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ckchain & Business

클라우드를 넘어
블록체인으로 진격하는 MS

297호 (2020년 5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BaaS(서비스로서의 블록체인) 분야에서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기업이다. 이는 과거 클라우드에서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MS는 기존 애저 클라우드 플랫폼에 블록체인 솔루션을 제공하고 오픈 소스 기반으로 블록체인 운영에 필요한 서비스들을 제공하며 블록체인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발 빠르게 블록체인 토큰의 표준을 정립하고 각 분야에 필요한 토큰을 발행하는 인프라를 갖춘 인터넷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타 기업의 토큰과도 상호 호환하도록 신경 쓰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편집자주
한때 ‘투기’나 ‘사기’ 정도로 취급받던 암호화폐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경영계의 관심이 다시금 높아지고 있습니다. IT 전문 기자로 오랜 시간 활동하고 최근 블록체인 전문 미디어에서 현장 취재와 연구를 하고 있는 김지윤 기자가 ’Blockchain & Business’를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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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BaaS’가 화두다. 서비스로서의 블록체인(Blockchain as a Service)이라는 뜻으로 누군가 블록체인을 활용해 서비스를 시작하려 할 때 그 기업에 필요할 법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B2B 전략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온라인 협업 툴 등이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SaaS)’ 시대를 열면서 블록체인 업계 역시 이런 전략을 구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19년 BaaS 행보를 본격화했다. 자사의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Azure)를 중심으로 폐쇄형 분산원장(컨소시엄 블록체인) 솔루션을 제공한다. 기업용 토큰 발행 기능, 계약 자동화 프로그램 스마트 콘트랙트(Smart Contract), 블록체인 앱 구축, 데이터 관리 기능도 지원한다.

MS의 이런 적극적인 행보는 클라우드 시장에서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MS는 스티브 발머 전 CEO 시절 윈도 운영체제(OS)를 고집하다가 2010년대 들어서야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을 시작했다. 아마존이 2006년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걸 생각하면 상당히 뒤늦게 실패를 인정한 셈이다.

이때의 아픈 경험 때문인지 MS는 경쟁사들보다 발 빠르게 블록체인 토큰의 표준을 정립하고, 각 분야에 필요한 토큰을 발행하는 인프라를 갖춘 인터넷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타 기업의 토큰과도 상호 호환하도록 신경 쓰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늦기 전에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려는 인터넷 기업의 면모를 읽을 수 있다.

속속 등장하는 애저 기반 블록체인 서비스들

MS의 BaaS 전략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흐름과 관련이 있다. 기업 내부, 그리고 기업 간 협업에서 디지털 소통이 중요해지는 추세다. 종이 서류 작업이 인터넷으로 이뤄지는 시대, MS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여러 주체가 사용할 수 있는 온라인 장부와 이 장부에 활용하는 각종 업무 도구를 마련하고 있다.

먼저, MS가 2019년 선보인 기업용 블록체인 서비스들의 면면부터 살펴보자. 2019년 5월 MS는 기업용 블록체인 서비스 플랫폼을 공개했다. 애저 클라우드에서 기업이 타 기업과 컨소시엄을 맺어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구성•관리하는 서비스다. 각자 룰에 맞춰 업무를 진행하고 운영할 수 있는 디지털 환경을 구현해주겠다는 설명이다.

