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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와 미래 창조 전략

김남국 | 218호 (2017년 2월 Issue 1)

“예측은 존중받을 만한 인간의 행동이 아니다. 단기 예측 외에는 가치가 없다.”

피터 드러커 박사는 장기 트렌드를 예측하는 게 가치 있는 일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를 피력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드러커 박사가 생존했을 당시에 비해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진 지금 시점에서 장기 예측이 엇나갈 가능성은 더 커졌습니다.

예측이 어려워진 이유는 상호작용의 폭발적 증가와 관련이 있습니다. 글로벌화와 기술 발전으로 인한 소셜네트워크 확대 등으로 인류는 전례 없이 엄청나게 많은 상호작용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래에 영향을 주는 모든 변수들을 고려한다는 게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사건이 불거지기 며칠 전까지 한국의 대통령 탄핵 국면,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 영국의 EU 탈퇴 등을 정확히 예측한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가끔씩 예외적인 사건들을 예측해 각광받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유명해진 이후에도 성공적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2012년 미국 대선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해 주목받았던 네이트 실버는 이후 <신호와 소음> 같은 책을 펴내 이름을 알렸지만 트럼프 당선을 예측하지는 못했습니다.

불확실성이 극도로 높은 상황에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경영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이런 상황에서 도움을 주는 방법론 가운데 하나가 시나리오를 써보는 것입니다. 특정한 미래 하나를 예측하려 하지 말고 다양한 미래 모습을 가정한 시나리오를 써보면 극단적인 상황에 대한 대비를 사전에 할 수 있습니다.

DBR은 정치·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극도로 높아짐에 따라 이번 호 스페셜 리포트로 미래 한국의 시나리오를 그려봤습니다. 전반적인 한국의 미래상은 물론이고 보호무역주의와 통상압력이 거세지는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한 방안도 고민해봤습니다. 기술 빅뱅 시대에 대처하기 위한 대안도 제시했습니다. 활발한 작품 활동을 벌이고 있는 우다영 작가의 콩트는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시기에 대부분의 조직에서 겪을 수 있는 세대 혹은 계층 간 갈등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을 해볼 수 있는 수작입니다.

단순한 미래 예측보다 시나리오를 그려보는 게 불확실성 대처에 더 효과적인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부실한 시나리오는 오히려 의사결정을 왜곡할 수 있습니다. 일례로 수많은 요인들 가운데 핵심 변화 동인을 두세 개 정도로 간추려 미래를 내다보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낮은 요소를 뺀다면서 실제로는 매우 핵심적인 요소를 빠뜨릴 위험이 있습니다. 또 근거 없이 낙관적인 기대를 갖거나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이나 조직을 보호하기 위해 작성한 시나리오는 그 자체로 의미를 반감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시나리오의 본질적인 목적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가장 훌륭한 미래 대비는 미래 환경 변화에 수동적으로 추종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미래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것입니다. 결국 시나리오를 쓰는 핵심 목적은 미래를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바꾸기 위한 창의적 전략을 도출하는 것이 돼야 합니다. 여러 가능성들을 진단하면서 우리 스스로가 변화의 주역이 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합니다. 이번 스페셜 리포트가 불확실성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비즈니스 리더 여러분들께 유용한 참고 자료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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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편집장·국제경영학 박사 mar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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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남국

    김남국march@donga.com

    - (현)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장
    -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편집장
    - 한국경제신문 사회부 정치부 IT부 국제부 증권부 기자
    - 한경가치혁신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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