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현 에어비앤비코리아 정책총괄대표 인터뷰

지자체·학계·NGO 전방위적으로 협업해
규제리스크 낮추고 편견 해소

267호 (2019년 2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이상현 에어비앤비코리아 정책총괄대표는 사내에서 ‘Mr. MOU’로 통한다. 정부, 학계, NGO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굵직한 MOU를 체결해내면서 국내 에어비앤비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면서 붙은 별명이다. 공유경제라는 말 자체가 생소하던 2015년 에어비앤비에 합류한 이 대표는 직접 발로 뛰어다니며 정부와 지자체 관계자들을 만나 공유의 개념을 설파하고 그들의 니즈를 해소하는 방식으로 협력 모델을 구축했다. 덕분에 에어비앤비는 국내 유관기관들의 지원 사격을 받고 빠르게 성장하면서 숙박 공유 개념을 대중화할 수 있었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구창원(연세대 경영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우버와 에어비앤비는 전 세계적으로 공유경제를 대표하는 양대 산맥으로 꼽힌다. 그런데 2013년 한국에 진출한 우버는 2년이 채 안 돼 철수한 뒤 자취를 감췄다. 반면 에어비앤비는 빠른 속도로 성장해 한국에서 성공한 대표적인 숙박 공유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2019년 1월1일 기준 에어비앤비를 통해 집을 공유한 국내 호스트는 2만 명, 등록된 숙소는 4만6000개에 달한다. 두 기업이 이처럼 유독 한국에서 엇갈린 운명을 겪은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우버와 에어비앤비의 네트워크 속성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우버는 승객과 운전자 네트워크가 특정 지역에 국한돼 있다. 그래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에어비앤비보다 로컬 사업자와의 경쟁에 본질적으로 더 취약하다. 1 우버는 한국에서 서비스를 출시하자마자 택시, 버스 같은 운송업자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는데 ‘강대강’으로 대립하다 정부까지 등 돌리면서 결국 철수했다. 반면, 에어비앤비코리아는 전 세계 여행자들이 모이는 네트워크를 갖췄다는 강점을 활용함으로써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픈 한국 정부의 니즈에 적극적으로 협력했다. 2016년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 관광 활성화 MOU를 맺고 한국의 농촌 마을을 전 세계에 알렸으며,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는 강원도의 부족한 숙소 시설을 빠르게 보완해 주목받았다. 올해 정부는 ‘공유경제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내국인을 상대로 연 180일 이내 숙박 공유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공유경제와 관련한 가장 전향적인 규제 완화의 시그널로 사실상 정부가 국내 최대 숙박 공유 업체인 에어비앤비를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했다는 의의가 있다.

한국에서 숙박 공유는 어느덧 대중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DBR이 이상현 에어비앤비코리아 정책총괄대표를 만나 에어비앤비가 한국에 숙박 공유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빠른 속도로 확산할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인지 물어봤다. 이상현 대표는 구글을 거쳐 2015년 에어비앤비코리아에 합류했다. 그는 정부를 비롯해 학계, NGO 등 각종 단체와의 MOU를 추진하며 에어비앤비와 정부의 협력 모델을 구축하는 데 힘써왔다. 사내에서 별명이 ‘Mr. MOU’일 정도다.



2015년 에어비앤비코리아에 합류했는데 그때만 해도 숙박 공유란 개념이 낯설었을 때다. 특별히 에어비앤비를 택한 이유가 있었나?
개인적으로는 여행을 좋아해서 ‘살아보는 여행’을 추구하는 에어비앤비의 철학에 끌렸다. 여행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사람들은 파리나 뉴욕같이 기존에 알려진 전통적인 관광지를 방문하는 것뿐 아니라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곳에서 남다른 경험을 하길 원한다. 스스로도 가족들과 이런 경험을 많이 하고 싶었다. 에어비앤비는 이 같은 트렌드를 예리하게 읽어낸 비즈니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구글에서 에어비앤비로 이직한다니까 주변 사람들이 그런 작은 회사에 왜 가냐며 다들 말렸다. 당시 에어비앤비는 새롭게 뜨는 공유 스타트업 정도로 알려져 있었다. 공유경제란 말 자체가 굉장히 생소했다. 더군다나 우버가 한국에서 철수하면서 공유 기업에 대한 이미지도 별로 좋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도 오래전부터 하숙이나 민박 같은 공유 문화가 존재하지 않았나. 당시 인기를 끈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만 봐도 집뿐 아니라 잡동사니 등 온갖 것들을 이웃과 공유하는 게 자연스러웠다. 국내에 팽배한 숙박 공유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해소하고 싶었다. 또 에어비앤비 플랫폼을 통해 한국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었다.


