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V 포터상 사례발표

미래 경영의 패러다임, CSV. 국가경쟁력 이끈다

216호 (2017년 1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동아비즈니스포럼 2016’에서는 동아일보와 산업정책연구원(IPS)이 공동 주최하는 제3회 CSV포터상 시상식이 열렸다.
11개 수상기업 중 ‘탱키패밀리’라는 자신들이 개발한 캐릭터를 청년기업, 중소기업과 공유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롯데면세점, 외진 지역 주민들의 삶을 정보통신기술(ICT)로 끌어올린 KT, 비타민B2 발효 잔여물을 사료 첨가물로 업그레이드해 환경과 가치를 모두 잡은 한국 바스프가 사례발표에 나섰다. CSV 포터상이 3회에 이름에 따라 기업들의 CSV 활동 수준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우종현(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동아비즈니스포럼 2016’에서는 동아일보와 산업정책연구원이 공동 주최하는 ‘제3회 CSV포터상의 시상식’도 함께 진행됐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금오공고, 롯데면세점, 슈나이더일렉트릭 코리아, LG생활건강, 에코준컴퍼니,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바스프 등 11개 기업 및 기관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3회 연속으로 상을 받은 서울 강동구, CJ㈜, KT, 한국전력공사는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탈북청소년들이 다니는 셋넷학교를 비롯해 쉐어앤케어, 충남 논산시, 필츠코리아, 해양관리공단은 그동안 벌인 CSV 활동을 인정받아 본상과는 별도로 마련된 챌린저상을 수상했다.

CSV 포터상은 CSV(공유가치 창출·Creating Shared Value) 개념을 한국 사회에 전파하기 위해 경영전략의 거장 마이클 포터 미국 하버드대 교수와 함께 2014년 제정한 상이다. 포터상 수상기업들의 사례 발표 내용 등을 요약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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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발표


1. 롯데면세점

사실 롯데면세점의 CSV 활동은 CSV 포터상과 함께 걸음마를 시작했다. 2014년 제1회 CSV 포터상에 응모했다가 예선 탈락을 하고 2015년 ‘언더스탠드 에비뉴(Under Stand Avenue)’로 처음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언더스탠드 에비뉴는 대표적인 롯데면세점의 CSV 활동. 롯데면세점은 102억 원을 투자해 서울숲 앞 4126㎡(약 1200평)에 달하는 유휴 부지에 116개의 컨테이너를 설치하고 이곳을 사회적 기업가 및 예술가들의 활동공간으로 탈바꿈 시켰다.

언더스탠드 에비뉴에 이은 롯데면세점의 새로운 CSV 프로젝트가 ‘탱키패밀리’다. 탱키패밀리는 탱키, 듀리, 쿵, 싱가, 니코, 쿠니, 핀, 키키 등 총 8가지 캐릭터로 구성이 돼 있는데 이들의 얼굴에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태국 등 롯데면세점이 진출한 7개국의 특성이 담겨 있다. 김보준 롯데면세점 마케팅부문장은 “진출한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사회공헌활동을 펼쳐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탱키패밀리 캐릭터에도 각국의 특성을 반영했다”고 설명한다.

탱키패밀리는 단순한 캐릭터가 아니라 동반성장과 상생의 매개체다. 롯데면세점은 1년6개월 동안 6억 원 정도의 비용을 들여 제작한 이 캐릭터를 중소기업들과 공유하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우수 청년기업들이나 중소기업들의 마케팅 활동,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동시에 ‘탱키패밀리’ 캐릭터를 사용할 권리도 제공하는 것. 이른바 ‘원 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를 실현한 셈이다. 다양한 영역의 기업들이 탱키패밀리를 활용해 캐릭터 상품을 제작하게 하고 이렇게 해서 수익이 창출되면 그 수익의 일부를 공동 기부하고 있다. 지원을 받은 청년기업과 중소기업이 지원을 하는 주체로 거듭나게 한다는 목표다.

