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의 비즈니스 전략

비즈니스 생태계 뒤흔들 자율주행차 ‘네트워크 효과’에 올라탈 준비를 하라

224호 (2017년 5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각종 센서와 GPS를 통해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목적지까지 스스로 운행하는 자율주행차는 4차 산업혁명의 대표적 기술이다. 자율주행차는 인공지능이라는 소프트웨어도 중요하지만 물리성이 강한 분야이기 때문에 보편화되기까지는 얼마나 걸릴지 단언하기 어렵다. 그러나 일단 보급만 된다면 새로운 비즈니스들이 연이어 출연할 것이다. 여러 자율주행차를 보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운송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등장하는가 하면 자율주행차를 플랫폼으로 사용하는 회사도 나타날 것이다. 또 자율주행차가 네트워크로 연결, 수집하는 데이터가 축적되고 분석이 이뤄지면 지금은 생각지도 못할 또 다른 서비스가 출연할 수도 있다. 어떤 비즈니스든 사용층이 확대될수록 가치가 올라가는 ‘네트워크 효과’를 염두에 두고 전략을 펴야 할 것이다.



편집자주

4차 산업혁명이 핵심 이슈로 떠오르면서 관련 논의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마치 4차 산업혁명이 곧 세상을 뒤바꿀 것같이 소란스럽지만 아직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는 이들은 많지 않습니다. 임일 교수가 ‘4차 산업시대의 비즈니스전략’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의 흐름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큰 그림’을 제시하려 합니다. 이 원고는 임 교수의 저서 <4차 산업혁명 인사이트(더메이커, 2016)>의 내용에 최근 현황을 덧붙여 작성했습니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각종 센서와 GPS로 수집한 정보를 사용해서 목적지까지 스스로 운행하는 자동차를 말하며 4차 산업혁명의 대표적인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전 세계의 자동차 제조회사와 구글이나 애플과 같은 정보기술(IT) 기업들은 너도나도 자율주행 자동차를 개발하기 위해 엄청난 규모의 자금을 연구개발에 투입하고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종류의 기술이 필요하다. 도로의 장애물과 주변 자동차를 인식하는 카메라와 각종 스마트 센서, 도로정보와 지리정보를 바탕으로 목적지까지 가는 길을 스스로 찾는 기술, 다른 자동차와 데이터를 주고 받거나 서버와 연결할 수 있는 통신기술이 필요하다. 추가로, 어쩌면 가장 중요한 기술이라고 할 수도 있는 것은 이런 기술들을 통합하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이다.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에 있어서 가장 앞서 있는 회사는 구글이라고 할 수 있다. 구글은 2009년부터 자율주행 자동차에 대한 연구를 해왔으며 자율주행 자동차 관련 특허를 수백 건 취득했다. 구글의 자율주행차 프로토타입은 2016년 말, 이미 230만 마일(약 370만 ㎞)에 달하는 실제 도로를 시험 주행했으며 큰 사고도 나지 않았다고 한다. 여기에 최근 자율주행차 프로젝트팀을 웨이모(Waymo)라는 자회사로 분리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구글 자율주행차의 상용화가 임박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1 구글은 대중이 잘 알고 있는 ‘알파고’를 개발한 기업으로 인공지능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이 강점을 바탕으로 구글은 자동차를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는, 컴퓨터로 치면 운영시스템(OS), 즉 ‘윈도(windows)’와 같은 역할을 하는 자동차 운행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구글의 경쟁자는 애플이다. 애플도 최근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있다고 인정했으며 몇 년 전부터 인공지능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자율주행차의 운행 시스템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도 자율주행차 연구개발에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전기자동차 제조업체인 테슬라의 행보가 눈에 띈다. 국내 기업인 현대자동차 그룹도 올해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 자율주행 자동차 시제품을 출품하는 등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이제 드론을 살펴보자. 먼저 동호인을 중심으로 한 경주용 드론과 촬영용 드론이 레저용으로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방송촬영이나 농업용으로 쓰이는 전문적 용도의 드론도 오래전부터 사용되고 있다. 드론 분야에서는 중국 회사인 DJI가 기술력이나 시장점유율에서 가장 앞서 있다. 최근에는 ‘이항’이라는 중국 드론업체가 사람이 탈 수 있는 1인승 드론을 개발해 두바이에서 시험 서비스를 한다고 발표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2 편리한 조종과 안전한 비행을 위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가 도입되면서 드론을 조종하기 더 편해지고 안전해졌다는 점에서 드론 역시 IT와 다른 기술이 결합되는 4차 산업혁명의 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자율주행 자동차와 드론이 일반화하면 우리 생활과 비즈니스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까? 경영자들은 이런 변화에 대비해서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이번 글에서는 자율주행 자동차와 드론을 중심으로 이를 논하기로 한다.



