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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cture for CEO-이기동 성균관대 교수 강연

역사는 이제 마음의 시대로… 論語에 경영의 해답 있다

5throck | 108호 (2012년 7월 Issue 1)




편집자주

기업 경영에 인문학적 소양이 강조되는 시대입니다. 컨베이어벨트로 상징되는 대량생산과 원가절감의 시대는 저물고 있습니다. 이제는 사람과 사회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는 고객을 감동시키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 수 없다는 공감대가 빠르게 형성돼 가고 있습니다. 특히 경영학계와 기업인들 사이에서 한국 사회의 근간을 이뤄온 유교사상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DBR SK아트센터 나비와 CWPC서평(徐評)이 공동 주최한 최고경영자 교육 과정인문화와 경영프로그램(주임교수 서진영)을 지상 중계합니다. 1부 프로그램인논어(論語)와 경영과정의 성균관대 이기동 교수 강연 내용 일부를 요약합니다.

이 강연의 정리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하시은(이화여대 언론정보학과 4학년) 씨와 박철순(서강대 정치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현대는몸의 시대그리고힘의 시대였다. 이런 시대의 경영학은 경쟁에서 남을 어떻게 이길 수 있는지에 대해 연구한다. 그러나 곧마음의 시대가 온다. 그 변화는 급격하게 이루어질 것이며 마음의 시대에 대비하지 못하는 사람은 망할 것이다. 경영자도 마찬가지다. 마음의 시대에서 기업 경영자는 귀를 크게 열어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고, 문제가 생기면 남의 탓을 할 것이 아니라 자기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군자의 모습으로 살아야 한다. 다행히도 한국인은 <논어>에 나오는 인자(仁者)의 조건을 잘 갖추고 있는 민족이다. 남은 것은 우리 스스로 변하고자 하는 의지다.

 

흐름을 읽어야 시대를 이끌 수 있다

왜 현대의 경영자가 2500년이나 지난 <논어>라는 책을 읽어야 되는가? ‘마음 시대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눈이 녹으면 무엇이 되는가? 물이 된다. 그러나 또 다른 해답이 있다. 봄이 된다. 이 두 해답에 무슨 차이가 있을까? 물이 되는 것은 현상이다. 봄이 된다는 것은 흐름이다. 그래서 흐름을 아는 사람과 현상만 보는 사람은 많은 차이가 있다.

 

예컨대 내가 돈을 벌고 싶을 때 어떻게 할까. 아마도 돈을 잘 버는 사람을 보고 따라 할 것이다. 겨울에 군밤 장수가 돈을 잘 번다면 나도 군밤 장사를 하고 싶을 것이다. 열심히 준비를 해서 두어 달 뒤에 장사를 시작하면 그때는 봄바람이 분다. 망한 것이다. 그래서 다시 무엇을 하면 돈을 잘 벌까 살펴보면 봄에는 등산을 많이 다니니 등산복이 괜찮게 보인다. 그래서 등산복 장사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또 두어 달 열심히 준비한다. 그래서 다시 가게를 열면 이번엔 여름이 된다. 날이 더워 사람들이 등산을 하지 않으니 또 망한다. 흐름을 아는 사람은 지금 군밤 장사가 잘된다 하더라도 그 준비를 하지 않는다. 봄이 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봄 준비에 들어가는 것이다. ‘다음 시대를 예측해야 거기에 대비한다’ ‘흐름을 알아야 다음 시대를 이끌어갈 수 있다이런 것들이 <논어>에 나오는 이야기다.

 

우리는 과학시대에 과학적으로 생각하다 역으로 어떤 면으로는 더 아둔해진 측면이 있다. 눈이 녹으면 봄이 온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는가? 경험이다. 작년에 눈이 녹을 때 봄이 왔고, 또 올해도 눈이 녹을 때 봄이 왔다. 경험해보니까 모든 것은 순환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세상에 일직선으로 가는 것은 없다. 모든 것이 사이클을 그리며 반복되고 또 순환한다. 심지어 총알이나 화살도 일직선으로 가지 않고 근소하지만 파동을 이루며 진행한다. 순환도 항상 같은 속도로 이뤄지지는 않는다. 파동 곡선의 모양처럼 어느 부분에서 어느 부분까지는 직선으로 가고 어느 순간에는 엄청난 변화를 한다. 직선 부분에서는 변화가 없기 때문에 하던 방식대로 하면 된다. 하지만 변화 시기에서는 하던 방식대로 하면 위험에 빠진다.

 

예컨대 아이스링크의 스케이트 선수를 보자. 여러 바퀴를 도는 데 직선코스에서는 열심히 달린다. 하지만 곡선 코스에서는 무조건 열심히 달리면 망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열심히 하면 성공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는 때에 따라서는 맞지 않다. 곡선 코스에서는 속도를 줄이고 어떻게 여기를 통과하느냐 봐야 한다. 이때가 위기이도 하고 기회이기도 하다. 직선 코스에서는 순위가 별로 바뀌지 않는다. 그런데 곡선 코스에서는 1등이 나가 떨어지기도 하고 꼴찌가 이 부분을 잘 통과해서 선두에 갈 수도 있다.

 

최근에 어떤 사람이 4C라는 얘기를 했다. 변화(Change)가 기회(Chance)이고 도전(Challenge)하고 성공하면 챔피언(Champion)이 된다는 것이다. 바로 곡선 코스에 해당되는 얘기이다. 굉장히 조심해야 하지만 잘 통과하면 선두에 설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계절도 마찬가지다. 병들고 골골한 사람은 계절이 변하는 환절기에 조심해야 한다. 영구차가 가장 많이 다니는 때가 환절기이다.