MS의 블록체인 플랫폼은 크게 3가지 단계로 컨소시엄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 애저 기반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파트너사들에 권한을 설정하는 것이 1단계다. 이후 스마트 컨트랙트로 협업 업무를 디지털화하는 과정이 2단계. 업무 프로세스를 합의했으니 파트너사 중 한 곳에서 원칙이나 업무 내역을 임의로 수정하지 못하는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형성된다. 3번째 단계에서는 이전에 구축한 디지털 플랫폼을 토대로 멤버들은 앱을 만들고 비즈니스를 전개할 수 있다. 즉, 여러 기업이 대면하거나 종이 서류로 매번 절차를 진행하지 않아도 협업할 수 있는 판이 생긴 것이다. 펙 존슨 MS 사업개발 부사장은 BaaS 플랫폼을 출시한 이유로 “디지털 트랜드포메이션이 개별 조직을 넘어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플랫폼 공개 후 MS는 기업이 쓸 만한 블록체인 관련 기능을 붙이기 시작했다. 12월 애저 블록체인 토큰 플랫폼을 출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기업들이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을 활용하려 할 때 지금까지는 각기 다른 블록체인에 맞춰 매번 관련 프로그램을 설치하거나 개발하는 번거로움이 컸다. MS는 토큰 표준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통해 쉽게 토큰을 만들고 관리하는 환경을 제공해 불편을 해소했다. MS가 따르는 표준 토큰 양식은 이더리움 기업연합(EEA)의 토큰분류구상(TTI, Token Taxonomy Initiative)을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4월부터 블록체인 토큰의 만국 공통어를 마련하자는 취지로 구축해온 기준이다. 먼저 프레임워크를 구축한 후, 토큰을 활용하려는 비즈니스에 제시하면 토큰이 더 널리 쓰일 수 있을 테고, 그렇다면 BaaS 고객이 늘어난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12월 MS는 ‘블록체인 데이터 매니저’라는 기능도 선공개했다. 애저 기반 블록체인 내 데이터를 외부 데이터 저장소(DB)에 연동해서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서비스다. 이와 관련해 블록체인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인공지능 ‘블랙박스’ 문제를 해소하는 데 이 기능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머신러닝 인공지능 기술은 대량의 데이터를 입력해 결괏값을 얻는데, 어떻게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그 중간 과정을 설명할 수 없다. 그래서 의료 행위와 같이 의사결정 기준에 대한 설명을 요구받는 업무에 머신러닝을 도입하기가 어렵다. MS가 지원하는 데이터 통합 관리 기능은 머신러닝을 위해 넣은 데이터의 출처, 알고리즘에서 거친 데이터 변화 등을 외부에도 기록해 투명성을 높여줄 전망이다. MS가 블록체인을 단지 암호화폐가 아니라 기업의 일하는 방식, 신기술 등의 새로운 변화와 맞물리는 톱니바퀴로 보고 있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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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발 늦었던 클라우드 교훈 바탕으로
블록체인은 빠르게

이처럼 MS가 블록체인 관련 서비스에 힘을 싣는 배경에는 클라우드 시장 대응이 늦었다는 반성과 후회 때문이다. MS는 PC에서 스마트폰으로, 그리고 다시 클라우드 중심으로 IT 시장이 움직일 때 그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던 경험이 있다. 2014년 이후 클라우드 시장에서 맹공을 펼치는 한편, 블록체인 사업에서 차세대 먹거리를 찾을 수 있을지 기회를 엿보는 셈이다.

지금의 MS를 설명하기 위해선 두 인물을 빼놓을 수 없다. 스티브 발머 전 CEO(2000∼2014)와 사티아 나델라(2014∼) 현 CEO다. 발머는 PC에서 전성기를 누렸던 윈도 OS를 고수했던 인물로 유명하다. 이후 2013년 뒤늦게 ‘클라우드에 총력을 기울이자’고 방향을 선회했지만 때는 늦었다. 아마존의 AWS보다 6∼7년쯤 뒤처진 판단이었다.

그 사이 MS 시가총액은 2000년 6000억 달러에서 2014년 2700억 달러로 곤두박질쳤다. ‘잃어버린 15년’으로 인해 MS는 낡은 기업으로 평가받았다. MS 창업자 빌 게이츠조차 “내 평생 최대 실수는 구글에 스마트폰 운영체제 ‘안드로이드’를 출시할 기회를 준 것”이라고 말했듯 인터넷 비즈니스는 이미 오픈소스, 클라우드라는 새로운 구심점을 잡고 있었다.

신임 나델라 CEO는 ‘클라우드 퍼스트’로 MS의 비전을 탈바꿈했다. MS의 미래가 PC에 얽매여선 안 된다는 주장이었다. 윈도에서만 구동되던 MS 오피스 제품부터 바꿨다. 모든 OS에서 동작하는 클라우드 기반 작업 도구 ‘오피스365’가 탄생했다. 2010년 출시했던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 ‘윈도 애저’도 윈도와 분리했다. 모든 OS와 연결되는 퍼블릭 클라우드로 사업을 재편한 것이다.

그 결과 마이크로소프트의 DT 관련 제품은 매출 상승을 견인하는 요인 중 하나가 됐다. 2019년 오피스 365의 고객 매출은 20% 성장했다. 구독자 수는 3억7200만 명에 다다랐다. 애저 매출은 전년 대비 62% 성장했다. 심지어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사업부 매출(119억 달러)이 기존 생산성 및 비즈니스 프로세스 부문 매출(118억 달러)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클라우드 시장에서도 애저(59%)는 2019년 AWS(35%)보다 높은 분기 성장률을 보이며 맹추격하는 중이다.

블록체인은 ‘클라우드 다음에 혹시 놓치는 게 없나’를 고민하던 MS의 레이더망에 잡혔다. BaaS를 애저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해 클라우드 퍼스트를 고수하면서도 블록체인이 가져올 산업 변화를 탐색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시장 변화에 뒤졌던 MS가 블록체인을 통해 차세대 먹거리 사업을 선도할 수 있을까.