자율주행 자동차와 드론은 얼마나 빨리 보급될까?

세계의 주요 자동차 회사들은 2018∼2020년 사이에 첫 상용 자율주행차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물론 자율주행차의 상용화와 보급은 매우 다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상용 자율주행차가 출시된다고 해서 바로 대부분의 자동차가 자율주행차로 바뀌지는 않을 것이고, 보급돼 널리 쓰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렇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율주행차를 사용하기까지는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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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자동차는 인공지능이라는 소프트웨어가 중요한 역할을 하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물리성이 강한 기술이다. 앞에서 설명했듯 물리성이 강하면 발전이나 보급 속도도 상당히 늦어지는 편이다. 여기에 자율주행차 자체의 기술발전뿐 아니라 자율주행차가 운행되는 도로의 상황도 감안해야 한다. 고속도로와 같이 통제가 잘 되고 돌발상황이 적은 환경에서는 자율주행차가 정확하고 안전하게 운행을 할 수 있겠지만 보행자와 장애물로 복잡한 일반도로나 새로 만들어져 지도에 없는 좁은 산길 같은 곳에서는 자율주행차가 제대로 운행되기 어려울 수 있다. 대부분의 도로가 자율주행이 가능한 조건이 되고 도로의 변동 상황까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고 관리되는 체계가 갖춰질 때까지 20년이 걸릴지, 30년이 걸릴지, 혹은 그 이상이 걸릴지 알 수 없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은 도로 상황이 웬만큼 갖춰질 때까지, 그리고 자율주행차의 가격이 일반 자동차와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마음을 먹을 가능성이 높다.

드론 역시 물리성이 매우 강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말은 드론 역시 짧은 시간에 가격이 지금의 수십 분의 일로 낮아지거나, 성능이 지금의 수십 배로 좋아지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중국 업체가 개발했다고 앞에서 소개한, 사람이 탈 수 있는 1인용 드론의 경우 현재 가격이 수억 원이고 몇 시간 충전해도 최대 30분 정도만 비행할 수 있다고 한다. 시범 서비스로는 가능하지만 택시나 기차, 혹은 헬기와 같은 다른 운송수단과 경쟁하면서 실제 비즈니스에 적용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최대 비행시간이 현재의 몇 배로 늘어나는 동시에 충전시간이 몇 분의 일, 가격은 십몇 분의 일로 줄지 않으면 어려울 것이다. 물론 이런 발전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발전이 IT 분야에서처럼 몇 년 내에 이뤄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판단된다. 따라서 드론이 레저와 같은 분야 외에 실용적인 운송수단으로 사용되기까지는 생각보다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와 드론의 비즈니스 분야