 

, 우리가 지금 어디 있느냐에 따라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이 나와 있다고 할 수 있다. 시대도 순환을 한다. 시대의 사이클에서 우리가 어떤 위치에 있냐에 따라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해답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시대의 사이클은 길기 때문에 한 인간이 경험할 수가 없고 시대의 사이클에서 우리가 어디 있는지 알기 어렵다. 하지만 인간은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남의 기록인 역사를 통하는 것이다. 역사학의 의미는 역사가 어떤 흐름으로 흘러왔는지 그걸 찾아내고 잡아내는 것이다. 그것을 하면 예측이 가능하다.

 


 

역사를 끌고 가는 힘: 몸과 마음

4계절은 순환하면서 가는데 그것을 끌고 가는 힘이 있다. 그 힘을 동양학적으로는 음양이라고 한다. 그런데 음양이 무엇인지 애매하다. 그래서 구체적으로는 추위와 더위를 예로 들어보자. 추위와 더위는 번갈아 가면서 진행한다. 추위가 한번 끌고 가다 지치면 더위가 끌고 가고, 더위가 끌고 가다가 지치면 추위가 끌고 간다. 가을이라는 것은 추위가 끌고 가는 것이고 봄은 더위가 끌고 가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1년에 가을과 봄만 있다. 여름은 더위에서 추위로 겨울은 더위에서 추위로 꺾이는 전환점이다. 그래서 봄과 가을만 있다. 굳이춘하추동이 어떻게 되십니까라고 묻지 않고춘추가 얼마나 되십니까라고 묻는 것은 그 때문이다.

 

역사도 끌고 가는 힘이 있다. 사람에게는 두 요소가 있다. 몸과 마음이 있다. 사람에게 있는 이 두 요소가 번갈아 가면서 역사를 끌고 간다. 한번은 몸 중심으로, 한번은 마음 중심으로. 지금 시대는 몸 중심의 시대다. 모든 것이 몸이다. 사람을 평가할 때도 몸 중심으로 평가한다. ‘몸짱이라는 말이 유행하지만맘짱이라는 말은 잘 하지 않는다. 마음이 못된 건 용서할 수 있지만 못 생긴 것은 용서할 수 없다고 말한다. 몸은 물질이다. 몸에 필요한 것은 돈이다. 그래서 자본주의가 정착해 있는 것이다. 이것이 몸 중심 시대의 특징이다.

 

몸 중심 시대가 파동 모양의 사이클에서 직선을 이루는 부분이라고 한다면 우리가 그 선의 어느 위치에 와 있느냐에 따라서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대답을 구할 수 있다. 몸 중심 시대의 특징은 사람을 볼 때 몸 중심으로 본다는 것이다. 남남끼리 만나는 것이다. 남남이라는 개념이 바로 개인주의의 기본이다. 남이 먹으면 나는 굶어야 한다. 그래서 몸 중심 시대의 특징은 경쟁이다. 오늘날 몸 중심 시대의 학문이라는 것은 대개가 경쟁이라는 것에서 어떻게 이길 수 있는지 연구하는 것이다. 경영학도 기본적으로 남과 경쟁해서 어떻게 더 많은 돈을 차지할 수 있느냐를 연구하는 것이다. 오늘날 놀라운 발전의 이유는 경쟁 덕분이다. 경쟁을 붙이면 바로 죽기살기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지금 우리가 사이클의 어느 부분에 와 있는지 찾아보자. 사람이 경쟁을 너무 많이 하면 친구가 없어진다. 입학 동기는 친구인데 가장 강력한 경쟁자이기도 하다. 입사 동기도 친구인데 이제는 친구가 아니다. 승진 경쟁의 가장 치열한 라이벌이다. 기본적으로 친구라는 개념이 사라진다. 겉으로만 친구고 속은 아니다. 친구에게 좋은 일이 있으면 겉으로는 축하하지만 배 아픈 얼굴이 보인다. 친구에게 나쁜 일이 있으면안됐다라고 하지만 (기쁨에) 입은 벌어진다. 지금은 이런 시대다. 친구와 대화를 하면 꼭 나를 저주하는 것 같은 뼈 있는 말이 들어 있다. 그래서 친구하고 어울리는 것이 유쾌하지 않다. 스트레스가 쌓이고 찜찜하다. 그래서 사람들이 친구와 어울리지 않고 집에 가서 개와 논다. 개는 스트레스를 덜 주기 때문이다. 한 미국 병원에서 실험을 했다. 가족이 와서 간호하는 경우와 전문 간병인이 간호하는 등 다양하게 조사를 했는데 개 한 마리와 있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사람보다 개가 낫다는 것이다. 그런 시대가 돼 버린 것이다.

 

이런 시대는 사람이 싫은 시대다. 그래서 행복을 정의하라고 하면 남의 불행을 보는 것이다. 불행은 남의 행복을 보는 것이다. 이런 시대가 되면 남을 행복하게 하는 경영을 하지 않는다. 나만 돈 벌면 끝이다. 심지어 순박한 농민도 남이 먹는 것에만 농약을 치고 자기가 먹는 것에는 치지 않는다. 먹는 사람이 아프든 말든 말이다. 이런 마음 상태가 되면 경영자가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따뜻한 경영을 하지 않게 된다. 이것이 오늘날 서양에서 불어오는 금융위기, 경제위기의 이유라고 생각한다. 정책이 잘못됐다면 왜 그런 정책을 세웠는지가 중요하다. 마음이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마음이 바뀌지 않는 이상 근본적인 경제위기의 해결책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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