에어비앤비가 한국에서 빠르게 성장했다. 비결이 무엇일까.
관광객을 늘리고 싶은 정부 니즈에 발맞춰 다양한 유형의 호스트를 유치했다. 2016년에 농림축산식품부, 대한상의와 농촌 관광 활성화 MOU를 맺었다. 지자체가 추천한 우수 농가 민박 215개를 에어비앤비를 통해 알리고, 대한상의가 전국 상공인을 대상으로 홍보 활동을 펼치는 내용이었다. 정부는 한국 농가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리고, 대한상의는 농촌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에어비앤비는 특색 있는 호스트를 플랫폼에 유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삼자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MOU였다.

2017년에는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를 1년 앞두고 강원도와 협약을 체결했다. 대형 글로벌 행사를 앞둔 강원도는 에어비앤비를 통해 대규모 공사 없이도 부족한 숙박 시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결과도 성공적이었다. 올림픽 기간 동안 강원도 에어비앤비를 방문한 관광객은 1만50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00% 증가했다. 호텔 46채, 객실 7500개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전 세계 에어비앤비에서 예약 성장률이 가장 높았던 곳이 바로 강원도 강릉으로 무려 2175%라는 어마어마한 수치를 기록했다. 그 밖에도 정부나 지자체와의 적극적인 협력 사업들이 전 세계에 한국에 호텔이 아닌 다양한 종류의 숙박이 가능함을 알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국내에서 낯선 기업이 정부와 사업하는 게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그렇다. 처음에 에어비앤비가 아이디어를 제시했을 때 다들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 숙박 공유란 개념도 생소한데 외국 기업이 와서 같이 일하자고 하니 다들 못 미더워했다. 오해도 많고 편견도 심했다. 발로 뛰어다니며 설득하는 수밖에 없었다. 일단 만났다. 미국에서라면 e메일로 대답하고 끝났을 일도 직접 만나서 설득했다. 소통은 대면(face to face) 미팅을 최우선으로 했다. 숙박 공유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많았기 때문에 그걸 풀려면 직접 만나서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게 가장 효과적이었다. 하루에도 외부 미팅이 수개에 달했고, MOU건이 있을 때는 매주 지방을 가기도 했다. 특히 평창 동계올림픽 관련 MOU를 맺을 때는 조직위원회가 위치한 강원도 용평에 당일치기로 굉장히 자주 왔다 갔다 했다. 행사가 끝나고 조직위원회에서 후원사 200여 개 중에서 에어비앤비만큼 자주 찾아오고 적극적인 데가 없었다고 얘기해 줄 정도였다. 숙박 공유라는 개념 자체가 이전에 없던 새로운 개념인 데다 실체가 없기 때문에 직접 만나 상대방의 수준에 맞춰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데 성의를 다했다. 글로 봐서는 모르겠다는 사람들도 직접 만나 말로 설명해주면, 숙박 공유가 하숙이나 민박과 다를 게 없다는 점을 쉽게 이해했다. 또 이야기를 하다 보면 어려운 문제들도 결국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다. 물론 직원 수도 적고 사안이 많은데 건건이 직접 만나서 얘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사안의 우선순위를 정해서 발로 뛰어야 결국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

정부 관계자한테는 에어비앤비가 외국계 기업이긴 하지만 호스트들은 모두 한국인이며 지방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에어비앤비라는 글로벌 플랫폼을 활용하면 아주 적은 비용으로 전 세계에 한국을 홍보할 수 있다고 설득했다. 정부가 걱정하는 부분을 에어비앤비가 상당 부분 해소해준 셈이다. 예컨대, 숙박 수준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컨설팅도 제공하고 각종 등록 절차와 응대 서비스 교육도 실시했다. 충청남도와 강원도에서는 지역 곳곳의 명소와 맛집을 소개한 현지인 가이드북도 한글과 영문본으로 만들어서 배포했다.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싶은 정부 입장에서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유명한 도시가 아닌 생소한 지방 마을도 게스트에게인기가 많나.
에어비앤비 게스트들은 일반적인 관광이 아닌 특별한 경험을 원한다. 호스트와 교류하면서 여행지에서 진정으로 살아보는 경험을 원한다. 그런 점에서 지방이나 농가도 매력적인 경험이 될 수 있다. 예컨대, 충청도의 어느 숙소에서 묵은 게스트가 ‘할 게 너무 없어서 좋다’ ‘멍 때리기 좋다’라고 남긴 후기를 읽었다. 꼭 유명한 관광지가 없더라도 게스트들은 자기만의 의미 있게 ‘살아보는’ 방식으로 여행 경험을 가치 있게 만든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지방의 매력이 새롭게 조명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꼈다.


