는 생각을 꿈에도 해본 적이 없는데다 산에 떨어진 것을 주워 판다는 게 주민들의 자존심까지 건드렸습니다.

 

하지만 요코이시의 치열한 노력 끝에 고급 식당의 장식용 잎으로 납품할 수 있는 나뭇잎을 기르거나 채취, 가공하면서 이 지역 주민들은 일본 장식잎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했습니다. 성공 비결은나뭇잎이 아니라지식이었습니다. 장식용으로 경쟁력 있는 나뭇잎이 무엇인지, 어떻게 가공해야 상품성을 높일 수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요코이시는 많은 식당을 방문하며 지식을 쌓았고 이를 마을 주민에게 전파했습니다.

 

또 세븐일레븐의 경영 방식을 도입한 것도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세븐일레븐은 각 점포의 점주들이 본사로부터 전달받은 조언과 기상정보 등을 토대로 내일 무엇을 팔지 결정해 물건을 발주합니다. 이후 점주들은 내부 시스템을 통해 실제 판매 결과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이 시스템을 도입하자 가미카쓰의 할머니·할아버지들은 서로 경쟁하며 고객들의 욕구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경영 지식과 생생한 현장 사례들은 지식경제 시대에 생존의 필수 요소입니다.

 

DBR 4년 전 창간호를 발행할 때 가졌던 사명(mission)최고의 경영 지식을 생산·유통시켜 개인과 기업, 국가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100호를 만들기까지 이런 사명을 새기고 또 새겼습니다.

 

통권 100호 및 창간 4주년 기념호 발행을 앞두고 DBR에 실린 경영 콘텐츠를 실무에 적용해 경쟁력을 높인 사례를 모으기 위해 공모전을 실시했습니다. 이번 공모전을 통해서도 지식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 중소기업인은 고객 맞춤형 추천 솔루션을 제시한 DBR 기사를 실무에 활용해 유통 및 생산비용의 40%를 절감하고 매출도 160%나 늘렸습니다. 긍정심리자본을 소개한 DBR 아티클을 읽고 조직문화 개선 작업을 실시해 성과를 낸 기업도 있었고 자기계발 방법론을 실천해 재취업에 성공한 사례도 접수됐습니다. 롯데마트의 린 생산방식 적용 사례를 상세히 분석한 DBR의 지식은 한 재래시장 점포의 혁신을 불러왔습니다. 지식은 세상을 바꾸는 위대한 자원입니다. 경영지식의 생산과 유통에 DBR이 나름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지원해 준 지식 생산자와 독자 여러분에게 거듭 감사드립니다.

 

100호를 맞아 DBR의 사명을 더욱 효과적으로 실천하고 콘텐츠 품질 및 가독성,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신규 코너와 새로운 지면 구성 및 디자인을 선보입니다. 치열한 비즈니스 현장에서 매번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고 계신 독자 여러분에게 좀 더 구체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양방향 콘텐츠도 확대했습니다. 긴 글이 많은 DBR 콘텐츠의 특징을 감안해 흥미로운 부분은 하이라이트로 표시해 가독성을 높였습니다.

 

이번 스페셜리포트는 기업 경영에 영향을 끼칠 주요 이슈별 위험 및 기회 요인을 파악하고 기업의 대응 방안을 제시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한국을 비롯해 많은 나라의 선거가 예고돼 있고 북한 변수, 경제위기 재연 가능성 등으로 비즈니스 환경이 급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와 관련해 최고 전문가들이 비즈니스 위험 및 기회 요인과 대처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유럽 금융위기와 관련한 시나리오와 대응책, 새로운 위기관리 기법도 소개해드립니다.

 

1호부터 100호까지 변함없이 이어진 독자 여러분의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금까지 지켜온 DBR의 사명과 제작 철학을 굳건히 유지하면서 더 좋은 품질의 콘텐츠를 더 쉽고 편안한 방식으로 제공하기 위해 변화와 혁신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김남국 편집장·국제경영학 박사 march@donga.com

  • 김남국 김남국 | - (현)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장
    -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편집장
    - 한국경제신문 사회부 정치부 IT부 국제부 증권부 기자
    - 한경가치혁신연구소 선임연구원
    mar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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