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havioral Economics

첫인상의 유혹에 빠지면 예측오류라는 값비싼 대가 치러

294호 (2020년 4월 Issue 1)

014_저널워치

Behavioral Economics
첫인상의 유혹에 빠지면 예측오류라는 값비싼 대가 치러

Based on “First impressions and analyst forecast bias” by D. Hirshleifer et al. (2019, SSRN)

무엇을, 왜 연구했나?

첫인상(first impression), 닻내림(anchoring), 자기과신(overconfidence), 의사결정 피로감(decision fatigue), 낙관주의(optimism), 군집행동(herding) 등과 같은 인지적 편향은 인간의 각종 의사결정 과정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특히 첫인상 편향은 선행정보가 후행정보의 유용성을 저해하는 현상을 일컫는 것으로, 사후 지각과 행동에 끊임없이 간섭하며 합리적 의사결정을 방해한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에 대한 전반적인 첫인상이 긍정적이면 그 기업의 미래에 대한 평가가 비상식적일 만큼 우호적으로 바뀌는 식이다. 반대로 부정적 첫인상에 꽂히면 상식 밖의 비관적 평가를 내린다. 평가 과정에서 첫인상에 부합하지 않는 의견이나 정보는 묵살하고, 옹호하는 사례는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편향된 평가를 비판하는 주장을 오히려 편향성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탈바꿈시키기도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어바인 캠퍼스의 허시라이퍼 교수팀은 첫인상 편향이 재무분석가의 기업 이익 및 기업 가치 예측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함으로써 재무분석가가 범하는 예측오류의 근본적 원인을 탐구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허시라이퍼 교수팀은 미국의 재무분석가가 예측하는 분기별 주당순이익과 주가를 활용해 첫인상 편향이 재무분석가의 예측 성향과 예측 정확도에 어떤 작용을 하는지 분석했다. 첫인상은 재무분석가가 예측을 발표하기 직전 연도의 기업 실적으로 측정했다. 직전 연도의 기업 실적이 상위 10%에 해당하면 긍정적 첫인상, 하위 10%에 해당하면 부정적 첫인상으로 분류한 후, 기업에 대한 첫인상이 예측 성향과 예측 정확도에 어떤 변화를 유발하는지 심층적으로 검증했다. 더불어 주식시장이 재무분석가의 편향적 예측에 어떻게 반응하는가도 추적했다.

분석 결과 긍정적 첫인상을 심어준 기업의 주당순이익 예측치는 평균보다 3%p, 주가 예측치는 평균보다 3.1%p를 각각 상회했다. 반대로 첫인상이 부정적인 기업의 예측치는 모두 평균을 하회했다. 또한 긍정적 첫인상은 매도 추천보다 매입 추천을 더 많이 유도한 반면, 부정적 첫인상은 매입 추천보다 매도 추천을 더 자주 유발했다.

비대칭적 부정편향(asymmetric negativity bias)도 관찰됐다. 즉, 재무분석가의 전체 매매 추천 유형만 놓고 보면 낙관주의적 성향(매입 추천 비율 53.1% vs. 매도 추천 비율 7.2%)이 두드러짐에도 불구하고, 부정적 첫인상 효과가 긍정적 첫인상 효과보다 훨씬 컸다. 구체적으로, 부정적 첫인상이 주당순이익 및 주가 예측치와 매매 추천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는 긍정적 첫인상 효과보다 약 2배 정도 강했다. 첫인상 효과의 지속성 측면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긍정적 첫인상 효과는 24개월 후 사라진 반면, 부정적 첫인상 효과는 이보다 3배 더 긴 72개월이 지난 후에야 사라졌다.

첫인상 효과는 재무분석가의 총 예측 기간(어떤 기업에 대한 성과를 예측해 특정 매매 추천 의견을 처음으로 낸 뒤 이를 완전히 그만두는 데까지 걸린 기간)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분석 결과 긍정적 첫인상을 가진 재무분석가의 총 예측 기간은 부정적 첫인상을 형성한 재무분석가에 비해 약 6개월이 더 길었다. 첫인상이 좋아야 관계도 오래 지속되는 듯하다.

눈여겨볼 점은 주식투자자들이 재무분석가가 내놓은 예측을 대하는 태도다. 투자자들은 긍정적 첫인상에 현혹된 재무분석가가 내놓은 낙관적 예측은 할인(discount)하고 부정적 첫인상에 몰입된 재무분석가의 비관적 예측은 할증(premium)하면서 합리적으로 조정(adjustment)해 나갔다. 이는 재무분석가가 첫인상 편향으로 인해 균형 잡힌 예측이 어렵다는 현실을 주식시장(투자자)이 인지하고 대응한다는 의미다. 물론 할인이나 할증을 적절한 수준으로 했는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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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교훈을 주나?

편향의 유혹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첫인상 효과도 재무분석가에게서만 관찰되는 현상이 아니다. 기업의 감사 업무를 맡는 회계법인이나 세금 문제를 취급하는 세무 전문가,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면접 담당자에게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일반 개인도 예외가 아니다. 이에 대한 최선의 대처법 중 하나는 주식투자자들이 재무분석가의 첫인상 편향성을 예상하며 보여준 합리적 조정행동(낙관적 예측은 디스카운트하고 비관적 예측에는 프리미엄을 추가)을 학습하고 모방하는 것이다. 따라서 재무분석가가 예측 오류를 줄이려면 첫인상 편향과 그 방향성(긍정 또는 부정)을 참작해 예측을 의식적으로 조절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상책이다. 뛰어난 전문가는 편향을 배우고 익히는 데 그치지 않고, 때로는 활용하고, 때로는 무시하고, 때로는 역이용할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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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곽승욱 숙명여대 경영학부 swkwag@sookmyung.ac.kr
필자는 연세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와 텍사스공과대에서 정치학 석사와 경영통계학 석사, 테네시대(The University of Tennessee, Knoxville)에서 재무관리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타주립대 재무관리 교수로 11년간 재직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행동재무학/경제학, 기업가치평가, 투자, 금융시장과 규제 등이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34호 세계관의 세계 2021년 12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