에어비앤비 본사는 어떤 지원을 해줬나.
본사는 우리의 의사결정을 전적으로 존중해줬다. 에어비앤비의 철학이 ‘Belong Anywhere’다. 어디든 내 집같이 편안함을 느끼라는 이 문구는 에어비앤비 이용자들에게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다. 직원들도 각 나라 에어비앤비 이용자들의 이슈에 소속감을 느껴야 한다고 늘 강조한다. 전 세계 109개국의 호스트와 게스트들 모두가 차별 없이 어디서나 소속감을 느껴야 한다. 여행을 민주화시키자는 게 에어비앤비가 전사적으로 공유하는 철학이다. 예컨대, 트럼프가 난민 거부 정책을 강하게 추진했을 때 본사에서 난민들에게 무료로 숙박 시설을 제공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래서 일하는 방식이 일반적인 미국 글로벌 기업과 다르다. 진출국의 서로 다른 문화 차이를 인정하고 의사결정 권한을 지사에 거의 전적으로 위임한다. 예컨대, 이탈리아와 한국 에어비앤비의 비즈니스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처음 에어비앤비에 왔을 때 본사 대표가 직접 호스트를 만나려고 지방까지 가길 전혀 마다하지 않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농식품부와 첫 MOU를 맺을 때는 벨린다 존슨 당시 에어비앤비 최고사업협력법률책임자가 직접 한국에 온 데다 충남 아산의 외암민속마을까지 방문해서 정부 관계자와 호스트들을 만나고 현장을 체험했다. 강원도와 MOU를 맺을 때는 크리스 리헤인 에어비앤비 글로벌 정책 및 미디어정책총괄 대표가 춘천을 방문해 도지사와 만나고 춘천의 한 일반 호스트 집에서 1박 하기도 했다. 기업의 CEO가 호텔이 아닌 민간인의 집에서 머물다니 보통 기업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입장에서 속으로는 혹시라도 기분 상할 일이 생기면 어떡하나 노심초사했었는데 호스트가 맛있는 음식도 해주고 친절하게 대해줘서 너무 좋았다는 소감에 감동받기까지 했다. 이 회사는 뼛속까지 이용자들의, 이용자들에 의한, 이용자들을 위한 기업이다.

일단 대표가 한국에 오면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에어비앤비 직원들부터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자연스럽게 에어비앤비코리아가 널리 알려지고, 한국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참고로 에어비앤비 직원들은 출장 갈 때 반드시 에어비앤비를 이용해야 한다는 원칙이 있다. 직원들부터 자연스럽게 지역의 호스트들과 교류하게 되고 에어비앤비의 철학을 몸으로 익히게 된다. 에어비앤비에서 아시아 지역을 총괄하는 분은 한국에 올 때마다 잠실의 한 호스트 집에서 머문다. 가족이 살고 있는 집의 남는 방을 이용하는 건데 이 집에서는 전날 술 먹고 늦게 들어가면 다음 날 아침 해장하라고 북엇국을 끓여준다고 한다. 그 북엇국 맛에 반해서 매번 그 집을 찾는다고 한다.



에어비앤비코리아는 국내의 다른 공유 비즈니스보다 이미지가 좋은 편이다. 규제 장벽도 원활하게 넘고 있는 것 같다.
신생 비즈니스에 진출하는 많은 기업이 이해관계자를 고려할 때 정부 당국, 즉 규제 기관으로 한정해서 생각하고 법을 바꾸는 데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규제 기관뿐 아니라 호스트와 게스트, 더 나아가 NGO, 재단, 학교 등 규제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구성원들을 고려하고 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다. 예컨대, 2016년 아산나눔재단과 비영리기관과 스타트업 역량 강화를 위한 MOU를 체결하고 스타트업들이 해외 IR을 나갈 때 에어비앤비를 무료로 제공했다. 국내 스타트업이 에어비앤비처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동시에 에어비앤비 체험도 홍보할 수 있었다.