MS가 오픈 소스에 집중하는 이유

‘오픈 소스를 두 팔 벌려 환영하는 MS.’

이것도 나델라 체제 이후의 모습이다. MS는 원래 오픈 소스에 부정적이었다. ‘오픈 소스는 공산주의’라는 강도 높은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오픈 소스의 산실이었던 리눅스 진영과 척을 지기도 했다. 그런 MS가 나델라 체제 이후 바뀌었다. 2019년 6월 1000명 이상의 직원들이 오픈 소스 플랫폼 깃허브에 소스 코드를 올리고 있을 정도로 오픈 소스에 우호적인 기업이 됐다. 아예 깃허브를 75억 달러(8조 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심지어 MS의 핵심 제품인 윈도 파일 관리자 제품도 소스 코드를 여기 저장해두고 있다.

블록체인 전략에서도 이런 자세가 드러난다. 2019년 5월 밝힌 오픈소스 ID 프로젝트 ‘아이온(ION)’을 비트코인 블록체인 기반의 오픈 소스 프로젝트로 시작했다.(DBR mini box ‘아이온 프로젝트’ 참고.) MS의 블록체인 토큰 서비스 또한 이더리움, IBM 하이퍼레저(Hyperledger) 등 외부와도 원활하게 연동될 전망이다. 2인자에서 1인자로 거듭나려면 상호호환성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체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게 아니라 비트코인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온라인 인증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DBR mini box 아이온 프로젝트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픈 소스 프로젝트 아이온은 비허가형(퍼블릭) 네트워크인 비트코인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네트워크에 기록된 ID 관련 데이터를 추적하는 프로토콜(통신 규약) 사이드 트리(곁가지)를 구현하는 목적으로 출범했다. 이처럼 중앙 거점이 아닌 분산 원장에서 신원 데이터를 관리하도록 하면서 신원 인증을 진행하는 방식을 DID(분산형 신원 인증, Distributed Identity)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새로운 서비스에 가입할 때 우리는 휴대전화 인증을 거치거나 페이스북, 구글, 네이버 등의 계정을 통해 로그인을 진행한다. 전자는 통신사 덕분에, 후자는 기존 소셜미디어 덕분에 내 신원이 증명되는 방식이다. DID는 신원을 증명해주는 근거가 특정 기업이 아닌 분산 원장에 저장된 형태라고 이해할 수 있다.

비트코인 블록체인이 초당 10회 미만의 데이터 상호작용(트랜잭션)만을 소화할 수 있다는 걸 고려해 MS는 제2의 네트워크(레이어2)를 연동하는 기술을 얹어서 초당 수만 건의 트랜잭션을 감당할 계획이라고 한다. 일단 아이온은 데이터 분산 저장 및 공유 프로토콜인 IPFS를 활용해서 레이어2를 구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MS가 비트코인 블록체인을 중심으로 아이온 실험을 전개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를 꼽을 수 있다. 먼저 MS 인증 사업 부문의 알렉스 심슨 사장은 “모든 이에게 탈중앙화한 디지털 ID가 필요하다고 믿는다”며 “스스로 소유하는 신원은 이용자의 삶과 끊김 없이 통합되고, 디지털 세계에서 그들이 하는 모든 것의 중심에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인정할 정도로 분산된 형태로 운영되는 만큼 분산형 인프라로 활용해보자는 판단을 한 것이다. DID 프로젝트 중에는 자체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경우가 많은데, 한 기업이 주축이 되는 구도보단 이미 존재하는 분산 네트워크를 쓰려는 선택이다.

MS의 인증 부문 프로덕트 매니저인 대니얼 부츠너의 한마디도 MS의 오픈 소스 행보를 이해하는 데 실마리를 제공한다. 2019년 6월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비트코인 2019’ 행사에서 부츠너 매니저는 ‘탈중앙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원 인증이 민감한 주제이기 때문에 더더욱 이 특성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여타 중앙화한 네트워크가 (ID 분야에서) 충분히 가치를 제안하지 못할 것”이라며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확장성 한계나 키 관리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쉽지 않은 프로젝트겠지만 이를 고려한 보조 프로토콜을 개발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무리수일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 부츠너는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우리는 ‘어떤 기업’처럼 사람을 팔지 않는다.” 페이스북의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사건 이후 IT 공룡이 고객 데이터를 모아 독점적으로 돈을 버는 행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데 MS는 고객 데이터를 활용하지 않겠다며 선을 그은 것이다. 클라우드 사업을 구심점 삼아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한편에선 오픈소스, 블록체인이라는 또 다른 토끼 굴을 파놓는 격이다.