자율주행차가 보급되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일단 두루 보급될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어떤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도할 수 있을까? 우선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 자동차 사용 방식의 변화이다. 자율주행차가 일반화되면 자동차를 굳이 소유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자율주행차는 스스로 주행하기 때문에 한 사람을 태우고 목적지에 데려다 준 뒤 주차장에서 기다릴 필요가 없다. 근처에서 얼마든지 차가 필요한 다른 사람을 태우고 갈 수 있다. 따라서 우리가 핸드폰 서비스를 사용하듯이 매월 일정액을 내면 자율주행차를 필요할 때마다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회사가 등장할 가능성이 많다. 현재 서비스 중인 우버의 자동차가 자율주행차로 대체됐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물론 요금은 월정액으로 하거나 사용량에 따라 내는 등 다양한 형태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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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서비스 형태가 유력하다고 보는 이유는 효율성 때문이다. 현재 자동차를 보유한 사람들의 경우 하루 중 자동차를 운행하는 시간의 비율이 평균 10% 안팎이 보통이다. 자율주행차로 위와 같이 운송수단이 필요한 사람들을 목적지에 데려다주는 서비스를 제공해 운행 비율이 40%로만 증가하면 현재 자동차 수의 4분의 1만으로도 충분히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다.3 이런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용은 보수적으로 잡아도 자동차를 보유하는 데 드는 돈의 절반에 훨씬 못 미치는 액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이런 서비스가 등장해도 여전히 자동차를 소유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존재하겠지만 몇 배나 더 비용을 들여 자동차를 소비하기보다는 이런 서비스를 선택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은 분명하다.

이와 같은 자동차 이용 서비스가 일반화되면 자동차 대수도 줄어들 것이다. 따라서 주차장도 지금처럼 많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자동차보험 시장도 크게 축소될 것이다. 현재의 자율주행차 기술로도 이미 사람이 운전하는 것보다는 더 안전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자율주행차의 사고 소식이 심심치 않게 보도되지만 그것은 자율주행차가 낸 사고이기 때문에 기사화되는 것이지 사고율 자체로 보면 사람이 운전하는 것보다 자율주행차 쪽이 훨씬 안전하다. 앞으로 기술이 더 발전하면 사고율은 더 낮아질 것이고, 이에 따라 자동차보험 시장의 규모도 지금보다 훨씬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자율주행차를 플랫폼으로 하는 비즈니스도 새롭게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이 자율주행차를 타고 목적지로 가면서 가장 많이 하는 일은 아마도 잠을 자는 것일 테고, 그다음은 업무를 보거나 인터넷 서핑을 하는 것과 같은 ‘정보 소비활동’일 것이다. 자동차 안에 가만히 앉아 있는 이런 때야말로 정보소비를 위한 최적의 시기다. 이때 각 사람의 취향과 니즈를 파악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좋은 비즈니스가 될 수 있다. 맞춤형 정보 서비스에 대해서 과연 ‘사람들이 큰 가치를 느끼겠는가’라는 의문을 가지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맞춤형 정보 서비스는 이미 우리 생활에 적용돼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인터넷에서 똑같은 검색어를 입력하더라도 사용자의 위치나 과거 검색 이력과 같은 개인별 정보에 따라 검색결과를 달리 보여주는 맞춤형 검색이 이미 사용되고 있다. 