또 2017년에는 연세대와 공유경제 활성화를 위한 공동 연구 협약도 체결했다. 아시아 지역에서 에어비앤비가 대학과 MOU를 체결한 것은 한국이 최초였다. 이때도 직접 총장을 찾아가 장시간 대화하면서 왜 공동 연구가 필요한지를 설득했다.

에어비앤비의 여성 호스트와 게스트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서 여성 지원 단체인 한국여성의전화와 MOU를 맺기도 했다. 에어비앤비 직원들부터 여성 안전에 대한 감수성을 키우기 위해 교육을 받았고, 여성 이용자를 위한 상담용 핫라인도 개설했다. 이처럼 전례 없는 다양한 종류의 MOU들을 성사시키면서 회사 내에서는 Mr. MOU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니즈를 충족하는 협력 모델을 구축하면서 자연스럽게 에어비앤비의 인지도가 높아졌다. 이런 다양한 기관과 많은 MOU를 맺을 수 있었던 것도 본사의 확실한 권한 위임(empowerment)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다른 회사 같으면 MOU를 맺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부터 시작해 이런저런 조건을 꼬치꼬치 따졌을 것이다. 에어비앤비 본사는 우리가 하는 일에 한 번도 이런 간섭을 한 적이 없다.


호텔이나 모텔 같은 기존 숙박업소의 반발도 여전하다.
분명한 점은 에어비앤비의 이용자가 호텔의 고객과 겹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 숙박업자들도 많겠지만 데이터가 그렇다고 말한다. 여행 분야 시장 리서치 전문기업인 STR에서 2016년 7월까지 약 3년간 13개 도시의 데이터를 연구한 보고서 ‘Airbnb & Hotel Performance’에 따르면 호텔은 주중 고객이 주를 이루는 반면 에어비앤비는 주말 고객이 많았다. 그래서 객실 요금 또한 호텔은 주중이, 에어비앤비는 주말 가격이 높은 경향이 있다. 또 에어비앤비를 이용하는 여행객의 47%는 7일 이상 투숙하는 장기 투숙객이었다. 에어비앤비에 등록된 숙소의 75%는 호텔이 존재하지 않는 지역에 위치했다. 결론적으로, 에어비앤비는 호텔의 초과 수요(excess demand)를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에어비앤비를 이용한 여행자 중 상당수는 에어비앤비가 아니었다면 애초에 여행을 시작하지 않았거나 여행지에서 훨씬 짧게 머물렀을 것이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관광 혜택을 받지 못하던 지역 사람들이 수익을 창출하고, 부수입이 생긴 호스트들이 다시 게스트가 돼 여행을 떠나는 선순환이 이뤄지면서 관광산업의 파이는 더욱 커지고 있다. 에어비앤비 덕분에 관광업이 성장하고 전체 숙박업의 파이가 커지면서 다른 숙박업체들이 얻는 혜택이 더 크다고 본다.

호텔들도 최근 에어비앤비를 호텔 숙박과 다른 상품으로 인정하기 시작했다. 오히려 에어비앤비를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예컨대, 서울 신사동의 라까사호텔은 에어비앤비에 서로 다른 디자인의 특색 있는 방을 올려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이 호텔은 게스트로부터 높은 평점을 받아서 슈퍼 호스트로 선정됐다.


호텔 체인이 굳이 에어비앤비 플랫폼을 이용할 필요가 있나?
호텔도 에어비앤비를 통해 새로운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 에어비앤비의 후기 시스템이 굉장히 신뢰할 만하기 때문이다. 후기는 숙박이 종료된 후 14일 이내에 작성해야 하는데 호스트와 게스트 양쪽이 모두 작성을 완료해야 외부에 공개되도록 설계됐다. 서로 어떻게 썼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양쪽에 공개되는 형식이라 솔직한 편이다. 또 본사 차원에서도 후기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랜덤A/B 테스트를 실시하는 등 호스트와 게스트의 니즈가 맞아떨어질 수 있도록 추천 알고리즘을 고도화하고 있다. 진정성 있는 후기 시스템이 에어비앤비의 가장 큰 강점이다.