이미 청년 중소기업 업체 9곳에서 탱키패밀리를 활용하고 있다. 캐릭터 전문 문구류 생산업체인 ‘디자인 부산’, 페이퍼 토이를 생산하는 ‘페이블 디자인’, 친환경 옥수수 섬유를 활용한 패션 아이템 생산 업체 ‘콘삭스’ 등을 필두로 패브릭을 활용한 인형, 동전지갑 등의 소품 제작업체 ‘코자자닷컴’, 어린이들이 다치지 않도록 깨지지 않는 거울을 제작하고 있는 ‘폴앤제이’ 등이 소비자들과 만나고 있다. 또 실크스크린 기반 패션·인테리어 소품 업체 ‘카커메이미’, 인테리어 패브릭 소품 제작 중소기업인 ‘로넬’, 패턴을 패브릭에 접목한 제품을 선보이는 청년 1인 기업 ‘패턴프로젝트’, 편백나무에서 추출한 피톤치드 오일을 활용한 친환경 고리인형을 제작하는 ‘이까니아’ 역시 탱키패밀리 캐릭터를 이용한 다양한 제품을 개발, 생산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캐릭터의 인지도와 인기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11월 인스타그램을 오픈했으며 카카오톡 이모티콘도 출시했다. 오프라인 프로모션도 다양하게 진행할 예정이다. 롯데면세점은 1년에 2번 잠실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한류스타들을 초청해 패밀리 콘서트를 진행할 때 탱키패밀리 팝업스토어를 설치해 캐릭터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향후에도 롯데면세점은 지속적으로 탱키패밀리를 통한 CSV 활동을 진행해나갈 예정이다. 일단 탱키패밀리를 활용한 중소기업 제품이 롯데면세점을 통해 글로벌 진출을 도모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다양한 공모전을 통해 탱키패밀리를 제공할 업체도 추가 선정할 계획이다. 롯데면세점은 2020년까지 5년간 연평균 20개, 총 100개 이상의 청년 우수중소기업을 선정해 지원에 나선다는 목표다.



2. KT

KT는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혁신적인 통신과 융합서비스를 제공, 국민의 편익을 도모한다는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 ‘기가 스토리’도 이렇게 고안된 아이디어다. 도서산간 지역에 기가인프라와 ICT 융합형 솔루션을 적용해 사회적 격차를 해소하자는 것. 실제로 2014년부터 인천 백령도, 경기 파주 대성동, 전남 신안 임자도, 경남 하동 청학동 4곳에 기가스토리 프로젝트를 추진해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낳았다.

전남 신안 임자도에 구축한 ‘임자 기가아일랜드’의 경우 ICT 기반의 첨단농업을 시작하고 마을에 초고화질(UHD) TV 영화관이 꾸며졌다. 백령도에서는 자연재해와 위기상황에 대비한 최첨단 안전네트워크가 구축됐다. 대성동에는 스마트 에듀솔루션을 적용해 차세대 교실환경이, 청학동에는 ‘비컨 서비스’를 통한 외부 방문객 편의 서비스가 만들어졌다. 지리적 단절로 인해 불편을 겪어야만 했던 지역주민들의 삶이 전반적으로 개선됨은 물론 KT도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할 수 있게 됐다. 이 사업을 통해 KT는 CSV 포터상 3회 연속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UN 산하기구로 전 세계 브로드밴드 인프라와 디지털 개발 촉진을 지원하는 협의체 UN브로드밴드위원회는 2015년 공식 보고서에서 ‘기가스토리’를 국가 브로드밴드 발전 및 ICT를 통한 성공적 지역개발 모델로 주목하기도 했다.

이제 기가스토리는 해외로 뻗어나가 ‘글로벌 기가스토리’로 진화하고 있다. KT는 방글라데시 정부 및 국제이주기구(IOM)와 협력해 한국 거제도 면적과 비슷한 크기인 방글라데시의 모헤시칼리섬을 ‘디지털 아일랜드’로 개발할 계획이다. 초고속 네트워크와 ICT를 통해 국내 도서지역의 사회 격차를 해소했듯이 KT는 기술을 총 동원해 모헤시칼리섬 주민들의 삶의 질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사전 작업은 이미 시작됐다.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MOU가 체결됐고 5월에는 MOU에 따라 주나이드 팔락 방글라데시 ICT 장관이 10여 명의 방글라데시 IT 사절단을 이끌고 전남 신안군 임자도를 찾았다. 임자도는 2014년부터 KT가 교육, 농업, 보건 분야 전반에 첨단 IT를 활용한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만들어낸 ‘기가 아일랜드’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지역. 당시 팔락 장관은 “IT가 농어촌 주민의 삶을 개선하고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실제 사례를 찾기 힘든데 임자도는 IT를 통해 복지를 확충하는 모범적인 사례가 되고 있다”며 “방글라데시 정부와 KT가 방글라데시에서도 이런 성공 사례를 함께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KT는 모헤시칼리섬 지역주민 인터뷰 등을 통해 어떤 사회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있는지도 조사했다. 지역 내 기존 통신 인프라에 대한 검증조사도 실시했다. 사전 조사결과 △교육 △의료 △정보 △농업 등 4가지 영역에서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확인됐다. 일단 모헤시칼리섬의 경우 교육과목이 제한적이고 학생 수에 비해 훈련된 교수의 수가 너무 적은 상황이었다. 또 상주 의사가 적고 교체가 잦으며 위생수준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보 측면에서는 주민들의 IT 경험이 적고 인터넷 공급이 적어 정보접근성이 취약했으며 기후변화로 농업생산성 역시 떨어졌다.