이런 개인화된 검색은 검색 결과를 더 정확히 해줌으로써 검색시간을 줄이고 광고의 적중률도 높여주는, 검색기술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비슷한 맞춤형 서비스를 자율주행차에서도 예상해봄 직하다. 자율주행차에서는 각 소비자의 물리적 이동이라는 추가적인 정보가 있기 때문에 온라인의 행동 정보만 있을 때에 비해서 훨씬 더 정확한 맞춤화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서 온라인에서 프랑스 파리에 대해 검색하면서 약 3주 후 출발하는 파리행 비행기표 가격을 확인한 사람이 있다고 하자. 3주 후에 이 사람이 자율주행차를 불러서 공항까지 간다면 파리로 떠나기 위해서일 확률이 매우 높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파리에 관련된 다양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광고도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재인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비즈니스’ 코너 첫 회4 에서 설명했듯 정보는 다양한 종류를 결합할 때 가치가 올라가며 훨씬 더 정확한 분석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자율주행차로 인해 등장할 가능성이 높은 또 다른 비즈니스는 무인 배송이다. 현재는 배달기사가 차를 운전해 물건을 배송하고 있다. 만일 자율주행 트럭이 이런 일을 대신한다면 배송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구글은 2016년에 무인 배송 트럭에 대한 특허를 공개했다.5 특허에 따르면 무인 배송 트럭은 사물함과 비슷한 여러 개의 보관함을 쌓아놓은 형태다. 소비자는 무인 배송 트럭이 집 앞으로 왔을 때 미리 받아 놓은 인증코드를 트럭에 입력해 본인의 물품이 들어 있는 보관함을 열고 물건을 받을 수 있다. 이때 물품 대금을 신용카드를 통해 지불할 수 있다. 지금처럼 ‘착불’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위에서 드론을 이용해 사람을 운송하는 것이 실용화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배송 이슈는 다르다. 물건의 배송에 있어서는 드론이 가까운 시일 내에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이 무인 드론으로 배송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아마존뿐 아니라 구글과 월마트 등 많은 기업이 드론을 활용한 배송 서비스를 실험하고 있다. 드론을 활용한 배송의 가장 큰 장점은 속도와 비용이다. 드론은 공중으로 배송하기 때문에 교통상황으로 인해 영향을 받지 않고, 여러 목적지를 순차적으로 돌지 않기 때문에 물류창고에서 몇 ㎞의 범위까지는 수분 내에 배송을 할 수 있다. 드론을 활용한 배송 서비스는 지역별로 물류센터를 두고 각 센터별로 수십∼수백 대의 드론이 목적지별로 물품을 배송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 목적지 정보는 시스템에서 각 드론에 자동으로 전송되고, 드론에는 GPS는 물론 카메라와 각종 센서, 이를 통해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을 하는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새와의 충돌 위험 등 갑작스런 응급상황에 대해서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충전이 필요할 때는 드론 스스로가 물류센터에 설치된 충전소를 자동으로 찾아가 충전을 할 것이다. 물론 모든 배송을 드론이 할 수는 없다. 부피가 크거나 무게가 무거운 것을 옮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긴급배송이 필요한 작은 박스는 드론으로 충분히 배송할 수 있다. 게다가 1∼2시간 내에 배송해야 하는 긴급주문의 경우는 자동차로 배송하는 것보다는 드론으로 배송하는 것이 비용상으로도 유리하다. 그 외에도 농업 분야나 사람이 하기 어려운 교량이나 고압선과 같은 시설의 안전점검 등에는 드론이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비즈니스 전략