호스트들은 어떻게 관리하나.
에어비앤비의 호스팅 절차나 방식은 전 세계적으로 동일하며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다. 특히 책임감 있는 호스팅을 위해 e메일 등을 통해 주기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호스트들이 모이는 데는 자발적인 바이럴의 역할이 가장 크다. 한국에서도 호스트들이 자발적으로 호스팅 강연을 열거나 경험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가장 많이 알려졌다. 특히 강원도와 충청남도에서 만든 현지인 가이드북 『헬로우 투어강원』과 『헬로우 충남』은 현지 호스트와 게스트들이 직접 참여해서 명소와 맛집을 추천해서 만들었다. 호스트, 게스트들이 자발적으로 주체가 돼서 만든 책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가이드북도 기획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형식적으로 외부 출판사에 맡겨서 만들었으면 아주 쉬운 작업이 됐을지 모른다. 하지만 현지 호스트와 게스트뿐 아니라 지자체와 학계, 스타트업 등의 지원을 받아 함께 작업함으로써 가이드북의 홍보효과가 더 커졌다.

최근 한국에서는 50∼60대 ‘액티브 시니어’들의 호스팅이 늘어나고 있다. 전체 호스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5년 9월 4.45%에서 2018년 9월 7.3%로 크게 늘었다. 저성장이 이어지면서 일반적인 직장과 다른 새로운 직업을 원하거나 은퇴 이후의 소득과 부수입을 원하는 니즈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은퇴한 한 호스트는 남는 방을 공유하면서 명함을 만들었다. 무기력해지고 자존감이 떨어졌는데 에어비앤비를 통해 경제적인 독립과 함께 자신감도 회복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다른 한편으로 청년들은 숙박을 공유함으로써 주거비 부담을 절감하고 있다. 방 세 칸 중 두 칸을 공유하면서 월세를 같이 내는 식이다. 앞으로 에어비앤비를 활용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날수록 공유 방식도 점차 창의적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특정 도시나 국가에서 에어비앤비가 잘되는 것 같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2018년 4월 연세대 행정학과 홍순만 교수와 함께 미국 47개 도시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떤 요인이 에어비앤비 같은 숙박 공유에 우호적인 정책 환경을 만드는지를 분석했다. 2 예상과 달리 시민의 IT 활용 능력이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오히려 지역의 정치적 경쟁성(Political Competition)이 강할수록 공유경제가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당 간 경쟁이 치열한 지역일수록 이해관계자 간 경쟁도 치열해서 에어비앤비 같은 새로운 산업에 대한 개방성이 높았다. 정치세력이 한쪽만 강한 경우에는 전통적 이해관계자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강해서 새로운 산업을 위한 규제 완화에 소극적이었다.

사람들은 4차 산업혁명을 얘기하면서 기술 발전에만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오늘날 기술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술이 활용될 수 있는 규제 환경이다. 에어비앤비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는 도시마다 발생하는 서로 다른 문제들에 유연하게 대처했기 때문이다. 나라별로 문제가 되는 정책적 이슈도 다 다르다. 예컨대, 관광객을 늘리는 데 관심이 있는 곳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관광객을 관리하는 데 중점을 두는 곳도 있다. 외지인이 발생시키는 소음이나 환경오염에 특별히 민감한 지역도 있다. 에어비앤비는 이같이 각기 다른 도시들의 이슈들을 감안해 이해관계자들과 문제를 같이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나라마다 법적 규제도 독특하고 다양한데 이런 규제들과 관련해서도 정부와 협업하고 있다. 예컨대, 에어비앤비는 400개 이상의 정부와 협력해 관광세 혹은 호텔세를 거둬 세무당국에 전달하고 있다. 그렇게 거둔 세금이 2018년 12월 기준 10억 달러를 넘어섰다.


최근 정부가 전격적으로 숙박 공유 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어떤 의미가 있나?
숙박 공유 관련 공론화가 이제 막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 그동안 단기적으로 집을 임대하는 2만 명의 에어비앤비 호스트들이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공중위생관리법, 농어촌정비법, 관광진흥법 등 과거에 만들어진 공유 숙박 관련 규제들은 오늘날 도시 지역에서 내국인을 대상으로 숙박을 공유하는 호스트들을 고려하지 않았다. 앞으로 숙박 공유가 늘어나면서 공유 방식도 이전에 없던 창의적인 방식으로 진화할 것이다. 에어비앤비 호스팅이 과연 숙박업에 해당되는지, 거주지의 공유 범위는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지 등 앞으로 새로운 문제들이 꾸준히 제기될 텐데 그에 따른 규제도 디테일하게 차등화해야 할 것이다.


배미정 기자 soya1116@donga.com
동아비즈니스리뷰 350호 Smart Worcation 2022년 08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