이에 따라 KT는 일단 수도 다카와와 모헤시칼리섬을 화상으로 연결해 원격교육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E-러닝 콘텐츠’를 활성화한다는 목표다. 의료 분야에서도 원격 진료 시스템을 구축한다. 섬 내 보건소와 육지의 대형 병원을 화상으로 연결해 상주 의사가 부족한 현실을 개선하려는 것. 모바일 소변검사 기기, 초음파 기기 등도 공급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KT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IT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농민들이 농산품을 직접 거래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KT는 이렇듯 한국의 기술을 개도국과 함께 나누고 발전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KT 관계자는 “문명의 혜택에서 소외된 사람이 없도록 하는 데 ICT를 통해 계속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3. 한국 바스프

관련 연구에 의하면 2050년 90억 명에 육박하는 전 세계 인구로 인해 현재의 3배에 달하는 자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바스프는 화학기업으로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노력해왔다. 특히 모기업인 바스프는 지난해 창사 150주년을 맞은 화학 전문 글로벌 기업으로서 이익 창출보다는 환경, 안전, 사회, 가치 창출을 우선시하고 있는 곳이다. 경제적 성장뿐만 아니라 환경보호와 안전 등 지속가능한 미래에 기여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퍼포먼스’라고 강조해왔다.

이번에 수상을 하게 된 프로젝트는 비타민 B2 잔여물을 활용한 비즈니스로 위와 같은 바스프의 이념을 제대로 보여주는 사례다. 바스프의 비타민 B2는 발효 공정을 통해 생산되는데 생산 뒤에 잔여물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은 잔여물을 그냥 버려왔는데 환경 측면에서도 지적이 적지 않았고 처리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환경보호를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는 바스프는 조단백질과 같은 영양성분을 포함하고 있는 이 잔여물을 다시 활용할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단번에 해결책을 찾지는 못했다. 하지만 바스프는 포기하지 않고 국내 축산업체들을 접촉했고 결국 한 곳과 공동 연구를 시작했다. 결국 3년간 수십 번의 실험을 통해 비타민 B2 발효 잔여물이 사료 자원으로서 높은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한국바스프는 잔여물을 사료첨가제로 ‘업그레이드’시키는 방법을 찾아냈다. 버려지는 잔여물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B2 잔여물을 혁신적인 시선으로 바라봤고 결국 처리비용을 절감한 것은 물론이고 환경, 사회적 책임까지 아우르는 결과물을 얻어낸 것.

이제 비타민 B2 발효 잔여물은 버려지는 게 아니라 하나의 가치 있는 제품으로서 시장에 판매되고 있다. 바스프는 새로운 축산사료 비즈니스로 수익(올해 예상 매출 4억 원)도 거둘 수 있게 됐다. 발상의 전환으로 버려지던 잔여물에서 새로운 가치와 이익을 창출하는 등 일종의 ‘업사이클링 시스템’을 개발한 셈이다. 한국 바스프는 이렇듯 지속가능성에 집중하며 기업을 경영하고 있다. 한국 바스프 관계자는 “비타민 B2 발효 잔여물을 사료첨가제로 개발한 획기적 아이디어가 바스프의 평판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모기업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아시아 내 바스프에서도 이 사례가 널리 공유됐다”고 설명했다


조동성 인천대 총장의 심사평

CSV포터상은 2014년에 공유가치 창출 개념을 우리나라 전체에 알리고 대한민국을 CSV 분야에서 선두로 만들기 위해 제정돼 올해로 3번째를 맞았다. 그동안 사회공헌, 기업의 사회적 책임, 여기서 더 나아가 지속경영 개념이 있었지만 CSV는 이것을 총망라해서 기업과 사회가 미래지향적으로 함께 나가고, 기업의 가치와 사회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자는 개념이다.

사실 기업이 수많은 사회적 공헌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다거나 비판을 야기해 공헌이 희석되는 문제가 있다. 앞으로는 소비자들이 더더욱 기업의 일거수일투족이 지켜볼 것이고 기업이 자사의 이익은 물론이고 사회의 가치를 증진시키는 방향을 추구하는 것이 하나의 경영전략이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CSV는 미래 경영의 패러다임이다. 과거에는 가격경쟁력, 품질, 브랜드 경쟁력을 추구했지만 성숙한 21세기 사회에서는 그에 못지않게 기업이 사회에 얼마나 큰 공헌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명성이 중요해질 것이란 이야기다. 만약 대한민국이 CSV의 강국, 선도국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된다면 대한민국의 국가경쟁력 자체도 향상될 것이라고 본다.

시상 분야는 2가지였다. 공유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기업들의 프로젝트 가운데 프로젝트의 전파력, 창조적 정신, 혁신, 효과성 등이 뛰어난 것을 가린 프로젝트 부문. 기업이 투자를 하는 과정에서 이윤뿐만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얼마나 추구하고 있느냐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프로세스 부문.

지금까지 3년 동안은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시상했지만 내년에는 세계적인 기업, 한국에 지사가 있든, 없든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기업들까지도 대상을 확대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CSV포터상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한국이 CSV를 선도하는 모범국가로 자리매김하길 바라며 포터상을 받은 기업들이 그를 위한 선도적인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정리=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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