자율주행차와 관련된 비즈니스 전략은 몇 가지로 나눠서 생각해볼 수 있다. 우선 자율주행차 운행시스템을 개발하는 회사, 자동차를 생산하는 회사, 자율주행차로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 등으로 분리해 회사별로 비즈니스 전략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1. 자동차 운행시스템을 개발하는 회사의 전략

구글이나 애플과 같이 자율주행차 운행시스템을 개발하는 회사는 자사의 운행시스템이 널리 사용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자율주행차 운행시스템은 네트워크 효과가 상당히 강하게 작동하는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연재 코너 2회6 에서 설명한 네트워크 효과가 만들어지기 위한 3가지 조건에 잘 맞기 때문이다.

우선 자율주행차 운행시스템은 연결이 곧 가치라고 할 수 있다. 더 많은 자동차가 같은 운행시스템을 사용할수록 수집되는 데이터의 양이 많아지고 통신할 수 있는 자동차가 많기 때문에 가치가 있다. 앞으로 자율주행차가 실제로 운행되기 위해서는 개별 자동차와 중앙 서버와의 통신뿐 아니라 주변에 있는 자동차끼리의 통신도 중요해질 것이다. 자동차끼리 도로의 상황이나 갑자기 급정차하는 경우에 그 정보 등을 주고받으면서 주행하는 것이 안전과 효율적인 주행을 위해서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끼리 통신을 하는, 소위 커넥티드카(Connected car)가 실현이 되면 자동차 사이의 간격을 매우 가깝게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동차가 바짝 붙어 마치 기차처럼 주행하면서 연료를 절약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이 경우 기본적인 자동차 간의 통신은 표준화를 통해 운행시스템과 상관없이 가능해지겠지만 그 외에 풍부한 정보를 교환하는 것은 같은 운행시스템을 사용하는 자동차끼리만 가능할 것이다. 따라서 같은 운행시스템을 사용하는 차가 많을수록 가치를 가질 것이다. 둘째로 운행시스템을 사용하는 차가 늘어나도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네트워크 확장에 제약이 적다. 셋째로 한 자동차에서 두 개 이상의 운행시스템을 같이 사용할 가능성이 적고, 결국 하나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자율주행 운행시스템은 네트워크 효과가 강하게 작동하는 분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은 바로 선도기업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많다는 뜻이기 때문에 처음에 자사의 운행시스템을 탑재하는 자동차 수를 늘리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전략이 될 것임을 예상해 볼 수 있다. 물론 기술의 발전 양상이나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제공되는 맞춤형 서비스가 얼마나 진화하는가 등에 따라 ‘네트워크 효과’ 강도가 달라질 수 있지만 운행시스템을 개발하는 회사의 입장에서는 초기에 탑재하는 자동차를 늘리는 것이 가장 결정적인 전략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운행시스템을 오픈 소스화하는 등 자동차 제조회사가 자사의 운행시스템을 무료 혹은 최소한의 비용으로 탑재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기본적으로 필요하다. 자율주행차의 보급 초기에는 정확한 운행, 즉 길을 잘 찾고 사고율도 낮은 등의 기본적인 기능이 우수한 것이 점유율을 높이는 데 가장 중요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율주행차가 많이 보급되고 운행기술이 안정화돼 가면 수집되는 정보를 바탕으로 한 맞춤형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같은 운행 서비스를 탑재한 자동차끼리 주고받을 수 있는 정보를 풍부하게 함으로써 가치를 높이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만일 어떤 회사가 자율주행차 운행시스템 분야 선도기업으로서 최대 점유율을 가지게 된다면 네트워크 효과를 더 강화하기 위해 복수의 운행시스템을 동시에 사용하는 데 따른 비용을 높여야 할 것이다. 예컨대 한 운행시스템을 탑재하는 자동차에 전용 부품과 장비 등을 요구하게 되면 자동차 제조회사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복수의 운행시스템을 채택하는 데 비용이 들기 때문에 여러 운행시스템보다는 하나만 채택하는 경향이 생겨서 네트워크 효과가 더 강해질 것이다. 반대로 업계의 후발주자들은 선발주자의 운행시스템과의 호환성을 높임으로써 자사의 운행시스템을 추가로 채택해도 추가 비용이 거의 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전략이 될 것이다.

2. 자동차 제조회사의 전략

현대·기아차, 벤츠, 도요타 등의 자동차 제조회사의 경우에는 자율주행차에 대비해 어떤 전략을 구사해야 할까? 자율주행차의 핵심 기술인 운행시스템에 관련해서 자동차 제조회사가 선택 가능한 전략은 크게 두 가지라고 할 수 있다.

1) 독자적인 자율주행차 운행 시스템을 개발해 구글과 같은 회사와 경쟁할 것인가.

2) 혹은 운행시스템은 주도적인 제품을 탑재하고 대신 자동차 하드웨어 제조에 주력할 것인가. 가장 이상적인 것은 독자적인 운행시스템을 만들고, 자신들의 하드웨어와 묶어서 애플의 iOS + iPhone처럼 플랫폼으로 육성하는 것일 것이다. 그렇지만 이를 위해서 엄청난 투자가 필요함을 고려하면 성공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만일 성공한다고 해도 구글, 애플과 같은 주도적인 자율차 운행시스템을 개발하는 회사와 경쟁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따라서 기존의 주도적인 플랫폼과 호환되는 자동차를 제조하는 것이 가장 현실성이 있는 전략이지만 이 경우, 이들 운행시스템 플랫폼에 종속된다는 단점이 있다. 안드로이드와 스마트폰 제조회사의 관계를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이 둘 중 어느 것이 더 나은 전략이 될지는 아직은 명확하지 않다. 현재로써는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 양상이 어떻게 나아갈지, 경쟁상황이 어떻게 진행될지 불확실성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만일 센서 등으로 수집된 정보를 사용해 자율주행차의 사고를 방지하는 기술, 즉 자동차 운행의 안전성과 관련된 기술 발전이 지지부진하면 자율주행차의 운행시스템의 가장 중요한 선택요인은 사고율과 안전성이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연결로부터 얻을 수 있는 가치는 상대적으로 작아지기 때문에 네트워크 효과가 약해지면서 한 자동차 제조회사의 독자적인 운행시스템도 기본 품질만 확보하면 생존할 가능성이 있다. 결론적으로, 현재 자동차 제조회사의 입장에서는 기술개발과 시장의 상황이 명확해질 때까지 두 가지 가능성 모두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3. 자율주행차로 운송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의 전략