이처럼 독점이 아니라 분산을 중시하는 자세는 현재의 MS에 유리한 묘수가 될 수 있다. 주변의 입맛에 맞춰 일반적인, 혹은 버티컬한 서비스에 필요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MS 내부 기능을 외부와 유연하게 연동해서 자연스럽게 ‘MS 것을 쓰면 나머지도 다 된다’고 활용도를 높이려는 시나리오에 가깝다. 2인자가 1인자가 되려는 큰 그림이다.

단적으로 TTI의 의장이자 MS의 수석 설계자인 말리 그레이는 “지금까지 이 업계는 IBM과 MS의 대결, 하이퍼레저와 이더리움의 대결이라는 관점이 지배적이었지만 이 장벽을 허무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며 애저 블록체인 토큰이 MS 플랫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IBM, R3, 디지털에셋(Digital Asset) 등 BaaS를 제공하는 기업 간 상호운용성이 높아지는 방향이다.

‘경쟁은 패배자들이나 하는 짓(Competition is for losers)’이라는 말처럼 IT 산업에선 플랫폼 독식이 곧 기업의 성공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반독점 이슈가 불거지면서 조금 다른 성장 전략이 필요해진 시점이다. 오픈 소스, 블록체인을 통해 MS가 점점 더 개방적인 인터넷 기업이 되는 것도 분산화, 유연성, 포용성이 사회적으로, 그리고 사업적으로 필요하다는 관측에서 비롯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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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의 디지털화? ‘신뢰의 네트워크’ 필요하다

MS의 블록체인 행보로부터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다짜고짜 자체 메인넷1 을 만들겠다고 덤비지 않은 것, 암호화폐를 발행해 함부로 시장에 던지지 않는 것, 대신 토큰 및 블록체인이 가져올 혁신을 돕고 그로부터 덩달아 수혜를 입으려는 긴 안목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탈중앙화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유지하는 일은 절대 만만치 않다. 하지만 디지털 화폐, 데이터 산업, DT에 맞춰 ‘신뢰할 수 있는 네트워크’에 대한 필요성은 갈수록 커질 것이다. MS가 블록체인을 통해 바라보는 있는 것은 현재가 아닌 미래의 수요다.

MS가 블록체인에 집중하는 이유도 블록체인이 인터넷에 ‘신뢰’를 더해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의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는 비트코인 백서에서 ‘양자가 서로를 알지 못해도 복사-붙여넣기 없이, 혹은 이중으로 지급될 염려 없이 주고받을 수 있는 전자화폐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비가역적인 P2P 네트워크를 제시했다. 원래 데이터는 무한대로 복제할 수 있지만 여럿이 합의해서 거꾸로 되돌리기 어려운 네트워크에선 데이터에 희소성이 생기니 인터넷에서도 고유성과 그 결과 신뢰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MS가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 다음으로 블록체인을 바라보고 있는 이유도 이와 같지 않을까 싶다. 일상부터 일터까지 점점 디지털화가 진행되는 시대에는 반드시 그로 인한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다. 지금 광대하게 꽃핀 인터넷 비즈니스들은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부터 반독점 이슈까지 여러 후유증을 앓고 있지 않은가. 인터넷 위에 떠다니는 데이터들은 갈수록 값어치를 얻는데 블록체인을 위시한 분산 원장은 이미 그 미래를 가리키는 예언자 역할을 하고 있다.

MS의 분산 원장 전략이 흥미로운 이유다. 분산화와 개방성을 강조하고, 주변에 손을 내밀며 상대방에게 필요한 솔루션, 표준, ID 인프라를 먼저 제시하는 것. 신뢰의 인터넷을 주도해서 가장 신뢰받는 인터넷 기업이 되려는 속셈이다. 그 여정은 쉽지 않겠지만 언젠가 올 미래라면 이번에는 늦지 않는 게 후회를 줄이는 비결일 것이다.


필자소개 김지윤 블록인프레스 기자 jinny.kim@blockinpress.com
필자는 서울대 생명과학부에서 학사를 마치고 YTN 디지털국 콘텐츠 제작자(CP), IT 매체 아웃스탠딩 기자로 재직했다. 현재 블록체인 전문 미디어 블록인프레스에서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분산형 플랫폼, 디지털 화폐, 데이터마켓을 비롯한 ‘분산경제(deconomy)’를 취재, 연구하고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98호 Future Mobility 2020년 6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