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가지 생존의 키워드

191호 (2015년 12월 Issue 2)

 

 

DBR은 매년 경영학적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 사례들을 골라 연말에 집중적으로 분석하는 스페셜 리포트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최고의 전문성을 갖춘 DBR 객원편집위원단과 함께 분석 대상 사례를 선정해왔는데, 유독 올해 사례들은 그 어느 해보다 큰 의미를 줍니다. 아마 DBR 독자 여러분들 가운데 우리 사업은 활황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많지 않으실 것 같습니다. 규제 완화, 파괴적 혁신 모델 등장, 소비 위축, 저성장 등으로 인해 대부분 업종에서 고통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세상사에 양면이 있듯 어려움은 도전과 혁신을 불러온다는 긍정적 측면도 갖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긍정적 측면을 부각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바로 올해의 사례 분석에 그 답이 있습니다.

 

우선, 무비판적인 트렌드 추종은 안 됩니다. 과일 맛이 유행하고 가루 소스를 뿌려먹는 일이 많다는 흐름을 토대로 멕시카나는 메론, 바나나, 딸기맛의 후르츠 치킨을 출시했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한 개 먹고 심정이 복잡해져요자괴감 들고싫은 사람에게 주고 싶은 맛등과 같이 좋지 않은 후기를 남기는 고객들이 많았습니다. 고객 가치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상태에서의 트렌드 추종은 기껏해야 시장 평균 정도의 수익밖에 기대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적당한 고급화 전략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컨설턴트들이 가장 흔하면서 대응하기 어려운 기업의 요구사항으로고급, 럭셔리, 프리미엄 제품으로 포지셔닝하게 해달라는 것을 꼽습니다. 돈을 추구하면 이상하게 돈이 잘 안 벌리는 것처럼 고급, 럭셔리만을 목표로 추구하면 실패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코엑스몰은 새 단장을 하면서 세계적인 설계회사에 작업을 맡겼고 대리석을 도처에 깔았습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인근 고급 백화점이나 대형 몰에 비해 개성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코오롱의 커먼그라운드 성공과 비교해보면 개성이 얼마나 큰 경쟁우위를 가져오는지 금방 파악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개성이 부족하다면 금으로 제품을 뒤덮더라도 고객의 선택을 받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불확실성 시대를 개척할 수 있을까요. 무엇보다고객 경험에 집착해야 합니다. 쌍용자동차의 티볼리가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 요인은 의사결정권자까지 포함해 50∼60명의 임직원이 수차례 진행된 소비자 품평회에 모두 참석했던 것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소비자 품평회에 최고경영진이 참여하는 기업은 사실 많지 않습니다. 경험경제 시대에 가장 중요한 기업 활동은 소비자에 대한 통찰을 얻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에서 실무자 몇 명이 이 일을 담당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의사결정권자가 소비자와 만나거나 소비자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은 미래 경쟁우위의 수준과 직결될 것입니다.

 

두 번째 성공 키워드는가격 대비 가치입니다. 소비자들이 제품에 대한 사용 경험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손쉽게 검색할 수 있는 시대에 전통적인 방식의 사업전략, 즉 차별화와 저원가 중 하나를 선택해 집중하라는 교훈은 빛을 잃고 있습니다. 전방위적인 정보로 무장한 소비자에게 가격보다 높은 가치를 제공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이랜드의 신발 SPA 브랜드 슈펜은 원가와 품질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최적의 생산 공장을 찾기 위해 전 세계를 누비며 무려 2년을 투자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세 번째 성공 키워드는(lean)’입니다. 소비자의 선호도를 선험적으로 알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없습니다. 따라서 최소한의 기능만 갖춘 제품으로 실험해보면서 시장의 반응을 확인한 뒤 투자를 확대하는 게 불확실성 시대에 최고의 생존 비법입니다. 웅진북클럽은 2개월 만에 자사가 보유한 전자책 파일을 태블릿에 집어넣어 운정신도시 지역에 판매해보고 시장에 대한 확신을 가진 후 사업에 집중 투자해 성공을 거뒀습니다.

 

이 밖에도 이번 호에 소개된 다양한 사례들이 거친 경쟁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한 새로운 안목을 제공합니다. 그 어떤 이론도 실제 사례만큼 다양한 교훈과 통찰을 줄 수 없습니다. 이번 사례들을 토대로 내년을 주도할 새로운 혁신 아이디어를 얻어 가시기 바랍니다.

 

 

 

김남국 편집장·국제경영학 박사 mar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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