위에서 언급한 자율주행차를 사용해서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아직은 이런 서비스가 등장하지 않았고, 실제 등장할 것인지도 확실하지는 않지만 만일 등장한다면 어떤 전략을 가져가야 할까. 이런 운송서비스가 등장하면 사람들은 통신회사를 선택하듯 자동차 운송서비스 회사를 선택해서 일정 요금(정액요금제와 비례요금제 형태가 공존할 것이다)을 내면 언제 어디서든지 차를 불러서 타고 갈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런 종류의 서비스는 가상성과 물리성이 공존하는 독특한 서비스가 될 것이다. 우선, 네트워크 효과가 작용하는 가상성의 특성이 존재한다. 비슷한 조건이라면 더 많은 자동차를 보유한 회사의 서비스가 선호될 것이다. 왜냐하면 차가 많을수록 더 빨리 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운행하는 자동차가 더 많은 회사로 고객이 쏠릴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물리적인 특성인 원가 우위나 차별화 전략도 효과적으로 작동할 것이다. 이러한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는 ‘변동비’가 들어가기 때문에 이 변동비를 누가 제일 낮추느냐가 중요한 전략적 요인이 될 것이다. 즉, 원가우위가 중요한 경쟁무기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벤츠와 같은 고급 차 위주의 자동차를 보유한 회사는 대중 차를 주로 보유한 회사에 대비, 고급 차를 차별화 포인트로 사용하면서 더 비싼 가격을 받는 차별화 전략도 가능할 것이다.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의 경우 네트워크 효과와 원가우위 및 차별화 모두 중시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그게 어렵다면 둘 중 한쪽에 초점을 맞춰 자원을 집중하는 것이 더 효과적 전략이 될 수 있다.

자율주행차를 사용하는 운송서비스의 경우 광고를 효과적으로 사용해서 요금을 낮추는 것도 전략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위에서 설명했듯이 사람들이 차를 타고 이동할 때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으므로 광고가 효과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운송서비스 회사가 탑승고객에게 광고를 제공해 광고비를 추가 수입으로 삼으면 사용료를 낮출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전략에는 한 가지 걸림돌이 있다. 위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운송서비스 회사보다는 자동차 운행시스템 제공회사가 가장 정확한 맞춤형 광고를 제공할 역량을 가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운송서비스 회사가 이보다 더 정확한 맞춤형 광고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이 전략의 성공을 위한 관건이 될 것이다.

자동차와 같이 운송에 관련된 분야는 물리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IT와 결합이 돼도 근본적인 성격이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돼 왔다. 그런데 인공지능과 센서와 같은 다른 기술이 결합된 자율주행 자동차가 등장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자율주행차가 실용화되면 새로운 운송서비스가 등장하고 자율주행차를 플랫폼으로 사용하는 비즈니스가 나타날 것이다. 일단 자율주행차가 네트워크로 연결되면 자동차들이 하나의 네트워크처럼 작동을 하게 된다. 게다가 자율주행차가 수집하는 데이터가 축적되고 분석이 이뤄지면 지금은 생각지도 못하는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다. 사람들이 사용자가 많은 서비스를 선택하는, 네트워크 효과도 발생할 것이다. 과거 물리적 재화의 대표였던 운송서비스가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정보기술과 결합하면서 가상성의 대표적인 특성인 네트워크 효과를 가지게 되는 매우 흥미로운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임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il.im@yonsei.ac.kr

필자는 서울대에서 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취득한 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에서 정보시스템 전공으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New Jersey Institute of Technology 교수를 거쳐 2005년부터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관심 분야는 IT의 사용과 영향, 개인화, 추천 시스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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